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행 방송법 제65조에 따르면, 수신료 금액은 KBS 이사회가 심의․의결한 뒤 방송위원회를 거쳐 국회의 승인을 받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이해 당사자가 수신료 인상의 주체라는 점과 정치권으로부터의 독립성 결여라는 측면에서 문제점들이 지적되고 있다. 특히 수신료 인상 기준이나 시점이 법제화되어 있지 않은 점은 돌파구를 찾지 못하는 KBS 수신료 논의를 더욱 어렵게 하고 있다. 따라서 수신료 논쟁이 정치권에서 정략적으로 이용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징수의 주체, 절차, 기준 등 공영방송 수신료 제도 전반을 포괄하는 논의가 필요하다. 

  해외의 공영방송 수신료 결정 제도 중 독일의 방송사재정수요조사위원회(Kommission zur Ermittlung des Finanzbedarfs der Rundfunkanstalten, 이하 KEF)는 우리의 현행 수신료 결정제도에 대한 보완이라는 측면에서 주목할 만하다. 독일 KEF의 독특성은 정치적인 영향력 배제뿐 아니라, 공영방송의 수신료 인상을 공영방송사의 기본공급(Grundversorgung) 업무, 즉 ‘다양한 여론 형성과 보호’를 위해 방송 전 분야에서 다양한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며, 전국민이 시청할 수 있는 기술적 가능성을 제공해 줄 의무와 연결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수신료의 인상을 ‘경제성과 절약성’이라는 경영원칙에 근거하는 합리성을 지니고 있다. 

  따라서 이 글에서는 독일 KEF에 대한 구체적인 이해와 한국의 정치지형과 방송구조하에서의 적용가능성에 대한 검토를 통해 수신료 결정방식에 대한 개선방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연구자 : 성숙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