④ 융합기술 R&D로 비즈니스 혁신을 디자인하라
|김 용 진 (서강대학교 글로벌서비스경영학과장)|
경제의 서비스화, 디지털화, 그리고 기술융합
경제적 패러다임이 제품 중심에서 서비스 중심으로 변환되었고 세상의 모든 지식과 제품이 디지털화되어 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의 흐름 속에 지식이 가장 중요한 가치를 가지는 자원이 되고 있다는 사실은 많은 학자들과 언론에서 거론되어 왔다. 이러한 흐름과 궤를 같이 하는 또 다른 변화는 다양한 기술과 지식의 융합이다.
융합은 일반적으로 “서로 다른 가치사슬을 구성하는 프로세스간의 결합을 통하여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다시 말해, 융합이란 디지털화, 네트워크 고도화, 신기술 통합(Technology Integration), 그리고 영역확대(Coverage Extension) 등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현상을 말하는 것이다. 기존의 지식이나 기술로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거나 혹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내기에 한계가 있고, 새로운 기술만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는 것이 기업에게 많은 위험을 부담시키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는 방법으로 나타난 것이 융합인 셈이다. 아래 그림은 다양한 층위의 융합 형태를 표현한 것이다.
그림에서 보여지듯 융합은 인적 융합, 지식융합, 고객 및 기술의 융합, 그리고 제품·서비스 융합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인적 융합은 모든 융합의 기반이 되는 것으로 다양한 지식을 가진 인력들이 공동 작업을 통해 서로가 가진 암묵지들을 흡수하고 이해하게 될 때 일어난다. 이러한 인적 융합은 지식 융합의 원천이 되며 지식 융합을 통해 새로운 융합 지식들을 만들어 내게 된다. 그 다음 단계인 고객 및 기술과의 융합은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 초점을 두는 것으로 실질적인 R&D 형태를 띠게 된다.
고객 및 기술과의 융합은 고객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지식과 기술을 결합하는데서 시작되며, 조금 더 발전하면 고객에게 맞는 특정한 솔루션을 제공하기 위해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하는 융합의 단계에 이르게 된다. 따라서 융합 R&D를 이야기할 때는 기술의 관점이 아니라 반드시 고객의 관점에서 바라보아야 하며 새로운 시장과 사업모델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즉 기존의 R&D가 기술의 관점에서 새로운 기술을 통해 시장을 만드는 것이었다면, 융합관점의 R&D는 고객의 관점에서 시장을 보고 여기에 맞는 기술들을 융합을 통해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러한 새로운 시장은 서비스와 제품, 기술, 문화 등이 융합된 새로운 사업모델을 통해 구체적으로 실현이 가능해진다는 특징도 가지고 있다.
융합기술, 융합 R&D의 배경 및 특징
그러면 왜 지금 갑자기 융합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일까? 가장 중요한 원인은 경제가 발전함에 따라 소비자의 욕구가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들이 과거와는 다르게 보다 안전한 삶, 편안한 삶, 그리고 즐거운 삶을 추구하는 욕구의 고차원화 경향이 있을 뿐만 아니라 자신만을 위한 특별한 뭔가를 추구할 수 있는 개성이 존중되는 삶을 원하고 있으며, 다양성이 인생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인식하고 있다. 이러다 보니 소비자들은 자신을 위한 시간 또는 여가시간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내기 위해 다양한 업무를 동시에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이나 서비스, 언제 어디서나 자신들이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들을 선호하기 시작했다.
다시 말해 자신만의 시간과 자신만을 표현할 수 있는 서비스, 그리고 동시에 여유시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시간을 절약해주고 공간적 제약을 제거해 주는 기술이나 서비스를 찾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표>은 시간절약, 편리함 추구, 그리고 즐거움 추구라는 고객들의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개발되어 시장에서 크게 환영받았던 제품과 서비스를 보여준다.
반면에 기업들의 입장에서 보면, 이러한 소비자들의 욕구 변화에 대응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어떤 경우에는 소비자의 요구에 대응하는 것 자체가 상당한 위험을 초래하게 되는 경우를 겪게 된다. 이러한 사업 환경에서는 고객의 관심을 끌기 위한 기업 간의 경쟁이 더욱 심해지고, 상품이나 서비스의 차별화나 부가가치화를 위한 노력이 더욱 더 거세지게 된다. 또한 경쟁의 격화로 인해 기업들이 추구할 수 있는 마진의 폭이 좁아지기 때문에 비용절감을 위한 기업들의 노력 또한 심화된다. 문제는 이러한 기업 간 경쟁의 격화가 탈규제화와 맞물리면서 종종 기술 수명을 단축하여 엄청난 투자를 통해 얻은 기술을 하루아침에 진부한 것으로 만들어 버릴 위험이 상존한다는 것이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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