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 100세 시대 문화여가로 잘사는 법
|윤 소 영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여가·민간투자센터장)|
생명연장의 꿈은 우리의 삶을 100세까지 살 수 있는 현실에 놓이게 하였다. 박유성 교수 연구(2011)팀이 한 신문사의 특집기사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2011년 현재 1954년생 남자 10명 중 4명(39.6%), 여자 10명 중 5명(46.2%)은 98세까지 생존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이처럼 100세까지 살게 된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은 ‘어떻게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 것인가? ‘무엇을 하면서’ 100세까지 살 것인가? 등의 이슈로 집중된다. 더 이상 80세 수명을 기대하던 생활 방식이나 삶의 패러다임으로는 100세까지 ‘건강하게 끊임없이 무엇을 하면서’ 살 수 없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한 것이다.
이 가운데 가장 큰 화두는 ‘일’ 중심의 생애주기를 재편하는 문제이다. 80세 생애에서는 청소년기에 일을 위한 교육을 받고, 중·장년기에 일에 집중하고, 노년기에는 일에서 은퇴 후 자유 시간을 여가에 집중하게 되는 생활, 즉 노동을 중심으로 특정한 삶의 단계에서 특정한 활동을 해야 한다는 가정을 당연히 받아들이게 되었다. 이러한 연령차별사회에서는 노동시장에 진입하여 활발히 활동하는 30대를 전후해서 일하는 시간이 여가시간보다 많아지다가 50대 중반 이후 은퇴로 인해 노동시간이 감소되면서 여가시간이 급증하는 시간구조를 나타낸다. 현재까지 우리나라 사람들의 1일 생활시간구조의 변화를 연령별로 살펴보면 이러한 현상을 뚜렷이 알 수 있다.
통상적으로 20∼60세까지 40년 동안 노동, 통근, 잔업시간을 더한 근로자들의 노동수명이 약 9만 시간이라고 계산하면, 100세 기대수명 중 80세까지만 계산해도 1일 평균 12시간의 자유 시간을 합하여 1년에 약 4,500시간, 20년간 약 9만 시간이라는 자유 시간이 산정된다. 더욱이 근로자들의 40년간 9만 시간은 정해져있고 공식적인 시간이라면 60세 이후 최소 20년간의 9만 시간은 개인의 역량과 자율적인 의지에 따라 결정되는 사적인 시간이 되는 셈이다. 물론 이 시간동안 대다수의 노인들을 노동시장에서 활용하고 재취업의 형태로 고용을 한다면 다르겠지만, 현실적으로 모든 노인들을 노동시장에서 고용하는 구조는 어렵다. 실제 노동시장에 있는 노인들도 전일제 노동형태라기 보다 반일제나 비정규직, 또는 자원봉사 참여 등으로 임시 또는 일시적으로 참여하는 형태가 될 것이다.
그렇다면 늘어난 생애주기 동안 어떻게 시간을 보내면서 지내야 활동적 노년이 될까? 많은 사람들이 이에 대한 대답을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이나 “하고 싶었던 일”을 하면서 보내겠다고 계획하고 생각한다. 그러나 은퇴 후 많은 근로자들이 그동안 직장생활과 일 때문에 미루었던 일을 찾아서 새롭게 시작하거나 평소에 하고 싶었던 일에 몰두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 왜 그런가? 한마디로 정리하면 ‘놀아본 사람이 놀 수 있다는 것이다.’ 활기차고 행복한 노년기의 삶을 위해서는 여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며 노년기의 적극적인 여가참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청·장년기 때부터 여가에 대한 설계, 계획, 준비가 필요하다. 따라서 노년기에 적극적인 여가의식을 형성하고 능동적으로 여가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전 생애에 걸친 설계가 중요하다. 이처럼 100세 시대에는 교육이나 노동, 여가가 전 생애에 걸쳐 균형 있게 시행되고 개인의 욕구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함으로써 자율적인 삶이 가능해지는 연령통합적 사회로 변화된다고 한다.
Ken Roberts(2006)는 노년기에 사회봉사 조직에 가입된 사람이나 사람들과의 교제 범위가 넓은 사람, 지적·예술적 흥미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들이 젊었을 때 그러한 활동들을 해왔던 사람들이며, 이와는 반대로 은퇴 이후에 여가활동이 감소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들이 젊었을 때 여가 관심의 범위가 한정되었던 사람들이라 하여, 한 개인의 여가는 강력한 지속성으로 나타난다고 보고한 바 있다. 한편, Iso-Ahola(1980)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여가 경험을 찾으며, 여러 생애단계에 걸쳐 여가활동의 패턴을 변화시킨다고 설명하면서, 여가의 지속성과 더불어 여가의 변화측면에 대해 보고한 바 있다. 이러한 변화는 꼭 새로운 형태의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습득하는 것뿐만 아니라 친숙한 활동 내에서의 대체에 의해 일어나기도 한다고 설명하면서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새로운 여가활동을 배우는 것으로서 변화가 일어나기 보다는 기존의 여가활동범위 내에서 여가행동의 패턴을 변화시킨다고 하였다.
개인은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환경의 변화에 따라 여가의 이용에 변화가 일어나지만, 현재의 생활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여가행동의 지속성은 존재하며 어렸을 때의 여가경험들은 시대를 초월해서 성인의 여가행동 패턴에 계속해서 영향을 미치게 된다. 결국 여가는 생애주기에 걸쳐 일생동안 경험되는 사회화되는 과정이며, 전 생애에 걸친 여가경력(leisure career)이 중요하다. 우리보다 인구고령화의 경험을 빨리 경험한 일본은 여가력(餘暇歷)의 개념을 통해 청장년기 여가가 노년기 여가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고 있다.
DeCarlo(1974)는 전 생애동안 여가활동에 정기적으로 참여하게 되면 단발적으로 참여하는 것보다 성공적인 노화가 더욱 가능하다고 보고한 바 있는데, 이처럼 여가와 삶의 질의 관련성을 지속적이고 긍정적으로 유지시키기 위해서는 일련의 단계를 통한 여가경력의 개발이 요구될 수 있다. 여가경력이 개발되는 전형적인 단계에 관한 연구에서는 각 유형의 여가경력들이 일련의 비슷한 단계를 통해 개발될 수 있다는 것으로 개개인에 따라 단계를 밟아가는 형태는 다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여가경력의 개발단계의 특징은 크게 4가지로 설명된다. 일단, 어떤 활동에 흥미를 가지게 되며 흥미를 가진 활동에 몰입하게 되고 정기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적극성을 가지게 된다. 마지막으로 몰입에서 여가활동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여가활동 분야에서 조직적 역할을 맡음으로써 전문성을 띠게 되고 이를 통해 사회공동체를 위한 활동으로 확대된다. 따라서 성공적인 여가경력의 개발을 위해 가장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할 부분은 정기적인 참여를 통한 여가활동의 진지화 및 전문성 획득이라고 볼 수 있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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