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플랫폼 다툼, 게임기업체가 선점...소니-MS격전, 닌텐도 참전 준비
[기획/디지털TV]② 엔터테인먼트와 TV의 랑데뷰
#1 TV의 변신 대기업에 다니는 샐러리맨 김과장(42)은 이제 9살 먹은 둘째 아들과 매일 저녁 플레이스테이션(PS) 잭을 와이드 TV에 연결시킨다.
약 1시간여 동안 최신 ''피파(FIFA)'' 버전으로 아들과 축구 삼매경에 빠진다. 각자 팀선택 모드로 들어가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고른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인터밀란의 명승부(?)는 거의 매일 열린다.
루니, 호나우두, 피를로 등 게임속의 세계적인 슈퍼스타들의 캐릭터는 거의 실물과 흡사하다. 더구나 대형 TV화면은 마치 실제 경기장에 있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완전하지는 않지만 축구 해설도 거의 흡사하게 상황설정에 맞게 제공된다.
번번히 아들 녀셕에게 아깝게 지지만 김과장은 행복하다. 아내는 맨날 아들과 게임만하는 남편이 맘에 들지않지만 김과장은 단순한 게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축구 게임을 통해 아들에게 스포츠맨십을 가르켜줄 수 있고 인내와 끈기, 포기하지 않는 정신을 간접적 으로나마 실감나게 교육시킬 수 있다는 것에 김과장은 충분히 만족한다.
과거 흑백TV 시절, 동네 이장집 마당에서 동네사람들과 김일의 박치기 레슬링 묘기를 바라보고 자랐던 세대는 이제 다시 디지털TV를 통해 가족과 교감을 갖는다.
"저 녀석이 나중에 내 나이가 되면 아빠와 함께했던 축구 게임을 떠올리겠지."
디지털시대에서도 TV는 여전히 추억을 만들어주는 ''추억제조기''이다. IT기술의 발달로 엔터테인먼트 기능을 TV가 흡수한 결과다.
#2 TV의 변신 "아이, 뭐 재밌는 것 안하나?" TV 채널을 계속 돌리던 B씨는 맘에 드는 프로그램이 없자 짜증을 낸다. "맞다. 지난 번에 못 본 영화를 보면 되겠구나."
주부 김씨는 차세대 DVD 디스크를 게임기 안에 넣는다. 극장 보다 선명한 화질과 음향에 B씨는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 TV앞에서 밤을 지샜다.
디지털 라이프의 매개 디지털TV라는 플랫폼을 선점하기 위한 주변 기기업체간의 다툼은 게임기 업체들이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3(PS3)와 마이크로소프트의 X박스360이 치열한 다툼을 벌이고 있다.
온라인 게임은 물론 DVD 화면 보다 선명한 화질을 제공하는 블루레이와 HD-DVD등을 내장 또는 옵션 으로 제공하고 있다. 양방향데이터서비스로 부각되고 있는 IPTV의 셋톱박스 기능도 해낸다.
동영상과 음악, 사진파일을 보는 것은 기본이고 저장할 수 있는 하드디스크드라이브도 내장하고 있다.
◆ 소니 PS3, 대용량 HDD/블루레이 기본 탑재 = 최근 한국에서 출시된 PS3는 80GB의 대용량 HDD와 블루레이 플레이어 기능을 기본으로 탑재했다. } 가격은 51만8000원.
블루레이는 차세대 DVD 표준 경쟁을 하고 있는 기술이다. 블루레이 디스크는 25GB를 저장할 수 있으며 듀얼 레이어 디스크의 경우 저장 용량이 50GB 이상이다. CD-ROM CDR+W DVD DVD-ROM DVD-R DVD+R 등 기존의 디스크 포맷들도 지원한다.
풀HD에 필수인 HDMI 단자를 채택해 1080p 해상도 출력이 가능하다. 또 DVD 영화나 PS1, PS2 게임 영상의 해상도를 풀HD급으로 끌어올리는 기능을 갖췄다.
컨트롤러는 무선. 모션센서 기능을 탑재해 상 하 좌 우 앞 뒤 기울임의 6방향을 감지하는 ''6축 검출 시스템'' 을 갖췄다. 이와 함께 블루투스 기술을 이용해 최대 7개의 컨트롤러를 무선으로 이용할 수 있다.
인터넷 이용은 기본. 마우스 키보드 헤드셋 등은 USB로 연결할 수 있다.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 코리아는 향후 하나로 텔레콤과 제휴를 통해 ''하나TV 셋톱박스'' 기능을 추가할 예정이다.
◆ MS X박스360, 저렴한 가격 무기...120GB HDD 내장 모델 곧 출시 = 한국마이크로소프트(MS)가 지난해 2월 출시한 X박스360은 이미 국내에 10만대 이상 팔렸다는 것이 강점. 가격은 30만원대 후반이다.
X박스360은 12배속 DVD롬 드라이브를 장착하고 있으며 게임뿐만 아니라 일반적인 광기록 매체들을 읽을 수 있다. 최고 해상도는 1080p. HDMI 포트는 없다. X박스360은 블루레이와 차세대 DVD 경쟁을 하고 있는 HD-DVD를 지원한다.
옵션으로 제공되는 HD-DVD 플레이어의 가격은 19만8000원. 이 플레이어는 윈도우 비스타 기반의 PC와 연동해 이용할 수도 있다. 20GB HDD도 옵션이다. 무선 컨트롤러는 최대 4개를 이용할 수 있다. USB 포트를 통해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호환된다.
X박스 라이브 기능을 이용해 온라인 네트워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윈도우 라이브 메신저를 사용 할 수 있다.
한국MS는 PS3에 대응해 곧 업그레이드 모델인 ''X박스360 엘리트''를 출시할 예정이다. ''X박스360 엘리트''는 미국에서 올 5월 처음 공개됐으며 국내 출시 가격은 미정이다.
이 제품은 120GB 하드드라이브, HDMI 포트, HD 케이블, 헤드셋을 함께 제공한다. 120GB 하드 드라이브 는 기존 X박스360 사용자도 별도로 구입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한국MS도 IPTV서비스를 위해 제휴를 추진 중이다.
한편 국내에서 휴대용게임기 닌텐도DS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닌텐도도 연내에 차세대 게임기 ''위(Wii)''를 국내에 들여온다는 방침이다. 위는 출시된 지 6개월 만에 전 세계 판매량 927만여 대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디지털TV라는 플랫폼을 잡기위한 게임기 업체들의 싸움은 이제 시작이다.
윤상호 기자 [crow@ddaily.co.kr] 2007/08/06 08:34:35 <저작권자ⓒ디지털데일리 무단전재-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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