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서비스 상용화와 향후 전망
결합서비스 통해 유료방송시장 본격 경쟁 - 가입자 유치위한 가격경쟁으로 자기잠식도 우려
글 ● 김영수 / KBI 연구원 (splyskim@kbi.re.kr)
새 정부의 IT 정책 방향이 IT와 전통산업 간 융합으로 초점이 맞추어지면서 올해 국내 IT 산업은 ''융합드라이브''가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었던 한 해였다. 그 중 관련 부처, 업계 간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하여 그동안 지체되었던 IPTV 서비스가 드디어 상용화되었는데 그 배경에는 방송통신 융합 기구의 출범 및 정부의 다각적인 지원정책 마련 등을 꼽을 수 있다.
이와 같은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에 힘입어 마침내 업계 최초로 KT의 ''메가TV''가 지상파방송사와 ''선 송출, 후 정산'' 방식으로 실시간 지상파방송 재전송에 합의하고 지난 11월 17일부터 IPTV에서 실시간 지상파방송을 제공함에 따라 본격적인 상용화의 첫 걸음을 내딛었다. 그리고 12월 12일에는 KT, SK브로드밴드, LG데이콤 등 IPTV 사업자가 IPTV 개국식을 통하여 상용화를 공식 천명하였다.
이러한 가운데 IPTV 서비스의 본격화에 따른 가입자 구도의 변화, 기존 방송시장의 변화 등에 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 글에서는 IPTV 서비스 및 콘텐츠 라이브러리 현황을 살펴보고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에 대하여 점검해 보도록 하겠다.
▶ IPTV 서비스 현황
현 정부와 각 관련 업계는 포화단계의 유료방송시장 구도에서 IPTV 서비스 도입을 어떻게 기대하고 또 전망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 할 수 있다. 우선 새 정부는 IPTV 도입이 수용자 선택의 기회를 확대하고 관련 산업을 활성화시켜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고 통신사업자는 새로운 수익 모델의 창출을 통하여 내·외연적 성장을 꿈꾸고 있다. 이에 반해 방송사업자는 또 다른 신규매체 도입의 실패를 우려하는 등 서로 상반된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이러한 정부와 업계의 상반된 입장 차이는 그동안 방송과 통신 영역이 분리되어 있었고 업계의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이 여전하다는 것으로 이는 국내 유료방송시장 내 신규 매체의 진입과 정착이 그리 녹록치 않음을 보여주는 단적인 예일 것이다.
2008년 9월 방송통신위원회는 IPTV 사업자로 KT의 ''메가TV'', SK브로드밴드의 ''Broad&TV'', LG데이콤의 ''myLGtv''를 선정, 발표하였다. 2008년 11월 기준 ''Broad&TV''가 88만 가구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였고 ''메가TV''가 82만, ''myLGtv''가 4만 가입자를 확보하여 총 174만 가구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Broad&TV''의 가입자 증가는 올해 들어 크게 둔화된 데 반해 ''메가TV''의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하여 2009년 초에는 ''Broad&TV'' 가입자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체 가입자는 200만 가구를 상회할 것으로 보인다.
KT의 ''메가TV''의 경우 서비스 개시 1년 4개월이라는 짧은 기간동안 82만 가입자를 확보하였는데, 이는 높은 유료방송 가입률로 인한 신규 매체의 시장 진입이 어려운 상황임을 감안할 때 사업자 입장에서 매우 고무적인 현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또한 IPTV의 상품구성이 상용화 이전에는 VOD+PPV와 같이 단순한 형태였으나 현재는 크게 기본상품, 선택상품, 부가서비스 등과 같은 형태로 분화되어 있다. 예를 들어 메가TV의 상품 유형을 살펴보면, ①기본 상품명인 기본형1)과 ②선택상품으로는 VOD&채널 패키지2) (캐치온디맨드), 유료채널 패키지Ⅰ3)(캐치온+캐치온플러스)과 유료채널 패키지Ⅱ4) (SKY HD, PPV5) ③부가서비스(양방향 서비스)로는 SMS, CID(IPTV 화면상에 발신 전화번호가 표시되는 서비스), TV신문, 가족찾기(IPTV 화면상에 휴대폰의 위치정보를 이용하여 지도와 함께 가족의 위치를 표시해 주는 서비스) 서비스가 유료로 제공되고 있다.
<표1> IPTV 서비스 개요
※ *''메가TV Live(실시간 방송서비스) 가입시 요금으로 나머지 조건은 동일함
한편, 결합상품 역시 기업 간 상생을 목적으로 적극적인 M&A와 제휴를 단행, 매우 다양한 형태의 결합상품을 출시하고 있는데 기존의 QPS(IPTV+초고속인터넷+유선전화+이동전화)뿐만 아니라 WiBro(HSDPA), 인터넷전용 전화서비스 등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을 유인하기 위한 다각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이들의 개별 서비스들은 서로 선택 또는 결합이 가능하고 결합상품 이용 및 약정기간에 따른 할인율은 3사 모두 대동소이하다.
메가TV가 현재 제공하는 콘텐츠 수는 약 10만여 편 정도이며 전체 콘텐츠 가운데 교육 관련 콘텐츠가 약 40%에 달한다.
Broad&TV의 경우 올해 초만 하더라도 국내 IPTV 시장의 선두 사업자로 자리를 굳건히 지켰으나 지금은 메가TV의 맹추격으로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3개 사업자 가운데 유일하게 오픈망을 이용하는 Broad&TV는 현재 약 7만여 편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으며 개봉 영화의 홀드백이 극장 종영 직후 혹은 45일 이내인 점이 이용자에게 크게 어필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UI(User Interface) 개선 및 키워드 검색기능 강화, 성인물 인증의 복수 패스워드 운영, 스크롤 메뉴에 콘텐츠에 대한 간략한 설명과 이미지를 노출시킴으로써 이용자의 편의를 극대화하였다.
<표2> IPTV사업자별 가입자 증가 추이 (단위: 천명)
myLGtv는 약 2만여 편의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으며 타사 대비 다양한 장르의 HD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고, 이용자 취향에 따라 자막과 재생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리고 아파트 등 대단위 가구가 밀집한 주거형태가 아닌 단독주택에 거주하는 가입자층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IPTV 사업자의 콘텐츠 라이브러리 현황을 살펴보면, 각 사업자마다 채널명을 달리하는 경우가 있으나 장르, 분류 체계가 크게 다르지 않다. 실시간 방송콘텐츠는 실시간 지상파방송 프로그램을 포함한 선형채널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IPTV사업자들은 통상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유아/어린이, 교육, 스포츠, 종교, 취미/레저 등의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CP(Content Provider)로부터 판권(라이선스)구매 방식으로 수급 받는다. 이밖에 영화제작사, 주요 MPP에 대한 투자 또는 지분 참여방식으로 콘텐츠 수급 전략을 세우고 있다.
▶ IPTV 도입으로 인한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6)
IPTV 서비스 도입으로 인한 유료방송 시장의 변화는 하드웨어인 플랫폼 시장의 변화와 소프트웨어인 콘텐츠 시장의 변화로 구분하여 전망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플랫폼 시장의 변화는 ① 유료방송 가입자 구도 변화와 ② 가격 경쟁으로 인한 자기잠식(Carnivalization)의 우려를 꼽을 수 있다.
현재 IPTV 서비스 가입자 가운데 약 60%~80%가 케이블TV나 위성방송에 중복적으로 가입하고 있다. 이와 같은 중복 가입자 중 무료 가입자 혹은 상용화 이전의 가입자가 대부분임을 감안했을 때 많은 비중이 IPTV 서비스에 대해서 본격적으로 과금이 이루어지는 시점 또는 실시간 방송서비스가 본격 제공되는 시점에서 하나의 유료 매체만을 선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선택에는 IPTV와 기존 매체로부터의 비용과 편익 비교, 실시간 방송서비스 이용 충족과 IPTV 사업자의 탁월한 마케팅 능력 등이 담보된다면 중기적으로 300만 가입자를 초과할 가능성이 크다.
중기적으로 사업자 간의 경쟁은 IPTV 서비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결합서비스를 통해서 본격적으로 경쟁하게 될 것이다. TPS 또는 QPS 경쟁에서는 KT, SK브로드밴드 및 케이블방송사가 유리한 입지에 있고, LG데이콤 및 위성방송이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따라서 결합서비스에 약점이 있는 사업자들이 제휴들을 통해서 결합서비스를 강화하지 않을 경우에 장기적으로는 유료방송 시장 내 퇴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다른 플랫폼 시장의 변화는 다름 아닌 가격 경쟁으로 인한 유료방송 사업자들의 경영악화이다. IPTV 서비스가 추가됨에 따라 유료방송 서비스의 가격이 현재 수준보다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결합상품을 구성하면서 유료방송 서비스(또는 유선 전화)가 무료라는 홍보를 할 경우 유료방송 시장에서 수신료 수입이 낮아지면서 결과적으로는 제살 깎아먹기가 될 가능성이 크다. 실제로 시장에서는 이미 가격경쟁이 부분적으로 일어나고 있다.
둘째, 콘텐츠시장에서는 ① 콘텐츠 수급의 변화와 ② 콘텐츠 제작의 변화를 예측할 수 있다.
IPTV의 등장이 콘텐츠 제작자와 PP에게는 새로운 수익 기회임에 분명하지만, 유료방송 시장의 역학구도로 볼 때 이 기회를 수익으로 현실화시키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아날로그 케이블방송사에 채널을 공급하고 있는 채널 중 시청률 상위 채널이 IPTV로 채널을 제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IPTV시행령에는 선형 채널을 70개 이상(단 IPTV PP로 신고 또는 등록한 PP가 70개 이하일 경우에는 신고 PP 수)을 편성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따라서 IPTV 사업자 입장에서는 시청률이 낮은 비인기 채널만을 실시간으로 전송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상황을 감안하면 IPTV 사업자는 선형 채널에 주력하기 보다는 VOD 서비스에 주력하는 것이 오히려 효과적일 수 있다.
콘텐츠 제작에서도 변화가 예상되는데 PP들이 경쟁력을 강화하고 타 채널과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콘텐츠 제작 이외에는 대안이 많지 않다. 일부 PP들은 이러한 인식을 가지고 콘텐츠 제작을 하고 있지만 단기적으로 수익성이 떨어지거나 적자를 보고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콘텐츠 제작에 몰입할 수 없는 입장이다. 한편, IPTV 사업자도 콘텐츠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콘텐츠의 제작에 투자하고 있지만 이보다는 기존 PP들을 IPTV로 유인하는 것이 보다 시급한 과제이다.
<표3> 국내 IPTV 콘텐츠 라이브러리 현황 (2008년 12월 기준)
* 실시간방송 콘텐츠의 경우 한 주간 편성표에 나타난 프로그램 수를 카운트하여 제시하였음. ** ''메가키즈''는 어린이(유아) 대상 콘텐츠 제공 채널로사 [뽀롱뽀롱 뽀로로], [키즈 명작선], [영어술술], [EBS 유아] 등 총 9개의 채널군으로 이루어진 채널명임 *** SBS스페셜 채널은 일반채널에서 제공되지 않는 방청권 신청, Poll 및 DVD 구매 등의 양방향서비스를 함께 제공하는 지상파 VOD 채널임 **** ''키즈''는 [EBS 유아], [유아학습], [영어학습], [KidsCo], [명작동화] 등 8개군의 채널군으로 이루어진 채널명임
▶ 수용자 사업자 상생방안 찾아야
앞서 논의한 대로 IPTV 도입으로 인하여 유료방송 시장의 지각 변화는 불가피해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흐름에서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고 수용자와 사업자 모두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이에 대한 제언으로서 첫째, IPTV의 도입에 따라 모든 사업자들이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 케이블방송 사업자는 SO의 사업권역이 로컬인 데 반해 IPTV 사업자의 권역은 전국권역이고 시장 지배적 통신사업자가 유료방송으로 진입하면서 시장 지배력의 전이를 방지하기 위하여 조직분리를 요구하였지만 회계분리만으로 정리되었다는 점에서 케이블방송 사업자에게는 불리한 경쟁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판단된다. 둘째, 유료방송 사업자들이 경쟁을 하면서 저가로 치닫게 되면 유료시장은 피폐화될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이를 막기 위한 방안마련에도 고민해야 할 것이다.
■ 주(註)
1) 실시간 방송채널 60여 개, 데이터 방송채널 25개, 라디오 방송채널 30개와 VOD로 구성된 기본 패키지. 2) 프리미엄 영화채널 캐치온, 캐치온플러스와 VOD서비스를 동시 제공하는 통합 패키지. 3) 프리미엄 최신 영화 및 최신 미국드라마 채널 캐치온, 캐치온플러스를 동시 제공하는 통합 패키지. 4) 국내외 유명 영화, 다큐멘터리, 오락 프로그램 중심으로 편성된 24시간 HD채널. 5) 콘텐츠 이용건당 100원~4,000원 과금 또는 선불이용권(PPV이용권)을 선구매하여 이용. 6) 권호영·김영수(2008),「IPTV의 등장으로 인한 유료방송시장의 변화」,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재정리.
※ 본 원고는 "<방송문화> 12월호 기획1"에 게재된 글입니다
※ 자료출처 :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KBI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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