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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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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포커스] 원더포션, 한국적인 사이버펑크 인디게임

2022년 6월 원더포션이 개발하고 네오위즈가 퍼블리싱하는 조선 사이버펑크 액션 플랫포머 게임 <산나비>가 스팀(Steam) 얼리 액세스로 출시되었다. <산나비>는 최초 공개 당시부터 사이버펑크 세계관에 한국적인 색을 더한 독특한 세계관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으며, 네오위즈와 퍼블리싱 계약을 맺고, 2022 대한민국 게임대상의 인디게임상을 수상하며 업계의 관심을 받은 작품이다. 2023년 하반기 정식 출시를 앞둔 <산나비>의 개발사 원더포션을 방문하여 인디게임 시장 현황 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원더포션의 <산나비> 개발 배경은?

A. 어릴 때부터 인디게임 개발에 대한 꿈이 있었고, 우연히 스마일게이트의 게임잼에서 만난 팀원들과 의견이 잘 맞아 같이 팀을 꾸려 만들게 된 게임이 <산나비>이다. <산나비>의 콘셉트가 독특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이버펑크에 한국적인 느낌을 더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예전부터 사이버펑크 콘셉트를 좋아했고 동시에 한국적인 게임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개발 당시 눈에 띄는 콘셉트를 잡아야만 이용자들의 이목을 끌 수 있다고 판단해 이러한 콘셉트를 잡게 되었다.

< 원더포션의 <산나비> > 출처 : 스팀

Q. 스팀에 얼리 엑세스를 공개했는데 반응은 어떠한지?

A. 부족하지만 많은 관심을 받아 감사하다. 얼리 액세스의 경우 3~4시간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으며, 정식 발매 때는 10시간가량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다만 난이도에 대해 '너무 어렵다'라는 후기를 받기도 했는데 이는 개발자 관점에서 가장 해결하기 어려운 부분 중 하나이다. 계속 개발을 하다 보면 게임이 어려운지 아닌지 내부적으로 판단하기 어려울 때가 많다. 그 때문에 게임 스트리머들의 플레이 영상이나 게임쇼 부스 반응을 보고 어떤 부분을 어려워하는지 파악하며 난이도 조절을 하고 있다.

< <산나비>의 플레이 장면 > 출처 : 게임인사이트(2021.04)

Q. 인디게임 관련 상을 다수 수상했는데 긍정 적인 영향이 있는가?

A. 구성원 사기 증진과 홍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개발하다 보면 지칠 때도 있지만 상을 받으면 다시 열정을 가지고 개발에 임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미디어 노출이 늘어 회사와 게임 홍보에도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보조금이나 멘토링 지원 사업 선정에도 가산점을 받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

Q. 정식 발매를 앞두고 겪고 있는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

A. 2023년 하반기를 목표로 열심히 개발하고 있는데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웃음). 다행히 개발 외적인 문제는 문제는 잘 해결되어 큰 고민이 없다. 일손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개발 중간에 새로운 사람을 구하는 건 힘든 상황이라 부족한 부분은 외주 인력으로 채우고 있다.

Q. 대기업의 인디게임 투자가 늘어난 배경이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주변을 보면 확실히 예전보다 대기업의 관심이나 투자가 늘어났다. 한동안 한국 모바일 게임이 강세였지만 이에 피로를 느끼는 이용자들이 늘어났고, 대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수익원을 찾겠다는 이해관계가 맞아 인디게임으로 관심이 쏠린 거 같다.

Q. 인디게임의 성공 요인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A. 보수적으로 이야기하자면 크게 '하이컨셉'과 '시스템 독창성'이 성공 여부를 결정한다. 최근 성공한 인디게임 중 하나인 <스컬(Skull)>을 예로 들면, 언데드 해골이라는 강렬한 설정에 높은 완성도, 재미를 모두 갖춰 시너지를 냈다고 생각한다. 명작 인디게임을 다수 퍼블리싱한 디볼버 디지털(Devolver Digital)의 <컬트 오브 더 램(Cult of the Lamb)>도 양이 이교도를 이끈다는 독특한 콘셉트에 작품성이 더해져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인디게임은 상대적으로 마케팅이 약할 수밖에 없는데 이런 독특함이 하나의 셀링 포인트가 되는 거 같다.

Q. 인디게임의 수익모델은 어떠한가?

A. 모바일 게임은 다운로드 수가 매출과 직결되지 않아, 게임 과금 모델 등의 BM에 따라 수익성이 극명하게 갈리는 구조이다. 반면, 인디게임은 모바일보다는 PC나 콘솔 위주로 출시되어 게임 패키지 판매량이 매출과 직결된다. 재미있게 만들어 많이 판매하는 거 외에는 수익 모델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라고 볼 수 있다.

Q. 스팀 외에 인디게임이 입점하는 플랫폼이 있다면?

A. 스팀을 제외하고는 해외는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 소니 플레이스테이션(Sony Playstation)이 대표적이고, 국내는 스마일 게이트 스토브(Smilegate Stove)가 가장 접근성이 좋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스위치, 플레이스테이션 같은 콘솔 게임의 경우 품질 보증(Quality Assurance; QA)이 가장 중요한데 자본과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라 소규모 개발사에서 진행하기 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다.
그 때문에 인디게임 개발사 입장에서 제약 없이 자유롭게 입점할 수 있는 스팀이 독보적일 수밖에 없다. 다만, 스팀에 입점해서 패키지를 많이 판매하는 것은 마케팅 측면에서 또 다른 과제이다.

Q. 어떤 유형의 지원 프로그램이 인디게임 양성에 도움이 되는가?

A. 인디게임은 상대적으로 개발 경력이 적은 개발자들이 시작하는 경우가 많아서 기본적인 교육, 장소 제공, 스타팅 보조금 정도만 되어도 큰 도움이 된다. 나 또한 멘토링 프로그램과 소정의 보조금을 지원하는 '경기 게임 아카데미'라는 지원 프로그램에 참여한 적이 있는데 개발 초기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물론 억대 규모의 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모두가 받을 수는 없는 구조이기에 이를 많은 인디게임에 나누어 주는 것이 가장 좋은 형태인 거 같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진행하는 게임 스타트업 지원 프로 그램도 이러한 측면에서 유용하다.

[전문가 포커스] 인디게임 시장 현황 및 전망, 퍼블리싱 요인

최근 몇 년간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용자 니즈가 다양해지며, 창의성을 앞세운 인디게임의 잠재력이 주목받고 있다. 대형 게임사들도 인디게임과의 상생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고 새로움을 추구하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인다. 인디게임의 수익화와 퍼블리싱, IP 라이센싱을 지원하는 요도1(Yodo1)의 IP 라이센싱 담당자와 함께 인디게임 시장 전망과 현황 등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다.

Q. 게임산업에서 인디게임의 잠재력은 어떠한가?

A. AAA 게임은 개발에만 수년이 걸리고, 수백 명으로 구성된 팀이 필요하다. 하지만 유행이 급변하는 요즘은 새로운 콘텐츠를 빠르게 생성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AAA 게임보다 훨씬 빠르게 개발하고 퍼블리싱할 수 있는 인디게임에 점점 주목하고 있다. 인디 게임은 독특한 플레이 메커니즘과 색다른 그래픽으로 이용자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개발자에게는 대규모 상업용 게임에서는 불가능했을 새로운 아이디어와 메커니즘을 시험해 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하기도 한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해관계로 인해 최근 인디게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Q. 최근 닌텐도 등 대형 게임사들이 인디게임에 대한 투자와 지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바라보는가?

A. 닌텐도는 2017년 스위치를 출시한 뒤로, 계속 인디게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인디게임 개발자와 협력하며 닌텐도 플랫폼에 게임을 출시할 수 있도록 지원하여, 인디게임사와 상생해 왔다. 지금도 닌텐도는 많은 인디게임 회사에 투자하고 닌텐도 스위치 인디 월드 쇼케이스(Nintendo Switch Indie World Showcase)와 같은 대형 이벤트에서 인지도를 높일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대기업이 중소형 인디게임사를 인수하는 것보다 다양성 보장의 측면에서 훨씬 바람직하다.

< 2023 닌텐도 스위치 인디 월드 쇼케이스 홍보 이미지> 출처 : 닌텐도

Q. 인디게임 육성에 어떠한 유형의 프로그램이 가장 효과적이라 보는가?

A. 인디게임 관련 협회를 운영하고 대중에 노출을 늘릴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이는 인디게임 회사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어려움인 자금 조달을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멘토링 프로그램이나 리소스를 제공하는 것도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Q. 귀사에서 인디게임 퍼블리싱을 결정하는 요인은 무엇인가?

A. 퍼블리싱 결정의 전제조건은 게임의 시장성이다.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게임을 어필할 수 있을지, 분야의 경쟁이 얼마나 치열할지 등을 반드시 고려한다. 다른 주요 고려 사항은 타겟 고객이다. 게임이 누구를 위해 설계되었으며, 이들에게 효과적으로 마케팅할 방법은 무엇인지, 플레이하는 플랫폼을 복합적으로 평가한다. 또, 후속작 개발이 가능한지, IP 활용이 가능한지 등도 고려한다.

자사 주요 장르와 부합하는지, 게임이 얼마나 독창적인지 등을 넘어, 인디게임사 자체의 잠재력도 평가한다. 회사가 어떻게 일하는지, 업계의 변화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할 수 있는지 등을 살펴본다. 게임업계는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는 산업으로 적응력이 가장 중요하다. 새로운 기술, 플랫폼이 항상 등장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이를 따라잡을 수 있어야 한다. 퍼블리셔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고 우수한 게임을 지속적으로 제작할 수 있는 회사와 계약을 맺고자 한다.

Q. 인디게임 마케팅에 적합한 전략은 무엇인가?

A. 적은 자본으로도 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에는 트위터 등 SNS 활동, 커뮤니티 홍보, 타 게임과의 교차 홍보 등 여러 방법이 있다. 최근 가장 주목하고 있는 방법으로는 오피니언 리더 마케팅(Key Opinion Leader)이 있다. 스트리머, 유튜버 등 콘텐츠 제작자는 이미 특정 시청자를 대상으로 방송하기 때문에 자사 게임과 결이 맞는 사람을 찾기만 한다면 매우 유용한 전략이다. 제작자와 함께 마케팅하는 것은 유용하다. 실제로, 유명 게임 스트리머 소다팝핀(Sodapoppin)이 스위치(Switch)에서 <어몽어스(Among US)>를 플레이한 뒤, 어몽어스는 전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Q. 인디게임 회사의 게임쇼나 컨퍼런스 참가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A. 게임쇼나 컨퍼런스에 참가하는 것은 업계에서 인지도를 쌓는 데 굉장히 중요한 활동이다. 많은 퍼블리셔들이 게임쇼나 컨퍼런스에 참석해 퍼블리싱할 인디게임을 찾곤 한다. 새로운 게임을 체험하고 개발자와 직접 대화할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퍼블리셔 입장에서도 매우 유용하다.

또, 인디게임사는 게임을 알릴 기회를 얻고 네트워크를 확장할 수 있다. 투자사나 퍼블리셔와 만나기 위해서는 네트워킹이 필수적이다. 이는 새로운 프로젝트에서 다른 전문가와 협업할 기회로 이어지고, 궁극적으로 게임업계에서 더 큰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한다.

대형 게임쇼에 참가하는 것도 좋지만, 비트서밋(BitSummit), IGF(Independent Games Festival) 처럼 인디게임을 주로 다루는 게임쇼에 참가하면 개발자로서도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어 참가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