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보도에 의하면 미국의 워너브라더스(Warner Bros)사가 두 가지 차세대 DVD 기술 포맷 중에서 Blu-ray Disc를 지지한다고 밝힌 바 있다. 워너브라더스사는 전미 DVD 매상의 약 20%를 차지하는 회사이다. 이 회사 Chairman 겸 CEO인 Barry Meyer씨는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더 이상 규격의 혼란이 계속된다면 차세대 DVD 시장의 호기를 놓치게 된다고 지적하고, 자사의 Blu-ray Disc에 대한 콘텐츠의 배타적 공급이 결과적으로 DVD 시장의 확대와 소비자 이익 증대에 기여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그래프참조].
이를 계기로 2006년부터 치열하게 전개되어 온 [GTB2007060449, GTB2007090787] 차세대 DVD 규격 경쟁은 2008년 들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 것으로 보인다. 작년 초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차세대 DVD를 둘러싼 2006년의 규격 경쟁은 아직 전초전의 성격을 띠고 있다고 전한 바 있으며, 그 이유로는 2007년 한 해 동안 양 진영 모두 플레이어의 출하 대수를 2006년부터 10배 이상 높인다는 목표를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였다.그로부터 1년이 다시 지난 지금 여전히 양 진영의 규격 경쟁은 계속되고 있으며 갈수록 치열해 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본 자료에서는 2008년을 맞이하여 2007년 말까지의 차세대 DVD 규격 경쟁에 대한 동향을 양 진영의 발표를 바탕으로 총괄하고, 앞서 소개한 워너브라더스사 등 영화 업계의 움직임이 향후 규격 경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가에 대해 전망하기로 한다.
2006년 봄에 처음으로 플레이어가 등장한 차세대 DVD 규격은 2007년부터 본격적인 보급 단계에 진입하고 있으며, 플레이어와 패키지 미디어의 판매 대수는 전년에 비해 크게 성장하였다. HD DVD 플레이어에 관해 서는 2007년 11월에 도시바가 염가판 플레이어인 [HD-A2]를 일시적으로 99달러까지 낮추어 판매하면서 적자를 각오한 전략적 가격 설정으로 판매 대수를 크게 늘린 바 있다. 지금까지 미국 내에서 판매된 HD DVD 플레이어의 누계 대수는 Xbox360에 외부 장착된 재생 장치를 포함하여 약 100만 대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Blu-ray Disc 플레이어의 누계 판매 대수는 50만대 정도이다. 플레이스테이션3 (PS3)의 판매 대수인 300만대 전후의 숫자를 포함시키면 단순 계산으로 약 400만 대의 통계가 잡히기는 하지만, 소비자가 PS3를 구입하는 목적의 대부분은 게임을 하는데 있기 때문에 이 숫자는 포함시키지 않는 것이 타당할 수 있다. 실제로 PS3를 Blu-ray Disc 플레이어로 사용하는 사용자는 전체의 1/4 정도일 것이라고 한다. 만약 그 1/4을 Blu-ray Disc의 플레이어 보급 상황에 포함시킨다면 실질 판매 대수는 140만 대까지 늘어나게 된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하드웨어의 보급 경쟁에서 HD DVD가 결코 Blu-ray Disc에 뒤지는 것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패키지 미디어의 판매 실적은 어떨까. 2007년 1월 당시에는 PS3가 대량으로 보급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에 앞으로 Blu-ray가 HD DVD를 크게 따돌릴 것이라는 예측이 있었다. 하지만 실제로는 월별 판매 실적을 보면 Blu-ray 60%, HD DVD 40%로 큰 차이가 벌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워너브라더스사는 지금까지 Blu-ray와 HD DVD 양 진영 모두에 콘텐츠를 제공해 왔다. 그런데 아직 규격 경쟁이 완전히 끝나지 않는 상태에서 왜 Blu-ray 규격을 지지하는 것으로 입장을 정한 것일까. 인터넷 정보 에 의하면 금전 수수를 포함한 많은 의혹이 제기되고는 있으나, 그런 문제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은 표면적인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는 의견이 많다. 워너브라더스사가 Blu-ray 지지로 돌아선 본질적인 이유 는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Blu-ray Disc와 HD DVD가 매우 호각지세의 규격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 이라는 지적이다.
미국 내 DVD 매상 실적은 현재 연 3~4% 정도의 매우 느린 페이스로 떨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DVD의 실적 감소를 보상하기 위해서는 차세대 DVD 시장을 하루빨리 확대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차세대 DVD의 규격을 하나로 통일하여 소비자의 혼란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워너브라더스를 포함 한 미국 영화 회사의 대부분은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 터이다. 하지만 앞서도 설명한 것처럼 양 진영의 세력 싸움은 매우 치열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결론이 나지 않을 전망이다. 따라서 워너브라더스는 자신이 어떤 입장을 취하면 규격을 일원화하는 데 더 도움이 될 것인지를 고민했을 것임에 틀림없다. 이런 배경을 고려하면 이유는 분명해진다. 즉, Blu-ray 진영에 속하는 영화 회사의 대부분이 HD DVD에 쏠리지 않는 이상, 스스로 Blu-ray 진영에 적극 참여함으로써 현재의 흐름을 만들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실제로 워너브라더스는 HD DVD 진영에 가장 큰 충격을 줄 수 있는 시점에 Blu-ray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보인다. 즉, 2008 International CES 직전에 이를 발표한 것이다. HD DVD 규격 추진 단체인 HD DVD Promotion Group은 CES에서 예정되어 있던 기자회견을 급히 취소할 수 밖에 없었으며 결국 이런 움직임인 HD DVD 진영의 동요를 세상에 알리는 셈이 되고 말았다.
아직 양 진영의 플레이어 판매 점유율이 호각을 나타내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금방 규격 경쟁에 결론이 날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차세대 DVD 규격 경쟁은 당분간 워너브라더스사의 움직임에 대해 다른 미국 영화 회사가 어떤 반응을 보일 것인가로 크게 흔들리게 될 전망이다.
출처-KISTI 『글로벌동향브리핑(GT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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