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호 진 (콘텐츠진흥원 정책연구팀 수석연구원)
I. 연구목적 및 방법
1. 연구목적
○ 2010년 한 해 동안 한국, 영국, 일본의 시청자들에게 가장 인기 있었던 방송콘텐츠를 중심으로, 인기비결과 성공요인은 무
엇인지 비교 분석
- 한국, 영국, 일본은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이 혼용된 방송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TV 프로그램의 내용과 편성에
대한 횡단 분석이 종종 이루어져왔으며, 다양한 시사점을 지닌 결과를 도출해왔음
- 2010년을 결산하는 이번 분석을 통해 세 국가의 문화적 특성과 시청 취향을 흥미롭게 비교할 수 있으며, 글로벌 미디어 시
대를 맞이하여 보다 성공적인 프로그램 포맷은 무엇인지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
○ 각국을 대표하는 프로그램 선정기준은 기본적으로 시청률을 토대로 이루어졌지만, 사회적 파급력이나 작품성 등도 함께
고려하여 분석할 만한 가치가 있는 프로그램들도 함께 논의하고자 했음
2. 연구방법
○ 한국, 영국, 일본에 현재 거주하고 있는 전문 연구자들이 직접 원고를 작성하는 방식으로 진행
- 시청률을 중심으로 각국의 대표 프로그램을 선정하고, 성공요인이 무엇인지 다각적으로 분석
- 개별 프로그램의 성공요인에 대한 분석과 함께, 해당 국가의 문화적인 특성과 시청 취향도 함께 고려하여 종합적인 비교 분
석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초고 작성 이후 지속적인 수정, 보완 실시
Ⅱ. 한국 : ‘막장’ 논란 불구, 시청률 톱5에 드라마 일색
1. 조사 개요
○ 일차적으로, 2010년 1월 1일부터 2010년 10월31일까지 방영된 방송 프로그램의 평균시청률(AGB닐슨미디어리서치 기준,
전국 대상)을 기준으로 선정
- 평균시청률 1위는 <제빵왕 김탁구>(KBS2, 36.7%)가 차지했고, 2위 <수상한삼형제>(KBS2, 34.6%), 3위 <다함께 차차
차>(KBS1, 33.4%), 4위 <추노>(KBS2, 30.3%), 5위 <대물>(SBS, 25.0%) 순으로 나타남
- 그러나 3위를 차지한 <다함께 차차차>는 2009년 6월부터 방송되어 2010년 1월에 종영되었다는 점에서, 5위를 차지한 <대물>
은 2010년 10월부터 현재까지 방송 중이라는 점 때문에 이번 논의 대상에서 제외
○ 이차적으로, 시청률 상으로는 상위 5개 프로그램 순위에 들지 못하지만, 사회적으로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거나, 실험적인
제작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프로그램을 선정
- 드라마 부문 : <인생은 아름다워>(SBS, 시청률 18위), <지붕뚫고 하이킥> (MBC, 시청률 12위), <성균관 스캔들>(KBS2)
- 예능 부문 : <슈퍼스타K2>(엠넷), <해피선데이 ‘남자의 자격’>(KBS2, 시청률 7위)
2. 시청률 1위 : <제빵왕 김탁구>
○ KBS 2TV에서 수목드라마로 방송된 <제빵왕 김탁구>는 1960년대부터 1980년대 후반까지 경제 개발기를 배경으로 주인공
‘김탁구(윤시윤)’가 빵에 대한 무지와 편견의 벽을 딛고 제빵업계 1인자로 성공하는 모습을 다룬 드라마
- 드라마 방영 이후, 드라마에 등장한 ‘보리밥빵’과 드라마 주인공의 이름을 따온 ‘김탁구빵’이 출시될 정도로 사회적으로도 큰
이슈가 된 작품
○ <제빵왕 김탁구>의 성공요인으로는 다음 네 가지를 꼽을 수 있음
- 스타 캐스팅보다는 참신한 소재와 흥미로운 줄거리로 승부 : 기존 드라마에서 케이크, 쿠키 등 모양이 예쁜 디저트 류를
소재로 한 드라마는 많았으나, ‘소박하지만 행복한’ 빵을 만드는 과정을 통해 인생과 연계한 드라마는 국내에 드물었음. 특히
드라마의 주인공인 ‘김탁구’의 빵을 향한 열정 그리고 권선징악적 메시지가 버무려지면서 기존과 다른 휴먼성장 스토리가 만
들어졌음
- 신선한 신인 연기자 발탁과 중견 배우들의 맹활약 : 중견 연기자들과 신인 연기자들의 환상적인 호흡이 드라마의 인기 비결
이라고 평가할 수 있음. 신선하면서도 연기력이 뒷받침된 신인들과 연기파 중견 연기자들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며 극 초반
부터 긴장감을 불어 넣음으로서 큰 관심을 이끌어 냄
- 스피디하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 : 1960년대 ‘김탁구의 출생’을 시작으로 군더더기 없는 빠른 전개와 흥미진진한 에피소
드들이 제공되면서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킴
- 복고적 향수 자극 : 크림빵, 곰보빵, 앙금빵 등 1970년대를 대표하는 빵들을 등장시키며 중장년 시청자들의 복고적 향수를
자극했고, 연기자들이 선보인 복고패션 등 볼거리가 가득했음
○ 그러나 <제빵왕 김탁구>는 많은 장점에도 불구하고, 강간사주, 아동납치, 존속살해 등이 등장하면서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
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함
3. 시청률 2, 4위 : <수상한 삼형제>와 <추노>
○ <수상한 삼형제>는 부실한 장남, 현실적인 둘째, 믿음직한 막내라는 독특한 캐릭터를 지닌 세 형제를 통해 가족과 형제,
부부가 주는 의미를 다룬 주말 드라마. 그러나 드라마 설정의 비현실성과 선정적인 장면 때문에 ‘막장 드라마’ 논란이 방영
기간 내내 제기됨
-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수상한 삼형제>가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이유는 무엇보다도 강한 캐릭터들이 크고 작은 사건들
로 충돌하면서 가족 문제를 설득력있게 묘사했기 때문
- 이 드라마의 등장인물들은 욕하면서 몰입하게 하는 강한 캐릭터를 지니고 있음. 이들이 자연스럽게 충돌하며 끊임없이 만
들어 내는 크고 작은 사건들이 드라마에 대한 몰입 및 중독으로 이어지고 있음
- 형제·고부·동서지간의 갈등, 불륜 등 전통적인 갈등 코드는 한국의 시청자들이 공감하고 호응하는 주제임. <수상한 삼형제>
는 이런 갈등 코드를 적절하게 사용하면서, 가족이 ‘멍에’가 될 때도 있고 ‘안식처’가 될 때도 있지만 결국에는 가슴으로 품게
되는 존재임을 실감나게 그려냈음
○ <추노>는 하루아침에 가문이 몰락하여 불우한 인생을 살게 된 주인공이 자신의 신분을 격하시키게 만들었던 사람들을 추적
하기 위해 추노꾼이 되어 그들을 쫓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
- 이 드라마의 성공요인으로는 먼저 짜임새 있는 스토리와 연출을 들 수 있음. <추노>는 애초에 10회 가량 사전 제작이 진행
된 상태에서 방송을 시작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촬영과 편집이 가능했으며, 그 결과, 마지막까지 극 완성도를
유지할 수 있었음
- 또한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도망노비를 쫓는다는 신선한 소재를 활용하여, 도망간 노예들을 잡아 관가에 넘기는 ‘추노꾼’을
나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아픔을 간직했지만 결코 슬퍼하지 않고, 즐거워하되 도가 넘치지 않는 인물로 묘사. 주인
공 이외에도 드라마의 등장인물 하나하나가 ‘명품조연’으로 그들만의 독특한 캐릭터를 완성
- 또한 실감나는 액션과 스펙터클한 배경 역시 성공요인 중 하나. <추노>는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의 시청까지 유도. 이는
박진감 넘치는 액션장면과 그림같은 화면 덕분임. 첨단 레드윈 카메라를 통해 활극은 더욱 스타일리쉬했고, 장면은 더욱 더
현실감 있게 묘사되었음
4. 시청률보다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방송 3사의 2010년 으뜸 드라마
○ SBS의 <인생은 아름다워>는 김수현 작가 특유의 깔끔하고 정갈한 대사와 함께, 자극적인 사건이나 이른바 ‘막장 코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방송 내내 시청자들을 웃고 울게 만든 가족 드라마라는 호평을 받음
- 재혼가정의 진정한 화합, 40대 중년의 유쾌한 연애, 젊은 커플의 풋풋한 사랑 등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잔잔하게 묘사.
특히 동성애자인 장남을 감싸주고 위해주는 가족들의 모습은 진정한 가족 사랑과 이해의 의미를 되새기며 많은 이들의 감동
을 자아냈음.
- 아름다운 제주도의 풍광 속에서 촬영된 이 드라마는 캐릭터에 딱 맞는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탄탄한 가족애 스토리와 웰메
이드 드라마로서 시청자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
○ <거침없이 하이킥>의 후속작이라 할 수 있는 MBC의 일일시트콤 <지붕뚫고하이킥>은 시트콤 전문 제작자인 김병욱 PD의
감각이 유감없이 발휘되면서 ‘하이킥’ 신드롬이라는 표현이 나올 정도로 매니아 층을 상대로 큰 인기를 모음
- 이 시트콤은 산간 오지 출신의 두 자매가 이순재의 집에 식모로 들어가면서 이집 식구들과 여러 가지 에피소드를 겪게 되는
것을 큰 줄거리로 하여, 평일 저녁에 30분씩 매일 방송
- <거침없이 하이킥>의 성공요인으로는 개성 강한 캐릭터들의 환상적인 조화를 들 수 있음. 어딘가 부족한 면이 있는 캐릭터
들을 통해 현실을 날카롭게 비추고 때로는 부둥켜안으며 하나의 세계를 창조했음
- 또한 매 회가 단순한 에피소드일 때도 있으나, 드라마처럼 전체적으로 극을 이끌어 가는 중심 내용이 있어 시청자들이 다음
회를 기다리게 하는 매력을 발산. 다시 말해서, 시트콤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와 같은 스토리 구성을 통해 극 완성도를 고
양시킴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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