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자 : 권호영
1995년 3월에 본방송을 시작한 케이블TV는 금년 3월로 10년이 지났다. 케이블TV는 많은 굴곡을 겪으면서 잘못된 방송정책의 전형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지만, 출범한지 10년이 지난 현재 1,300만의 가입자를 확충하면서 국내 방송계에서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2004년 12월 현재 전체 가구의 74.2%가 케이블TV에 가입하였는데, 케이블TV의 빠른 보급의 원인으로는 중계유선의 전환정책, 저렴한 수신료 및 지상파TV 난시청 지역의 확대 등을 들 수 있다.
종합유선방송국(이하 SO)은 전국 77개 방송구역에 119개 사업자가 있다. 이들의 매출액을 보면 2004년도에 1조 3,480억원으로 지상파방송사업자의 매출액 3조 5,448억원의 38%에 달한다. SO의 수입구성을 보면 수신료가 48%, 광고가 24%, 인터넷접속수입 등 기타가 28%를 차지하고 있다. 케이블TV의 성장 가능성을 가늠하기 위해서는 수입을 구성하는 각 사업이 어떻게 될 것이며, 새로이 발굴될 수 있는 수입원을 전망해 보아야 한다. 아래에서 개별 항목을 검토해 본다.
첫째로 향후에 수신료 수입이 어떻게 될 것인가를 살펴보자. 케이블TV의 가입자수는 과거와 같이 빠른 속도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한국에서 유료TV 보급률은 2004년 6월 현재 83.6%로 선진국과 견주어 보아도 상위권 수준이다. 앞으로도 유료TV의 가입자가 증가하겠지만 케이블TV는 위성방송과 경쟁을 해야 하고, 조만간에 도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IPTV로 인해서 케이블TV의 가입자수가 감소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케이블TV의 수신료 수입은 비교적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가입자당 수신료 수입이 매우 낮은 수준이고, 디지털로 전환되면서 가입자당 수신료 수입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4년도에 월평균 가입자당 수신료 수입은 5,317원이었다. 디지털 서비스의 경우 SO마다 가격이 다르겠지만 맨 먼저 요금 승인을 받은 SO의 경우 기본형은 1만 5천원, 고급형은 2만2천원으로 결정되었다. 디지털 서비스의 제공으로 수신료 수입이 증가하는 속도는 케이블TV 가입자들이 디지털로 전환하는 속도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지난 8월 1일 현재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수는 1만명이 넘었지만, 이 자료만으로는 향후의 디지털 서비스 가입자수가 원만히 증가될지는 미지수이다.
둘째로 SO의 광고수입이 어떻게 변화할 지에 대해서 살펴보자. 2003년도의 경우 SO의 광고수입은 2,616억원으로 전년도에 비해서 44% 증가하였다. 2003년도에 지상파TV의 광고수입이 전년도에 비해서 3.3% 감소한 점을 감안하면 SO의 광고수입 증가는 케이블TV 업계에 대단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최근에 케이블TV의 시청률 증가추세를 감안하면 44%와 같은 고속 성장은 아니더라도 당분간 상당한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수입은 시청률과 직접적으로 연결되므로 최근 4년 여간의 지상파TV와 케이블TV의 시청률의 변화를 살펴보자. 2001년 4월부터 2005년 5월까지 4년 1개월간 우리나라 케이블TV의 시청률은 5.0%에서 12.5%로 두 배 이상 증가 했는데, 이 증가폭은 60%는 비지상파 계열 PP가 기여하였고, 나머지 40%는 지상파 계열 PP가 기여하였다. 따라서 한국에서 케이블TV는 새로운 채널의 등장으로 인하여 성장한 부분과 동시에 지상파TV 프로그램의 2차 창구의 역할을 하면서 성장하였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지상파TV는 4년 2개월간 시청률이 25.6%에서 20.2%로 5.4% 포인트 감소하였지만, 지상파 계열 PP의 시청률이 0.5%에서 3.5%로 증가하여 3.0% 포인트 증가하였다. 따라서 지상파 계열 PP를 지상파TV의 시청률에 포함하면 지상파TV의 시청률은 26.1%에서 약간 증가했다가 이후 23.7%로 감소하였다. 지상파TV계열 PP를 포함한 지상파TV의 시청점유률은 동기간에 85%에서 72%로 13% 포인트 감소하였다. 케이블TV 시청률이 증가하고 지상파TV 시청률이 감소하는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SO의 광고수입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셋째로, 인터넷 접속수입의 변화를 전망해 보자. 최근에 국내 초고속인터넷 시장에서 SO들은 기간통신사업자들과 경쟁하면서 그 비중을 높여가고 있다. 세계 최고의 인터넷 보급률을 자랑하는 한국에서 인터넷 접속 서비스의 가입자수는 2005년 5월말에 1천 220만을 기록하였다. 이 서비스 가입자의 55%가 xDSL망을 이용하고 35%가 케이블 망을 이용하고 있다(<표 1> 참조). 2005년 5월 기준으로 사업자별로 보면 KT가 616만 가입자로 전체 가입자의 50%를 점유하고 있고 그 다음이 하나로텔레콤으로 278만 가입자를 확보하였다. SO와 RO의 초고속인터넷 가입자수는 2005년 5월에 99만을 기록하여 8.1%의 점유율을 기록하였다. SO와 RO의 초고속인터넷 점유율은 2003년에 4.7%에 불과하였으나 매우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표1>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가입자 수 (단위 : 천원)
연. 월 |
99. 12 |
00. 12 |
01. 12 |
02. 12 |
03. 13 |
04. 12 |
05. 5 |
xDSL |
82 |
2,540 |
4,996 |
5,664 |
6,436 |
6,777 |
6,700 |
케이블 모뎀 |
183 |
1,390 |
2,692 |
3,554 |
3,828 |
4,079 |
4,254 |
아파트 LAN |
- |
- |
63 |
1,181 |
910 |
1,061 |
1,247 |
위성 |
1 |
9 |
12 |
6 |
5 |
4 |
3 |
전체 |
266 |
3,939 |
7,763 |
10,405 |
11,178 |
11,921 |
12,203 |
자료원 : 정보통신부(유․무선 통신서비스 가입자 현황, 각년도) |
인터넷 시장에서 SO의 장점으로 세가지를 들 수 있다. ① SO의 경우 통신사업자에 비해서 낮은 가격으로 인터넷 접속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KT와 하나로텔레콤의 경우 월이용료는 무약정시 2만8천원-3만6천원이지만, SO의 경우 1만8천원-2만2천원에 제공하고 있다. ② SO는 다채널 서비스와 인터넷 접속서비스를 묶어서 판매하면서 통합고지서를 발부한다. ③ 망에 대한 투자로 품질이 좋아졌고, 애프터 서비스도 개선되었다.
넷째로, SO들이 디지털화할 경우 VoIP서비스, 데이터 방송, t-커머스, VOD 등과 같은 신규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며 이로 인해서 수입이 증가할 것이다. 아래에서는 대표적인 수입원으로 간주되는 VoIP 서비스와 t-커머스에 대해서 살펴보자.
케이블TV는 VoIP서비스의 시작 년도인 2006년에 18만 가입자, 2010년에 100만가입자를 확보할 계획이고, 매출액 규모는 2010년에 1,653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VoIP시장을 놓고 케이블방송사업자연합과 KT등 9개 통신사업자와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9개 통신사업자들은 이미 역무 면허를 신청하였다. SO들은 현재 별도법인을 설립, `케이블폰(가칭)'이라는 브랜드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방송, 초고속인터넷, 전화를 결합한 트리플플레이서비스(TPS)를 제공함으로써 통신업체와의 경쟁에 대비한다는 계획이다. VoIP는 SO에게 새로운 수입원이라는 의미도 있지만, 그것보다는 TPS의 제공에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한편 국내 최대 유선통신사업자인 KT는 VoIP 서비스의 제공에 가장 적극적이다. VoIP의 제공에 있어서 SO는 대역폭이 넓은 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이점이 있는 반면에 전화서비스를 제공한 경험이 없다는 단점을 보유하고 있다.
완벽한 양방향서비스를 구현할 수 있는 케이블TV는 t‐커머스를 통해 매출액이 증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t‐커머스를 통해 1차년도인 2006년에 30억원에서 5차년도인 2010년에 1780억원의 매출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방송위원회는 금년 3월에 10개 상품판매형 데이터방송사업자(t-커머스 사업자)를 선정하였다. t-커머스 시장을 두고 5개 TV홈쇼핑 업체들과 5개 신규 t-커머스 사업자들이 치열하게 경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현재 10개 t커머스 사업자 중 MSO인 CJ케이블넷을 계열사로 두고 있는 CJ홈쇼핑 등 2∼3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이 서비스에 필요한 인프라인 디지털케이블망을 확보하지 못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도 시범테스트조차 시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t커머스 사업자들은 애초 연내 상용서비스 시작을 목표로 삼았던 계획을 내년 이후로 변경한 상태다.
이상에서는 SO의 매출을 증대시킬 요인을 정리하였다. 그러나 디지털화가 확산되면서 SO에게는 위협도 닥치고 있다. 가장 큰 위협은 통신사업자들이 준비하고 있는 IPTV 서비스이다. KT와 하나로 통신은 IPTV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 준비하고 있는데, 통신사업자들도 TPS 서비스의 제공을 위해서는 반드시 IPTV를 서비스해야 하는 입장이다. 규제기관인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는 융합서비스의 출현이 전세계적인 추세임을 감안해 IPTV의 도입이 불가피하다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그러나 서로 자기 산하에 두려는 이기심으로 인해서 IPTV의 도입을 위한 법제정비가 지연되고 있다. 따라서 IPTV의 도입은 시간의 문제이고, 이 부분에 대해서는 SO도 동의하고 있다. SO는 디지털화가 완료되는 2년 후쯤에 IPTV가 도입되기를 바라고 있다. SO들은 디지털 케이블 서비스는 IPTV와의 서비스 경쟁에서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두 번째로 큰 위협은 SO의 디지털화 그 자체가 SO에게 위협이다. SO의 디지털화에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데, 이러한 투자로 인한 매출 증대는 서서히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가입자들이 디지털 서비스로의 전환을 거부할 경우에 디지털화로 가입자당수입을 증대시키겠다는 의도는 모두 물거품으로 변하게 된다. 케이블TV는 향후에 매출액 증대와 시청률 증가로 인해서 그 위상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통신사업자와 경쟁이라는 힘겨운 과제가 놓여있다.
권호영(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연구정보센터장) [매경 이코노미 기고 / 2005. 8.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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