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창조경제국가 육성을 위한 방송영상산업 분야의 재평가 ■
김영수(KOCCA 통계정보팀 선임연구원)
미래학 전문가 짐 데이토(Jim Dator)는 “정보화 사회(Information Society) 이후 상상력과 이야기가 경제원동력이 되는 꿈의 사회(Dream Society)가 커다란 해일과 같이 밀려온다”고 언급한 바 있다. 즉, 국가경제 성장동력의 가치 원천이 ‘지식과 정보’에서 ‘상상력과 창의성’으로 전환되고 있음을 역설하는 것으로 경제의 주력 엔진이 정보에서 이미지로 넘어가고 상상력과 창의력이 핵심 국가역량으로서 창조경제(Creative Economy)의 토대가 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창조경제의 핵심에는 창조산업(Creative Industry)이 있으며 이 개념을 가장 먼저 도입한 국가는 영국이다. 지난 1998년 영국의 문화미디어스포츠부(DCMS)는 창조산업을 신경제의 최전방에 배치하고 지식정보서비스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개인의 창조성과 지적재산권을 강조했다. DCMS는 창조산업 전략보고서에서 창조산업을 개인의 창의성과 기술, 재능 등을 활용하여 지적재산권을 설정하고 이를 소득과 고용창출의 원천으로 하는 산업으로 정의하고 있다. 즉, 창조산업은 창조성과 지적자산을 1차 요소로 하여 생산된 재화와 용역을 창조‧생산‧분배하는 산업으로서 유형 산출물뿐만 아니라 콘텐츠, 경제가치 등을 포함한 무형의 지식‧예술서비스를 포괄하고 있다.
UNCTAD(2010)의 ‘Creative Economy Report 2010’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전 세계 창조적 재화나 서비스의 거래, 즉 창조산업은 연평균 8.7%씩 성장해 왔으며, 수출 규모는 1996년 2조 2,750억 달러였던 것이 10년 뒤인 2005년에는 4조 2,440억 달러로 크게 성장했다. 2003년도 유럽 전체의 창조산업은 산업 평균 성장률을 12% 이상 상회하고 있고 총 생산규모 6,540억 유로에 470만 명의 고용을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국가 중에서는 독일이 전체 GDP의 3.4%, 아이슬란드 3.2%, 프랑스 3.1%, 에스토니아 3.1%, 불가리아 3.0% 등 상대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림 1] 유럽국가의 창조산업 기여도
※출처 : Eurostat and AMADEUS(2008)
뿐만 아니라 OECD 주요 5개국(호주, 캐나다, 프랑스, 영국, 미국) 창조산업의 GDP 기여도가 3%를 웃도는 가운데 영국의 전체 창조산업은 2006년 기준 573억 파운드로 GDP 비중은 1996년 4.6%에서 2006년 6.4%로 증가하여, 1997~2006년 동안 6.9% 성장(동기간 영국 GDP 성장률 3%)했다. 또한 동기간 영국의 창조산업 수출규모는 연평균 9.5% 성장하여 2006년 전체 수출의 4.3%인 160억 파운드를 기록했다. 고용의 경우 2007년 약 200만 명으로 1996년 전체 고용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에서 2007년에는 7%로 상승했다.
<표 1> OECD 주요 5개국의 창조산업 기여도(2003)*
*각 분야별 기여도는 OECD의 추정치로서 총계와는 다소 차이가 있음
※출처 : UNCTAD(2010). Creative Economy Report 2010
한편, 일본 미쯔비시연구소(MRI)는 지난 2011년 11월, ‘Creative Industries Economic Estimates-Full Statistical Release’에서 영국 창조산업의 분야별 기여도를 조사했다. 분석 결과를 정리하면, 첫째, ‘방송, 영화, 비디오, 사진’을 포함하는 이른바 방송영상(Audio-visual)산업의 수출 비중이 증가하는 것은 물론이고 전체 부가가치율(GVA, Gross Value Added-그림2의 bubble size로 표기)도 상당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표 1>에 제시한 2003년 방송영상산업 성장세를 뛰어 넘는 수준에 해당한다. 둘째, 기술적 진보차원에서 ‘디지털미디어’의 성장은 방송영상시장 확장의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분석했다. 물론 [그림 2]에서 출판산업이 방송영상콘텐츠 수출규모와 부가가치액을 넘어서고는 있으나 타 산업 대비 장기적인 성장률 둔화, 디지털미디어와의 상대적 융합호환성 부족 등의 이유로 인해 방송영상산업이 창조산업을 견인할 선구자(ambassador)로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림 2] 영국 창조산업의 분야별 기여도(2009)
※출처 : MRI(2011). Creative Industries Economic Estimates-Full Statistical Release
이렇듯 창조산업은 국가경제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동안 각국에서는 산업간 파급효과 등 상관관계를 분석하기 위한 여러 방법들이 고안되었는데 그 중에서도 가장 보편화 된 방법이 IO(Input-Output)분석법이다. 이 방법을 통해 국가경제의 메커니즘 속에서 생산, 유통되는 결과치를 추정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산업간 발생되는 직간접적 상관 요인을 발견할 수 있으므로 산업연관분석으로도 칭하며 매우 유용한 분석방법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IO분석법에 기초하여 MRI에서는 최근 5년간 주요 국가를 조사, 분석한 결과 방송, 영화, 비디오, 사진 등을 포함하는 방송영상산업이 영국, 인도, 일본 등의 국가에서 GDP 대비 높은 부가가치율(1.74~2.88%)을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표 2> 주요 5개국 방송영상산업의 경제적 기여도 분석결과
*영국(영화), 인도(방송,영화,홈비디오), 홍콩(방송,영화,홈엔터테인먼트), 뉴질랜드(방송,영화,홈비디오), 일본(방송,영화,
홈/온라인비디오)
**Total은 방송영상산업 분야의 직접적/간접적으로 발생된 경제적 효과 전체를 의미함
※출처 : MRI(2012)
한편, 2000년대 중반 무렵 신흥경제 국가인 BRICs 출현 이후 아시아 국가들의 시장경제는 급물살을 타고 있다. 중국을 비롯한 인도, 한국은 연평균 4~10% 대의 높은 창조산업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인도네시아, 태국, 싱가포르,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Association of South East Asian Nations) 회원국들도 문화적 유사성, 지역 접근성, 오랜 기간 지속되어 온 상호 연대의식 등을 토대로 창조경제국가 활성화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더욱이 MRI(2012)가 조사한 세계 방송영상산업의 국가간 비교/전망 연구에서 방송영상시장의 연평균성장률(CAGR)과 1인당 GDP(GDP per Capita)를 교차분석한 결과 전세계 상위 16개국에 아시아 10개국(한국,일본,중국,인도,싱가포르,홍콩,태국,인도네시아,필리핀,말레이시아)이 포함되었으며 특히 이 가운데 아시아 개발도상국의 성장률이 높게 전망되었다.
이렇듯 창조경제시대 방송영상산업의 활성화는 아시아 국가의 경제성장과 발전을 위한 절대적 조건이자 가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거 영국을 포함한 유럽에서 창조경제, 창조산업에 대한 개념이 확립되었다면 이제는 권역내 국가경제 성장과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창조경제의 트리거(trigger)로서 방송영상산업에 대한 관심을 경주할 시기이다. 이를 위해 자국의 방송영상 콘텐츠를 소개하고 수출하는 범위를 넘어 아시아 국가간의 성장 잠재력을 파악하고 상호 협력(collaboration)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 교류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방송영상산업을 통한 창조경제국가 육성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임을 인식하고 경제성장의 핵심 분야로서 관련 분야에 대한 민간, 정부차원의 체계적 지원과 관심이 절실한 시기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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