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커넥티드TV 디바이스 시장변화와 전망 ■
김영수(KOCCA 통계정보팀 선임연구원)
그동안 TV시장은 끊임없는 디바이스의 혁신과 DTT(디지털지상파방송)의 보급에 힘입어 빠른 속도로 진화해왔고, TV는 IPTV, 디지털케이블방송, PC, 스마트기기 등 다양한 플랫폼에서 제공하는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멀티 윈도우로 발전했다. 최근에는 TV를 통해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는 기능을 탑재한 커넥티드TV(Connected TV)가 주목받고 있다. 초기 커넥티드TV는 셋톱박스를 통해 인터넷 접속을 지원하는 방식인 OTT(Over-The-Top)나 게임콘솔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여 콘텐츠를 이용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들어 삼성, LG 등 전통적 TV 제조사들이 스마트TV로 일컬어지는 Internet-embedded TV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가운데 애플과 구글 등 웹과 모바일에서 독보적인 플랫폼 경쟁력을 가진 사업자들이 뛰어들면서 커넥티드TV의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 같은 경쟁은 인터넷의 수많은 콘텐츠와 양방향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방식을 커넥티드TV가 원스톱으로 제공하고 있고 기존의 IPTV, 디지털케이블방송과 같은 유료방송 콘텐츠를 빠르게 수용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경쟁구도는 심화되고 있다.
[그림 1] 커넥티드TV 서비스 및 관련 디바이스
해외 미디어 조사기관인 Generator Research(2012)의 ‘Worldwide Digital Media Forecasts: 2012’에 따르면, 2012년 말 기준, 세계 커넥티드TV 보급대수는 2억 9,910만 대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 가운데 스마트TV가 1억 5,940만대로 전체의 53.3%를 차지했고 게임콘솔 8,740만대(29.2%), 블루레이 플레이어 2,940만대(9.8%), 유료방송 셋톱박스 1,250만대(4.2%), 인터넷 미디어박스 1,040만대(3.5%) 순으로 나타났다. 2016년 커넥티드TV는 연평균 29.1% 성장하여 8억 2,950만대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디바이스별 보급대수를 살펴보면, 스마트TV가 4억 8,110만대로 전체의 58%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이어 게임콘솔 1억 4,290만대(17.2%), 블루레이 플레이어 1억 920만대(13.2%), 유료방송 셋톱박스 8,300만대(10.0%), 인터넷 미디어박스 1,340만대(1.6%) 순으로 전망된다.
<표 1> 커넥티드TV의 디바이스별 보급전망(단위: 백만 대)
1) 케이블, 디지털위성방송, IPTV 서비스 제공사업자로부터 제공되는 인터넷 이용 셋톱박스
2) 애플TV, Roku, Boxee 등 오픈소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을 TV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
상기 조사에서 집계된 5개 디바이스 가운데 스마트TV, 게임콘솔, 블루레이 플레이어는 3대 주요 커넥티드 디바이스로서 이들의 연도별 점유율은 2012년 말 기준, 전체의 92.4%, 2016년에는 88.4%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어 이들 디바이스가 전체 커넥티드TV 시장의 핵심 디바이스로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2012년 말 3대 주요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권역별 보급대수에서 아시아권은 8,370만대로 전체의 30.3%를 차지하여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였고, 이어 서유럽 7,970만대(28.9%), 북미 7,700만대 (27.9%), 동유럽 1,800만대(6.5%), 남미 1,370만대(5.0%), 중동‧아프리카 390만대(1.4%) 순으로 나타났다. 2014~2015년에는 서유럽권이 아시아권을 근소한 차이로 앞설 것으로 보이지만 2016년에는 아시아권이 2억 1,080만대로 가장 높은 점유율이 예상되고 2012~2016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이 가장 높은 권역은 중동‧아프리카권역일 것으로 전망되지만 실제 보급수준은 매우 낮을 것으로 보인다.
<표 2> 3대 주요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권역별 보급전망(단위: 백만 대)
한편, 전통적 커넥티드TV 디바이스인 유료방송(케이블, 디지털위성방송, IPTV) 셋톱박스 보급은 2012년 말 1,250만대로 전체의 4.18%, 2016년 전망도 8,300만대(10.0%)에 불과하고 애플TV, Roku, Boxee 등 인터넷 미디어박스도 같은 시기 각각 1,040만대(3.5%), 1,340만대(1.6%) 보급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같이 유료방송 셋톱박스와 인터넷 미디어박스 보급률이 상대적으로 저조한 이유로는 첫째, 북미, 서유럽, 아시아 권역의 높은 유료방송 가입률을 꼽을 수 있다. 북미는 지역 특성상 넓은 커버리지로 인하여 케이블방송 서비스가 보편화되어 있고 유럽도 인접한 국가들과 케이블 및 위성방송 콘텐츠를 공유하거나 IPTV 셋톱박스를 통해 케이블, 위성방송 등을 통합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이미 유료방송 가입률이 높아 유료방송 셋톱박스의 신규 수요가 적을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애플TV와 같은 인터넷 미디어박스는 2007년 시장에서 별다른 반향을 불러오지 못한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와 함께 개인/가정용 멀티미디어 단말 라인업을 구성하기 위한 3세대 애플TV까지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인터넷 미디어박스는 자사 운영체제와 폐쇄적 개발환경으로 인하여 콘텐츠의 다양성과 호환성이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나아가 장기적으로는 인터넷 콘텐츠 접속 및 콘텐츠 이용 다양성이 탁월한 스마트TV, 게임콘솔, 블루레이 플레이어 등의 디바이스로 이탈(churn) 또는 통합 디바이스 출현에 대한 기대감이 인터넷 미디어박스 시장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표 3> 유료방송 가입가구의 권역별 추이 및 전망(단위: 백만 가구)
이러한 시장전망에도 불구하고 전체 커넥티드TV 시장에서 유료방송 가입가구 수는 소폭 상승할 것으로 전망되는데 이 같은 배경에는 일부 국가들의 초고속통신망 구축 부진으로 인한 대체수요의 발생으로 파악된다. 즉, 커넥티드TV 디바이스를 정상적으로 구동하기 위해서는 초고속통신망 구축에 따른 QoS(Quality of Service) 보장이 필수인데 이러한 환경조성에는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한편, <표 3>과 같이 아시아권의 유료방송 가입가구 수는 2007년 2억 7,610만 가구를 기록한 이래 2012년 4억 200만, 2016년 4억 3,960만 가구에 이르러 전체의 5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되며 남미, 중동‧아프리카 권역 국가들의 유료방송 가입가구 수도 2012년 이후 연평균 6% 이상의 성장률이 기대된다.
종합하면, 첫째, 커넥티드TV가 그동안 수동적인 TV 이용환경과 콘텐츠 유통 질서에 변화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인터넷 접속을 통한 다양한 콘텐츠 이용이 활성화되면서 스마트폰 시장에서 촉발된 앱스토어 경쟁이 TV로 확대되는 현상이 본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Display Search(2012) 조사결과에서도 커넥티드TV가 미래 TV 관련 비즈니스를 견인할 뿐만 아니라 3~4년 안에 전 세계에 걸쳐 최소 2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
둘째, 세계 TV시장에서 커넥티드TV의 비중은 점차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Generator Research(2012)에 따르면, 2012년 세계 전체 TV보급은 20억 8,050만대로 이 가운데 커넥티드TV는 2억 9,910만대로 전체의 14.4%에 불과하지만 2016년에는 전체 27억대 중에서 커넥티드TV가 8억 2,950만대, 비중은 30.7%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셋째, 유료방송 가입률이 높은 시장환경에서 커넥티드TV는 독자적인 경쟁력 확보보다는 기존 유료방송의 보완재로서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유료방송 가입률이 높은 아시아 권역의 3대 주요 커넥티드 디바이스의 2012~2016년 연평균성장률(25.80%)이 가장 낮은데서도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도 2011년 말 기준 전체 유료방송(종합유선, 중계유선, 일반위성방송, 위성DMB, IPTV) 가입자수가 2,429만명으로 전년 대비 4% 증가(방송통신위원회 2012년 11월 7일 보도자료 참고)하는 등 유료방송 점유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시장상황에서 커넥티드TV가 유료방송을 대체하기보다는 보완적 기능으로서 자리매김 할 것으로 보인다.
넷째, 남미, 중동‧아프리카와 같이 인터넷보급률이 낮은 권역에서 유료방송 보급 및 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사실은 해당 권역의 국가에서 스마트TV 등 초고속인터넷을 통한 QoS를 요구하는 주요 커넥티드 디바이스 이용이 쉽지 않은 환경이라는 것이다. 때문에 기존 케이블, 디지털위성방송 등 유료방송 서비스가 이들 디바이스의 대체재로 기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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