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 라이선스(License) 산업의 현황과 트렌드 ■
노준석(KOCCA 통계정보팀 수석연구원)
일반적으로 캐릭터산업은 “캐릭터를 고안·창작한 저작자가 직접 상품화하거나 캐릭터 사용권을 타인에게 허용하여 캐릭터 상품을 제작·판매하는 모든 사업을 총칭하는 것으로써 만화, 애니메이션, 영화, 문학, 공연, 게임, 디자인 등에 의해 만들어지는 상품화 가치가 있는 자산(property)을 활용하여 유무형의 상품을 개발, 제작, 유통시켜 부가가치를 생산해 내는 산업”으로 정의할 수 있다. 따라서 캐릭터산업은 라이선싱과 머천다이징 비즈니스 모델을 특징으로 한다.
특히 라이선싱(Licensing)은 라이선서(Licensor)가 보유하고 있는 상표, 로고, 캐릭터, 디자인 등 지적재산권을 제품화 또는 홍보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라이선시(Licensee)에게 허가 또는 권리를 위임하는 행위를 말하며, 라이선시는 라이선서와의 라이선싱 계약을 통해서 특정 제품의 생산, 사용, 판매 등을 할 수 있고 그 보상으로 라이선서에게 로열티(Royalty)를 지급한다. 이때 콘텐츠 상품을 제작, 유통, 판매하는 상품화 과정을 머천다이징(Merchandising)이라 한다. 여기서는 세계 라이선스 산업의 현황과 트렌드를 통해 콘텐츠 비즈니스를 위한 라이선스 정보들을 제공하고자 한다.
세계 라이선싱 시장은 2009년 1,498억 달러 규모이며, 전년대비 –10.8% 감소했다. 미국과 캐나다의 프라퍼티(property)들이 세계 라이선스 상품시장의 62%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신흥국가들의 라이선스 시장도 성장성이 높아서 글로벌 비즈니스에서 증대되고 있는데, BRICs 국가들의 라이선스 상품의 소매시장규모(2009년 기준)를 보면, 중국이 30억 1,200만 달러, 브라질이 10억 6,500만 달러, 인도가 4억 5천만 달러, 러시아가 1억 4천만 달러 규모를 나타내고 있다.
<표 1> 세계 권역별 라이선스 상품의 소매시장 규모
(단위: 십억 달러, %)
※ 출처 : EPM Communications(2011)
또한 새로운 라이선스 시장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이집트와 같은 중동권역도 라이선스 및 브랜드 상품에 대한 구매력을 갖춘 소비자층이 매우 두터운 편이기 때문에 기업, 패션, 엔터테인먼트/캐릭터 프라퍼티를 가진 글로벌 라이선서들이 중동에 진출하여 성공하고 있다. 그리고 동남아 라이선스 상품의 소매시장규모는 6억 2천만 달러이며, 이중 한국시장이 절반 이상인 53%를 차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캐릭터산업의 범위가 기존에 정의하고 있던 캐릭터 상품중심에서 벗어나 라이선싱을 통한 새로운 사업을 모두 포함되도록 확장되고 있다. 예컨대, 캐릭터 라이선스가 도입되는 영역으로는 엔터테인먼트·캐릭터, 스포츠, 패션, 예술, 유명인, 출판물, 기업브랜드·상표 등 13가지로 분류된다. 특히 패션분야의 라이선스 시장규모가 341억 달러(22.8%)로 가장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고, 다음으로 기업브랜드·상표가 308억 달러(20.6%), 엔터테인먼트·캐릭터가 274억 달러(18.3%), 스포츠가 175억 달러(11.7%), 예술이 95억 달러(6.3%)의 라이선스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전반적으로 유럽국가들은 고급 패션 브랜드 보유 비율이 높고 상당수가 글로벌 브랜드로서 세계에서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에 패션 라이선스 시장이 큰 반면, 미국은 글로벌 기업이 많아서 사업 확장 전략의 일환으로 자사 브랜드를 라이선스하는 방식을 취해 왔기 때문에 기업브랜드·상표 분야가 크며, 일본은 전통적으로 애니메이션, 만화, 캐릭터 산업이 발달한 시장이기 때문에 엔터테인먼트·캐릭터 라이선스 시장규모가 가장 크다.
<그림 1> 세계 프라퍼티 유형별 라이선스 상품의 소매시장 규모(2009년 기준)
※ 출처 : EPM Communications(2011)
미국과 캐나다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의 프라퍼티 상품을 출시하고 있는 가장 다변화된 시장이다. 물론 프라퍼티 유형별 상품 매출의 규모는 미국이 90%, 캐나다가 10% 비중을 차지하지만, 예술, 엔터테인먼트·캐릭터 프라퍼티 기반의 라이선스 상품 매출은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매출을 보이고 있다. 프라퍼티의 원산지별 시장을 분석해 보면, 미국과 캐나다 시장은 미국 원산지 프라퍼티 매출이 전체시장의 73.1%를 차지하고 있고, 유럽과 아시아 원산지 프라퍼티 상품이 각각 10.8%, 8.3%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반면 미국과 캐나다 시장에서 해외 원산지 프라퍼티에 기반한 라이선스 상품 매출은 호주와 뉴질랜드 프라퍼티의 라이선스 상품 매출이 캐나다에서, 남미의 프라퍼티 라이선스 상품 매출이 미국에서 근소하지만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림 2> 세계 상품 품목별 라이선스 상품의 소매시장 규모(2009년 기준)
이상과 같이 세계 라이선스 시장의 트렌드를 몇 가지 측면에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브릭스(BRICs) 및 기타 신흥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북미, 서유럽, 일본, 호주 등은 이미 성숙기로 접어들어 성장속도가 둔화되고 있는 반면, 브라질, 중국, 인도, 중동 등은 급성장하고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저작권 침해, 낮은 소득수준, 낙후된 유통구조, 과도한 규제 등과 같이 라이선스 산업의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이 존재하기도 한다. 왜냐하면, 라이선싱 시장은 인구, 제도, 소매시장, 미디어 보급률, 경제적 요인들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둘째, 라이선스 시장환경이 다변화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라이선스 분야의 트렌드는 엔터테인먼트·캐릭터와 패션 분야에서 글로벌 인지도를 확보한 프라퍼티가 증가했고, 의류·완구·문구 등 한정된 종류의 라이선스 상품군이 지속되고 있으며, 미국·일본·유럽의 프라퍼티 기반 라이선스 상품들이 세계시장을 점유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전 세계에 걸쳐서 로컬시장에서 자생적인 라이선스 시장이 매우 중요하게 대두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프라퍼티의 다양화는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캐릭터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다가 점차 전 영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셋째, 라이선스 비즈니스에서 글로벌화가 가속화되고 있다. 주요 유통사업자의 다국 시장진출이 점차 일반화 되고 있고 더 광범위한 상품분야가 로컬에서 글로벌로 진출하고 있다. 유통뿐만 아니라 미디어 채널도 점차 전 세계 권역화 사업으로 확대되고 있다. 예컨대, Disney Channel, Nikelodeon, BBC, Cartoon Network 등 다수의 채널들은 거의 모든 국가에 진출해 있으며, 이 채널을 통해 로컬 프라퍼티를 해외로 노출시킬 수 있는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Nikelodeon의 경우, 30억 달러(홈비디오 제외)에 달하는 글로벌 라이선스 상품의 소매매출 중 45%가 미국 이외의 시장으로부터 발생하고 있다. 미국의 영화 스튜디오도 박스오피스 시장에서 50% 이상을 해외 매출에 의존하고 있으며, 라이선스 수익의 비중도 50%가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또한 방송, 영화, 도서, 게임, CD 등 미디어/엔터테인먼트 프라퍼티들도 글로벌 시장에 더욱 빨리 출시되는 등 간격이 짧아지고 있다. 이는 유튜브와 같이 SNS 및 소셜 미디어의 영향으로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속도가 매우 빨라진 것에 기인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저작권 침해 속도도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중요한 점은 전 세계시장에서 비슷한 시간대에 폭발적으로 발생하는 상품수요를 대응함에 있어서 병목현상이 발생해 기회의 손실도 나타난다는 점이다. 이처럼 글로벌 기업뿐만 아니라 로컬기업들도 비즈니스 초기부터 글로벌 브랜드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
넷째, 신흥시장에서 라이선스 비즈니스는 다양한 접근법이 요구된다. 각 개별시장에 대한 특수성이 존재하기도 하지만, 특수성이 점차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비록 특정 시장의 특수성들이 국가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지만, 일부는 글로벌 라이선싱 비즈니스 트렌드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화보다 방송 프라퍼티에 대한 의존성, 프렌차이즈 기반의 프라퍼티 선호, 마케팅 도구로서 소셜 미디어의 중요성, 유통진열공간의 통합 및 압축, 직접유통 라이선싱의 증가 등은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사실상 거의 모든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최근 히스패닉 인구가 성장함에 따라 남미의 스타일이 미국으로 전이되고 있는 것은 좋은 예이다.
다섯째, 라이선스 비즈니스 모델로서 직접유통 라이선싱(Direct-To-Retail Licensing)의 부상을 들 수 있다. 이는 유통업자가 직접 권리자의 라이선스를 활용해서 아웃소싱과 로열티 지불까지를 모두 책임지는 형태를 말하는데, 최근 미국, 일본, 동남아시아, 서유럽 등에서 부상하고 있다. DTR 라이선싱은 주요 유통업자들이 가격 요소 이외에서 경쟁자로부터 자신들을 차별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으며, 유통기업으로 하여금 독점적인 상품구색을 제공하게 한다는 점에서 경쟁우위를 제공하는 요소가 된다.
여섯째, 최근에는 의류, 식품, 문화, 출판 등 기존의 전통 캐릭터 머천다이징 상품시장에서의 가능성과 함께 디지털화 시대의 핵심 콘텐츠 상품으로써 모바일이나 인터넷, 태블릿PC 등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를 통한 유통이 가능해져 라이선싱 시장에서 콘텐츠의 활로 역시 확장되고 있다. 또한 기업의 이미지 향상을 위해 캐릭터를 광고나 마케팅에 활용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라이선스에서 캐릭터의 활용이 확대되고 있는 이유는 사람이나 다른 종류의 실사에 비해 활용도가 높으며, 친근감이 있고, 이미지를 부드럽게 순화하는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시대상이 변화하고 주요 소비층이 변화하면서 광고와 마케팅 시장이 새로운 소비층의 감성과 기호를 고려해야 하는데, 캐릭터가 이러한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로 84세가 되는 ‘미키마우스’는 1928년 월트 디즈니를 통해 애니메이션, 출판, 뮤지컬, 테마파크, 캐릭터 상품 등 16,000개의 상품종수로 연간 약 6조원의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1974년에 태어나 올해 38세인 일본 캐릭터 ‘헬로 키티’는 디자이너만 200명이 넘는 산리오에서 오리지널 캐릭터로 개발되어 약 5만 여개의 상품종수로 연간 약 1조원의 매출을 벌어들이고 있다. 최근에 스마트폰을 통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앵그리 버드’도 모바일게임에서 시작해서 태블릿PC, 스마트TV, 콘솔게임기 등으로 플랫폼을 확장하면서 게임 캐릭터 이미지를 활용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2000년에 태어난 한국의 토종 캐릭터 ‘뿌까’도 10~20대 여성을 타깃으로 의류, 액세서리, 신발, 가방 등 3천여 개의 상품종수로 140개국에 진출해 있으며, 중국에 전용매장이 350개나 될 정도로 해외에서만 5천억 원이 넘는 매출과 150억원 이상의 로열티 수입을 버는 오리지널 캐릭터이다.
이처럼 캐릭터산업의 가장 큰 특징은 콘텐츠산업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전형적인 OSMU(One Source Multi Use)산업으로서 출판, 만화, 애니메이션, 게임 등의 콘텐츠로 제작된 것을 재사용함으로써 새로운 투자비용 없이 추가적인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또한 한번 투자되어 만들어진 캐릭터는 문화상품의 특성상 영속성을 소유하고, 재생산 비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카테고리의 상품에 적용됨으로써 높은 수익을 창출한다. 특히 일반 재화나 영화 및 드라마와 같은 문화콘텐츠와 달리 문화적 이질감이 적은 캐릭터나 애니메이션, 만화 등은 상대적으로 문화적 할인(cultural discount)이 적어 해외 수출 및 파급이 수월한 측면이 있다. 바로 많은 기업이 라이선스 비즈니스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 아래에 원본 PDF 파일 첨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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