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최대의 방송장비 전시회인 IBC 2007이 열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RAI 컨벤션센터. 세계 120개국으로부터 날아온 5만여 명의 방송관련 업계 전문가와 학자들의 열기가 12개 홀을 가득 메운 1300여개의 부스와 컨퍼런스 장을 가득 메우며 폐막 하루 전인 지난 9월 10일까지 식을 줄 모르고 지속됐다.
올해로 40회째를 맞는 IBC 2007은 방송과 영화는 물론 디지털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크리에이션(Creation)’, ‘매니지먼트(Management)’, ‘딜리버리(Delivery)’ 등 세 영역에 적용되는 기술과 장비,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총망라되어 제시되는 경연장. 전시장 역시 이들 세 가지 테마로 나눠 꾸며졌다.
4월에 미국에서 열리는 NAB가 새로운 기술과 장비를 처음 선보이는 전시회라면 IBC는 완성된 기술과 장비들을 검증하는 전시회라고 볼 수 있다. 이를 입증하듯 이번 전시회에선 NAB 2007에서 처음 소개된 각종 기술과 장비들이 보다 완성된 모습으로 관람객들을 맞이했다. 예를 들어 소니의 XDCAM EX 캠코더인 PMW-EX1의 경우 NAB 2007에선 목업 형태로 전시됐었으나 IBC 2007에선 직접 만져보고 작동해 볼 수 있도록 오픈돼 전시됐다. 이밖에 톰슨 그래스밸리, 이케가미 등 다양한 업체의 최신 제품들 역시 직접 시연해 볼 수 있도록 전시돼 관람객들의 호기심을 충족시켰다.
IBC 2007의 4대 화두
이 번 전시회에 참가한 국내 인사들은 올해 IBC의 4대 화두로 △Digital Cinema △IPTV △Mobile TV △Digital Signage 등을 꼽았다. 올해로 유럽에 소개된 지 25주년을 맞은 HD는 이미 HD 그 이후를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러 대세로 자리 잡고 있어 제외됐다. 다만 ‘IT 기반의 HD’ ‘HD의 미래’ 등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져 HD 발전을 위한 다방면의 노력이 엿보였다. 이밖에 3D와 블루레이, HD-DVD 등 다양한 컨퍼런스도 함께 진행됐다.
△Digital Cinema= 올해 디지털 시네마에 대한 IBC의 논의는 이론적인 측면만을 언급하지 않고 이를 실제로 구축하는 방법에 대해 심층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이를 위해 △Arri △오토데스크 △Doremi △Red Digital △소니 △Christie 등 디지털 시네마 관련 장비를 제조하는 업체들이 대거 참여해 자사의 최신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NAB 2007에서 목업으로 전시됐던 Red One 카메라를 비롯해 소니와 Christie의 최신 4K 프로젝터가 전시, 시연돼 한층 발전한 디지털 시네마를 체험할 수 있었다.
또한 IBC 2007은 실제 디지털 시네마 환경을 구축한 IBC Big Screen을 마련해 관람객들로 하여금 디지털 시네마의 현주소를 쉽게 가늠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RAI 컨벤션센터의 400석 규모의 오디토리엄에 마련된 IBC Big Screen은 현존하는 최신 기술을 사용해 정밀한 디지털 투상뿐 아니라 우수한 사운드 등 디지털 시네마에 필요한 최적의 환경을 갖추고 행사기간 내내 우수 HD 프로그램 시사, 유명 밴드의 음악공연, Red One 카메라 시연 등 다채로운 행사로 즐거움을 선사했다.
△IPTV= 최근 압축 기술의 향상 및 대역폭 가용성 확대는 방송 콘텐츠를 소비하는 방법의 혁명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서유럽의 330만 가구가 IPTV를 시청하고 있으며, 2010년엔 1670만 가구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시장규모가 35억 유로(서유럽 기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돼 IPTV는 미래 방송․통신 컨버전스 환경의 주축으로 가속화될 전망이다. IBC 2007에서 IPTV는 Mobile TV와 함께 가장 많은 관심이 집중됐다. 지난해에 이어 마련된 IPTV와 Mobile TV Zone 이외에도 수많은 업체들이 자사의 부스에서 최신 관련 기술과 제품을 앞세워 치열한 경쟁을 벌였으며, 세계 어느 지역보다 IPTV 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유럽답게 관련 부스에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번 전시회에서 살펴 본 IPTV 동향은 한마디로 기존 업체의 선전과 신규 업체의 도전으로 요약된다. △탠드버그 △하모닉 △시스코 △해리스 등 전통적인 방송 솔루션 및 장비업체가 대규모 부스를 마련하고 자사의 선진 기술을 뽐냈지만 △AT&T △도이치텔레콤 △프랑스텔레콤 등 통신업체들을 클라이언트로 삼은 마이크로소프트와 구글 등의 선전도 눈에 띄었다. 즉 IPTV로 대변되는 방송․통신 융합서비스(컨버전스)에 IT 업체들이 적극 진출해 기존 방송 솔루션 업체와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었다. MS는 별도의 IPTV 플랫폼인 ‘미디어룸’과 콘텐츠 관리 솔루션인 ‘IMM(Interactive Media Manager)’ 등을 전시해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특히 X-Box 360에 미디어룸를 탑재해 게임을 하면서 동시에 TV를 볼 수 있는 ‘게임+방송’의 컨버전스를 시연해 이목을 집중시켰다. 구글 역시 이번 전시회에 단독부스를 마련하고 미디어 시장에 대한 정보 수집에 박차를 가했다. 구글 부스는 그다지 크지 않았지만 항상 새로운 비즈니스를 내놓고 시장을 선도하는 위상 때문인지 참관객들로 붐볐다. 현재 컨버전스 환경은 멀티플랫폼․멀티윈도의 등장으로 콘텐츠의 △저장 △편집 △관리 △전송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이런 흐름이 통신과 솔루션 등 전통적인 IT 업체들의 미디어 시장 진출을 재촉하고 있는 셈이다.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Mobile TV= 국내에 비해 모바일 이용료가 저렴한 유럽은 Mobile TV의 저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IBC 2007은 Mobile TV를 위한 전용 부스를 마련하고 12홀에 대규모 전시 공간을 꾸렸다. 약 100여 업체가 참여한 이번 전시회에서 한국의 T-DMB와 유럽의 DVB-H, 미국의 MediaFLO가 여전히 표준을 놓고 각축을 벌이고 있었다. 그러나 벌써 몇 해가 흘렀지만 여전히 세계 표준을 정하지 못한 채 겉돌고 있는 것이 현실. 이런 현상이 지속되자 IBC 2007 Mobile TV 컨퍼런스에서 새로운 대안이 제시됐고 반향을 일으켰다. 컨퍼런스에 의하면 “이미 세계 여러 나라에서 Mobile TV가 상용화됐다. 각국이 선택한 방식이 T-DMB이던 DNB-H이던 관계없이 성공적으로 안착됐다. 이런 추세에서 3가지 방식 중 하나를 세계 표준으로 정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이제 필요한 것은 멀티 테크놀로지가 아닐까. 즉 3가지 방식을 모두 연동할 수 있는 기술이 표준으로 인정받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해 퀄컴이 “MediaFLO를 T-DMB, DVB-H와 서로 연동할 수 있도록 개발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런 움직임은 IBC 2007에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이는 컨버전스와 멀티 플랫폼, 그리고 오픈 포맷을 추구하는 미래 방송환경에서 하나만을 강조하는 건 ‘시대착오’라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는 셈이다(여기서 ‘하나’란 통합이 아닌 독점을 의미한다). 현재 세계 Mobile TV 동향을 살펴보면 프랑스와 베트남, 이탈리아가 DVB-H를 선택했고, 한국과 독일이 이미 T-DMB를 상용하고 있으며, MediaFLO는 미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다.
△Digital Signage= 오늘날의 영상 산업에서 가장 흥미로운 분야 중 하나는 Digital Signage(영상표시장치)의 영역 확장이다. 영상표시장치는 불과 몇 해 전만 해도 잘 알려진 분야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 리포트와 리서치에 의하면 영상표시장치 시장은 2012년도에 약 10억 달러를 상회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깜짝 놀란 만한 성장이 아닐 수 없다. 영상표시장치의 주 고객은 건설업부터 소매상까지 넓은 범위에 걸쳐 형성될 것이며 분명히 새로운 미디어로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발 빠른 행보를 위해 IBC 2007에선 영상표시장치 관련 컨퍼런스를 마련하고 심도 있는 토론을 진행했다. IBC 기술 및 이벤트 감독인 Phil White는 “영상표시장치는 영상 산업에서 가장 급성장하는 분야다. 때문에 IBC는 영상표지장치 제조업체들에게 충분한 쇼케이스와 발언권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이번 전시회에서 영상표시장치에 필요로 하는 모든 기술 및 도구를 전시했으며, 이는 다른 전시회에서 볼 수 없는 매우 특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상표시 장치는 대표적으로 대중을 상대로 하는 대형 디스플레이가 있다. 건물의 옥상이나 공공장소에서 주로 설치되며 광고와 TV 콘텐츠 등 다양한 영상을 커다란 화면을 통해 보여준다. 물론 영상표시장치 자체가 새로운 기술은 아니지만 보다 커다란 화면과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기 위해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 측면에서 최신 기술이 요구되고 있다. 현재 △카이론 △파나소닉 △해리스 △톰슨 그래스밸리 등이 산업을 선도하고 있으며 국내 기업인 삼성과 LG 역시 기술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IBC 속의 한국, 그리고 한국의 기술
△코리아 파빌리온과 DMB 특별관= 격변기를 맞고 있는 유럽시장 공략을 위한 국내 업체들의 IBC 참여도 활발했다. 대기업인 삼성전자와 SK 텔레콤은 물론 중소기업 및 방송사, 연구소 등 30개가 넘는 업체들이 IPTV 존이나 모바일 존, DMB 홀 등에 단독 부스를 마련하거나 한국 공동관을 통해 참여했다. 모바일 존과 DMB 존에 별도 부스를 마련한 삼성전자는 케이블·IPTV·위성방송 등을 망라하는 다양한 셋톱박스를 출품했으며 DMB·DVB-H, 미디어플로, ISDBT 등 모든 모바일TV표준을 지원하는 통합칩을 처음으로 공개했다. SK 텔레콤 또한 유료 가입자용 수신제한 솔루션(CAS)과 디지털저작권관리솔루션인 `kDR', 콘텐츠의 압축률을 개선하는 lH.264 인코더 장비, 유료방송을 위해 방송신호를 암호화하는 m스크램블러 등을 출품했으며, 도이체텔레콤의 자회사인 T-시스템스와 유럽 및 아시아의 모바일TV 시장에 공동 진출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T-시스템스는 세계 110개 지상파, 위성, 케이블 방송과 미디어 기업 등에 방송 장비를 공급하는 전문 솔루션 업체로 지난해 120억 유로의 매출을 올렸다. 모바일 존에서는 씨앤에스 커뮤니케이션이 하나의 칩에서 한국·일본·유럽의 모바일TV용 표준을 모두 지원하는 멀티미디어 칩과 솔루션 ‘트라이톤(TRITON)’을 처음으로 개발하고 이를 일본 지상파 디지털방송인 ‘원세그’와 3G의 결합 모델인 삼성전자 휴대폰을 비롯해 고객사의 다양한 이동형 단말기에 탑재해 시연했다. 이 밖에 토종 IPTV 전문업체로 출발해 최근 디지털 컨버전스 업체로 전환을 선언한 셀런은 IPTV 존에서 지상파디지털 TV방송 'DVB-T(Terrestrial)'가 결합된 하이브리드 셋톱박스 셀런TV 솔루션과 IPTV 턴키솔루션(Turnkey solution) 및 DVB-T를 탑재한 하이브리드 셋톱박스(모델명 TD920H) 등 10여종의 제품을 선 보였다. 한편, 한국웹캐스팅협회와 한국전파진흥회는 DMB 전시홀인 HALL 4에 TV온타임텍, 티브리로직, 다림, 마크애니, 디지털리치, 코어트러스트사 등 20여 개 중소업체를 모아 코리아 파빌리온을 열었으며, ETRI가 주도한 DMB 특별관에서는 쌍방향 데이터방송 기반의 T-DMB 미들웨어와 시그널 모니터링 시스템 등이 시연됐다. 이미 세계 시장에 그 이름을 알리고 있는 가온미디어의 경우 대형 독립부스를 마련하고 예년에 비해 두 배가 넘는 40여명의 직원들이 현장에서 HDㆍPVRㆍIPTV 등 셋톱박스와 모바일 PVR, LCD TV 등을 선보이고 활발한 활동을 전개했으며, 현대디지탈텍 역시 독립 부스를 열고 활발한 마케팅 활동을 벌였다. 이 외에 홈캐스트도 올해 신규 출시된 HD+PVR 셋톱박스를 소개하며 본격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코난 테크롤로지사도 독립 부스를 마련해 멀티미디어 콘텐츠 관리 솔루션을 선보였다. 유럽 주도의 화려한 부스들 사이에서 일본을 제외하고 아시아에서 그나마 한국관련 업체들의 부스들이 돋보였던 점은 아마도 앞선 정보통신 인프라를 기반으로 꾸준히 신기술과 장비를 개발해온 업체들의 노력이 있기 때문이란 생각이 들었다.
△KT 글로벌미디어허브 시스템 눈길 끌어= 현재 컨버전스 환경은 멀티플랫폼 멀티윈도의 등장으로 콘텐츠의 △저장 △편집 △관리 △전송이 무엇보다 중요해지고 있으며, 그 중에서도 콘텐츠 전송을 위한 기술과 솔루션 등은 가장 획기적인 변화를 겪고 있는 분야다. 이번 IBC 2007의 12개 전시관 중에서 무려 8개관이 이와 관련된 분야로 분류됐는데, 이런 흐름이 통신과 솔루션 등 전통적인 IT 업체들의 미디어 시장 진출을 재촉하고 있으며 KT와 SK텔레콤 등 국내 통신사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KT는 이번 IBC 2007에서 디지털 콘텐츠를 사고파는 일종의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인 ‘글로벌 미디어 허브(GMH)' 솔루션을 시연했다. KT는 지난 6월 MS, SBSi 등과 각국의 미디어를 하나의 플랫폼에 모아 구매자와 판매자를 연결하는 다양한 중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협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는데 그 결과물인 셈이다. KT는 잠재고객을 대상으로 반응을 떠보기 위해 GMH를 이번 전시회에서 내놓고 시연했다. 당초 이달 중 일본과 동남아 등지에서 시범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이었으나 유보하고 다음 달 말께 중국에서 호텔 사업자들을 대상으로 시범 서비스를 시작하기로 했으며, 국내 상용화 시기는 미정이라는 것이 KT측의 설명이다. KT 시범 서비스에는 CP로 SBS, 사이더스FNH, 올리브9 등이 참여했고 KT(메가패스, 와이브로, 메가TV), KTF, KTH 등이 SP로 참여했다. 특히 KT는 전시기간인 9일 행사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마사 베잘 부사장(통신 및 미디어사업본부 총괄)과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향후 GMH 사업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협력을 강화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두 회사는 연내 비즈니스 모델과 시스템 구축방안, 수익 모델 등을 공개할 예정이다. KT의 GMH가 눈길을 끄는 것은 미디어의 디지털화에 따라 새로운 콘텐츠 딜리버리 환경이 필요하고, 방송 프로그램 역시 아직 DRM 등 콘텐츠 보안과 저작권 문제 등 장애요인들이 있기는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기존 오프라인 유통방식과 함께 온라인상의 콘텐츠 마켓의 필요성이 대두될 것이라는 점이다. 좀 다른 방식이긴 하지만 온라인상의 유통지원 시스템 구축을 신규 사업으로 구상했던 터이고, 오프라인의 방송 프로그램 유통지원 사업을 하고 있는 입장에서 앞으로 GMH의 전개 방향을 주시하지 않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래와의 조우 : 새로운 테크놀로지
12개 전시장 한쪽에 자그마하게 마련된 6관은 IBC가 초청한 미래 기술관이다. 이 전시장에서는 현재 개발 중이거나 개발이 막 완료된 새로운 기술과 장비, 솔루션들이 선보이며 관련 산업 관계자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3DTV 등 주로 유럽연합의 재정 지원을 받은 프로젝트들이 선보인 이 전시장에서 Axmedis사는 MPEG1과 MPEG2, MPEG4 등 MPEG 관련 기술을 통합하여 디지털 콘텐츠의 제작 및 유통, 보안 등의 모든 과정을 관리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인 오픈 MPEG-21을 활용한 멀티포맷 제작 및 보안, 배급 시스템을 시연했으며, porTIVity는 포터블 또는 모바일 기기를 위한 쌍방향 플랫폼을, 그리고 Gamers는 게임의 현실성을 높이는 신기술 등을 선보였다. 이 외에도 KBS 기술연구소는 뉴스 보도의 자동 메타데이터 생성 프로그램인 ‘OMEGA'를 선보였는데 특히 특정인의 안면 특징을 입력한 DB를 활용한 자동화된 안면 인식 소프트웨어가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06년 IBC에서 울트라 HD를 선보인 NHK 기술연구소에서는 올해 전시에서는 1초에 백만프레임의 비율로 이미지를 캡쳐할 수 있는 초고속카메라를 선보였다. 특히 NHK는 영화와 텔레비전 기술에 관한 국제표준을 정하는 기구인 SMPTE에 울트라 HD에 대한 국제적인 표준을 검토해줄 것을 정식으로 요청했으며, SMPTE의 Symes 국장은 IBC 폐막 다음주에 파리에서 이 문제가 정식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올해에는 MPEG의 뒤를 이은 멀티미디어 및 하이퍼미디어의 표준화 기술인 MHEG(Multimedia and Hypermedia information coding Experts Group) 기반 기술과 솔루션이 선보여 향후 이에 대한 발전가능성을 탐색토록 했다.
한편, 3개 전시주제별로 수여하는 IBC 혁신상에는 CNN의 디지털 뉴스취재 프로젝트가 혁신적인 디지털 뉴스취재 시스템으로 콘텐츠 크리에이션 분야에서 수상했으며, 벨기에 RTL-TVi 채널의 인스턴트 테이프리스 프로덕션 시스템이 매니지먼트 분야에서, 그리고 또 다른 뉴스 프로젝트인 영국의 뉴스채널 ITN의 NeMeSys 시스템이 콘텐츠 딜리버리 부문에서 각각 수상했다.
전미소비자가전협회 CEA의 최고 경영자이며 사장인 개리 샤피로(Gary Shapiro)는 IBC 40주년 기념 기조연설에서 네트워크 방송사업자들에게 변화하는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자신들이 이미 가지고 있는 자산을 소중히 하라고 충고했다. 그에 따르면 전통적인 방송사업자들은 더 이상 가정에 정보를 제공하는 독점적 지위를 즐기지는 못할 것이지만, 가장 단순하고 접근이 쉬운 친밀한 매체로서 강력한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 물론 변화는 적응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젊은 층에서의 TV 시청률의 하락과 시청자의 세분화에 따른 광고 매출의 감소 등과 같은 전통적인 이슈에서부터 UGC의 활성화에 따른 프로그램 제작 환경의 변화와 IT 기반의 워크플로우가 늘어남에 따라 전통적 방송인들이 겪는 적응의 어려움 등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이슈들이 생겨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변화의 트렌드를 주시하고 적응해나가면서도 자신이 가진 장점과 강점을 잊지 않는 것. 그것이 방송통신 융합 환경에서 우리 원 역시 나아가야할 방향이 아닐까
글 ● 이인숙 / KBI 정보사업팀 팀장 (lis@kbi.r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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