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박승룡
"신규시장 방송 프로그램 방영을 위한 국내 채널 개발 필요" -방송 한류의 해외시장 연착륙 위해
지역 방송사들과 방송 분야 협력관계 강화 및 방송 한류 확대를 위해 지난 11월 3일부터 13일까지 아랍에미레이트연합(UAE), 요르단, 이집드 등 3국을 방문했었다. 이 기간 동안 면담 했던 모든 방송사의 임원들은 한국 방송 프로그램의 제공에 대해 고마움을 표시하면서도 동시에 자기 나라 방송영상물의 수입을 요청했다.
Egyptian Radio and Television Union(ERTU)의 아메드 아니스 회장은 무료로 제공할 수 있는 프로그램 리스트를 줄테니 당장 골라보라고 할 정도였다. 두바이TV 알리 칼리파 사장도 일방적 프로그램 제공의 한계를 지적하며 호혜적 관점에서의 프로그램 교환을 제안했다.이는 방송 프로그램의 교역이 갖는 문화교류라는 성격에서 기인한다. 문화적 자존심의 문제인 것이다. 방송 프로그램의 상호교류를 강조하는 목소리는 이곳에서만 들리는 것이 아니다. 중국, 동남아시아 국가 등 한국 방송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는 지역에서는 일방적 소통에 대한 우려가 이미 커져 일부 반(反)한류,혐(嫌)한류 분위기로 나타나는 상황이다. 신규시장에서도 일방적 방송 프로그램의 배포에만 집중할 경우, 거센 저항에 부딪힐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 문제의 해결은 우리 방송영상물의 신규시장 진출에 대한 또 하나의 지원이 되는 중요한 사항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지상파나 케이블 및 위성의 종합편성 채널에서 편성하는 것이다. 그러나 지상파에서의 방영은 프로그램의 수준, 광고 등 여러 가지 상황 때문에 쉽게 이뤄질 수 없는 한계가 있다. 케이블이나 위성에는 종합편성 채널이 존재하지 않는다. 생각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은 케이블이나 위성, IPTV 등 다채널 매체에 신규시장 전용으로 채널을 두는 것이다. 중동채널, 동남아 채널 등을 두고 여기서 그 지역 프로그램 가운데 양질의 것을 골라 한국어로 재제작해 방영하는 방식이다. 이 방법은 다채널 매체의 콘텐츠를 풍부하게 해 시청자들의 선택권을 확대하는 장점도 있지만 시장이 그 필요성을 인정하고 움직여줘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등 산업진흥 조직이 이들 가운데 뛰어난 프로그램을 유료 혹은 무료로 구매해 한국어로 재제작한 뒤 콘텐츠가 부족한 국내 케이블 및 위성 채널에 무료로 제공하는 것이다.케이블 혹은 위성 채널이 자체적으로 확보한 프로그램의 재제작을 KBI 등이 지원하는 것도 생각할 수 있다. 어떤 방식을 선택하건 정부와 업계가 문제에 대한 논의를 깊이 있게 진행해 해결책을 찾아야 할 때가 된 것은 분명하다. 우리나라 방송 영상물이 해외 시장에서 연착륙하기 위해서도 그렇고 세계 12위 경제대국의 역할에 걸맞는 국제적 위상을 위해서도 그렇다.
글 ● 박승룡 / KBI 글로벌마케팅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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