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 말

재미이론이라? 이것은 모순 어법이 아닐까? 마치‘뜨거운 아이스크림’이 있다는 것처럼 말이다. 혹은 ‘찬란한 어둠’처럼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을 접하고 든 의문은 계속된다. ‘재미’가 이론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 재미는 그냥 재미있으면 재미이지, 재미를 이론으로 설명하는 것은 무슨 의미가 있는가? 아니 애초에 재미있는 이론이란게 있기나 한 걸까? 이러한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는 것은 이론이란게 파헤쳐 보면 정의가 어떻고, 전제가 어떻고, 논리가 어떻고 하는 것들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런 것들은 보통 재미가 없기 때문이다. 재미에 대해 설명하겠다고 해놓고 고리타분한 장광설만 들어놓으면 어쩐담?
라프 코스터의 <재미이론>이라는 책은 이렇게 호기심이 무한자극되는 모순어법을 제목으로 삼고 있다.
그러기에 더욱 그 정체가 궁금해진다. 그리고는 묘한 응징의 다짐을 하면서 책장을 넘기게 된다. “그래...어디, 재미없기만 해봐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