■ 2012년 세계 음악시장 및 한국 음악시장 동향과 시사점 ■
김영수(KOCCA 통계정보팀 책임연구원)
2013년 4월 IFPI(2013)1)는 ‘Recording Industry in Numbers(The Recorded Music Market in 2012)’를 발표하면서 2012년 세계 음악시장의 동향과 산업 트렌드를 진단했다. IFPI(2013)에 따르면, 2012년 세계 음악시장 규모는 165억 달러로 2011년 대비 0.2% 성장했으며 상위 9개국을 비롯하여 총 22개국이 플러스 성장을 기록했다. 세부분야별로는 음반(physical)시장 규모가 2011년에 이어 감소한 반면, 디지털(digital)음악, 실연권(performance rights), 배경음원(synchronisation) 시장2)규모는 증가했다.
<표 1> 세계 음악시장의 분야별 규모(단위: 백만 달러)
※ 출처: IFPI(2013), Recording Industry in Numbers
(The Recorded Music Market in 2012) |
2012년 기준 세계 음반 시장은 94억 달러, 전체의 5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이어 디지털 음악 시장 58억 달러(35.2%), 실연권 시장 9억 4천만 달러(5.7%), 배경음원 시장 3억 4천만 달러 (2.0%) 순으로 나타났다. IFPI는 세계 음악시장이 디지털 전환 및 신규 투자 활성화에 따른 매출 다양화와 시장세분화가 산업의 질적, 양적 성장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국가별 시장동향을 살펴보면, 미국의 시장규모는 44억 8,180만 달러로 전 세계 시장의 27.2%를 점유하면서 1위를 기록했으며 시장규모는 전년 대비 -0.5% 감소했다. 미국 음반시장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데 반해 디지털음악 이용 증가와 실연권 시장성장이 음반시장 감소분을 만회한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iTunes, Amazon 등의 서비스를 통한 음악 다운로드 매출이 전체 디지털음악 시장매출액의 80%를 점유했으며 2012년 Google Play, Xbox Music 등 신규 음악서비스 출시도 디지털음악 시장 성장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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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FPI(International Federation of the Phonographic Industry)는 국제음반산업협회로 글로벌 음악산업의 가치를 홍보하고 음악저작권의
권리를 보호하며 음악의 상업적 가치를 알리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영국 런던에 본사가 있고 브뤼셀, 홍콩, 마이애미, 모스크바
에 지역사무소를 두고 있으며, 세계 66개 국가의 1,400여개 음반사를 회원으로 두고 있다. IFPI의 Recording Industry in Numbers
보고서는 2011년까지 무역액(trade value)과 내수소비(retail value)액을 기준으로 했으나 2012년 시장조사부터는 무역액을 기준으로
시장규모를 산정했다.
2) 배경음원 시장은 TV, 영화, 광고, 브랜드파트너십, 게임 등에 적용한 음원의 재상품화 매출액으로써 해당 분야의 시장규모가 점차 확대
됨에 따라 지난 2011년 처음으로 배경음원 시장집계가 시작되었다.
미국에 이어 일본 음악시장 규모는 44억 2,200만 달러(26.8%)로 CD 싱글/앨범, Vinyl 등 음반시장 점유율이 전체 음악시장의 80%를 웃돌아 세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영국은 13억 2,580만 달러(8.0%)로 3위에 올랐는데 유로화의 약세와 2012 런던올림픽의 호재에 힘입어 독일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규모 4위를 기록한 독일은 12억 9,790만 달러(7.9%)로 전년 대비 -4.6% 감소했는데 이는 전통적 강세를 보였던 음반시장 규모가 2012년 들어 -8% 이상 하락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프랑스 역시 전년 대비 -2.9% 감소한 9억 760만 달러(5.5%)로 5위에 랭크되었는데, 특히 음반시장 감소분이 전년 대비 -11%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밖에 호주는 5억 740만 달러(3.1%), 캐나다 4억 5,350만 달러(2.8%), 브라질 2억 5,720만 달러(1.6%), 이탈리아 2억 1,750만 달러(1.3%), 네덜란드 2억 1,630만 달러(1.3%)의 순으로 나타났다.
시장규모 상위 20개국 중에서는 일본(+4.0%), 호주(+6.8%), 캐나다(+5.8%), 브라질(+8.9%), 스웨덴(+18.7%), 인도(+21.6%), 멕시코(+8.2%), 노르웨이(+6.7%), 중국(+9.0%)을 포함 9개국이 양적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인도는 디지털싱글, 앨범 등 디지털음원의 소비가 급증하면서 전체 매출액 가운데 디지털음악 비중이 60%를 육박하여 전년 대비 21.6% 성장한 반면,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네덜란드를 포함한 유럽 국가들과 미국은 시장규모가 감소했고 특히 스위스(-14.2%), 오스트리아(-12.4%)는 두 자릿수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표 2> 2012년 세계 음악산업 상위 20개국의 시장규모 및 분야별 비중
※출처: IFPI(2013), Recording Industry in Numbers(The Recorded Music Market in 2012)
한편, 우리나라는 2005년 음악시장 규모가 세계 33위에 그쳤으나 2007년 23위, 2010년 12위, 2011년에는 11위로 4년 연속 성장했으며, 2012년에 11위로 순위 변동은 없었고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012년 우리나라 음악시장 규모는 무역액(trade value)을 기준으로 1억 8,750만 달러였으며, 2011년 대비 -4.3% 감소했고 연평균성장률(‘08~’12년)은 6.0%를 기록했다.
2012년 우리나라의 분야별 시장규모를 살펴보면, 음반시장이 1억 270만 달러로 전체의 54.8%로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하여 2009~2011년까지 디지털음악 시장 비중이 높았던 시기와는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러한 현상은 소녀시대(Girls Generation), 빅뱅(BigBang) 등 K-pop 가수들의 해외진출 성공에 따른 것으로 빅뱅의 경우 2012년에만 13개국에 걸쳐 48회 공연, 75만장의 공연티켓과 100만장 이상의 앨범 판매고 등이 음반시장 매출액 증대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밖에 디지털음악은 7,980만 달러(42.6%), 실연권 440만 달러(2.3%), 배경음원 60만 달러(0.3%) 순으로 나타났으며 분야별 세계 순위로는 음반시장이 세계 11위, 디지털음악 10위, 실연권 29위, 배경음원 23위를 각각 기록했다.
<표 3> 우리나라 음악시장 규모추이(단위: 백만 달러)
※출처: IFPI(2013), Recording Industry in Numbers(The Recorded Music Market in 2012) 재구성
[그림 1] 우리나라 디지털음악 형태별 매출 비중
※ 출처: IFPI(2013), Recording Industry in Numbers
(The Recorded Music Market in 2012) |
전 세계적으로 시장 비중이 급증하는 디지털음악 분야의 경우, IFPI(2013)는 보다 세분화하여 다운로드, 모바일(master ringtones, ringback tunes 등 포함), 가입형(subscription), 광고음악(ad-supported), 기타로 구분하여 매출비중을 집계하고 있다. 2012년 기준, 우리나라는 다운로드 형태의 디지털음악 이용이 전체의 71%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이어 가입형 13%, 모바일 8%, 광고음악 7%, 기타 1% 순으로 나타났다. 특히, 모바일 매출비중은 지난 2008년 전체의 26%에서 2012년 8%로 급감한데 반해 가입형 음악서비스 매출 비중은 2008년 대비 두 배 이상 급성장세를 기록하여 서로 반대되는 양상을 보였다. |
해외 다수의 전문가들은 2012년 세계 음악시장이 장기적인 침체에서 벗어나 회복국면에 본격 진입했다고 평가했다. 그동안 세계 각국 정부는 음악 창작자, 소비자, 관련 기업 등을 보호하기 위한 불법 행위(piracy) 근절을 포함한 음악산업 육성정책을 꾸준히 전개했는데 특히, 2012년은 합법적인 디지털음악 서비스(다운로드, 유/무료 가입서비스, 뮤직비디오 스트리밍, 인터넷라디오, 모바일 음악서비스 등) 정착의 원년으로서 세계 100여개 국가에 걸쳐 약 500개의 합법적 형태의 음악서비스가 제공되는 등 점차 시장 안정성과 다양성이 확대되고 있다. 이는 해당 분야의 지속적 혁신을 통해 소비시장 활성화와 시장규모 확대라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음을 보여준다.
IFPI(2013)는 이번 보고서에서 2012년 세계 음악시장의 핵심 트렌드를 다음의 네 가지로 요약, 정리했다. 첫째, 디지털 소비영역의 혁신(Innovations in the digital retail sector)이다. 주요 디지털음악 서비스 기업들은 보다 향상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음악서비스 소비환경 개선에 집중했다. 즉, 검색 일치기능(scan and match feature)을 탑재한 모바일 클라우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디지털음악 이용에 대한 시공(時空)의 제약을 극복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비패턴도 기존의 다운로드가 아닌 스트리밍과 액세스 유형으로 변화하고 있다. 또한, SNS와 음악사업자 간의 연계 서비스가 눈에 띄게 증가했는데 이를 통해 불법 음원유통을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사적 공간에서의 이용경험 확대를 유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SNS는 전 세계적으로 이용자 및 가입자 수가 많아 디지털음악의 글로벌 확산에 보다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다. 이 밖에 스마트 디바이스 보급과 진보된 UX(user experience)를 바탕으로 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개발 및 수요급증 등이 세계 음악시장을 성장시키는 혁신적 요소로 꼽힌다.
둘째, 세계적 수준의 기술보유 기업의 음악시장 진입(Leading technology companies enter the market)이다. Microsoft는 2012년 Xbox Live를 추가 출시하여 디지털음악 서비스 제공 라인업을 한층 강화했다. Xbox Music에서는 알라까르테(à-la-carte, 이용자 기호) 방식의 음악 다운로드뿐만 아니라 재생목록을 자동적으로 생성하여 제공하는 스마트라디오, 가입형 무제한 스트리밍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이로써 Microsoft는 기존의 콘솔박스를 통해 게임, 음악, 방송, 영화 등 다양한 콘텐츠의 통합 이용이 가능하며 TV뿐만 아니라 전화기, 태블릿, PC 등의 디바이스와의 호환성도 갖추었다. 또한, Amazon과 Google도 검색 일치기능을 탑재한 클라우드 음악서비스 제공하는 등 막강한 서비스 기술을 바탕으로 디지털음악 서비스 분야에서 이용자의 선택권을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셋째, 디지털음악 서비스의 글로벌 확장(Digital music goes global)이다. 과거 폐쇄형 내수전용 서비스 제공영역이 공간을 초월하여 범 글로벌 음악서비스 시대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글로벌 서비스 확장은 서비스제공 기업 간의 경쟁을 유도하여 이용자 측면에서는 고품질의 서비스와 다양성을 제고할 수 있고 기업 측면에서는 수요 확대에 따른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넷째, 음반 앨범의 부활(Albums remain popular)이다. 지난 2000년 초, 대부분의 음악산업 전문가들은 디지털음악 서비스 출현으로 인해 앨범 형태의 Vinyl 음반시장의 추락을 예견한 바 있다. 그러나 2006년 역대 최저 매출을 기록한 이후 2012년 Vinyl 음반시장은 기업의 마케팅 촉진 등 자구노력을 경주한 결과, 매출이 급등하여 1997년 역대 최고 매출액을 경신했다. 이 같은 현상은 지난 5년간 음반기업들이 소비자들의 니즈를 발굴하고 나아가 소비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고품질 혹은 희소 가치가 높은 이미지를 앨범에 삽입하거나 에세이 또는 기념품을 묶어(tier) 제공하는 이른바 한정판 고급앨범(Super Deluxe Box Set)의 출시 덕분이다. |
[그림 2] 세계 Vinyl 음반시장 매출추이(단위: 백만 달러)
※ 출처: IFPI(2013), Recording Industry in Numbers
(The Recorded Music Market in 2012) |
한편, 세계 음악시장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한국음악으로 또 다시 들썩이고 있다. 가수 싸이(PSY)는 지난 4월 12일 ‘젠틀맨’ 음원을 공개한지 단 일주일 만에 40개국이 넘는 iTunes 차트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미국 빌보드 차트에도 공개 2주 만에 5위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음악이 팝 음악의 본고장인 미국과 유럽 시장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 사실 만으로도 우리 음악이 과거에 비해 경쟁력이 신장된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러나 우리 음악의 해외흥행 성공이라는 외형적 화려함만으로 우리나라 음악산업 전반이 발전, 성장 단계에 진입했다고 단언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이 있다. 전술한 바와 같이 아이돌 가수를 비롯한 여러 국내 뮤지션들의 해외진출이 가시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012년 시장매출액(무역액 기준)은 전년 대비 오히려 감소(-4.3%)했기 때문이다. 매출액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상기 <표 3>에서와 같이 디지털음악 시장매출액이 전년 대비 –25% 감소했던 것에서 기인했는데, 이러한 현상은 세계 음악산업에서 디지털음악시장의 성장 과정과는 매우 대조적인 모습이다. 따라서 우리나라 음악시장이 발전하고 생태계 안정을 꾀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각 계의 노력이 요구된다. 첫째, 한국의 음악시장은 K-pop 아이돌과 발라드 및 댄스 중심의 음악시장에 편향되어 있다. 즉, 각종 음악차트에서 아이돌 가수의 순위와 특정 장르의 매출액이 2/3 이상을 점유하고 있데 반해 중장년층 대중음악의 장(場)은 점차 감소하고 있는 상황으로, 30~40대 이상 연령층에게 소구하고 이들이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모색함으로써 다양성 및 소비연령층 확대를 꾀해야 할 것이다.
둘째, <나는 가수다>, <슈퍼스타K> 등 방송 오디션 프로그램이 음악시장을 주도하면서 음악콘텐츠의 제작/유통 사업모델에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즉, 강력한 매체력을 지닌 방송이 음악의 기획 및 제작 분야에도 주요한 주체로 부상하게 됨으로써 음악시장 구조가 보다 복잡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기존 기획사들로서는 음악콘텐츠 유통의 창구 다양화 및 보다 전략적인 마케팅 등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우리나라 디지털음악 시장은 타 국가에 비해 저가의 정액제 모델(iTunes의 0.99달러 대비 5%에 불과한 수준)을 오랫동안 유지해 왔고, 수익분배구조도 유통사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어 창작권리자 (작곡가, 작사가, 실연자, 가수 등)에게 불리한 구조로 진행되어 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음원가격 인상 등의 정책적 노력도 이루어졌는데, 앞으로도 각 계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여 저가 정액요금제 및 곡당 판매가격(저작권료) 등에 대한 대책 마련, 음원 판매수익의 분배구조 개선 등 저작권 징수요율의 현실화를 통해 우리나라 음악산업의 균형적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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