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NN개의 생각

K-콘텐츠산업의 ‘굿 파트너’ 생성형 AI  Vol. 32

Special N N개의 생각

K-콘텐츠 창·제작자들이 AI를 더 효율적인 도구로 이용하려면?

생성형 AI는 인간을 도와 콘텐츠를 함께 만드는 ‘파트너’로 자리 잡고 있다. 생성형 AI를 잘 활용하면 콘텐츠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K-콘텐츠 창·제작자가 AI를 더 효율적으로 이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콘텐츠산업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물었다.

©Shutterstock

아티스트는 AI 툴을 잘 활용해야

생성형 이미지 AI는 그럴듯하게 보이고 ‘디테일한’ 이미지를 잘 만들어내지만 일관성 없이 그때그때 다르게 생성되는 문제 때문에 애니메이션 제작에 곧바로 사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기존 작업 방식으로 사람이 연출 의도를 30% 이상 설정해놓고, 그 결과물을 바탕으로 AI에서 40~50%를 채우고 나머지 20~30%를 사람이 다시 최종 정리하는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이는 기존 제작 프로세스와 다른 점들이 많아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아티스트가 AI 툴을 잘 활용하면 중간 고도화 단계의 생산성이 크게 높아질 뿐만 아니라 개별 아티스트의 감각과 경험의 영역을 넘어서는 최종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내부 리소스 기반 모델을 사용해 일반적인 저작권 이슈는 피할 수 있지만, 모든 AI 솔루션에는 저작권 문제가 존재한다. 프롬프트로 생성된 이미지는 저작권이 없지만 사용권은 있으므로 라이브러리처럼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경훈(스튜디오애니멀 대표)

원작자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윤리적 측면과 품질에 세심하게 신경 써야

현재 자이언트스텝은 생성형 AI를 주로 텍스트-투-이미지 또는 이미지-투-이미지 방식으로 실험적인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만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텍스트-투-비디오 및 이미지-투-비디오의 경우, 현재는 사용 가능한 품질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향후 충분한 발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테스트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아티스트의 작업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작업을 확장하고 아이디어를 얻는 도구로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아티스트의 역량은 여전히 중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저작권 문제는 AI가 생성한 콘텐츠가 원작자 권리를 침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며 AI 콘텐츠의 윤리적 측면과 품질에도 세심하게 신경 써야 한다.

최승호(자이언트스텝 Gen-AI 이사)

AI 생성 콘텐츠의 출처와 원본 자료의 저작권 확인 필요

AI를 활용하면 콘텐츠 제작 목적에 맞는 도구를 선택하고 워크 플로우에 통합함으로써 작업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또한 반복 작업을 자동화하여 제작자들이 창의적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한다. 다만, AI를 활용한 콘텐츠 창작시 저작권 침해를 피하기 위해 AI가 생성한 콘텐츠의 출처와 원본 자료의 저작권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더해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수정하고 변형하여 독창성을 더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또한 나만의 생성형 AI를 만드는 경우, 저작권을 가진 자체 데이터를 사용하여 AI를 학습시키는 노력도 중요하다.

구태언(법무법인 린 변호사)

AI가 목적이 되기보다는 불가능한 창작 영역을 확장시켜주는 수단으로 사용해야

AI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이제는 기술 자체보다 AI를 어떻게 적용해야 할지에 대한 고민이 중요해졌다. 이전에는 AI 기술을 적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마케팅 포인트가 되었지만 이제는 소비자 눈높이와 AI에 대한 인식의 정도가 높아져 그것만으로는 어필하기가 어렵다. 따라서 AI가 목적이 되기보다는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창작 영역을 확장하는 수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반지하게임즈는 현실적인 SNS 게임 환경을 연출하기 위해 생성형 AI를 활용해 실사풍의 아트를 얻었다. 또한 라이브 서비스 중인 텍스트 게임 속에 유저가 직접 자신의 흔적을 텍스트로 남기되, 이를 실제 게임 속 세계관풍으로 변경해주는 등 지금까지는 생각할 수 없었던 부분에 AI를 적용해 창작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유원(반지하게임즈 대표)

AI의 빠른 속도를 활용해 창작 생산성을 높일 것

인공지능은 K-콘텐츠산업의 창작 생산성과 효율성을 높여줄 수 있다. ‘노동집약적’인 웹툰 제작 환경을 예로 들어보자. 웹툰 제작은 콘티, 스케치, 선화, 채색, 배경 등의 단계로 이뤄진다. 이런 단계에 특화된 AI 서비스가 있다면 소규모 팀으로도 효율적으로 작업할 수 있다.
오노마에이아이가 서비스하는 인공지능 기반 웹툰 제작 툴 ‘투툰’은 웹소설 원작을 각색해 선화 이미지를 생성하거나 웹툰 기획부터 선화 이미지 생성까지 각 단계에서 작가를 보조하는 AI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툰은 작가의 캐릭터 이미지 5~10장을 학습해 일관된 캐릭터를 표현해준다. 생성된 선화 이미지의 저작권은 작가가 소유하게 된다. 웹툰 기획 단계도 개별 작가의 창작 영역으로 보고 있어 저작권 문제에서 자유롭다. 웹툰뿐만이 아니다. K-콘텐츠 창·제작자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AI의 빠른 속도를 활용하면 생산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송민(오노마에이아이 대표)

저작권 침해 등에 대한 선제적 대책이 필요

2028년까지 전 세계 생성형 AI 음악 시장은 2023년보다 약 10배 증가한 30억 달러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5% 이상의 음악 창작가가 생성형 AI를 활용한 바 있으며(SACEM & GEMA 설문조사), 프로듀서 중 25%가 음악 제작에 AI의 도움을 받고 있다(트랙립 Tracklib 설문조사). 음악 창작에서의 인공지능은 단순 편집, 마스터링 등 단순한 영역부터 수노(Suno), 우디오(Udio) 등 텍스트를 기반으로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는 생성형 인공지능, AI 커버까지 다양한 형태로 활용된다. 이로 인해 음악 학습 과정에서의 무단 음원 복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세계적으로 인공지능의 음악 활용 관련 저작권 침해 및 무단 생성 방지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다. 한국에서도 이런 동향을 읽고 대응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김도헌(대중음악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