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UCC 연구의 현황과 과제
1. 들어가는 말
이용자가 손수 만든 동영상을 의미하는 ‘UCC(User Created Contents)’. 작년까지만 해도 국내에서는 일반인에게 낯설게만 느껴지던 UCC라는 신조어가 이젠 이 시대 새로운 문화의 키워드로 한국 사회 속에 급속하게 자리잡고 있다. 국내에도 2000년대 들어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달할 수 있는 길이 열리면서 영상 제작에서부터 유통에 이르는 과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따라서 지금까지 수동적 소비자 역할에 머물렀던 인터넷 이용자들이 콘텐츠를 직접 생산‧유통하는 프로슈머(Prosumer)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미디어 현상이 바로 이용자 생산 콘텐츠를 의미하는 UCC의 등장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경우, UCC를 제공하는 인터넷 동영상 공유 사이트인 유튜브(YouTube)는 2005년 12월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해 네티즌들이 올린 각종 동영상을 카테고리별로 분류해 제공한 지 6개월 만에 1일 방문자 수 1,000만 명, 1일 1억 페이지뷰, 1일 업로드 비디오 3만 5,000개, 1일 재생 횟수는 4,000만 회 이상이라 는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이러한 현상들에 주목해 UCC 이용자이면서 생산자인 당신(You)을 미국의 <타임>지가 2006년 올해의 인물로 선정할 만큼 개인의 동영상 생산‧소비 과정에의 참여는 사회적으로, 산업적으로, 문화적으로도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있다. 국내의 경우, 웹 1.0을 대표하는 포털의 성장세가 점차 느려지고 있는 반면, 개방과 참여‧공유를 특징 으로 하는 웹 2.0을 기반으로 하는 UCC 사이트의 급격한 성장은 특히 인터넷 산업 지형에 심대한 변화를 초래하고 있다. 특히, 웹 2.0은 동영상 UCC의 성장과 확산을 가능하게 하는 기술적인 인터넷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웹 2.0이 정보 참여‧공유‧개방이라는 가치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RDF (Resource Description Framework), Ajax(Asynchronous JavaScript and XML), 태그 등 신기술을 수용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술적 배경을 바탕으로 동영상 UCC의 확산은 광통신 초고속 인프라 확산과 DMB, WiBro, IPTV 등 다양한 신규 미디어의 등장으로 인한 동영상 콘텐츠에 대한 급격한 수요 증가로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사실상, 동영상 UCC는 이미 휴대폰‧PMP‧DMB 등 모바일 미디어와 결합하고 있으며, 앞으로 WiBro‧HSDPA‧IPTV와 결합해 발전할 것으로 예상돼 사회 전반에 걸친 영향력은 대단히 클 것으로 전망된다(김선진, 2007).
이러한 동영상 UCC의 시의성과 가시적 혹은 잠재적인 사회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인식해, 최근 들어 한국언론학회와 한국방송학회 등의 학술 세미나에서 UCC에 관련된 연구 논문들이 연속적으로 발표되고 있어 UCC에 대한 학계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이 글은 주로 동영상 UCC 연구의 현황과 과제를 주로 2006년 중반 이후 발표되기 시작한 대표적인 학술담론들을 중심으로 간략히 살펴보려 한다.
2. UCC 미디어 연구 동향
UCC의 산업화 진행에 따른 현 단계에서 산업적 및 사회적 부문의 관심사는 무엇보다 UCC의 적절한 수익 모델 개발, 저작권 침해 문제, UCC 배급로를 통한 음란 및 폭력물의 무분별한 확산 문제에 집중 되어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첫 번째로, UCC 산업 관련 연구 동향을 살펴보기로 하자.
1) UCC 산업 관련 연구 동향 작년 이후 지금까지 발표된 UCC 산업 관련 연구논문이나 연구보고서에서 발견되는 주된 연구 주제 중에 하나는 UCC를 통해 어떻게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며, 이를 위한 적절한 수익 모델은 무엇인가에 모아져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UCC 현상을 산업적 측면에서 분석하거나 수익 모델의 개발과 전망에 관련된 여러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다[김문형‧남제호‧홍진우(2006); 황지연‧성지환(2006); 김선진(2007); 이만제 (2007); 오경수(2007)]. 먼저 김문형‧남제호‧홍진우(2006)는, UCC는 방송통신 융합이 진전됨에 따라 PC만이 아닌 모바일과 TV 영역에 진출하는 등 비즈니스형 유비쿼터스(Ubiquitous) UCC로 진화할 것으로 전망한다. 황지연‧ 성지환(2006)은 방송통신 융합 시대 사회문화 트렌드를 크게 상반된 가치들의 융합과 공존, 비즈니스
성공 코드로서의 문화로 파악하고, 이에 기반을 둔 UCC 수익 모델과 미래 전망을 제시하면서 UCC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기업전략 방안을 제안한다. 오경수(2007)는 UCC 시장의 규모‧서비스 현황‧이용 행태 등을 검토하면서 UCC 트래픽의 지속적인 확보, SNS(Social Network Service) 기반 UCC 전략, 차별화된 UCC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 발굴, UCC를 이용한 수익 모델의 지속적인 개발, UCC의 생산과 소비에 이용자의 욕구를 수익과 연결시킬 수 있는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하는 것이 시급함을 지적 한다. 윤승욱(2007)은 모바일 미디어와 UCC에 대한 논의를 통해, 이동통신사 역시 모바일 웹 2.0을 통해 기존의 서비스와 전혀 다른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하게 되었고, 기업 역시 전통 매체와 유선 인터넷이라는 한계에서 벗어나 새로운 형식과 전략으로 UCC를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연구들은, 국내 인터넷 기업들이 막대한 비용을 투자하면서도 해결하기 어려운 콘텐츠 확보에 UCC가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으며 동시에 UCC가 거대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형성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못 미치게, 아직까지 UCC가 별다른 수익 창출을 하지 못하고, 광고수익 외에 별다른 수익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UCC 수익 모델 대안 제시에 대한 연구는 UCC 산업 측면에서 중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 UCC 관련 사회 문제 연구 동향
(1) 저작권 문제 현재 유통되고 있는 대부분의 UCC는 저작권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불법 콘텐츠라고 볼 수 있는데, 그 주된 이유는 이용자가 만든 UCC 동영상의 상당 부분이 방송 콘텐츠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UCC 저작권 문제는 중요한 사회적 쟁점으로 부각되기 시작됐고, 이와 관련된 여러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이대희, 2006; 정제호, 2006 등). 이대희(2006)는 UCC와 관련된 법률적인 쟁점으로서 저작권자와 UCC 제작자 간의 법률적인 문제, UCC 동영상에 등장한 인물들의 초상권과 퍼블리시티권에 관한 문제, UCC 플랫폼 역할을 하는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OSP)와 UCC 제작자 간의 관계 등을 지적 하며, 그 해결 방안 중의 하나로서 저작권 허락 표시 제도인 CCL(Creative Commons License)의 도입을 제안한다. CCL은 저작권자가 자신의 저작물에 대한 이용 방법 및 조건을 표기하는 일정의 저작물 이용 허락 표시로, 일반적으로 많이 쓰이는 저작물의 이용 방법 및 조건을 규격화하여 몇 가지 표준 라이선스를 정한 것이다. CCL은 이용자에게 부과하고 있는 이용 방법 및 조건에 따라 기본적으로 저작자 표시, 비영리, 변경 금지, 동일조건변경 허락 등 네 가지를 제시한다. 정제호(2006) 역시 CCL이 정보 공유와 저작권보호라는 서로 다른 요구를 절충할 수 있어 UCC의 저작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또한 CCL은 저적권자와 UCC 생산자 모두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기본적인 메커니즘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따라서 CCL의 이용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저작권자와 온라인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익현(2006)은, 온라인 서비스 제공자(OSP)가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UCC의 제작을 권유하고 끌어들이는 것은 교사ㆍ 방조에 의한 저작권 침해 책임 당사자가 될 가능성이 많으며, OSP 면책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지적 한다. 예를 들어, UCC를 제공하는 자들에게 유튜브나 마이스페이스 등이 자신들의 사이트에 타인의 저작권 침해가 없음을 표시하도록 하는 점은 이러한 점과 무관치 않다고 지적한다. 사실상, UCC와 관련해 저작권의 문제는 이외에도 여러 가지 다양한 법적 문제들이 산적해 있고, 이들은 동영상 UCC의 활성화를 위해 하루속히 풀어야 할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최근, 저작권심의조정위원회 저작권보호센터는 조사 대상인 10개 동영상 UCC 전문 업체에서 유통되는 콘텐츠 중 80% 이상이 저작권 침해물인 불법복제물인 것으로 UCC 관련 통계에서 발표한 바 있다. 이렇게 볼 때, UCC 관련 저작권 연구는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UCC 정신이 훼방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저작권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좀 더 연구가 활성화되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2) 음란물 및 폭력물 문제 최근 포털 등을 통해 UCC 음란 동영상이 노출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음란 동영상이나 폭력 동영상 유포의 기술적 방지책 혹은 규제 등에 관한 연구가 시작 단계에 있다(김유정, 2007; 강승욱, 2007 등). 김유정(2007)은 UCC 서비스 특성상 이용자들이 아무런 통제 없이 자유로이 콘텐츠를 제공하고 UCC 플랫폼 사업자들의 콘텐츠 확보와 관리 어려움에 따른 문제점까지 덧붙여져 온갖 부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는 콘텐츠가 유포되는 문제점이 있다고 지적하고, 이를 극복하고 UCC의 특성을 보존하는 가운데 건전한 UCC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적절한 규제 논의가 요구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김유정은, UCC 생산과 유통에 관여하는 개인 생산자, 이용자, 플랫폼 사업자, 전송 서비스 사업자와 관계 당국 간의 협력 하에 적절한 사회적 책무를 도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강승욱(2007)은 양질의 수준 높은 동영상 UCC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놀이와 재미 위주의 UCC보다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급 이용자가 직접 제작하는 PCC(Proteur Created Contents) 서비스를 활성화 시키는 데 노력할 것을 제안한다.
3) 온라인 저널리즘으로서의 UCC 연구 동향 동영상 UCC와 관련한 세 번째 연구 영역은, 온라인 저널리즘으로서의 동영상 UCC에 관한 것이다. 저널리즘의 기능을 수행하는 UCC는 국내외적으로 대형 사건들을 통해 새로운 저널리즘적 현상으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국외의 경우, 2001년 뉴욕 테러 당시 현장을 목격한 시민들에 의한 목격 블로그, 2004년 남아시아 지역을 휩쓴 쓰나미 참사, 2005년 런던 지하철 폭탄 테러 등은 개인 블로그들이 주류 미디어들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의 뉴스 정보들을 생산해 낼 수 있음을 보여 주었다(김사승, 2007). 국내에서는 얼마 전 모 방송국 저녁 뉴스에서 지금까지 흥미 위주의 UCC가 이제 고발 UCC로 변화되고 있다는 보도와 함께 동교동 삼거리의 ‘황당한 신호등’이라는 동영상 UCC를 소개한 적이 있다. 또한, 지난 3월 29일 부천 순천향 병원에서 여중생 임양의 주검을 두고 농성을 벌이던 유족들을 물리력을 동원해 해산하는 장면을 찍은 ‘부천순천향병원 사건’ 고발 동영상 UCC 역시 전국적인 이슈가 된 적이 있다.
이와 같이 기존 저널리즘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현상으로서 UCC를 통해 공익을 추구하고 공익의 구현을 위해 공중이 직접 뉴스를 생산하는 것을 김사승(2007)은 저널리즘 UCC라고 명명한다. 저널리즘 UCC는 이용자‧독자‧개인‧아마추어가 뉴스 생산의 주체로 기능할 수 있는데, 저널리즘 UCC의 구체적 형태가 온라인 시티즌 저널리즘, 블로그 저널리즘 등이라고 지적한다(김사승, 2006; 정회경·김사승, 2007).
이러한 맥락에서, 저널리즘 UCC가 형성하는 의제 설정의 정기능과 역기능에 대한 연구가 학계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황용석과 주용완(2006)은 동영상 UCC의 저널리즘적 속성이 황색 저널리즘(Yellow Journalism)의 부작용을 낳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따라서 영상 UCC가 인터넷을 매개로 한 사회적 공표행위로서 특수 윤리로서의 미디어 직업윤리가 요구되고 그에 준하는 사회적 책임을 부여 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민경배(2007) 역시 한국의 인터넷 공간에서 UCC는 텍스트에서 이미지로 이어지는 전자적 공론장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했지만, 동영상 UCC가 확산되면서 공론장의 기능은 희석되고 저작권 문제, 포르노와 음란물, 낚시성 동영상의 범람 같은 사회적 문제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비판한다. 특히 오늘날 동영상 UCC에는 세 가지, 즉 사용자, 철학 그리고 공론장이 부재하다고 지적 한다. 이와 유사한 문제 틀에서, 김사승(2007)은 저널리즘 UCC의 저널리즘적 의미와 기능에 대한 분석 에서, UCC의 생산자인 이용자의 생산참여 용이성은 저널리즘 UCC의 사회적 의미와 관계가 있는데, 참여의 문턱이 높은 참여 유형일수록 저널리즘 UCC의 사회적 의미는 강화된다고 지적한다. 이와 함께, 동영상 UCC가 정치적 선전을 위한 네거티브 캠페인(Negative Campaign)의 도구로 사용 되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작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예상을 깨고 민주당이 압승하게 된 데는 유튜브의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는 평가가 있었다. 유튜브의 동영상 UCC가 네거티브 캠페인의 도구로 활용된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2004년 대통령 탄핵 사태와 제17대 총선으로 이어지는 정치국면을 계기로 이미지 기반의 UCC 공론장을 형성해 네티즌 파워를 표출할 수 있었지만, 점차 동영상 UCC가 확산되면서 국내 정치 선거에서 UCC가 공론장의 기능을 퇴색시키는 많은 문제점을 나타내고 있다 (민병배, 2007). 사실상, 한국 사회에서 인터넷 뉴스의 소비 경향이 영상화하는 변화를 반영하는 현상으로서 동영상과 UCC 검색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개인에 의한 저널리즘 UCC는 객관성, 정확성, 형평성 등 전통적인 저널리즘의 기준에서 볼 때 많은 문제를 안고 있어 저널리즘 UCC 분야에 대한 연구 역시 언론학계에서 앞으로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4) UCC 영상문화 연구 동향 UCC 영상문화 연구는 UCC를 새로운 문화 형식으로 보고 UCC는 현재 중심이 되고 있는 대중문화 형식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는 소수 전문 문화생산자들의 독점적 문화생산 위치에 일반 소비자가 주체로 참여하는 새로운 문화 형식으로의 탈바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고 본다. 사실상, 동영상 UCC 문화가 급격히 성장하게 된 것은 ‘디지털 네이티브(Digital Native)’로 불리는 인터넷 이용자의 특성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은 다양한 일을 동시에 처리하고, 신속한 반응을 추구하며,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고, 도전적이고 재미있을 때 몰입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강승훈, 2004). 이들은 또한 문화적으로는 지식과 경험의 공유를 지고의 가치로 인식하며 관심과 취향을 근거로 콘텐츠를 만들고 공유하며 상호 작용하는 경향이 있다(황지연‧성지환, 2006).
이와 같은 디지털 네이티브가 생산하는 UCC 문화 전반에 대해 UCC 영상문화 연구자들은 대체로 양가적이면서도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다. 이희은(2007)은 UCC가 이전 매체에 비해 이용자가 직접 일상을 제작하는 측면이 확대되었지만, 포털의 거대 권력은 감추어진 채 ‘아무나 참여할 수 있다’ 라는 표어, 그리고 수용자 참여라는 수사학을 기반으로 업계에서는 UCC를 활용한 수익 모델의 발굴과 운용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한다. 따라서 UCC는 수용자의 놀이마저 ‘참여’라는 이름으로 상품화하는 자본주의 시대의 법칙에 종속되어 있다고 비판한다.
이와 유사한 맥락에서, 이남표(2007)는 UCC가 사적 영역의 사안을 공론장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아니라 상품화한다고 비판한다. 즉, UCC의 이용과 제작이 이용자의 자유로운 능동적 행위의 산물이 아니라 정보와 오락물을 상품화하고 유통하는 데 기여하고 있으며, UCC의 무료 이용 대가로 자신의 사적 정보까지 광고주에게 판매하게 된다는 것이다. 결국 UCC가 놀이문화와 공론장의 역할을 행하는 게 아니라 화폐와 권력이 매개하는 경제체계에 의해 식민화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UCC의 산업화 전망과 관련하여 이만제(2007) 역시 다음과 같은 비판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이용자는 신뢰할 만한 콘텐츠 공급자(packager)와 수집자(aggregators)들이 공급하는 콘텐츠를 선호하게 됨으로써 소수의 미디어 기업에 의해 시장이 지배되며, 일부 이용자는 UCC 생산에 적극 참여하지만 대다수의 이용자들은 고도로 분화된 소비를 경험하면서 심각한 디지털 정보 격차와 문화결손을 경험 하게 되고, 새로운 광대역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수요증가가 기대만큼 빠르게 진전되지 않을 경우 새로운 서비스와 콘텐츠 제작에 대한 투자가 위축되어 경쟁국가에게 뒤처지게 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강진숙(2007)은, UCC가 영상문화에 미치는 영향과 역할에 대한 기존 연구들이 양가성을 띠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긍정적 시각에서 볼 때 UCC는 기존의 대중매체가 발전시켜 온 영상 문화를 보다 역동적으로 키워갈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히 존재하지만, 부정적 측면에서 볼 때 UCC 영상 문화는 자유로운 접근과 제작의 기회를 제공하는 반면, 사색의 기회와 깊이를 소멸시킨 채 자극적‧ 충동적‧감각적 경향을 양산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UCC가 아직 걸음마 단계에 있고, 성숙한 문화적 흐름이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UCC는 전적으로 행위의 능동성이 보장되지는 않지만, 동시에 전적으로 자본과 권력에 의해 식민화된 상황도 아닌 모호한 중간지대에 위치해 있다고 진단한다. 전체적으로 볼 때, UCC 영상문화 연구의 과제는 강진숙이 지적하는 것처럼, 어떻게 하면 상업적 목적의 UCC 확산과 정치 선전선동의 도구화, 저작권 침해, 음란 및 폭력 동영상 UCC 유포, 놀이의 ‘노동’화 등의 문제들을 극복하면서, UCC 이용자들의 능동적‧비판적‧창의적 행위로 형성된 UCC 영상문화를 만들 수 있는가에 대한 지식을 생산하는 작업이 될 것으로 보인다.
5. 나가는 말
UCC가 본격적으로 학문적 관심의 대상으로 떠오른 것이 작년 하반기 이후 채 1년 남짓한 기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동영상 UCC에 대한 학문적 연구는 시작 단계라고 할 수 있다. 국내에서는 동영상 UCC의 독특한 기술적 특징으로 인해 커뮤니케이션 분야 연구자보다는 정보통신 계통 연구자들의 참여로부터 시작됐지만, 최근 동영상 UCC의 확산과 사회적 관심에 따라 커뮤니케이션 분야 연구자들의 참여가 활발 하게 이루어지기 시작하고 있다. 전체적으로는, 동영상 UCC 연구는 수익 모델의 개발, 저작권 쟁점, 음란/폭력물 유통 같은 즉각적이고 실용적인 질문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출발해 최근 온라인 저널리즘 으로서의 동영상 UCC 문제와 UCC 영상문화 같은 기초적이고 이론적이면서 비판적 질문으로 학문적 관심의 폭이 확대되고 있다. 결론적으로, 동영상 UCC 연구의 과제를 정리해 본다면, 첫째, 동영상 UCC가 광고수익 외에 별다른 수익 모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UCC 수익 모델 대안 제시에 대한 연구는 UCC 산업 측면에서 중요한 작업이 될 수 있다. 둘째, 동영상 UCC의 활성화를 위해서 참여, 공유, 개방이라는 UCC 정신이 상충되지 않는 범위에서 저작권의 권리가 보호받을 수 있도록 좀 더 다양한 연구가 활성화 되어야 한다. 셋째, UCC의 특성을 보존하는 가운데 건전한 UCC 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해 부적절한 내용을 담고 있는 콘텐츠의 유포를 막기 위한 적절한 규제 연구 역시 필요하다. 넷째, 동영상 UCC가 확산되면서 공론장의 기능이 희석되고 있는 최근 상황에서, 저널리즘 UCC의 객관성‧정확성‧형평성‧윤리 등에 대한 기초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앞에서 지적한 것처럼, UCC 이용자들의 능동적‧비판적‧창의적 행위로 형성된 UCC 영상문화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상업적 목적의 UCC 확산과 정치 선전의 도구화, 자본과 권력의 식민화 문제들을 극복하기 위한 지식 생산 작업이 동영상 UCC 연구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참고자료 강승훈(2004). 디지털 시대의 신인류 디지털 네이티브.『LG주간경제』. 강진숙(2007). UCC 영상문화의 함의 및 문제점: 심층 인터뷰를 이용한 대학생의 인식 사례를 중심으로. 방송학회 학술세미나 발표 논문. 권기덕(2006). 인터넷 비즈니스 모델의 진화와 시사점. 『SERI경제포커스』, 117호, 서울: 삼성경제연구소. 권기덕(2006). 인터넷이 바꾸는 미디어 산업. 『CEO Information』, 제554호. 서울: 삼성경제연구소. 김문형‧남제호‧홍진우(2006). UCC의 동향 및 전망. 『ITFIND』. 주간기술동향 1261호. http://www.itfind.or.kr 김사승(2006). 뉴스블로그의 성격에 관한 분석.『언론과학연구』, 6(2), 113~148쪽. 김사승(2007). 저널리즘 UCC의 기능과 전망. 방송학회 학술세미나 발표 논문. 김선진(2007). 국내 동영상 UCC 시장 변화와 시사점. 국내 동영상 UCC 전문 포털을 중심으로. 한국언론학회 <모색과 도전> UCC와 커뮤니케이션 연구. 김익현(2006). 포털의 UCC 전략. 『신문과 방송』 10월호. 김유정(2007). UCC 확장에 따른 사회적 책무의 필요. 방송학회 학술세미나 발표 논문. 명승은(2006). 방송사의 UCC 전략. 『신문과 방송』10월호. 민경배(2007). 왜곡된 UCC 담론 진단: UCC 공론장은 가능한가. 언론광장 창립 3주년 기념 심포지엄 주제 발표문. 선 호(2006). 해외의 UCC 서비스. 『신문과 방송』 10월호. 오경수(2007). UCC의 미디어 산업적 가치. 방송학회. 학술세미나 발표 논문. 오세근(2007). 웹 2.0 경제와 동영상 기반의 UCC 패러다임. 『ITFIND』, 2007. 2. 28. 유지은(2007). UCC의 비즈니스 모델. 『SW Insight 정책리포트』, March, 48~6. 이경전(2006). UCC 기반 비즈니스 모델 리뷰 및 기존 비즈니스 연계 방안. UCC 컨퍼런스 자료집. 이남표(2007. 4. 28.). UCC와 공론장의 정치경제학.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 정기학술대회 발표문. 이동훈(2007). 국내 포털의 UCC 서비스전략 현황. 『KBI 포커스』, 07-05(통권24호), 1~24쪽. 이대희(2006). 사용자제작콘텐츠와 지적재산권, 『이슈리포트』6월호, 서울: 한국인터넷진흥원. http://issue.nida.or.kr 이만제(2007). UCC 영상 콘텐츠의 제작, 유통과 산업화 전망. 한국언론학회 <모색과 도전 2차 세미나> UCC와 커뮤니케이션 연구. 이원태(2007). UCC와 미 중간선거: ‘유투브’ 정치동영상을 중심으로. 사이버커뮤니케이션학회 2007년 춘계 쟁점 세미나 발제문. 이주남(2006). 온라인 동영상서비스의 현재: YouTube와 판도라TV를 중심으로. 『SW Insight 정책리포트』, 9월호, 40~46쪽. 이희은(2007). 놀이의 노동과 일상의 참여: UCC의 문화적 함의. 한국언론학회 <모색과 도전> UCC와 커뮤니케이션 연구. 이화행(2007). UCC의 확산이 포털 저널리즘에 미치는 영향. 한국언론학회 <모색과 도전> UCC와 커뮤니케이션 연구. 임순옥(2007). UCC의 국내외 동향. 『정보통신정책』, 3. 2, 48~52족. 임정수(2007). 초기 UCC 생산과 소비의 탈집중 현상: 판도라TV를 중심으로.『한국방송학보』, 21(1), 211~242쪽. 임종수(2004). 미디어로서 포털. 한국언론학회 2004 가을철 정기학술대회 자료집. 윤승욱(2007). 모바일 콘텐츠로의 모바일 UCC 활성화 가능성 모색. 한국언론학회 <모색과 도전 2차 세미나> UCC와 커뮤니케이션 연구. 우병현(2006). 웹 2.0 시대와 영상미디어의 미래. 『신문과 방송』 10월호. 장병희(2007). UCC 채택 영향요인 분석: 통합적 접근 한국언론학회 <모색과 도전 2차 세미나> UCC와 커뮤니케이션 연구. 정제호(2006). UCC 시대의 저작권: CCL. 『SW Insight 정책리포트』, 9월호. 정회경·김사승(2007). 온라인 시민저널리즘의 뉴스생산양식 특성에 관한 분석. 『한국언론학보』 51-1, 124~153쪽. 현대원(2006). 이용자의 직접 생산 욕구와 상업성의 결합: UCC, 왜 주목받는가?. 『신문과 방송』 10월호. 황지연‧성지환(2006). 융합시대 사회문화 트렌드와 UCC 활용전망. 『정보통신정책』, 제18권 7호, 26~55쪽. 황용석‧주용완(2006). 건강한 UCC 생산과 유통을 위한 정책적 과제. 『Issue Inside』. 서울: 한국인터넷진흥원.
• 정재철 오하이오주립대 언론학 박사, 한국방송학회 문화연구분과 회장, 한국언론정보학회 서울지역 이사, 한국 방송학회 편집이사, 현 단국대학교 언론영상학부 교수
주요 저서 및 논문 : ≪비판커뮤니케이션≫(공저), ≪문화연구이론≫(편저), ≪매스미디어와 수용자≫ (공저), ≪애인≫(공저), “온라인 시민사회 운동의 공론화 과정에 관한 탐색적 연구: 안티 닉스 운동 게시판 분석을 중심으로”, “한국의 뉴라이트 운동 담론과 정치적 상징의 의미접합에 관한 연구” 등
출처 :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프로그램/텍스트 2007년 제16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