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NN스토리 1

K-콘텐츠산업의 ‘굿 파트너’ 생성형 AI  Vol. 32

Special N N스토리 1

수고하고 짐 진 자들아 다 AI에게 오라

AI를 활용한 콘텐츠 툴이 쏟아져 나오며 웹툰, 웹소설부터 작곡, 영상까지 콘텐츠 분야에서도 AI 기술이 활발히 적용되고 있다.
지금 K-콘텐츠산업 현장에서 AI를 통해 창·제작의 수고를 덜고 더 효율적으로 콘텐츠를 만들고 있는 주요 사례들을 소개한다.

©Shutterstock

AI가 스케치하고, AI가 채색하고

네이버웹툰은 웹툰과 웹소설 등 콘텐츠에 AI를 집중 적용 중이다. ‘웹툰 AI’ 연구 조직을 운영하는 등 AI 기술을 바탕으로 기술적 혁신을 더해 진정한 ‘스토리테크 플랫폼’으로 거듭난다는 목표로 움직이고 있다. 네이버웹툰은 AI 기술을 툰레이더, 웹툰 AI 페인터, 툰필터, 엑스파이더 등 다양한 서비스에 접목했다. 툰필터 프로젝트는 사진을 찍으면 간편하게 웹툰풍으로 바꿔주는 AI 기술을 적용했다. AI를 활용해 사람 얼굴과 표정 동작도 웹툰 속 캐릭터로 변신시킬 수 있어 새로운 콘텐츠 창작에도 활용할 수 있다. 툰필터는 베타 버전 출시 일주일 만에 2천만 장 이상 변환된 이미지가 생성되는 등 인기 몰이 중이다. 웹툰 AI 페인터는 스케치 맥락에 맞게 자연스러운 채색을 도와주는 서비스다. 창작자가 채색을 할 때 보조하는 역할로, 채색 작업 시간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다. 네이버웹툰에서 3년에 걸쳐 개발하고 연구한 기술이 도입됐다.

출처 |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저작권을 보호하고, 유해 콘텐츠를 차단하다

네이버웹툰은 웹툰 불법 유통 차단과 예방에도 AI 기술을 적극 활용한다. 콘텐츠 저작권 보호를 위해 자체적으로 ‘툰레이더’ 기술을 개발, 2017년부터 국내외 불법 복제물을 추적한다. 웹툰에 심어진 사용자 식별 정보를 읽고 불법 이용자를 탐지하는 AI 기술로 꾸준한 고도화가 이뤄졌다. 이밖에도 네이버웹툰은 AI 기술 기반 웹툰 대체 텍스트 제공 기술을 개발해 시각장애인이 웹툰을 감상하도록 돕는 ‘배리어프리 웹툰’ 베타 서비스도 선보였다. 유해 콘텐츠 차단 등 웹툰 플랫폼 운영에 특화된 ‘엑스파이더’와 웹툰 전용 편집 툴 ‘웹툰 크리에이티브 에디터’에도 AI 기술이 활용됐다.
네이버웹툰의 궁극적인 목표는 아이디어만 있으면 웹툰을 그릴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이를 위해 네이버웹툰은 AI&데이터 조직을 운영한다. ‘웹툰 AI’는 웹툰, 웹소설 등 콘텐츠 도메인의 AI를 연구한다. 웹툰 채색·배경 생성과 자연어 기반 검색, 음성 인식·합성에 번역까지 AI가 활용될 수 있는 총 영역을 망라한다. 웹툰 AI 조직은 컴퓨터 비전 및 패턴 인식 콘퍼런스 학술대회, 국제컴퓨터비전학회 등 글로벌 학회에 꾸준히 연구 논문이 채택되는 등 기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출처 | 네이버웹툰 홈페이지

AI로 진화하는 추천 시스템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자사 사업에 활용되는 AI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 첫 조직 개편으로 신설한 AI&데이터 전략실은 플랫폼 안에서 창작자와 독자, 아티스트와 유저를 연결할 AI 기술을 다양한 방면으로 연구하고 있으며 생성형 AI가 접목된 콘텐츠 창작 영역도 대비하고 있다. AI 브랜드 ‘헬릭스’의 첫 번째 AI 서비스인 ‘헬릭스 푸시’는 독자의 열람 패턴과 애플리케이션 방문 데이터를 학습해 최적의 시점에 독자가 좋아할 만한 작품을 알람으로 추천하는 시스템이다. 헬릭스의 두 번째 서비스로 ‘헬릭스 큐레이션’을 준비 중이다.

헬릭스 큐레이션이 적용된 카카오페이지 앱 화면
출처 | 카카오페이지 홈페이지

음악은 기본, 시청각을 모두 만족시키는 AI 기술

음악 작곡·편곡 분야에서도 생성형 AI 기술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구글은 최근 음악 생성 AI ‘뮤직 LM’을 출시했다. 28만 시간이 넘는 오디오 데이터를 기반으로 곡의 전체적인 분위기, 사용되는 악기, 속도, 박자까지 지정 가능한 서비스다. 뮤직 LM에서는 ‘저녁 파티를 위한 소울풀 재즈’, ‘플라멩코 스타일로 연주하는 나일론줄 기타’처럼 분위기, 장르, 악기를 설정해 음악을 만들어 볼 수 있다. AI가 두 개 트랙을 생성하면, 이용자가 트로피 아이콘을 선택해 가장 마음에 드는 버전을 고를 수 있다. 메타도 AI 서비스 ‘뮤직젠’을 공개했다.
AI 기반 음악 서비스 스타트업 뉴튠의 ‘믹스 오디오’는 프롬프트나 이미지, 오디오 등을 입력하면 사용자가 원하는 음악을 멀티모달(시각·청각 등을 여러 인터페이스로 정보를 주고받는 것) AI가 생성한다. 예를 들어 ‘반짝이는 크리스마스 트리 영상'을 믹스 오디오에 입력하면 AI가 이미지를 해석하고 어울리는 음악을 즉석으로 생성한다.

메타의 텍스트-음악 생성 AI 서비스, 뮤직젠
출처 | 뮤직젠 홈페이지

걸음마를 시작한 ‘텍스트 투 비디오’ AI 기술

영상 제작 분야에서는 오픈 AI의 ‘소라(Sora)’가 앞서간다. 프롬프트를 입력하면 동영상을 만들어 주는 AI 서비스다. 오픈 AI는 지난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텍스트 투 비디오(Text to Video)’ 모델인 소라를 공개했다. 텍스트를 입력하면 최대 1분 길이의 동영상을 제작해준다. 소라는 이미지를 동영상으로 생성할 수도 있다. 기존 동영상을 확장하거나 누락된 프레임을 채울 수도 있다. 여러 캐릭터와 특정 유형의 동작, 복잡한 장면 등 최대 1분 길이의 동영상을 빠르게 제작할 수 있다. 언어에 대한 깊은 이해를 갖고 있어 프롬프트를 정확하게 해석하고 생생한 감정을 표현하는 매력적인 캐릭터를 생성할 수 있다. 미라 무라티 오픈 AI 최고기술책임자는 “소라가 생성하는 동영상을 더욱 사실적으로 만들기 위해 음향을 통합할 계획”이라며 “소라가 생성한 동영상 콘텐츠를 이용자가 편집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오픈 AI의 소라가 생성해 화제를 모았던 영상
출처 | 오픈 AI 홈페이지

AI가 이제 이것까지 한다고?

디즈니 플러스는 오리지널 시리즈 <카지노> 제작 당시 디즈니 자체 생성형 AI ‘디에이징’ 기술을 활용, 최민식 배우의 과거의 모습을 되살리고 소리를 분리·제작했다. 밀리의 서재는 책 내용에 창작을 더해 만든 영상 콘텐츠, 텍스트를 넣으면 다양한 목소리로 읽어주는 AI 오디오북 서비스를 제공했다. 허드슨에이아이는 음성, 영상 AI 기술을 통해 원작 콘텐츠의 목소리, 연기 감정을 활용한 자연스러운 다국어 더빙 음성을 만들고, 해당 음성에 맞는 입 모양 생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현재는 K-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을 효과적이고,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국내 미디어 기업들과 활발하게 협업 중이다.
가상 인간을 활용한 콘텐츠도 활발히 제작된다. 씨앤에이아이는 이미지·영상 생성에 특화된 AI 역량을 바탕으로 가상 인간 생성 플랫폼 ‘폴라’를 개발했다. 폴라는 프로야구, 프로농구 선수의 AI 휴먼, 가상 앵커 제작 등에 활용됐다. 업계 관계자는 “생성형 AI는 잘 활용하면 창작자들의 불필요한 작업 수행 시간을 줄이고 더 핵심적인 부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며 “수많은 작업을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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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전문가들은 AI 기술 고도화에 따른 독자들의 거부감을 해소해야 한다고 말한다. 지난해 독자 반발로 웹툰 업계의 생성형 AI 도입이 지연된 바 있다. 당시 네이버웹툰 신작 <신과함께 돌아온 기사왕님>이 공개되자 독자들은 생성형 AI로 그린 티가 난다며 10점 만점에 1점에 가까운 낮은 별점을 주고, 온라인 보이콧 운동까지 벌였다. 생성형 AI에 대한 거부감 원인을 파악하고 해소하는 것이 업계 과제라는 분석이다. 인프라·인력·데이터 비용 등으로 생성형 AI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콘텐츠 업체를 지원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글. 권혜미(전자신문 통신미디어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