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 융합의 현황 : 콘텐츠 유통의 다원화를 중심으로
미디어 융합이 지속적으로 진행되면서 미디어 시장의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 현재 미디어 융합은 주로 네트워크 융합에 기반을 두고 콘텐츠 유통에서 주로 일어나고 있다. 즉, 네트워크가 디지털화되면서 음성, 영상, 데이터가 동일한 망으로 전송될 수 있게 되고 음악, 방송 프로그램, 영화, 뉴스, 게임 등 모든 종류의 콘텐츠가 이 망을 통해서 배급되고 있다. 특히 인터넷망과 이동통신망을 통해서 영화와 방송 프로그램을 포함한 동영상, 음악 그리고 뉴스 등이 활발하게 제공되고 있다.
아래에서는 방송 프로그램, 영화, 음악, 신문의 유통이 다원화되고 있는 모습을 각각 살펴보자. 미국 지상 파 방송사는 다양한 2차 유통채널을 개발하고 있는데, iTUNES, 자사의 인터넷 VOD사이트, 전문 인터넷 VOD 사이트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2007년 5월 CBS는 AOL, MSN, CNet 등과 온라인 유통 관련 제휴 를 하였고, Fox와 NBC는 인터넷 비디오 서비스인''Hulu''를 출시하였으며, ABC도 자체 사이트 운영에서 제휴 업체를 통한 유통으로 전략을 변경하였다. 국내 지상파 방송사는 KBS인터넷, imbc, SBSi 등의 계열사 를 통해 온라인 유통 사업을 하고 있는데, 전문 사이트와 모바일 등을 통한 유통을 시도할 필요가 있다.
인터넷을 통한 영화 서비스가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 비디오 다운로드 서비스 시장은 2005년 8월 이후 225% 성장하였고, 동기간에 가입 기반 TV서비스 규모는 39% 증가하였다. 미국에서 80억 달러 규모의 DVD 대여 시장이 온라인으로 전환 중에 있는데, 현재 DVD 대여의 약 20%가 온라인에서 이루 어지고 있다. 2006년 9월에 출시된 Apple의 iTunes에서는 Disney, Paramount Pictures, Lionsgate, MGM의 영화가 제공되고 있다. 2007년 4월 현재 월 약 200만 편의 영화를 판매하였다. 2007년 봄에 Netflix(미국 2위 의 오프라인 DVD 대여업체)가 온라인 비디오 다운로드 서비스를 출시하였는데, 6개월 만에 500만 편의 영화 및 TV프로그램을 이용하였다.
한국에서는 온라인 등을 통한 불법 영화 유통이 성행하고 있다. 불법 영화 유통으로 인해서 DVD 시장이 몰락하였는데, 전체 영화산업 수익중 DVD시장의 점유율은 1%에 불과하고, 비디오 DVD시장 규모는 2002 년 7,730억 원에서 5년 만인 2007년 3,280억 원으로 급감하였고, 영화진흥위원회가 산정한 불법 피해규모는 2002년 2,816억 원에서 현재는 9,326억 원으로 증가하였다. IPTV를 통해서 영화가 VOD형태로 제공되고 있는데, 하나TV의''개봉관 서비스''에서는 극장 종영 후 DVD보다 빨리 제공 또는 DVD 출시와 동시에 <스파 이더맨 3> 등 소니의 영화를 제공하고 있고, KT의 메가TV에서는 2008년 2월부터 디즈니의 영화, 애니메이 션 및 TV 시리즈를 제공하고 있다. iMBC는 워너브라더스와 제휴하여''다운타운''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싸이월드는 워너브라더스와 제휴해''싸이월드 영화 프리미엄 상영관''을 개설하였다. 국내에서 인터넷으로 영화 VOD서비스를 제공하는 사업자로는 씨네웰컴, 씨네로, 쿨무비, 무비쇼 등이 있다.
미국 음반 음계는 오랫동안 Napster와 같은 온라인 공유 사이트를 통한 불법 유통으로인한 매출액의 감소 로 고전했다. 불법 유통을 저지하려는 음반 음계의 노력으로 불법 음악 공유 사이트들이 폐쇄되고, 대신 합법적인 온라인 음악 유통 회사들이 등장하면서 어느 정도 원기를 회복하였다. 2001년 3월에 출시된 Apple의 iPod를 필두로 합법적인 온라인 음악 유통 회사가 등장하였다. 온라인 음악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Apple의 경쟁사업자가 등장하였는데, eMusic, RealNetworks, SanDisk, Yahoo이 그들이다. 2007년 8월에는 MTV Networks, Real Networks 및 Verizon Wireless 3社가 공동으로 새로운 디지털 음악 다운로드 서비스를 제공하기 시작하였다.
한국의 음악시장을 보면, 음반 시장은 침체지만 디지털 음악시장은 활기를 띠고 있다. 2007년 음반판매 현황을 보면, 10만장을 돌파한 음반은 4장에 불과하다. 그러나 디지털 음악시장(MP3, 컬러링, 벨소리 다운 로드)의 규모는 성장하고 있는데, 벨소리시장은 900억 원, 컬러링시장은 1천 400억 원 규모이다. 이러한 무선시장을 제외한 유료 음악 서비스 시장은 1천 2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국내에는 멜론, 벅스뮤직, 소리 바다, Mnet, 주크온, KTF도시락 등의 사이트가 월정액 스트리밍 서비스를 제공 중인데, 1곡당 500원, 월기 한제 정액제 등의 형태로 과금하고 있다. 국내 온라인 음악서비스 시장은 대기업 이통사 진영과 중견 서비 스업체가 경쟁하고 있다. 이용자수는''멜론''80만 명, ''도시락''40만 명, 소리바다 60~70만 명, 벅스 40만 명 등 으로 추정된다.
신문기업은 종이신문에서 뉴미디어와의 융합을 통해서 생존방안을 강구 중에 있다. 신문기업은 인터넷, 디지털방송, IPTV, DMB 등 어느 플랫폼이라도 탑재할 수 있는 디지털콘텐츠를 생산하는 멀티플렉스 뉴스 룸을 구축하여 수익 확대를 꾀하고 있다. 월스트리트 저널의 모기업인 다우존스가 온라인 경제정보를 서비스하고, 투자 전문지 배런스는 심층적인 분석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웹상의 WP 저널리즘을 위한 10계명''을 발표하였는데, 종이신문에 한정한 승부에 집착하지 않고, 온라인, 오프라인 모두에서 최고의 콘텐츠를 생산하는 것에 주목한다고 발표하였다. 뉴욕타임스(NYT)는 직원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교육하여, 기자들이 종이신문뿐만 아니라 블로그, 포드캐스트 서비스를 통해 영상물을 전송하고 있다.
국내 신문사들은 인터넷 사이트를 개설해서 기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 95년부터 디지털 조선일보, 조인 스닷컴, 동아닷컴 등을 설립하였고, 이 사이트에서 기업들은 블로그, 카페, 동영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신문 기업이 독자적으로 동영상콘텐츠를 제작 제공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중앙일보의 탐사뉴스, 조선닷컴의''갈아만든 이슈'', 동아닷컴의''동아eTV''등이 있다. 국내 신문사들도 다플랫폼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동아일보와 네이버는 2007년 8월에 전략적 제휴를 체결하였는데, 동아일보의 과거 기사를 디지털화 하여 네이버가 5년간 독점적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네이버는 최소 수십억 원 이상을 투자하여 동아 일보의 기사를 디지털화한다. 조선일보는''아워 아시아''라는 프로그램을 2탄까지 제작 방영한 바 있는데, 이 프로그램은 7개 지역방송, 2개의 케이블TV, 메가TV에서 방영됐고 조선닷컴에서 VOD서비스가 이루어 지고 있다. 중앙일보는 JMnet이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고, 한국일보의 한국아이닷컴은“향후 신문과 모바일의 뉴스 동시 전파를 위해 지면의''핫 코드''를 이용, 휴대폰 등에 자동 으로 기사와 동영상을 전송하는 뉴미디어 서비스를 추진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IPTV에서 적용 가능한 IPQ서비스가 개발되었다. IPQ서비스는 지면을 확대, 축소, 위치 이동이 가능하게 만든 신문이미지 를 뜻하는데 현재 동아일보, 국민일보, 세계일보, 서울신문 등이 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온라인 사업자, 통신사업자, 신문사, 단말기 제조업자, 소프트웨어 사업자 등이 콘텐츠를 배급하면서 미디 어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다. 미국에서 Google, Yahoo!와 같은 포털 사업자, Myspace, FaceBook과 같은 SNS 사업자 들이 동영상을 제공하면서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중에 있다. Google은 2006년 8월 말에 온라인 도서 검색 및 무료 다운로드 서비스를 선보이면서 디지털 출판 시장으로 접근하였고, 2006년 10월 YouTube 를 인수하여 온라인 비디오 시장으로 진출하였다. Yahoo는 과거 미디어기업을 지향하였지만, 2007년 중반 에 광고를 지향하는 플랫폼으로 방향을 전환하였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Yahoo는 2007년 6월에 아마추어 스포츠 전문 사이트 Rival.com을 인수하였고, 2007년 7월에 온라인광고란 경매업체인 Right Media를 인수 했으며, 2007년 9월에 온라인광고회사인 美BlueLithium을 인수한다고 발표하였다. Fox에 인수된 Myspace 는 2007년 5월 기성 콘텐츠 중심의 비디오 채널 13개를 자사의 사이트에 도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 콘텐츠 협력사로는 The New York Times, Reuters, The National Geographic Channel 등이 있다.
국내에서는 다음, 네이버, 싸이월드 등이 멀티미디어 등의 부가기능을 제공하면서 미디어 기업으로의 변신 을 하고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의 경우 영화, 애니메이션, 스타리그, 스포츠, 게임, 연예·오락, 생활·교양 등 다양한 분야의 VOD서비스를 제공하고, 또한 기존 뉴스검색과 함께''블로거뉴스''를 운영하고 있다. 싸이 월드는 음악, 영화, 만화, 동영상 등의 메뉴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네이버는 사용자들이 보유한 동영상 을 블로그에 업로드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통신사업자가 미디어 기업으로 변신하고 있는 사례를 보자. 미국의 AT&T는 최근에 콘텐츠, 미디어 및 광고를 아우르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사업자로서의 행보를 보이고 있다. 2006년 7월에''AT&T Entertainment Service''사업부문을 설립하였는데, 이 사업부문은 AT&T의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제공되는 제반 콘텐츠 에 대한 소싱, 개발, 관리를 전담하는 사업 조직으로 멀티 플랫폼 광고 모델의 개발까지도 관장한다. AT&T 는 ''Three Screen Integration Strategy''을 발표하였는데, 이 전략에서는 1억 명에 달하는 AT&T의 유무선 가입자들에게 PC, TV, 휴대전화를 통해 동시에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는 AT&T가 ''Cross Platform Media''사업자로서 포지셔닝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통신사업자들도 미디어 사업으로 진출을 확대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온라인 포털로 진출하였고 콘텐츠 제작 업체를 인수하였다. SK텔레콤은 SK커뮤니케이션즈를 통해서 2003년 싸이월드를 인수하였고, 이후 유무선 포털 사이트인 네이트닷컴과 엠파스를 인수하였다. 2005년에는 국내 음반시장의 17%를 차지 하고 있는 YBM서울음반 지분을 인수하였고, 위성 DMB회사 TU미디어를 설립하여 방송 노하우도 구축하고 있다.
2006년에는 종합엔터테인먼트 기업인 IHQ에 144억원을 출자해 1대 주주가 되었고, 이후 IHQ는 연예, 교양 케이블 방송사인 YTN미디어, 영화제작사인 청어람을 매입하였다. 최근에는 하나TV를 운영하고 있는 하나 로텔레콤을 인수하였고, 온라인 게임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엔트리브를 자회사로 끌어올렸다.
KT는 콘텐츠 제작업체를 인수하였고, 메가TV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다. KT는 위성방송 자회사인 스카이 라이프를 통해서 방송노하우를 습득하였고, 2005년 싸이더스FNH를 인수하며 영화, 스타 매니지먼트사업 에 참여하였다. 2006년에는 올리브나인을 220억에 인수( ''주몽''을 제작)하였다. KTF는 도레미레코드를 소유한 블루코테크놀로지를 인수하였고, 2007년 9월부터 메가TV를 본격화하였고, 2008년 2월말에 48.2만 가입자를 확보하였고, 2008년 말까지 150만 가입자 확보가 계획이다. LG데이콤은 2007년 말''myLGtv''란 이름으로 IPTV 서비스를 출시하였고, 콘텐츠 수를 2만개까지 확대하고, IPTV를 중심으로 TPS서비스 제공 할 계획이다.
너무나 많은 기업이 미디어 산업으로 진입하고 있지만, 미디어 시장으로 어느 정도 확장되면서 이들 기업 에게 이윤을 안겨 줄지는 미지수다. 필자가 보건대 앞으로 미디어 기업의 기회는 인터넷, 모바일, 광고 수익, 결합서비스에 있다. 미디어 시장은 인터넷과 모바일 방향으로 확산하고 있고, 미디어 이용자들은 수신료 수익 모델보다는 광고 수익 모델을 선호하며, 결합서비스의 이용이 증가하고 있다. 미디어 기업들 은 고유한 역량을 새로운 환경에 맞게 변모하고, 타 기업과 제휴해야 한다. 콘텐츠 제작 업체는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한 서비스 제공에 노력해야 하고, 신문사, 지상파 방송사와 같은 전통적인 콘텐츠 서비스사업 자는 인터넷과 모바일 서비스로 인수 또는 제휴 등을 통해서 확장해야 한다. 그리고 소비자 니즈에 부합 하는 결합서비스를 개발해야하며, 경쟁에서 승자가 되기 위해서는 인기 콘텐츠와 소비자 접점을 동시에 확보해야 한다.
◦ 작성 : 권호영 /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책임연구원
※ 자료출처 : ITF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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