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관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K-콘텐츠 IP 영향력 Vol. 31
K-콘텐츠의 세계적인 인기로 관광산업이 동반 성장하고 있다. K-콘텐츠의 영향으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단순히 관광지를 둘러보는 것에서 더 나아가, 그들이 한국을 제대로 즐기고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분야에서 준비를 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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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각지에서 K-콘텐츠를 간접적으로나마 깊이 있게 소비한 한류 팬들이 해외여행 목적지를 선택할 때 한국을 우선순위에 둘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SNS와 유튜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K-콘텐츠를 자주 소비할수록 내 눈으로 직접 보고 온몸으로 체험하고 싶은 건 인종을 불문하고 인지상정일 테니 말이다. 그런 의미에서 K-콘텐츠는 한국 관광산업의 성장 동력이 되어 줄 만한 무한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가능성은 각종 조사 통계를 통해 지속적으로 뒷받침되고 있다. 지난해 4분기를 대상으로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실시한 외래 관광객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들이 한국 여행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 1위는 ‘한류 콘텐츠를 접하고 나서’(31.9%)였다.
이처럼 콘텐츠로 발생한 외래객 유치 효과는 ‘K-콘텐츠 투어리즘’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나날이 더 가속화되는 분위기다. 한국 드라마의 인기는 영상에 등장한 각종 제품을 넘어서 촬영지 방문 등 적극적인 향유의 형태로 관광산업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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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4월 국내 여행사와 K-콘텐츠 기업이 협력해 만든 방한 상품 7종을 선정해 개발과 홍보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이는 개별 관광객 중심으로 K-콘텐츠 투어리즘이 확산되면서 민관 협력에 기반한 차별화된 여행상품 제안 및 편의 서비스 제공으로 외국인들의 방한을 적극 촉진하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체부와 관광공사가 선정한 방한 상품 7종은 한류 인기가 특히 높은 동남아·중동 관광객을 겨냥한 콘텐츠로, K-팝과 K-드라마 분야 각 3종, K-푸드 분야 1종이 포함됐다. 한류 팬의 선호도가 높은 K-콘텐츠와 연계해 특별한 경험을 선사한다는 콘셉트로, 드라마 촬영지 방문과 K-댄스 수업, 스타가 사랑한 휴게소 간식 체험 등 다양한 관광 아이디어가 상품에 반영됐다.
청계천은 <내 남편과 결혼해줘>를 비롯해 많은 K-드라마에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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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중 ‘내 남편과 결혼해줘-드라마 투어’ 상품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청평호, 화적연, 허브아일랜드 등 드라마 촬영지를 둘러본 뒤 부산으로 이동해 깡통시장, 자갈치시장, 다대포해수욕장, 중리항방파제등대 등 지역 명소를 관광하는 일정이다. K-팝 분야에는 당일 투어 상품인 ‘K-댄스: 오늘 밤 주인공은 나야 나’가 있다. Mnet 예능 프로그램 <스트릿우먼파이터> 출연 그룹과 함께 K-팝 댄스 수업을 받고 홍대 코인 노래방과 셀프 사진관, 종로 광장시장 등 서울 일대를 둘러보는 일정으로 구성됐다.
K-콘텐츠 투어리즘 열기에 서울시도 가세했다. ‘서울페스타 2024’(5.1~5.6) 기간 서울광장에는 열차 탑승 방식으로 관람하는 'K-콘텐츠역, 소울 스팟' 홍보관이 조성돼 눈길을 끌었다. 인기 드라마와 영화, 뮤직비디오의 배경이 된 서울의 매력적인 장소 50곳을 체험할 수 있어 국내외 방문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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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언급한 지난해 4분기 외래 관광객 조사에서 방한 관심 계기 2, 3위는 ‘한국 전통문화를 접하고 나서’(28.7%), ‘과거 방문 경험이 좋아서’(26.7%)라는 답변이 각각 차지했다. 1~3위 방한 동기만 본다면 △K-콘텐츠 생산과 높은 매력도 유지 △한국의 역사·문화 홍보 △방한 외래객 만족도 제고 등이 인바운드 시장의 주요 마케팅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4분기 한국을 재방문한 비율은 57.2%이며 개별 여행(81.9%)이 단체 여행(10.4%)보다 약 7.9배 많았다. 평균 체류 기간은 9.0일, 1인당 평균 여행 지출 경비는 1인 기준 2010.8달러(약 275만 원)다. 관광 수입 증대를 위해서는 방한객 수, 객단가, 연간 방문 횟수 등 총매출액을 결정하는 여러 요소 중 어느 하나라도 각 지역의 상황에 맞게 높여야 한다. 예를 들어, 이미 수요가 많은 분야는 포커스그룹 대상 프리미엄 상품을 판매해 매출 규모를 높이고, 수요 자체가 적은 지역(상품)은 방문객 수(이용자 수)를 높이는 방향으로 마케팅 전략을 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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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류의 수요가 대중문화(K-팝, 드라마, 영화)에 편중돼 있는 만큼, K-콘텐츠 투어리즘의 가치를 질적, 양적으로 확대해나가기 위해서는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관심을 K-컬처 전반으로 확산시키면서 시장 규모를 키워야 한다. 또한 방한 외래객의 수도권 쏠림 현상도 장기적으로 풀어야 할 숙제다. 방문율 1위인 서울의 비중이 79.0%에 달하고, 부산(17.1%), 경기(13.8%), 제주(10.1%), 강원(7.0%), 인천(5.9%), 경북(3.2%) 등 서울 외 지역 간 편차도 큰 편이다. 특히 인구 소멸 위기로 내국인 방문객 유치조차 쉽지 않은 지역에서는 방한 관광 목적지로서 내세울 만한 최소한의 강점에만 집중하는 현실적인 정책 운용이 요구된다.
아울러 방한 외국인에 대한 전국적인 환대 분위기 조성은 당장의 성과는 적을지라도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다. 방한 여행에 대한 외국인들의 직간접적인 만족은 방문 횟수 증가로 이어지며 관광산업의 지속성과 안정성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한다.
BTS가 앨범 재킷을 촬영해 ‘핫플’이 된 주문진 해변 버스 정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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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관광산업은 분명 K-콘텐츠로부터 경제적 수혜를 받고 있다.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정부와 업계는 주요 방한국 대상 타깃 분석과 맞춤형 상품 개발, 국내외 온·오프라인 행사 개최와 홍보마케팅, 할인 프로모션, 각종 관광 편의 서비스 제공 등 다양한 전략들을 쏟아내고 있다. 손에 쥔 전략들의 쓰임과 실질적 효과를 각각 분석해보고 PDCA(계획-실행-점검-개선)를 적용해 수익 구조를 눈에 띄는 형태로 체계화하고 발전시켜나갈 때 K-콘텐츠와 손잡은 관광산업의 미래도 밝을 것이다.
글. 장인서(파이낸셜뉴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