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창조 생태계 모델로서 콘텐츠와 ICT의 상생
|이 병 민 (건국대 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콘텐츠와 ICT 생태계의 중요성
세계적 금융위기로 촉발된 글로벌 위기는 경제와 국가의 성장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 그동안 세계경제를 좌우하던 제조업 중심의 성장은 서비스업과 지식정보산업을 거쳐 콘텐츠가 중심이 되는 경제로 이동하고 있다. 즉, 경제 패러다임은 실물중심의 산업경제에서 정보와 소프트웨어 중심의 지식경제로 변화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창의성과 상상력이 중심이 되는 창조경제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진화와 관련하여 창조경제의 핵심은 단순 미디어+콘텐츠의 기본 개념에서 벗어나 제조업, 서비스업,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미디어와 플랫폼에 이르기까지 기획부터 소비에 이르는 모든 가치사슬(value chain)에 참여하는 콘텐츠 생태계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창조적 행위와 관련된 모든 연관산업 영역까지 확장되는 것을 뜻한다. 즉, 문화유산, 생활양식, 창의적 아이디어, 가치관 등 다양한 요소들이 콘텐츠로 재구성되고 유통되면서 다양한 기기와 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고부가가치를 갖는 상품으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창조적인 콘텐츠 생태계의 특성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고 공급자 중심, 개별 장르 중심, 하드웨어와 플랫폼 중심의 사업추진 등으로 정책지원이 효과적으로 이루어지지 못한 측면이 크다. 이는 콘텐츠를 중심으로 하는 부처와 ICT를 중심으로 하는 부처가 지원 분야에 따라 개별 장르, 기기 및 플랫폼에 따라 지원조직 위주의 사업을 시행하였기 때문이다. 또한 정책 공급자 중심의 추진으로 창의성 발굴이나 소프트웨어와 콘텐츠보다는 하드웨어 위주 사업에 치우친 경향도 크다.
창조 & 콘텐츠 생태계와 ICT 생태계가 상생해야하는 원인은 산업-생활-문화기반 융·복합 생태계가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기회를 만들기 때문이다. 콘텐츠와 ICT가 함께 협력해야 시너지를 통해 교육·문화가 함께하는 창조적인 일자리가 마련되고, 일자리, 생활, 환경, 교통 등이 복합적으로 고려되는 인간중심의 산업생태계가 완성될 수 있다. 기존의 제조업뿐 아니라 서비스업과 접목되는 콘텐츠, 그리고 이와 관련되는 ICT의 연계를 통해 자동차, 조선, 의료, 금융뿐 아니라, 문화예술, 관광, 체육 등 다양한 창조영역에서 일자리가 창출될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생의 생태계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지속가능성이 중요하며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선순환 구조, 각 요소와 개체들의 경쟁력 확보, 상호연계성 및 공진화가 중요하다. 그리고 이러한 바탕에는 소비자와 고객을 염두에 둔 국민의 삶과 연계된 친화형 정책이 바탕이 되어야 할 것이다.
따라서 앞으로 환경변화와 정책수요는 기술과 문화 또는 콘텐츠와 ICT의 두 가지 양분된 정책추진이 아닌 상생과 협력이라는 방향에서 더욱 확대되어야 한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시장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면서 활성화를 이끌 수 있는 선순환 체계의 업그레이드 정책추진이 필요한데 이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가치사슬의 특성화를 최대한 보장하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어우러지며, 콘텐츠가 힘을 더해 시너지효과를 창출할 수 있도록 조직적인 지원이 이루어지는 생태계 화합형 상생지원이 시급하다.
창조경제와 콘텐츠 생태계
최근 콘텐츠 분야에서 생태계 접근이 많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콘텐츠는 본래 다양한 콘텐츠 생산자와 유통ㆍ소비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가치사슬 안에 구성개체들이 포함되어 있고 개체들 간의 조화로운 관계의 모색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창조경제시대의 콘텐츠 생태계는 좀 더 거시적인 안목에서 다양한 구성요소들과의 상생이 모색되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콘텐츠 생태계를 설명할 때 산업생태계를 이야기하는데, 콘텐츠 자체가 다양한 이미지와 영상, 자료 등 추상적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 관련된 생태계를 한마디로 정의하기는 어렵다. 잘 알려진 대로, 생태계는 영국의 A.G. 탠슬리에 의해 1935년 제창된 용어로 자연의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인식하기 위해 이들 상호간의 관계를 지닌 생물과 무기적 환경을 하나로 통합해서 보는 관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연과 비즈니스 모두에게 있어서 “효율과 생존을 위해 상호 의존하는 느슨하게 상호 연계된 참여자들의 관계망”을 의미한다. 콘텐츠도 산업적으로 고유한 생태계를 가지고 있어서 이러한 관계망이 창조경제시대의 콘텐츠에 적용될 때 효과성을 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콘텐츠 생태계는 컨버전스 & 유비쿼터스 환경에 따라 미디어, 네트워크, 서비스가 소비자의 문화적 욕구에 따라 콘텐츠 중심으로 융합되는 것이라 할 수 있으며, 이는 지식, 정보, 교육, 문화, 노동, 오락 등 다양한 분야를 유기적으로 연결시킴으로써 인간의 삶을 유지하는 환경을 제공한다는데 의미가 있다. 이때 생태계는 콘텐츠와 플랫폼, 네트워크, 사용자, 디바이스 등 디지털환경의 변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는데, 콘텐츠의 생산, 유통, 소비와 관련된 이해관계자들이 구축하고 있는 가치사슬의 시스템을 의미한다.
생태계와 관련된 다양한 구성요소들을 고려해 보면, 창조경제의 발전을 위한 협력과 상생의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기술기반 인프라와 관련하여 다양한 콘텐츠들이 자생할 수 있는 ‘토양’으로서 법제도 및 ICT 기반과 창의적인 인력 등 인프라가 모두 필요할 것이며, 이를 지속적으로 지탱할 수 있는 다양한 부처의 상생 노력 등 유형별 정책지원들이 자연생태계의 ‘비’처럼 제공될 것이다. 또한 공적자본과 민간자본이 ‘태양’처럼 성장을 도울 것이며, 융합 환경의 발달에 따라 콘텐츠와 플랫폼, 네트워크, 디바이스의 연계망이 하나의 ‘공기’처럼 전체와 관련되어 발전할 것이다.
이때 콘텐츠의 기획, 제작, 생산자는 중소기업과 1인 창조기업, 다양한 기술관련 엔지니어, 소프트웨어 개발자 등을 포함하여 ‘나무’처럼 작용을 할 것이며, 이러한 콘텐츠들이 모여서 ICT 생태계와도 상생을 이루는 ‘숲’을 이루고, 콘텐츠의 소비와 재생산을 담당하는 ‘동물’들과의 관계처럼 공생관계를 이루며 공진화를 꾀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콘텐츠의 창작·기획에서 제작·생산이 유통·서비스되고, 다양한 기술 인프라와 유통관계를 거쳐 소비와 재생산의 외연확장 등을 거쳐 콘텐츠와 기술, 연관분야인 관광, IT, 제조업, 서비스업 등과 연관을 맺으며 다양한 파급효과를 생산하는 선순환시스템을 가져가는 것을 의미한다.
※ 자세한 내용은 첨부(PDF)화일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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