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TV시대] 시청률조사 개념을 바꿔라
"닥본사 해주세요."
최근 높은 작품성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한 뒤 종영된 ''경성스캔들''이라는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역을 맡았던 한고은씨가 기자회견에서 던진 말이다.
''닥본사''란 ''닥치고 본방송을 사수하자''는 문장의 줄임말로 한씨는 인터넷이나, 다른 매체를 통해 드라마를 보지 말고, 정시에 방영되는 본방송을 봐달라고 이런 희한한 부탁을 한 것이다.
방송국에서 말하는 시청률은 조사 전문기관인 닐슨미디어리서치와 TNS미디어코리아가 전국의 가구를 대상으로 표본을 패널로 선정, 이들 가구의 TV 수상기에 ''피플미터''(People Meter)라는 측정기기를 설치해 패널들의 시청 행태를 분석한다.
시청률 10%라는 뜻은 패널 조사를 근거로 인구 수를 5000만명으로 잡았을 때 500만명이 동시에 시청 했음을 의미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동시에''라는 시간적 개념이다.
현재 방송중 임을 뜻하는 ''온 에어(On Air)''인 상태, 즉 방송사에서 전파를 타고 나가는 순간 만을 따지는 것이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는 ''주문형(On Demand)'' 상태의 시청률은 빠진 것이다.
따라서 6~7%라는 부정확한 시청률만 놓고 경성스캔들을 ''마니아만의 드라마''라고 치부한 사람들의 견해는 잘못됐다고 말할 수 있다.
IPTV의 VOD 서비스를 많은 사람이 드라마를 시청했다는 사실을 망각했거나 간과했기 때문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시대가 변화하면서 하루 스케줄을 자신에게 맞춰 조정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이들은 시간에 구애받지 않으면서 언제든지 필요한 시간에 보고 싶은 드라마, 영화를 관람하는 사람들 이다.
IPTV가 공중파 방송 시청률을 반감시키는 부작용을 낳고 있다는 주장 또한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점도 밝혀졌다.
하나로텔레콤(대표 박병무)은 최근 자사 프리(Pre) IPTV 서비스인 ''하나TV''에서 방송되는 드라마 VOD 서비스와 시청률의 관계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하나로텔레콤은 VOD 서비스가 본방송의 시청률을 더욱 높인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발견했다.
드라마의 경우 시청자들은 처음부터 보지 않으면, 아예 중간부터 보기를 포기하는 경향이 있는데 하나TV를 통해 놓친 드라마를 다시 본 시청자는 그 다음 편이 궁금해서 최대한 빨리 보기 위해 본 방송 을 기다려보는 새로운 시청 형태가 발견됐다는 것이다.
VOD는 시청률을 갉아먹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떨어져나가는 시청률을 붙잡아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 회사측의 설명인 셈이다.
채명석기자 [oricms@newsva.co.kr] 2007/08/27 11:07:06 <저작권자ⓒ아시아경제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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