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에 대한 불확실성과 가능성 사이의 IPTV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TV 서비스인 IPTV(Internet Protocol TV)는 그 등장 초기부터 기존의 Pay TV(유료 TV) 서비스 시장 뿐 만 아니라 전체 미디어와 텔레커뮤니케이션 환경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킬 핵심 서비스로 큰 관심을 모았다. 미국 시장의 경우 IPTV의 도입으로 인해 예상되는 변화들을 나열해 보면 우선 IPTV 서비스의 상용화는 기존 통신회사들의 경영 구조를 바꿔 놓을 것이며, 케이블과 소수 위성 사업자들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지역 방송시장을 여러 사업자들이 각축을 벌이는 경쟁시장으로 변화시킬 것이고, 기존에 전통적 TV를 위해 개발되어 온 서비스 환경을 변화시킬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케이블 사업자들 역시 IPTV라는 강력한 경쟁자를 맞이함으로써 좀 더 분발하게 될 것이 자명하다.
IPTV 서비스 사업자들은 지난 몇 년 동안 IPTV 서비스 상용화를 위해 꾸준히 기술 개발과 함께 관련 인프 라 구축에 노력해 왔다. 전 세계적으로, 특히 유럽과 아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IPTV 인프라와 관련된 산업 들, 즉 케이블과 통신, IPTV 셋톱박스, 그리고 DVR과 디지털 TV 산업이 두 자리 수 이상의 성장률을 보였 고, 머지않아 IPTV가 기존의 TV를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거의 모든 시장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유럽의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에서 IPTV는 걸음마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 며, 이는 미국도 마찬가지이다. 미국에서 IPTV를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시장에 뛰어들어 서비스를 하고 있는 사업자들의 유형을 보면, 가능성을 믿고 선두 자리를 미리 선점하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사업자 가 있는 반면, IPTV 시장을 아직 불확실성이 가득한 것으로 파악하여 추가적인 투자를 중지하고 시장의 변화를 관망하고 있는 사업자들도 많다. 문제는 이렇게 시장이 정적으로 변한 것이 꽤 되었다는 점이다. 2008년 5월 현재 IPTV의 현황과 시장에 대한 두 가지 다른 관점들, 그리고 전망을 간략히 살펴 보았다.
최근 IPTV 시장 전망
지난해까지 전 세계 IPTV 가입자 수는 약 1,350만명 수준이었고 ABI Research의 조사에 의하면 2013년에 이르면 그 수는 약 9,000만 명 수준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비록 IPTV 서비스가 아시아 지역 국가에서 먼저 도입되었고 지난 1999년부터 IPTV 서비스를 도입한 유럽도 IPTV 서비스를 위한 기반이 잘 갖춰져 있지만 ABI는 특히 북미 시장에서 IPTV 시장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하였다.
현재까지는 캐나다와 미국의 일부 지역 사업자들만이 IPTV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었던 상황에서 앞으로는 AT&T와 Verizon에 의해 주도적으로 보급되고 있는 fiber-optic 기반의 인프라가 구축되면 북미의 IPTV 사업 은 전환기를 맞을 것으로 ABI는 보고 있다. 미국의 IPTV 성장은 fiber-optic 망의 구축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 Yankee Group은 올 2월 예측에서 2011년 까지 미국 시장에서만 약 900만 가구가 AT&T나 Verizon과 같은 통신사업자들에 의해 공급되는 IPTV 서비스에 가입하게 될 것이라 했다.
통신 사업자들은 케이블 사업자들의 VoIP(Voice over Internet Protocol) 서비스에 의해 위협받고 있는 비즈 니스 측면의 어려움을 IPTV 서비스로 극복하려 하고 있고 현재까지 통신사업자들에 의한 IPTV 서비스 준 비는 비교적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IPTV의 장밋빛 성장 전망은 또한 비디오 서버, 미들웨어, 셋톱박스 등 IPTV 인프라와 관련된 사업자들에게도 IPTV가 기회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Synergy Research Group (SRG)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 세계 IPTV 인프라 시장은 매년 45% 이상 성장하고 있고, 특히 셋톱 박스 시장은 매년 약 86%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시장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커지고 소비자들의 기대치 또한 높아지기 시작하면서 IPTV 운영자들은 점점 더 까다롭게 서비스와 관련된 인프라 사업자들을 선정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 역시 IPTV 사업의 확장이 앞으로 계속 순탄할 것이라고 보기 힘들다. 기존의 Pay TV 사업자들이 가지고 있는 비즈니스 측면 에서의 경험과 통신사업자들에게는 낯선 비디오 시장의 특성은 현재 IPTV 사업자들이 극복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두 가지 시선
미래 TV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IPTV는 관련 인프라 산업들의 성장과 그 장밋빛 전망에도 불구하고 그러나 쉽게 상용화 되고 있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IPTV의 성장은 분명 괄목할 만하 지만 IPTV 서비스의 장점과 단점이 너무나 크게 구분되기 때문이다. 좋은 화질에 기반을 둔 다양하고 신뢰 도 높은 TV 시청 환경의 조성은 소비자들이 TV 서비스를 선택하는 제일의 조건이다.
통신업계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미국의 IPTV의 경우, 비즈니스 측면에서 IPTV 서비스 사업자가 가지는 가장 큰 장점은 광범위한 브로드밴드 망에 있다. IPTV 서비스 사업자들은 광범위한 브로드밴드 망을 이용 해 인터넷과 TV 서비스를 혼합한 다양한 서비스를 공급하고 인터넷 사업자들과 제휴하여 기존의 케이블 에서는 제공할 수 없는 인터넷 기반의 양방향 서비스를 소비자들에게 제공할 수 있다. IPTV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들을 살펴보면, 우선 미국의 일부 지역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AT&T의 U-bar는 실시간 주식 변동, 스포츠 하이라이트, 교통정보, 그리고 날씨정보를 TV 시청 시 제공한다.
AT&T가 이번 여름부터 제공할 예정인 ''Whole-home DVR'' 서비스는 셋톱박스를 통해 다른 방의 DVR 셋톱 박스에 저장되어 있는 비디오 콘텐츠들에 대한 접근을 허락해 공유할 수 있게 해 준다. TV를 통해 Flickr 같은 사진 공유사이트에 접속, 사진을 다른 유저와 공휴 할 수 도 있고 VoIP 서비스 유저는 TV를 통해 자신 의 전화 통화 목록을 점검해 볼 수 있다. IPTV 시청자들은 또한 TV 시청 시 보고 싶은 영화들을 셋톱박스를 통해 Amazon.com이나 기타 영화제공 사이트에 접속하여 구매할 수 있다.
서비스 측면에서의 장점들에도 불구하고, 기술적 측면의 단점들은 좀처럼 나아지고 있지 않다. 기술적 측면의 신뢰성, 즉 높은 수준의 비디오, 오디오 서비스는 기존의 케이블이나 위성 방송 서비스와 경쟁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지만 IPTV 서비스 사업자들의 기대와는 달리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Multimedia Research Group (MRG)이 12개 IPTV 서비스 공급자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소비자들은 아직 IPTV의 서비스 질에 대해 만족을 하고 있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IPTV 서비스 사업자들은 90% 이상의 사례에서 소비자들이 불만사항을 전화로 이야기할 때 비로소 문제점을 파악하게 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는 즉 IPTV는 기대만큼 소비자들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고 있으며 서비스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IPTV 기술력을 과대평가 하고 있는 것일 수도 있음을 말한다. MRG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소비자들이 IPTV 서비 스를 외면하는 가장 큰 원인은 IPTV가 제공하는 비디오의 화질문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7%). 다른 조사기관의 결과 역시 IPTV 시청시 발생하는 문제들은 비디오, 오디오 서비스에 집중되어 있는 것을 보여 주고 있는데, 예를 들면 비디오가 갑자기 꺼지거나 컬러에 문제가 있거나 비디오 노이즈 발생, 오디오의 음성이 끊어지는 현상, 비디오와 오디오의 동조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가 주로 지적되었다. 결국 MRG는 IPTV의 기술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예산을 투입해야 하고 소비자들이 IPTV 서비스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 하는 등의 노력이 있어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충분히 매력적이고 편리한 서비스들을 IPTV를 통해 제공받을 수 있지만 앞서 지적된 기술적 측면의 단점 들 때문에 소비자들은 불평하고 서비스 사업자들은 본격적인 IPTV 서비스 제공을 망설이고 있다. 이러한 현실을 놓고 MRG와 같이 지속적인 투자와 기술개발을 통해 IPTV 서비스의 빠른 상용화를 위해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과 아직까지 IPTV의 성공은 확신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므로 관망해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고 있다.
미국의 경우, AT&T는 IPTV 상용화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 반해 Qwest나 Verizon의 경우 는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다. Qwest의 CEO Ed Muller는 IPTV가 충분히 서비스되기 위한 분위기와 준비 가 되어있지 않으며 Qwest는 주변 환경이 조성될 때 까지 IPTV에 대한 물적, 시간적 투자를 하지 않을 것 임을 밝혔다.
Verison 역시 FiOS TV를 IP 기반의 TV 서비스로 변모시킬 의지는 있지만 아직까지 섣불리 움직이려 하고 있지 않다. 겉으로는 FiOS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주파수 파장 (wavelength)이 방송용 TV 파장과 맞지 않고, 현재 비디오 사업에서의 성과도 있는 만큼, 시장상황이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돌아가지 않을 경우 IPTV로 의 서비스 전환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밝혔듯이 IPTV는 브로드밴드 망의 용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Verizon의 경우는 서비스 망의 용량 문제를 일찍부터 해결한 상태이다. FiOS의 fiber-optic 망을 이용해 이미 Verizon은 여러 양방향 서비스를 이미 제공하고 있는 상태이다. 따라서 Verizon 역시 ''할 수는 있지만 성공에 대한 확신이 안서는'' 애매한 위치에 있는 IPTV 서비스에 주도적으로 나서고 싶지 않은 것이다.
기존 Pay-TV와의 차별화
IPTV의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고 관망만 하는 방식(do-nothing-yet approach)은 자칫하면 미디어 산업 전체의 성장 동력을 상실하게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어 위험하다고 지적받는다. 따라서 그냥 앉아서 기다리는 것 보다는 기술적 문제점을 지속적으로 개선시켜 나가되, 그러한 문제점들 을 상쇄할 수 있는 다른 장점들을 개발하고 홍보해 나가야 할 필요성이 있다. IPTV는 누가 뭐래도 현재 전통적 TV를 가까운 시기에 대체할 것으로 인정받는 TV 서비스이기 때문이다.
ABI Research는 현재의 답보상태를 풀고 계속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IPTV 사업자들은 다른 Pay-TV와 구별되는 IPTV만의 정체성을 찾고 자신들을 차별화 시킬 수 있는 길을 찾아나서야 함을 지적하고 있다.
IPTV는 그동안 IP 기반의 특수한 인프라 환경에도 불구하고 Pay-TV의 한 종류로 인식되어 온 것이 사실이 다. 인터넷에서 제공하는 텍스트와 비디오 서비스를 방송 TV 서비스와 함께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EPG와 DVR 서비스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며 소비자 확보를 위해 IPTV를 이용하는 고객 개개인의 특성 을 고려한 세분화된 광고기법을 적용하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
IPTV는 적극적인 문제 해결의 노력이 있다면 다음 단계로 발전할 수 있는 충분한 여건을 가지고 있다. 앞서 IPTV가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중에서 현재 불가능한 서비스는 없다. 너무 많은 서비스를 한 번에 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과 같은 과욕을 부리는 것은 경계해야 할 일이지만, 전체 산업적 측면에서도, 그리고 보다 나은 서비스를 기대하는 소비자들을 위해서도 소비자들을 소외시키지 않으면서 IPTV만의 장점을 살릴 수 있는 서비스의 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 참고 : - Business Wire. (2008, March 5). 90 million IPTV subscribers in 2013 expected by ABI research. Retrived May 21, 2008 from http://findarticles.com. - IPTV News. (2008, May 13). ABI Research recommends IPTV operators to pursue differentiation. Retrived May 21, 2008 from http://www.iptv-news.com. - McConville, R. (2008, May 16). Verizon in no rush for IPTV. Light Reading. Retrieved May 21, 2008 from http://www.lightreading.com. - Shukla, A. (2008, May 19). Report: IPTV equipment sales will grew 45 percent. TMCnet. Retrieved May 21, 2008 from http://www.tmcnet.com. - Telephony''s guide to IPTV. (2008, March). Retrieved April 23, 2008 from http://telephonyonlin.com. - Wilson, C. (2008, May 21). IPTV - The great divide. Telephonyonline.com. - Yankee Group. (2008, Jan. 20). Yankee Group says IPTV will be the game-changer for subscription services. Retrieved May 21, 2008 from http://yankeegroup.com.
◦ 작성 : 이양환(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박사과정, yanghwanlee@gmail.com)
◦ 출처 : KBI 동향과 분석 (통권 27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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