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은 공익을 실현할 사회적 책임이 있다. 이를 위해 방송은 사회의 공적 가치의 유지와 실현을 위해 노력해야 하며, 무엇보다 여러 계층의 이익과 관심, 견해가 개별 프로그램에 고루 반영되도록 다양성과 균형성, 공익성을 갖추어야 한다. 더불어 방송사는 공적 요구를 실현하면서 타 방송사 또는 매체와의 경쟁 속에서 시청자를 최대한 확보해야 하는 경영 측면 역시 고려해야 한다.
○ 이렇게 방송에서 공공성과 상업성이라는 상반된 요구가 공존하면서 현실화되는 지점이 바로 ‘편성’이다. 편성은 공공성 실현을 위한 도구이자 경쟁력 강화와 시청률 확보를 위한 전략적 수단이라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지금까지 공공성과 상업성의 공존을 통해 드러나는 편성의 양면성은 양쪽을 모두 고려해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하는 부담을 방송사에 지워왔다. 봄, 가을 정기 개편 때마다 방송사가 공공성과 다양성의 관점에서 비판을 받고, 시청률 지상주의라는 멍에를 짊어져 온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 지금까지 편성에 대해 방송사나 규제기관, 학계, 시청자단체가 견해 차이를 보여 온 것도 편성의 양면성에 기인하는 문제로 볼 수 있다. 편성에서 공익성과 상업성은 현실적으로 간과할 수 없는 중요한 요인임에도 불구하고 관련 주체들은 편성의 양면성에 대해 양립된 입장을 가져온 것이다. 예를 들어, 방송사는 경영 측면에서 경쟁력 있는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편성해 온 반면, 규제기관이나 시청자단체는 이를 상업주의적, 시청률 지상주의 편성이라고 비판적 입장을 보여 왔다. 결국 이러한 견해 차이는 방송 편성 평가에서 비판의 현실성 부재라는 문제점을 낳았다.
○ 현재 편성 관련 현안들에 대한 논의에서 중요한 것은 논의의 토대가 되는 데이터의 현실성과 논의 결과물의 실용성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지상파TV의 편성이 지금까지 어떻게 이뤄져 왔고, 구체적으로 어떠한 문제점을 가지고 있고, 그에 대한 개선점은 무엇인가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 따라서 본 연구는 2000년대 들어 최근 5년 동안 9차례 개편에서 지상파TV의 편성이 어떠한 패턴을 보여 왔는가를 종합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특징적인 내용을 갖는다.
- 첫째, 지상파TV의 편성 패턴을 프로그램 부문별 편성 차원에서 채널 간 비교 분석함으로써 2000년대 들어 최근의 편성 동향을 종합적, 구체적으로 파악하였다.
- 둘째, 2000년 봄 개편~2004 봄 개편 사이의 9차례 개편의 프로그램 부문별 누적 편성 합계와 시기별 동향을 살펴보았다. 2000년 봄 개편~2004년 봄 개편 사이의 누적 편성 합계를 살펴 본 것은 2000년대 들어 최근 5년 동안의 편성 동향을 개별적으로 보았을 때 나타나지 않는 전체 현황을 종합적으로 파악하기 위함이다.
- 셋째, 같은 기간 교양과 오락 프로그램 세부 장르별 누적 편성 합계와 시기별 동향 비교 등을 살펴보았다. 교양 프로그램을 시사교양, 오락교양, 문화교양, 교육교양, 생활교양 등으로 나누고, 오락 프로그램은 드라마, 영화, 스포츠, 퀴즈/게임쇼, 애니메이션, 오락정보, 음악쇼 등으로 나누었다.
연구자 : 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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