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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산업의 ‘굿 파트너’ 생성형 AI  Vol. 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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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 콘텐츠를 만들기 전 알아두어야 할 법률 지식과 쟁점

생성형 AI로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꼭 하나 기억하자. ‘책임은 AI가 아닌 사람이 진다’는 것. 아무 생각 없이 생성형 AI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었다가 저작권 침해의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AI 시대, 콘텐츠산업 종사자가 알아야 할 법률 지식과 최근의 쟁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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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 GPT 출시 이후 많은 사람들이 놀라운 인공지능 기술에 주목하기 시작했다. 초거대 AI 시대, 주변을 둘러보면 생성형 AI를 업무에 활용하거나 생성형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거의 ‘기본’이 되었다. 또한 기업들은 자사가 보유하고 있는 데이터를 활용해 자체적으로 AI 모델을 개발하는 등 생성형 AI 기술을 도입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있다.

생성형 AI, 양날의 검

생성형 AI를 비롯한 인공지능은 우리 사회를 급변하게 할 혁신 기술이지만, 인공지능의 기술적 한계는 ‘양날의 검’으로 우리에게 잠재적인 위협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인공지능 기술이 보편화되어 갈수록 이용률과 의존성이 높아지고 그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증가하기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거짓을 사실처럼 답변하거나 AI 모델을 악용하여 이메일, 영상 등 피싱 범죄에 필요한 자료를 생성하거나 데이터가 유출되는 등의 문제도 심각하지만 콘텐츠산업 종사자에게 가장 필수적인 고민은 AI 기술에 의한 생성물을 활용할 때 지식재산권, 저작권 등 법률을 위반하는지 아닌지 살피는 일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누군가 내 저작권을 침해할 수도, 반대로 내가 누군가의 저작권을 침해하여 타인에게 피해를 끼칠 수도 있는 세상이 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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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모델은 크롤링(crawling) 등의 방식으로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공개된 정보를 데이터셋으로 구축하여 지속적으로 학습시키는데, 이와 같은 AI 모델의 훈련 등 학습 과정에서는 필수적으로 타인의 지식재산권,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는 이슈가 발생한다. 특히 LLM(Large Language Model, 거대 언어 모델)에 사용되는 대규모 데이터의 경우 다양한 데이터가 무분별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의도하건 그렇지 않건 간에 권리의 침해 가능성이 크다. 거대 언어 모델은 그 인공신경망 내부에 학습 데이터를 암기하고 있다가 그대로 재현해 낼 위험이 있어 개인정보를 재생성하는 등 법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저작권의 발생과 침해, AI가 아닌 사람이 주체

아무런 생각 없이 생성형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만들거나 해당 콘텐츠를 사용할 경우 이용자가 의도하지 않았더라도 타인의 지식재산권, 저작권을 침해할 수 있다. 누군가 SNS에 올린 사진 이미지 등을 허락 없이 사용하거나, 재미 삼아 AI를 활용해서 만든 커버 댄스나 쇼츠 등을 올리는 것도 타인의 저작권 또는 초상권을 침해하게 된다. “유튜브 등에서 모든 사람들이 사용하면 저작권 침해가 아니지 않나? 남들도 다 하던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이는 저작권자가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을 뿐 법적으로 침해가 성립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또한 “출처를 표시하고 사용하면 괜찮지 않나?”, “원저작물을 그대로 사용한 것이 아니고 AI로 편집, 가공 등을 했으면 다른 것 아닌가?”라고 생각하는데, 저작권자의 허락 없이 이용한 경우라면 이 모든 것들의 저작권 침해는 성립하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지금까지는 AI의 발전이 급속도로 이루어지는 상황이라 저작권자나 초상권자가 그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았지만 앞으로는 이로 인한 법적 분쟁이 잦아질 우려가 있으니 콘텐츠를 만드는 사람이라면 더욱 이런 부분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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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무심코 AI로 생성한 콘텐츠가 저작권 침해로 송사에 휘말리게 됐다고 가정해보자. 이때 AI가 생성한 콘텐츠를 그대로 사용했을 뿐, 이용자가 저작권 침해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주장은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희박하다. 왜냐하면 민법은 사람의 권리 능력의 존속 기간에 대해 ‘사람은 생존한 동안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3조), ‘살아있는 사람만이 권리와 의무의 주체가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함으로써 저작권의 발생이나 침해에 있어서도 사람만이 주체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와 같은 현행 법률 시스템에 따라 생성형 AI를 매개로 발생하는 문제의 주체 또한 사람이어야 하기에 생성형 AI를 활용해 콘텐츠를 생성한 이용자는 스스로 저작권 침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해야 한다.

AI의 학습 데이터 사용, 허락할 것인가 막을 것인가

저작권법상 보호받는 저작물을 허락 없이 이용하거나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았더라도 허락받은 저작물의 이용 방법과 조건에서 벗어나서 이용할 경우, 이는 모두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이는 AI 모델을 활용해 콘텐츠를 생성한 경우에도 동일하기에, 이용자가 직접 창작하지 않고 AI 모델을 활용해 타인의 저작물 또는 타인의 저작물을 학습하여 생성한 결과물을 그대로 사용하면 저작권법상 보호 받는 저작물을 사전 이용 허락 없이 사용한 경우에 해당된다.
더 나아가 생성형 AI 모델에서 저작권법으로 보호받는 저작물을 사전 이용 허락 없이 AI 학습 데이터로 사용하면 저작권 침해가 문제된다. 이에 관해 AI 산업의 발전을 위해 무상 이용을 합법화해야 한다는 입장과 저작권자의 창작에 대한 인센티브 감소 등을 이유로 문화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저작물이 함부로 이용돼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대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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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성형 AI는 인간이 창작해온 저작물을 학습하고 이를 훈련해 결과물을 만들어낸다. 이 과정에서 창작자의 오랜 정신적 노력을 무단으로 이용해 문학적, 예술적 결과물을 훨씬 빠르고 저렴하게 제공함으로써 창작자들이 AI로 대체될 수 있는 위험에 당면해 있다. AI 산업의 발전과 사회적 이익이라는 이름으로 창작자들의 오랜 시간과 노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저작물을 무단으로 학습하고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것이 정당화될 것인지는 상당한 고민이 필요하다. 공정 이용 법리를 적용하거나 저작권법에 텍스트 앤드 데이터 마이닝(Text and Data Mining, TDM) 예외 규정을 입법하여 저작물의 무상 이용을 허용한다면, 창작자인 인간은 더 이상 새로운 저작물을 만들어 낼 유인이 떨어질 것이고, 이는 장기적으로 문화산업의 발전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것이다.

초거대 AI 시대, 이제 우리는 생성형 AI 기술을 일상적으로 활용하며 살아가고 있다. 인공지능 기술 자체의 문제라기보다는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과정에서 저작권 침해 등의 이슈가 발생할 수 있는 것이 현실. 이는 우리가 앞서가는 기술을 어떻게 잘 활용할지에 관한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음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준다.

글. 김미주(법률사무소 미주 변호사, 대한변호사협회 홍보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