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NN개의 생각

연관 산업으로 확장되고 있는 K-콘텐츠 IP 영향력 Vol. 31

Special N N개의 생각

K-콘텐츠 IP의 연관 산업 확장에 대한 N개의 생각

콘텐츠는 힘이 세다. 성공한 콘텐츠 IP는 콘텐츠산업뿐만 아니라 관광, 유통, 소비재 등 다양한 연관 산업에도 큰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K-콘텐츠 IP가 연관 산업으로 더 활발하게 확장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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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 홀더와 IP 플랫폼과의 협업은 필수

콘텐츠 IP의 2차 판권 확장은 이제 필수다. 하지만 국내에는 아직 IP 홀더(IP 소유 주체) 대비 IP를 사업화할 수 있는 IP 플랫폼이 많지 않고, 단일 IP 홀더가 판권을 확장하기에는 사업 부담이 커 아직 2차 판권 사업이 단조로운 수준에 머물고 있다. 시선을 돌려 일본의 사례를 보면 많은 일본의 IP 기업들이 2차 판권에 적극 뛰어들고 있는데, 그 배경에는 ‘제작위원회’ 제도가 있다. 제작위원회는 애니메이션 사업자를 포함해 드라마, 게임, 영화, 공연, MD 등 IP 비즈니스의 2차 판권과 관련된 여러 기업이 자본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사업화 과정에 직접 참여해 이익을 공유하고, 사업 리스크도 나눠서 부담한다. 물론 제작위원회에는 여러 단점도 존재하지만, 적어도 사업적인 측면에서 단일 기업의 리스크를 줄이고 적극적인 IP 확장을 전개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아직까지 국내 IP 산업은 각 사업 주체가 철저히 분리되어 있고, IP를 사업화할 수 있는 IP 플랫폼의 규모도 작아 제작위원회와 같은 형태의 사업 구조를 만드는 데 시간과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IP 홀더의 리스크를 분산하고 사업 확장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사업화 주체인 IP 플랫폼과의 협업이 반드시 필요하다. 단일 IP도 중요하지만 전체 산업 파이를 키우면 결국 IP 비즈니스의 사업 안정성이 제고되고 더 큰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만큼 IP 홀더와 IP 플랫폼 간의 더욱 활발한 협업을 기대해본다.

이한솔(<IP 유니버스> 저자)

제일 먼저 ‘콘텐츠 주권’을 찾아야 한다

팬데믹 시즌 K-팝, K-드라마 르네상스가 본격화되었다. BTS의 경우 2023년까지 한국 시장에 유발한 경제 효과가 누적 56조 원이라고 하니 반도체와 자동차 이상의 무언가를 대중문화가 이뤄내고 있는 셈이다.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우리는 우선 무엇에 집중해야 하는가. 여전히 깔끔하게 해결되지 못한 것은 ‘콘텐츠 주권’이다. 실리콘밸리와 할리우드의 합작 상품인 글로벌 OTT에서 유통되는 K-시리즈의 주권은 미국 기업에 있다. 이는 현재 제작비 전액을 투자하는 글로벌 OTT들의 콘텐츠 생산 구조로 인해 발생하는 풀기 어려운 숙제다. 그러나 콘텐츠 IP로 발생하는 자체 수익과 연관 산업들로 이어지는 지속 가능한 영향력을 위해 이 숙제는 꼭 풀어야 한다. 흔히 콘텐츠 산업을 ‘흥행 산업’이라고 하지 않는가. 소위 ‘터졌다’라고 할 때 그 어떤 제조업과도 비교하지 못할 만큼의 큰 소셜 영향력과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기 때문이다. 대중의 인기를 받을 때, 넷플릭스의 글로벌 1위를 했을 때, 그 흥행에 대한 주권을 K-기획자들이 배분 받는 제작 패러다임을 콘텐츠 기획 집단과 IP 비즈니스를 끌어가는 대기업 중심의 스튜디오들이 정부와 함께 더 늦기 전에 풀어야 한다.

노가영(콘텐츠미디어산업 전문가)

플랫폼 다양화와 팬덤이 중요하다

IP 비즈니스 확장을 위해서는 ‘360도 플랫폼 전략’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더핑크퐁컴퍼니는 하나의 콘텐츠를 유튜브, 영화 및 애니메이션 시리즈, 음원, 공연,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제품 등 다양한 플랫폼과 채널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팬덤의 로열티까지 강화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MZ세대를 타깃으로 한 ‘씰룩’의 온라인 스토어, ‘씰룩샵’을 오픈했다. 또한 글로벌 인기에 힘입어 KBS 1TV 방영은 물론, 각 브랜드와의 파트너십 제휴까지 연결시켜 강력한 IP 파워를 입증하기도 했다. 이런 사례와 같이 기존 IP를 다양한 MD 상품으로 선보이고 팬덤을 공고히 다져나간다면 더욱 다양한 산업으로의 확산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권빛나(더핑크퐁컴퍼니 사업전략총괄이사(CSO))

K-콘텐츠와 K-라이프스타일의 관계성을 생각해보자

과거에는 K-드라마나 K-콘서트를 보기 위해 방한하는 방문객이 많았는데, 코로나 이후에는 K-뷰티, K-푸드, K-스포츠 등 K-라이프스타일을 체험하고 싶어 하는 방한객으로 확대되었다. 한국관광공사에서는 K-콘텐츠를 활용한 방한객 유치를 위해 K-팝 댄스 클래스, 한식 요리 클래스, K-아이돌 메이크업 클래스 같은 체험 상품을 개발하고, 온라인 트래블 에이전시(OTA)를 통해 상품을 적극 판촉하고 있다. K-드라마에 나오는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을 즐기려는 방한객들의 바람에 맞춰 상품 개발을 하고 있으며, K-팝 스타들이 SNS에서 공유하는 일상의 라이프스타일을 적극적으로 체험하려는 니즈를 파악하고 관련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 K-콘텐츠의 IP 확장을 바란다면 K-라이프스타일과의 관계성을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조희진(한국관광공사 국제마케팅실 실장)

콘텐츠 구상 단계부터 상품성을 고민하라

K-콘텐츠, 특히 K-애니메이션은 스토리나 캐릭터적인 면, 기술적인 면 모두에서 이미 세계적인 수준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애니메이션 자체가 웰메이드라고 해서 무조건 관련 IP의 성공이 담보되는 것은 아니다. 개인적으로 K-애니메이션은 아직 상품화시킬 부분들이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주인공 캐릭터나 스토리의 중요성을 너무 강조하다 보니 오히려 새로운 것의 탄생을 막는 결과가 생기기도 한다. 소비자들이 애니메이션 콘텐츠 자체에서 충분히 감동을 느끼다 보니 콘텐츠 외의 상품에 대한 관심이 생기지 않는다고 해야 할까? 그래서 최근 제작자들을 만나면 애니메이션을 만들 때부터 연관 산업으로의 IP 확장을 고민해보라고 권하고 있다. 엄밀히 말해 작품을 만드는 것과 작품 관련 상품을 만드는 일은 전혀 다른 영역이다. 그렇기에 콘텐츠를 만들 때부터 콘텐츠와 캐릭터의 상품화를 미리 고민해야 한다. 콘텐츠 창작자들도 이제 상품을 판매하는 시장을 공부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이런 노력이 더해진다면 K-콘텐츠, K-애니메이션은 훨씬 더 넓은 영역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김경근(토이저러스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