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핫트렌드 2

K-콘텐츠산업의 ‘굿 파트너’ 생성형 AI  Vol. 32

Trend N 핫트렌드 2

AI가 콘텐츠를 유통하고 마케팅하는 법

영상, 음악, 웹툰 등 디지털 콘텐츠를 제공하는 국내외 플랫폼 기업들은 고객을 획득하고 참여도를 높이기 위해 AI 추천 기술을 전략적으로 도입하고 있다. AI는 더욱 정교해진 추천 기술로 ‘초개인화’의 한계를 넘으며 콘텐츠 유통과 마케팅 영역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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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추천’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회사는 넷플릭스다. 실제 넷플릭스 총 시청 시간의 80%는 추천한 영상을 통해 이루어진다. 넷플릭스는 2006년, 100만 달러의 상금을 걸고 추천 알고리즘 개선 방법을 공개 모집한 ‘넷플릭스 프라이즈’를 계기로 머신 러닝과 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하여 현재 ‘시네 매치’라는 하이브리드 방식의 개인화 추천 시스템을 운용 중이다. 이는 사용자의 시청 기록과 평점 데이터를 분석하여 비슷한 취향을 가진 사용자 집단을 찾고, 이들이 좋아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협업 필터링과 사용자가 이전에 좋아한 콘텐츠의 특성을 분석하여 유사한 콘텐츠를 추천하는 콘텐츠 기반 필터링을 융합한 방식이다.

출처 | 넷플릭스 홈페이지

유튜브 콘텐츠 소비의 약 70%는 AI 추천에 의해 이뤄진다

“오늘도 알 수 없는 유튜브 알고리즘이 나를 여기로 이끌었다”는 말은 유튜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댓글이다. 유튜브의 홈 화면은 물론이고 영상 시청 후 바로 보여주는 관련 동영상 역시 추천에 의한 것으로 유튜브 콘텐츠 소비의 약 70%는 추천에 의해 이뤄진다.1) 국내 OTT 업체들도 이러한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 왓챠는 방대한 양의 평점 데이터와 콘텐츠 메타 데이터, 사용자 시청 이력 데이터를 딥러닝 모델로 분석하여 콘텐츠를 추천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 시청한 회원님들의 73%가 4점 이상 평가했어요”와 같은 추천 이유를 덧붙이고, 사용자들의 평점과 한 줄 평을 함께 제공한다.

음악 스트리밍 시장에서도 AI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유튜브와 유튜브뮤직을 이용하는 이유로 ‘많은 음악이 있어서’와 함께 ‘내게 맞는 음악 추천을 잘해서’가 가장 많이 꼽혔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스포티파이의 ‘Discover Weekly’, 애플뮤직의 ‘For You’ 플레이리스트는 사용자의 청취 패턴을 기반으로 새로운 음악을 추천하는 대표적인 사례다. 플로(FLO)는 홈 화면에 실시간 차트 대신 AI 음원 추천을 배치하고, 취향에 기반한 플레이리스트에 집중하며 소비 행태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멜론은 단일 곡 선택만으로도 유사 장르의 음악을 추천하는 ‘믹스업’, 비슷한 취향을 가진 이용자들이 모여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뮤직웨이브’ 서비스로 이 흐름에 뛰어들고 있다.

출처 | 멜론 홈페이지

‘초개인화’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AI 큐레이션의 노력들

AI 추천에서 피할 수 없는 과제 중 하나는 ‘콜드 스타트 (Cold Start)’ 문제다. 이는 사용 이력이 없는 신규 사용자나 새로운 콘텐츠로 인해 발생하는 난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초기 설문조사, 협업 필터링, 콘텐츠 메타 데이터 분석 등 다각도의 해결책이 시도되고 있다. 넷플릭스는 신규 가입자에게 선호하는 영화를 선택하도록 하여 초기 추천의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초개인화(Hyper-personalization)’는 사용자의 만족도를 높이지만 기존 취향의 틀에 갇히게 되는 부작용을 낳는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스포티파이는 ‘Daily Mix’에 신진 아티스트의 음악을 포함시키고, 넷플릭스는 ‘새로운 발견’ 섹션을 통해 콘텐츠의 다양성을 확보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추천에 의존하는 콘텐츠 소비와 정보의 편식은 개인들의 편향적 사고를 낳고, 사회적 분열을 초래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I 큐레이션의 윤리’라는 새로운 영역이 부상하고 있으며, 개인화된 추천과 함께 사회적 가치, 다양성, 공동체 의식을 고려한 콘텐츠 제공을 추구한다. 예를 들어, 뉴스 추천 알고리즘에 다양한 관점의 기사를 의도적으로 포함시키거나, 문화적 다양성을 고려한 콘텐츠 믹스를 제공하는 등의 방식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출처 | 스포티파이 홈페이지

이제 AI가 사용자 감정 상태까지 인지해 콘텐츠를 추천

추천 시스템을 넘어 AI는 콘텐츠 유통의 다양한 영역에서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콘텐츠 검색 최적화(SEO), 실시간 광고 타게팅, 사용자 행동 예측 등에 AI 기술이 적용되어 마케팅 효율성을 높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AI를 활용해 개인별 맞춤 썸네일 이미지를 제공함으로써 클릭률을 향상시키고 있으며, 유튜브는 AI 기반 자동 자막 생성 기능으로 접근성을 개선하고 있다. 티빙과 웨이브 역시 사용자의 결제, 시청 등 사용 데이터를 수집, 분석, 시각화하여 마케팅 및 프로모션, 서비스 품질 개선 등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 자연어 처리와 컴퓨터 비전 기술의 발전으로 AI 추천 시스템은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예를 들어, 영상 내용을 자동으로 분석하여 장면별 태그를 생성하고 이를 기반으로 더욱 세밀한 추천이 가능해졌다. 또한 멀티모달 AI의 발전으로 텍스트, 이미지, 음성 등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를 통합적으로 분석할 수 있게 되어 더욱 맥락화된 추천이 실현될 전망이다.
향후 AI는 사용자의 감정 상태나 상황을 인지하여 그에 부합하는 콘텐츠를 추천하는 수준까지 발전할 것으로 예상된다. 예를 들어, 스마트 스피커나 웨어러블 기기와의 연동을 통해 사용자의 정서나 활동 패턴을 파악하고, 이에 적합한 음악이나 영상을 추천하는 등의 혁신적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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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가 열어갈 콘텐츠 소비 문화의 새로운 지평

AI 기술은 콘텐츠 유통과 마케팅 분야에 패러다임의 전환을 가져오고 있다. 개인화된 추천을 넘어 콘텐츠 생태계 전반에 걸쳐 AI의 영향력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는 사용자 경험의 질적 향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술의 발전과 더불어 개인정보 보호, 알고리즘의 투명성 등 윤리적 문제에 대한 심도 있는 고찰도 요구된다. 앞으로 AI 기술이 더욱 고도화됨에 따라 콘텐츠산업은 더욱 개인화되고 효율적인 방향으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되며, 이는 콘텐츠 소비 문화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갈 것이다.

글. 이재환(이노핏파트너스 교수, 전 원스토어 대표)

1) The New York Times(2019.03.29.) ‘YouTube’s Product Chief on Online Radicalization and Algorithmic Rabbit Hol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