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배틀로얄 장르는 여러 명의 플레이어가 마지막 생존자가 되기 위해 경쟁하는 온라인 멀티플레이어 비디오 게임 장르이다. 일반적으로 수십 명에서 100여 명의 플레이어가 참가하며, 안전 구역 내에서 전투를 벌인다. 안전 구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점 좁아지며, 이에 따라 생존자 수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플레이어들은 게임 시작 시 최소한의 장비만으로 게임을 시작하며, 맵을 탐험하며 무기와 장비를 수집할 수 있다. 이후 수집한 장비를 이용해 다른 플레이어와 전투를 벌인다.
이후 10년의 시간을 거쳐 하나의 장르로 정착하였으며, 현재 배틀로얄 장르의 흥행은 많이 가라 앉은 편이나 <배틀그라운드>, <포트나이트 배틀로얄(Fortnite Battle Royale)>,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s)>,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Call of Duty: Modern Warfare)> 등 독립형 배틀로얄 장르 게임들이 시장 내에서 꾸준히 사랑받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2024년 6월 기준 스트리밍 플랫폼의 주요 배틀로얄 게임(평균 동시 시청자 수 기준) 출처 : Gamesight그러나 배틀로얄 장르의 모든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래디컬 하이츠(Radical Heights)>, <더 컬링(The Culling)>, <다윈 프로젝트(Darwin Project)>, <하이퍼 스케이프(Hyper Scape)>, <서바이브 아이오(Surviv.io)>, <플래닛사이드 아레나 (PlanetSide Arena)>와 같은 게임은 큰 기대를 모았지만, 짧은 서비스 기간을 거친 후 종료되며 시장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이러한 게임들은 다양한 이유로 실패를 겪었다.
<래디컬 하이츠(Radical Heights)>는 개발 초기 단계에서 출시되면서 완성도가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았고, <더 컬링(The Culling)>은 지나치게 빈약한 콘텐츠와 과도한 과금 모델로 인해 게이머들에게 외면받았다. <다윈 프로젝트(Darwin Project)>는 독창적인 콘셉트에도 불구하고, 경쟁력 있는 마케팅 부족과 제한된 플레이어 기반으로 어려움을 겪었다.
<하이퍼 스케이프(Hyper Scape)>는 빠른 속도의 게임플레이와 복잡한 메커니즘이 신규 플레이어에게 진입 장벽으로 작용했으며, <서바이브 아이오(Surviv.io)>는 독특한 2D 그래픽을 차용한 배틀로얄 게임으로 출시 초기에 많은 기대를 모았으나, 대형 배틀로얄 게임들과의 경쟁에서 차별점을 두지 못했다. <플래닛사이드 아레나(PlanetSide Arena)>는 기대에 비해 낮은 사용자 수와 콘텐츠 부족으로 개발 중단에 이르렀다.
이러한 사례들은 배틀로얄 장르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생존하기 위해 차별화 전략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배틀로얄 장르는 여전히 많은 게임사들이 도전하고 싶어하는 매력적인 분야다. 최근까지도 수많은 개발사들이 배틀로얄 장르로의 사업 확장을 꾀하고 있으며, 배틀로얄의 인기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이는 배틀로얄 게임이 대규모 멀티플레이어 경험과 긴장감 넘치는 전투를 제공하며, 플레이어들에게 끊임없는 도전과 재미를 선사하기 때문이다.
새로운 배틀로얄 게임들은 시장에서의 성공을 위해 다양한 차별화 전략을 시도하고 있다. 예를 들어, 게임 내 독특한 기계나 무기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혁신적인 그래픽 스타일과 세계관을 구축하며 다른 게임과의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또한, 플레이어의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속적인 업데이트와 이벤트를 제공함으로써 사용자 경험을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배틀로얄 게임의 생애주기에 대해 알아보기 위해 여전히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배틀로얄 게임의 요인에 대해 살펴보고, 나아가 배틀로얄 장르가 최근에는 어떠한 방식으로 발전하고 있는지 분석해 보고자 한다.
단기 서비스로 종료된 배틀로얄 게임배틀로얄 장르 중 가장 유명한 게임인 <배틀그라운드>는 배틀로얄 게임 열풍의 선구자로 꼽힌다. 오늘날 배틀로얄 게임에서 필수 구성 요소로 차용되는 많은 시스템들이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대중화되었는데, 100명의 플레이어로 시작하는 점, 점점 축소되는 플레이 영역, 약탈 시스템, 솔로 및 듀오, 분대 기반의 매치메이킹 옵션 등이 있다. 최근에는 텐센트(Tencent)가 투자에 나서면서 기존 PC에서 엑스박스 원(Xbox One)과 플레이스테이션 4(PlayStation 4)로 플랫폼이 확장되었다.
<포트나이트 배틀로얄>는 가장 인기 있는 배틀로얄 게임 중 하나로 꼽힌다. 요새 건설에 더해 캐릭터 꾸미기 등의 요소 등을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또다른 재미를 찾을 수 있도록 하였다. 또한, 올해 6월에는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에서 유저들의 진입장벽을 높이는 건설과 같은 요소들을 제거하고 빠른 템포의 게임 플레이가 가능한 <포트나이트: 리로드(Fornite: Reload)>라는 새로운 모드를 출시하기도 하였다. <포트나이트>는 이와 같은 지속적인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플레이어들에게 더욱 새로운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포트나이트: 리로드> 타이틀 이미지 출처 : Epic Games일본의 게임 개발사 세가(Sega)가 새로운 소닉 시리즈 <소닉 럼블(Sonic Rumble)>로 배틀로얄 장르에 도전한다. <소닉 럼블>은 2020년에 출시되어 인기를 끈 <폴가이즈(Fall Guys)>와 유사한 모바일 플랫폼 전용 논슈팅 배틀로얄 게임이다. 총 32명의 플레이어가 다양한 레벨과 장애물 코스에서 경쟁하며, 마지막까지 살아남는 사람이 최종 승자가 된다. 플레이어는 소닉(Sonic), 닥터 에그맨(Doctor Eggman), 테일즈(Tails), 너클즈 (Knuckles) 등 시리즈에 등장한 다양한 캐릭터를 선택하여 게임을 진행할 수 있다. 스테이지에 있는 링을 모아 캐릭터를 꾸미기 위한 외형 아이템을 구매할 수도 있다. 이러한 요소 덕분에 소닉 팬들뿐만 아니라 배틀로얄 장르의 팬들에게도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소닉 럼블>은 세가와 로비오(Rovio)가 공동으로 개발한 타이틀로, iOS와 안드로이드 플랫폼을 통해 제공될 예정이다. 출시는 이번 겨울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세가는 <소닉 럼블> 출시를 통해 소닉 IP의 글로벌 시장 확대를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5월에는 클로즈드 베타 테스트가 진행되었으며, 정식 출시 전 테스트 피드백을 반영할 예정이다.
<소닉 럼블> 타이틀 이미지 출처 : Sega엔씨소프트는 지난 6월 27일, 새로운 배틀로얄 게임 <배틀 크러쉬>를 사전 출시했다. 이 게임은 한국을 비롯해 북미, 유럽, 동남아시아 등 100개국에서 출시되었으며, 닌텐도 스위치, PC, 스팀(Steam), 모바일 앱 스토어 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배틀 크러쉬>는 총 30명의 플레이어가 참여해 최후의 승자를 가리는 ‘배틀로얄’ 모드와 한 명의 플레이어가 3종의 캐릭터를 선택해 참여할 수 있는 ‘난투’, 1:1로 진행할 수 있는 ‘듀얼’ 등 세 가지 모드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그러나 사전 플레이에 참가한 플레이어들의 평가는 다소 엇갈리고 있다. 6월 28일 기준 스팀(Steam)에서 리뷰어의 41%만이 긍정적인 평가를 남겨 ‘복합적’으로 분류되었다. 부정적인 평가의 대부분은 게임의 느린 속도감에 대한 지적이었다. 약한 공격도 조금만 사용하면 스태미나가 떨어져 한동안 쉬어야 하고, 공격의 선후 딜레이가 길어 답답하다는 평이 많았다. 또 다른 문제로는 신선함의 부족이 지적되었다. <브롤스타즈(Brawl Stars)>와 <스매시 레전드(SMASH LEGENDS)> 등 <배틀 크러쉬> 이전에 출시된 게임에 비해 큰 차별점을 느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배틀 크러쉬> 타이틀 이미지 출처 : NCSoft그러나 유저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불편 사항을 빠르게 수정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향후 새로운 콘텐츠 추가와 함께 개선될 여지가 있다. 엔씨소프트는 이러한 도전과제를 해결하고 게임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넥슨은 6월 26일, 미국 게임사 띠어리 크래프트 게임즈(Theory Craft Games)와 개발 중인 PC 게임 신작 <슈퍼바이브>의 사전 영상을 공개했다. <슈퍼바이브>는 탑뷰 시점에서 캐릭터를 조종해 다른 이용자와 대결하는 액션 게임으로, 점프와 글라이더 활공 등을 통해 펼치는 공중 전투가 특징이다.
띠어리 크래프트 게임즈는 라이엇 게임즈(Riot Games)와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Blizzard Entertainment) 등 글로벌 유명 게임사 출신의 베테랑 제작진이 주축이 되어 설립한 게임사이다. 넥슨은 지난 4월 띠어리 크래프트 게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체결하고, <슈퍼바이브>의 한국 및 일본 지역 서비스 권한을 갖게 되었다. 양사는 개발 초기부터 북미 및 유럽 권역에서 50회 이상의 플레이 테스트를 통해 나온 피드백을 바탕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높였다. 넥슨은 순차적으로 해당 게임을 소개하고, 한국과 일본에서의 서비스 일정 및 자료를 공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슈퍼바이브> 타이틀 이미지 출처 : Nexon최근 배틀로얄 장르의 게임은 기존의 서바이벌 요소와 슈팅 게임에서 벗어나 다양한 장르와 결합하고 있다. PvPvE(플레이어 대 플레이어 대 환경) 형식의 레이드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이 그 예이다. 이러한 게임은 플레이어가 맵에서 목표를 달성하고 전리품을 획득하는 동안 다른 플레이어나 AI 상대와 대결하게 된다. 이러한 형식의 게임은 기존 배틀로얄의 반복적인 플레이 방식을 탈피하고, 보다 다양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표적인 예로는 익스트랙션 장르로도 분류되는 <헌트: 쇼다운(Hunt: Showdown)>이 있다.
또한, 다른 게임 장르에 배틀로얄 요소를 추가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MMORPG 게임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rld of Warcraft)>는 올해 3월에 ‘약탈 폭풍(Plunderstorm)’이라는 기간 한정 배틀로얄 콘텐츠를 업데이트하기도 했다. <폴아웃 76>에도 배틀로얄 모드인 ‘뉴클리어 윈터(Nuclear Winter)’가 추가되어, 최대 52인의 생존자가 최후의 승자가 되기 위해 대결한다.
이러한 경향은 배틀로얄 장르가 다양한 게임 유형에 쉽게 융합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배틀로얄의 핵심 요소인 생존 경쟁과 전리품 수집은 여러 게임 장르에 독특한 긴장감과 몰입감을 부여할 수 있어, 앞으로 더 많은 게임에서 이 요소를 접목할 가능성이 클 것으로 보인다. 이를 통해 게임 개발자들은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 게임산업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월드 오프 워크래프트: 약탈 폭풍> 출처 : Blizzard2017년에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되며 배틀로얄 장르가 주목받기 시작한 이후, 배틀로얄 장르는 지속적으로 진화하고 있다. 초기 출시 이후 일부에서는 게임이 다소 루즈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와 지속적인 업데이트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서 언급되었듯, <포트나이트 배틀로얄>은 새로운 모드인 <포트나이트: 리로드>를 새로이 출시하여 관심을 끌고 있으며, <에이펙스 레전드(Apex Legends)>는 비 배틀로얄 모드인 ‘아레나’ 버전을 출시하여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배틀로얄 장르는 다양한 장르와의 융합을 시도하고 있다. 배틀로얄 게임에 PvE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이 대표적인 시도로,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스마일게이트가 이와 관련된 <프로젝트 G>를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대로, RPG나 MMORPG 장르에 배틀로얄 요소가 추가되기도 한다. 이러한 장르 융합은 플레이어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동시에, 다양한 장르와의 결합을 통해 더 많은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처럼 배틀로얄 장르는 다양한 형태로 진화하며, 게임산업 내에서 지속적인 성장을 이끌어내고 있다. 새로운 요소의 도입과 장르 간의 융합을 통해 배틀로얄 게임은 더욱 다채롭고 풍부한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시도는 게임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기회를 열어주며, 플레이어들에게는 더욱 흥미로운 게임 경험을 선사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