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세상]IPTV 가 ''TV 포털 시대'' 연다
프로그램 보면서 관련 정보 검색 가능… 뱅킹 서비스·커뮤니티 기능 등도 확충
인기 드라마를 보면서 배우가 입은 옷의 브랜드는 무엇이며 가격은 얼마인지 알아볼 수 있다. 최신 영화를 보며 주인공의 대표작이 무엇인지 바로 검색할 수 있다. 스포츠 중계방송을 보며 내가 응원하는 팀의 현재 성적과 좋아하는 선수의 개인 성적을 바로 파악할 수 있다…. 물론 아직까지 이 같은 일은 어렵다. 그러나 IPTV가 본격적으로 상용화하고 서비스의 질이 향상된다면 머지않아 이 모든 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화 영상통화도 가능
현재 IPTV는 대부분 ''다운로드 앤드 플레이'' 방식이다. 공중파 방송이나 케이블 방송에서 방송했던 것을 다운로드해서 보는 것이다.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다. 이는 모두 지난 프로그램을 본다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현재까지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HD급 고화질로 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인 셈이다.
이 같은 점은 컴퓨터에서도 가능하다. 유료 공유 사이트나 콘텐츠를 유료로 제공하는 사이트에서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프로그램을 얼마든지 찾아서 다운로드해 다시 볼 수 있다. 커다란 TV화면으로 보느냐, 아니면 컴퓨터 모니터로 보느냐가 차이점이다. 디빅스 플레이어를 활용하면 컴퓨터에서 다운로드한 파일을 커다란 TV화면으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번거롭다는 것이 문제다.
IPTV의 가장 큰 매력은 무엇보다 양방향 서비스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IPTV는 기본적으로 인터넷망으로 제공하는 서비스기 때문에 인터넷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할 수 있다. TV를 시청하면서 관련 정보를 검색해 얻을 수 있고 게임도 즐길 수 있으며 시청자 간 서로 의견을 교환할 수도 있고 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인터넷 전화에서 제공하는 영상통화도 가능하다.
프로야구 중계방송을 시청하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공중파 방송에서는 타자가 타석에 들어설 때만 타율·타점·홈런 등 타자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한다. 투수의 성적에 대해서도 마운드에 올라갈 때만 제공할 뿐 그 외에는 거의 수치를 보여주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시청자는 방송에서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를 놓치면 중계방송을 시청하는 것만으로는 좀처럼 해당 선수에 대해 알 수 없다. 다른 시청자와 의견을 교환할 수도 없다. 하지만 IPTV에서는 언제든지 정보를 검색할 수 있으며 다른 사람과 자유롭게 의견을 나눌 수도 있다. IPTV는 이를테면 수동적인 시청 패턴에서 능동적·적극적인 시청 패턴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TV가 더 이상 일방적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바보상자''가 아닌 것이다.
물론 아직까지 이 모든 것을 다 서비스받을 수는 없지만 IPTV 업체들은 이러한 서비스를 곧 상용화할 예정이다.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하나 TV의 신동석 대리는 "기술적인 요소는 이미 모두 갖추었다"며 "관련 법과 시행령이 제정되면 이러한 서비스를 본격적으로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업체에서는 일부 양방향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한다. KT의 메가TV 의 경우 NHN 과 협력해 네이버 검색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프로그램을 보면서 궁금한 것을 네이버에서 검색해볼 수 있으며 현재 실시간 검색어 순위를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메가 TV는 노래방 기능도 제공하며 TV를 시청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도 있다.
별도의 키보드 등은 필요 없다. 셋톱박스와 함께 제공하는 리모컨으로 조작할 수 있다. 현재 휴대전화로 문자 메시지를 주고받거나 게임을 즐길 때 쓰는 방식과 같다. 메가 TV는 또 다른 업체와 달리 일부 채널에서 실시간 스트리밍 플레이 방식을 적용해 다운로드하는 시간 동안 기다리는 불편함도 없앴다.
가입자 내년엔 300만 명 예상
국내 IPTV 시장은 해마다 대폭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 경제연구원은 국내 IPTV 가입자가 올해 전체 250만 명을 넘어서고 내년에는 300 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동서리서치 등도 올해 IPTV 가입자가 200 만 명이 넘을 것이며 내년에는 약 300 만 명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가입자가 큰 폭으로 늘 것이라고 보는 까닭은 올 하반기 IPTV법(인터넷멀티미디어 방송법)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IPTV가 상용화되고 실시간 방송도 할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이제까지 IPTV의 최대 약점이었던 ''실시간 방송 불가''를 해소할 수 있는 것이다.
IPTV의 실시간 방송이 허용되면 당장 방송사의 피해가 예상된다. 특히 케이블 방송의 위축은 불 보듯 뻔하다. 일부 케이블 방송을 제외하고 대부분 케이블 방송은 현재 공중파 방송에서 방영했던 것을 재방 하고 있다. 그러므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송을 볼 수 있는 IPTV가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그나마 케이블 방송이 아직 힘을 받고 있는 이유는 이른바 ''난시청''을 해소해준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실시간 방송까지 허용된다면 굳이 케이블 방송을 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HD급 고화질에다, 포털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IPTV를 선택하게 마련이다. 케이블방송 측이 반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방송통신위원회가 어떻게 결정하느냐에 따라 통신업계와 방송업계의 운명이 갈릴 듯하다.
◦ 작성:임형도 기자 lhd@kyunghyang.com
◦ 출처 : 경향닷컴 뉴스메이커 768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