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하윤금
세계적으로 포맷 거래가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포맷이란 “프로그램 체제나 구성 등을 포함하여 다른 프로그램과 구별할 수 있는 반복적, 고정적으로 체계화 된 계획”, 혹은 “프로그램 출연자의 역할이나 성격, 무대장치, 소품, 조명, 음악 등을 나타내는 라디오나 텔레비전 프로그램의 제작상의 모든 원칙적인 형태를 상당히 길게 묘사한 가이드의 한 종류”로서 “단순한 아이디어, 아웃라인, 계획서나 의도된 프로젝트"로 구성된다.
이미 유럽에서 리얼리티 쇼의 선풍을 몰고와 찬반양론을 불러일으킨 , 등이 포맷 구매로 제작된 프로그램들이다. 이처럼 포맷 거래를 통한 제작이 활발해지는 이유는 기성 포맷이 지니는 안정성 확보와 함께 투자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외국 프로그램의 수입은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에 검증된 포맷을 도입함으로써 적은 예산으로 많은 시청자를 모을 수 있고 현지 사정에 맞춰 수정, 제작하면 불확실성을 경감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장점을 가진 포맷 거래는 포맷만을 판매하는 방식, 혹은 제작시설 임대와 포맷을 동시에 판매하는 방식, 완성본이 아닌 개방포맷(open format)을 판매하는 방식 등 다양한 판매 방식들이 나타나고 있다.
먼저 포맷만을 판매하는 방식은 가장 많은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는 방식이다. 유럽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의 열풍을 주도한 포맷을 개발한 엔데몰(Endemol Entertainment)과 미국 ABC에 퀴즈 포맷 판매로 유명해진 영국의 Celador사, 그리고 CBS 네트워크에 포맷을 판매한 영국의 Castway사가 대표적이다. 이와 같은 전문 포맷제작사외에도 방송사들도 포맷 판매에 나서고 있는데 MTV의 포맷이나 BBC Worldwide의 , 포맷, Channel 4의 , 의 포맷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일본의 경우도 TBS를 중심으로 1985년도부터 <풍운의 다케시성>, <가토짱 켄짱의 즐거운 TV>, <행복한 가족계획> 등을 포맷 판매하였고, 닛폰 TV도 92년부터 <매지컬 두뇌파워>, <퀴즈세계는 쇼바이SHOW by>를 중국, 홍콩, 태국, 이태리, 스페인 등에 판매하였다.
포맷거래의 또 다른 방식은 제작시설과 포맷 임대방식이다. 프랑스의 자크 앙투안(Jacques Antoine:JAC)사가 개발한 어드벤처 게임쇼인 는 프랑스의 대서양 연안에 있는 JAC 소유의 고성에서 외국 제작사들이 직접 자신들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JAC는 시설 임대료와 포맷 사용료를 받는 방식이다. 우리나라 SBS도 이를 임대하여 프로그램을 제작하였다. Twentieth Century Fox International Television은 20세기사의 공상과학 게임쇼 의 세트장 임대와 포맷을 판매하였고, Nickelodeon도 라는 액션 게임쇼의 포맷을 유사한 방식으로 판매하였다.
그리고 또 다른 포맷 거래방식은 개방 포맷(open format)으로 판매하는 방식이다. 개방 포맷 방식은 각국의 문화적 장벽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완성본이 아닌 미제작된 부분을 남겨 수입국의 문화적 풍토에 맞춰 덧붙일 수 있는 상태로 수출하는 지역화(localization) 제작 방식으로 이는 프로그램 패키지와 포맷을 동시에 판매하는 방식이다. 대표적인 사례로 영국 BBC의 <텔레토비(Teletubbies)>, 일본 TBS의 <두근두근 동물왕국>, <두근두근 동물가족>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방식은 프로그램의 주된 골격은 유지한 채 몇 부분을 프로그램 수입국의 풍토에 맞게 제작, 삽입하여 문화적 거부감을 극복하는 방식이다. 이와 같은 지역화 전략의 개방 포맷방식은 최근 세계 프로그램 시장의 새로운 형태의 판매방식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와 같이 활기를 띄고 있는 국제적인 포맷 거래에 비해 국내의 포맷 거래는 미미한 수준이다. 세계화와 더불어 세계 프로그램 시장은 포맷의 수출입이 더욱 대중화될 것이며 포맷 시장은 더 많은 방송업자와 제작자들의 참여로 경쟁이 가속화될 것이다. 그리고 포맷 산업은 더 이상 게임쇼와 가벼운 오락물 생산에 그치지 않고 모든 장르의 프로그램으로 확대되어 거래될 것이다. 글로벌 다채널 환경의 도래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프로그램 거래가 활성화되면서 각국의 문화적 장벽을 극복하고, 컨텐츠의 원소스 멀티유즈(one-source multi-use)와 이윤의 다각화를 위하여 우리나라도 구태의연한 프로그램의 모방과 표절시비에서 벗어나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포맷 개념도입과 독창적인 프로그램 포맷 개발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하윤금(연구정보센터 책임연구원 hayk@kb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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