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블릿PC의 보급에 따른 콘텐츠 이용행태의 변화 ■
강중구 (KOCCA 통계정보팀 주임연구원)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듯, 최근 수년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보급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은 2012년 6억6천만대에 이어 2013년에는 8억5천만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태블릿PC 역시 전년 대비 64% 증가한 2억4천만대의 출하가 예상된다(디스플레이서치). 이미 2010년 4분기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판매량은 데스크탑PC와 노트북PC의 판매량을 추월했고, 그 격차는 계속해서 벌어지는 추세이다. 태블릿PC의 출하량 또한 2013년을 기점으로 노트북PC를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림 1] 전세계 스마트폰+태블릿 vs. 데스크탑+노트북 출하량(2005-2015E)
※ 출처: KPCB (2012), “Internet Trends”
2012년 10월, 마이크로소프트가 출시한 ‘윈도우즈 8’은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인터페이스를 지니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또한 ‘윈도우즈 8’을 채용한 ‘서피스’ 태블릿 시리즈를 직접 발매했는데, 이는 PC 시장의 향후 트렌드가 태블릿으로 넘어갈 것임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 할 수 있다. 태블릿PC는 데스크탑과 노트북의 수요를 일정부분 대체할 뿐만 아니라 신규 수요를 창출하면서 스마트폰 못지않게 광범위하게 보급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태블릿PC가 휴대성과 더불어 각종 기능의 이용에 필요한 성능을 충족시키기 때문이다. 제조사간 경쟁에 따른 대량생산 및 보급형 제품의 발매로 제품 가격이 하락하고 있는 것도 급속한 보급에 기여하고 있다.
이 같은 추세에 힘입어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이 태블릿PC를 이용하고 있다. 퓨리서치센터의 2012년 11월 조사에 따르면 18세 이상의 미국 성인 4명 가운데 한 명이 태블릿PC를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태블릿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아이패드가 불과 3년 전인 2010년 4월에 첫 출시되었음을 감안하면 대단히 빠른 보급 속도이다.
[그림 2] 애플 제품 발매 후 10분기 누적 출하량 비교
(아이팟 vs. 아이폰 vs. 아이패드) |
[그림 3] 미국 성인의 태블릿 또는 전자책 단말기 보유율 (2009. 4Q - 2012. 1Q) |
※ 출처: KPCB (2012), “Internet Trends” |
※ 출처: Pew Research Center (2012), “E-book Reading Jumps; Print Book Reading Declines” |
빠른 판매 속도와 더불어 실생활에서의 이용 빈도 역시 적지 않은 수준이었다. 2012년 11월 기준으로 68%의 이용자가 태블릿PC를 매일 이용하고 있으며, 평균 이용시간은 1시간 49분에 달했다. 이는 2011년의 일일 이용률(77%)에 비해서는 다소 하락한 수치이지만 이용시간은 전년 대비 10분 증가한 것이다.
또한 이 조사에서 흥미로운 사실은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을 함께 사용하는 사람의 경우 각각의 기기를 이용하는 사람에 비해 2배 이상의 뉴스 이용시간을 보였다는 점이다. 이는 뉴스 이용에 있어 스마트폰과 태블릿PC가 서로에 대한 대체재가 아닌 보완재로 기능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그림 4] 일일 태블릿PC 이용빈도 및 시간 |
[그림 5] 태블릿 및 스마트폰 보유자의 뉴스 이용 시간 |
※ 출처: Pew Research Center (2012),
“The Future of Mobile News” |
※ 출처: Pew Research Center (2012),
“The Future of Mobile News” |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상호보완적인 특성은 기기별 이용행태를 통해 보다 구체적으로 드러난다. 같은 조사에 의하면, 빈번하게 활용하는 기능에 있어 태블릿PC와 스마트폰은 다소의 차이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래의 표와 같이, 태블릿PC는 전자책 또는 잡지를 읽거나, 영화 감상, 쇼핑을 하는데 있어 스마트폰보다 높은 이용률을 보였다. 반면 스마트폰은 이메일 기능 및 소셜미디어 이용에서 강세를 보였다. 뉴스 이용에서는 두 기기가 비슷한 이용률을 나타냈다.
[그림 6] 태블릿PC 이용자 이용행태 |
[그림 7] 스마트폰 이용자 이용행태 |
※ 출처: Pew Research Center (2012),
“The Future of Mobile News”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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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태블릿PC 이용자들은 전자책과 잡지 이용에 있어 스마트폰에 비해 2배 가까운 빈도를 보였다. 미국의 태블릿PC 소유자 중 64%가 매주 뉴스를 읽고, 43%가 전자책을 이용하며, 22%는 잡지를 본다는 통계가 시사하듯, 태블릿PC 이용자들은 스마트폰에 비해 보다 편안하게 독서를 즐기는 것으로 보인다. 태블릿PC가 상대적으로 넓은 화면을 지니며, 단위면적당 픽셀수(ppi) 역시 최근 높아지는 추세로 종이책에 어느 정도 근접한 가독성을 제공하기 때문일 것이다.
태블릿PC의 보급 확대는 자연스레 전자책 이용률의 증대로 이어지고 있다. 2012년 11월 기준으로 16세 이상 미국인의 23%가 지난 1년간 전자책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는 전년대비 무려 7%포인트 상승한 수치이다. 반면 종이책을 읽은 사람의 비율은 전년 대비 5%포인트 하락한 67%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최근 수년간 종이책 시장이 서서히 축소되고 있는데 반해 디지털 출판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출판협회와 BISG의 조사에 의하면, 2011년 5월 기준으로 미국의 전자책 시장 규모는 전체 출판 시장의 25%에 달했다. 불과 3년 전인 2008년 전자책 시장의 비중이 0.6%에 불과했음을 감안하면 괄목할만한 성장이라 할 수 있다.
[그림 8] 2012~2016년 세계 출판시장 분야별 성장 전망(%)
※ 출처: 한국콘텐츠진흥원, “2012 해외콘텐츠시장 동향조사”
출판업계 뿐만 아니라 뉴스, 엔터테인먼트 및 전자상거래 등을 망라하는 콘텐츠 퍼블리셔들 역시 최근 들어 태블릿PC에 최적화된 서비스 전략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Forbes’는 2013년을 기점으로 향후 모바일 기기가 데스크탑 PC를 압도할 것이며, 특히 ‘Tablet First’ 전략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미 ‘Amazon’, ‘ebay’, ‘Nike’ 등의 주요 전자상거래 웹사이트들은 태블릿 PC 유저들을 위한 웹페이지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구글 또한 태블릿에 최적화된 리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Google Currents(구글 세상보기)는 매거진 형태의 퍼블리싱 플랫폼으로, 자신이 원하는 전 세계 웹 간행물을 손쉽게 구독할 수 있다. 과거 대부분의 온라인 매거진이 기존의 종이책을 PDF로 변환한 형태로 제공되어 독서에 불편함이 있었음에 반해, 이 서비스는 태블릿 기기에 적합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할 뿐만 아니라 이용자의 성향에 따른 설정이 가능하여 편안한 독서경험을 제공한다.
TV 시청과 같은 전통적인 방식의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 또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에 따르면 TV를 시청하는 동안 하루 1회 이상 태블릿PC를 이용하는 미국 이용자가 45%에 달했다. 리얼리티 쇼를 시청하는 동안 출연자 정보를 검색하거나 SNS를 통해 자신의 느낌을 공유하는 등 태블릿PC의 휴대성이 보다 능동적인 시청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다.
[그림 9] 모바일 기기를 통한 뉴스 소비 빈도 |
[그림 10] TV 시청 중 태블릿PC 이용 빈도 |
※ 출처: Pew Research Center (2012) |
※ 출처: 닐슨 (2012), “Double Vision - Global Trends in Tablet and Smartphone Use while Watching TV” |
또 하나의 주목할 만한 흐름은 온라인ㆍ모바일 미디어를 통한 뉴스 이용이 전통적 매체인 라디오와 신문보다 빈번한 것으로 나타난다는 사실이다. ‘어제 어떤 매체를 통해 뉴스를 보았습니까?’라는 질문에 대해 ‘온라인ㆍ모바일 뉴스’라고 답한 미국인이 39%에 달해, 신문(29%) 및 라디오(33%)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91년도에 이뤄진 설문에서 신문에 대한 응답이 56%에 달했던 것을 감안하면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다. 더욱이 이 같은 추세는 불과 최근 몇 년간 급속히 진행된 것으로, 향후에는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향후 인쇄매체에 기반한 언론사의 영향력은 급격히 축소될 것이 불가피해보이며, 신문업계로서는 온라인ㆍ모바일 환경에서의 수익모델 확보가 생존여부를 결정짓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하지만 급감하는 신문광고 수입에 비해, 온라인ㆍ모바일광고의 증가속도는 충분히 빠르지 않기 때문에 언론사의 고민은 더해지고 있다.
[그림 11] 미디어별 뉴스 습득 경로 추이(미국) |
[그림 12] 2011년 미국인 매체 이용시간 비율 vs. 광고 지출액 비율 |
※ 출처: Pew Research Center (2012) |
※ 출처: KPCB (2012), “Internet Trends” |
[그림 12]에서 나타나는 바와 같이, 2011년 미국의 광고시장은 매체별 이용시간 대비 광고비 지출금액이 일치하지 않는다. 인쇄매체의 경우 전체의 7%에 불과한 이용시간에도 불구하고 총광고비의 25%가 지출되고 있는 것에 반해, 모바일은 이용시간이 10%에 달하지만 광고비 지출은 1%에 불과했다. 물론 이는 2011년 기준 통계이기 때문에, 최근 분기에 페이스북이나 구글이 모바일 플랫폼에서 발생시키고 있는 광고비 수익을 감안하면 모바일 광고비 지출이 다소 상향되었으리라 추정되나, 여전히 향후 증대되어야 할 부분이 클 것이다.
하지만 그간의 현상은 대부분의 모바일 트래픽이 광고에 불리한 스마트폰에서 발생했기 때문으로, 향후 태블릿PC의 보급 및 이용이 확산됨에 따라 개선될 여지를 안고 있다. 태블릿PC는 상대적으로 대화면이기 때문에 광고에 대한 수용도가 높은 편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콘텐츠 퍼블리셔의 입장에서는 광고 유치 및 유료 이용자 확보 등을 위한 다양한 시도가 가능하고, 퀄리티가 담보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경쟁 또한 치열해질 것이다. 이는 결국 콘텐츠 이용자들을 위한 서비스의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 아래에 원본 PDF 파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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