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통신융합 구조개편 논의가 한창인 가운데, '콘텐츠활성화'가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여기에는 유통수단은 급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쓸만한 콘텐츠'가 턱없이 부족하다는 상황인식이 배경에 있다.

그럼에도 방송통신융합시대의 길목에서 콘텐츠 진흥체계는 정책의 혼선과 중복지원 문제로 얽혀있어 '육성'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선진 각국은 문화산업육성에 적극 뛰어들고 있고 경쟁이 글로벌화는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현재의 '난마'를 풀고 어떻게 콘텐츠진흥체계를 확립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살펴본다.


[요약문]

■ 현황과 문제점

○ 문화관광부는 방송영상콘텐츠진흥에 대해서는 방송법과 문화산업진흥기본법, 디지털 콘텐츠진흥에 대해서는 문화관광부는 문화산업진흥기본법과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 정보통신부는 온라인디지털콘텐츠산업발전법에 입각해 정책을 수립/시행하고 있음.
- 방송위원회는 방송진흥정책수립의 법적 근거가 명확하지 않음. 다만 방송발전기금의 관리 감독 주체인 방송위원회가 방송법의 기금 용도에 입각해 방송산업 진흥사업에 기금을 지원하고 있으나, 직접 사업도 추진하고 있어 ‘기금의 용도’ 규정(방송법 제 38조) 취지에 반하고 있음.
- 문화관광부는 기본적으로 국고와 일부 방송발전기금, 정보통신부는 국고 및 관련 기금, 방송위원회는 방송발전기금을 재원으로 삼아 지원사업을 추진하고 있음. 다만 방송영상콘텐츠진흥에 대해 정책수립과 기금관리운용주체가 분리되어 있어 정책의 실행력이 떨어지고 있음.

○ 방송영상콘텐츠와 디지털 콘텐츠 진흥사업을 살펴본 결과, 방송영상콘텐츠 부문에서는 문화관광부와 방송위원회간에 디지털 콘텐츠부문에서는 문화관광부와 정보통신부와의 사이에서 지원사업 중복 또는 중복 우려가 엿보임.

○ 선진각 국에서 방송영상콘텐츠정책수립의 주체는 대부분 독임제 형식의 정부부처에 의해 실시되고 있고 그 중에서도 문화관련 부처가 담당하고 있는 것이 일반적임.
- 또한 정책수립기관의 산하에 별도로 진흥기관을 두고 독자 내지 복수의 기금을 운용해 지원하고 있음. 다만 해외각국에서 방송영상콘텐츠와 디지털 콘텐츠 진흥에 대한 관할구분은 명확하게 되어 있지 않은 듯함.    

  ■ 제언

○ 국제적 협력․대책의 증가와 강력한 콘텐츠 진흥정책의 필요성에 입각한다면, 방송영상콘텐츠진흥정책은 다양한 정책수단과 막강한 자원동원력,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진 정부 내 전담부서의 진흥조직체계에 의해 주도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임.
- 책임소재가 불분명하고 합의제의 의사결정구조로는 추진동력과 효율성이 떨어져 소기의 산업진흥 목적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임. 여기에 ‘독립행정의 규제 감독기관’으로써의 정체성, 공공적 가치의 실현이 제일가치로 ‘산업진흥’을 전면에 내세우기 어려운 구조와 한계를 지님.      
- 선진 각국은 정부주도하에 국가전략산업의 일환으로 문화산업을 자리매김하고 이의 진흥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글로벌화에 따라 국제협력 및 대책등 정부차원의 업무가 훨씬 많아지고 정치(精緻)하게 요구될 것으로 보임.
- 산업진흥이라는 목표를 실천하는데 있어 현실적으로 기타 타 부처로부터의 원활한 협력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도 정부부처주도의 진흥체계가 바람직함. 산업진흥정책의 주체가 ‘독립행정기관’일 경우, 타 부처로부터의 협력이 여의치 않아 콘텐츠진흥에 차질을 빚을 수 있음. 
- 다양한 콘텐츠를 결합한 종합적이고 유기적인 정책과 전략추진체계 속에서 방송영상콘텐츠 진흥이 이루어져야 만이 콘텐츠간의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고 궁극적으로 산업진흥에도 기여할 것임.
- 콘텐츠 유통의 근간에는 저작권제도가 존재하며 따라서 콘텐츠진흥은 저작권제도 및 정책과 긴밀하고 유기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임.   
- 한류의 지속과 확대를 위해서는 콘텐츠간의 가치사슬 구조와 시너지 효과 차원에서 타 콘텐츠와의 연계 속에서 진흥정책이 수립되고 시행되어야 할 것임.

○ 방송과 통신의 융합을 기회로 분산되어 있는 산업진흥 또는 방송영상콘텐츠/디지털콘텐츠진흥 규정을 통합해 ‘콘텐츠진흥법’을 제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임. 이러한 법제화 과정을 통해 안정적 제도적 토대위에서 ‘제대로 된 산업진흥’의 정책목표를 실현할 수 있을 것임.
 - 디지털 콘텐츠는 아날로그 콘텐츠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콘텐츠자체의 본질이 변하는 것이 아니며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콘텐츠가 디지털화된 경우 ‘디지털 콘텐츠’의 개념자체가 무의미해짐.
- 디지털 콘텐츠의 과도기적 지원 효용성이 인정된다고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온/오프라인을 구분해야할 커다란 실체가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네트워크나 매체에 구애받지 않는 콘텐츠의 속성과 콘텐츠간의 유기적 관계, 콘텐츠 종합전략의 필요성 등을 감안할 경우, ‘콘텐츠진흥법’의 형태가 타당할 것임.

○ 진흥정책 혼선의 또 다른 모습은 정책주체와 재원의 분리에 있음. 산업진흥의 정책주체는 문화관광부임에도 진흥재원의 하나인 방송발전기금의 관리운영 주체는 방송위원회로 되어 있어 정책의 실효성이 담보되지 않은 경우도 종종 발생. 진흥정책에 따른 재원의 담보가 안정적이고 유기적으로 연결될 수 있도록 제도정비가 필요할 것임.

연구자 : 김영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