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트로 게임, 콘솔 시장 성장과 함께 성장

콘솔 게임은 1970년대 최초로 출시되었다. 이후 기술의 발전으로 게임을 즐기는 플랫폼은 PC에서 모바일로 옮겨왔지만, 콘솔게임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 뿐 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사람들이 집에 있는 시간이 증가하면서 콘솔 게임에 대한 관심은 다시 한 번 크게 증가했다. 시장조사 기관 PwC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 규모는 2017년 약 238억 달러(약 313억 3,853만 원)를 기록했으며, 2017~2026년까지 연평균 2.84% 성장하여 2026년에는 약 315억 달러(약 414억 7,746만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의 수요 증가도 콘솔 게임 시장의 성장을 선도했다. 특히 2020년 출시된 <모여봐요, 동물의 숲(あつ森)>이 닌텐도 게임 최다 판매 기록을 경신하며 콘솔 게임 시장의 활성화에도 크게 기여했다. 아울러 모바일 게임에 피로도를 느낀 게임 유저들의 콘솔 게임 회기 현상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글로벌 콘솔 게임 시장 규모

출처: : PwC

IP 기반 레트로 게임의 부활

전 세계적으로 레트로 게임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는 속도가 심상치 않다. 레트로 게임에 대한 소비자 관심 증가 현상에 힘입어 게임업계에서는 기존 게임 IP를 기반으로 한 레트로 게임을 잇달아 출시하고 있다.

국내 대표 게임 회사 중 하나인 컴투스(Com2Us)는 피처폰 시절 인기 있던 모바일 게임 <미니게임천국>의 리메이크 타이틀과 <제노니아> 시리즈의 IP를 활용한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를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미니게임천국>은 캐주얼 장르의 게임 중 하나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자연스럽게 서비스를 종료했다. 컴투스는 해당 게임을 활용해 간편한 조작으로 캐릭터를 움직여 게임을 즐기고, 별을 모으는 레트로 감성을 유지하는 동시에 최신 트렌드에 맞춰 깔끔한 그래픽과 3D로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제노니아: 크로노브레이크>는 2017년 이후 출시가 중단된 RPG 장르인 <제노니아> 시리즈의 IP를 활용해 MMORPG 장르로 새롭게 출시된다. 게임의 장르는 바뀌었지만, 레트로 감성을 유지하기 위해 그래픽에 카툰 기법이 적용된다.

레트로 게임에 대한 관심은 우리나라 기업의 일만은 아니다. 글로벌 게임 기업 아타리(Atari)는 1980~1990년대에 출시된 콘솔 게임 타이틀 100개 이상의 지적 재산권을 획득한 것을 확인했다. 이번에 구매한 타이틀에는 1990년대 최초의 3D 게임이었던 <법시(Bubsy)>와 클래식 야구 게임인 <하드볼(Hardball)>, 자동차 경주 게임인 <데몰리션 레이서(Demolition Racer)>가 포함되어 있다. 아타리는 이러한 IP를 기반으로 새로운 게임을 제작할 계획이며, 일부 클래식 게임은 최신 콘솔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변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비슷한 듯 다른 '리마스터·리메이크'

레트로 게임을 재출시하는 경우, 주로 '리마스터(Remaster)' 혹은 '리메이크(Remake)' 한다고 한다. 두 단어는 비슷한 듯 보이지만 확실한 차이가 있다. 리마스터의 주요 목적은 과거에 출시된 게임의 그래픽이나 사운드 등의 성능을 최신 수준에 맞게 개선하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작업 기간이나 범위는 출시 당시 제품의 그래픽이나 사운드 수준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 작품으로는 2010년 작품을 리마스터한 에픽 게임즈(Epic Games)의 <앨런 웨이 리마스터(Alan Wake Remastered)>가 있다.

이에 반해 리메이크는 핵심 스토리와 요소만 유지하며, 최신 수준의 게임 엔진과 시스템 UI에 맞춰 기존 게임을 재구성하는 것을 의미한다. 리마스터와 가장 큰 차이점은 현대적인 해석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전작의 향수를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만 두고 스토리나 세계관에 변주를 주는 것 한다. 대표 작품으로는 1997년 작품을 리메이크한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의 <파이널 판타지 VII 리메이크(Final Fantasy VII Remake)>가 있다.

리마스터와 리메이크의 차이점

출처: kevurugames.com

미국 게임 기업 번지(Bungie)에서 출시한 <헤일로(Halo)> 시리즈는 <헤일로: 마스터 치프 콜렉션(Halo: Master Chief Collection)>으로 리마스터되어 출시되었다. 리마스터 제품은 기존 <헤일로> 스토리와 시리즈에 그래픽을 개선한 버전이다. 또 다른 리마스터 제품에는 닌텐도의 <메트로이드 프라임 리마스터(Metroid Prime Remastered)>가 있다. 해당 제품은 리마스터와 리메이크의 중간에 있는 제품으로, 기존의 횡 스크롤로 진행되던 게임을 1인칭 시점으로 즐길 수 있도록 개선했다.

리메이크 제품 출시도 활발하다. 가장 주목을 받은 게임 타이틀은 <파이널 판타지 7 리메이크(Final Fantasy 7 Remake)>이다. 캡콤(Capcom)의 <레지던트 이블 4(Resident Evil 4) 역시 다양한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리메이크되면서 많은 게임 이용자의 관심을 받았다. SF 서비이벌 호러 게임의 클래식 명작으로 불리는 <데드 스페이스(Dead Space)>는 게임 평론 사이트인 '메타크리틱(Metacritic)'과 '오픈크리틱(OpenCritic)'에서 모두 평점 8.7점 이상의 고득점을 기록했다. 이런 글로벌 추세에 힘입어 국내 게임 회사 넷마블은 자사 간판 IP <세븐나이츠(Seven Knights)>를 활용한 리메이크 제품 <더 세븐나이츠>를 출시하기 위한 프로젝트에 돌입한다고 발표했다.

캡콤의 <레지던트 이블>를 활용한 오리지널·리메이크·리마스터 예시

출처: Reddit

흥행불패? 성공할 게임은 따로 있다

리마스터와 리메이크 게임은 새로운 매출을 창출할 기회이지만, 모든 타이틀이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기존 타이틀을 활용할지라도 이용자들에게는 신선하게 다가가야 한다. <레지던트 이블 4>는 무려 18년 만에 리메이크된 제품으로, 소비자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동시에 참신성을 잡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소비자를 사로잡지 못하는 IP로 리메이크나 리마스터를 진행한다면 흥행에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이처럼 리마스터와 리메이크에 대한 소비자 의견이 확고해짐에 따라 이용자에게 직접 의견을 묻는 것도 수요 파악을 위한 방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일본의 게임 회사인 스퀘어 에닉스(Square Enix)의 주요 개발팀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리마스터 및 리메이크를 희망하는 제품에 대해 묻는 설문 조사를 했다. 스퀘어 에닉스는 조사 결과를 분석하여 리마스터나 리메이크에 대한 수요를 확인하고, 실제 개발까지 연결될 가능성을 살펴본다는 방침이다.

스퀘어 에닉스의 '리마스터 요청 작품 앙케트' 안내 이미지

출처: 스퀘어 에닉스

참고문헌

1. ABC News, Retro games get a new life as demand for defunct consoles, games on the rise, 2022.12.10
2. 대한경제, 1.5조 콘솔시장의 부활… 게임도 레트로 열풍, 2022.09.30
3. Globe Newswire, Gaming Console Market Size to Reach US$ 65.0 Bn by 2032; North America Dominates with 41.7% of the Market Share
4. 게임인사이트, 컴투스, 피처폰 명작게임 부활로 국내 시장 '정조준', 2023.04.19
5. IGN, Atari Just Bought a Ton of Classic 80s and 90s Video Game IP, 2022.04.21
6. 한국콘텐츠진흥원, N Content Issue&Trend Hot Trend 3: 새로움과 사골의 경계 '게임, 뉴트로를 입다'
7. 시사온, [카드뉴스] 리마스터와 리메이크, 뭐가 다른 거죠?, 2018.02.15
8. PCMAG, Remakes vs. Remasters: What to Expect When Classic Games Return, 2023.04.04
9. The Verge, All of my favorite games this year are old, 2023.04.22
10. PC사랑, [게임 리뷰] 오래간만에 등장한 명작 호러 게임 리메이크, 데드 스페이스 리메이크, 2023.02.23
11. 게임인벤, 데드 스페이스, 누구나 '90분 무료 플레이', 2023.05.16
12. 그린포스트코리아, 위기의 넷마블, '세븐나이츠' 리메이크로 돌파구 찾는다, 2023.03.06
13. The Gamer, Not Everything Needs To Be Remade, 2023.03.18
14. Screen Rant, We're Sick of PlayStation's Remakes and Remasters, 2022.10.03
15. The Gamer, Square Enix Is Asking Fans If They Want More Remasters And Remakes, 2023.01.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