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방송과 케이블에서 유료 사용자들을 통해 서비스되던 VOD 서비스가 초고속 인터넷 망인 브로드 밴드 망의 구축과 성장으로 이들뿐만 아니라 통신 사업자들의 주요 서비스가 되면서 마케팅 측면에서 여러 가지 전망과 전략이 제시되어 왔다. 초기 단계에서 각 조사기관에서 쏟아낸 앞으로의 브로드밴드 망을 이용한 비디오 서비스 전망은 비관적인 것과 낙관적인 것, 그리고 추측에 의거한 예측 등이 난무했 었다. 아직 디지털로의 전환이라든지 IPTV의 본격적인 확산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어느 누구도 신뢰성 있는 예측을 내놓기는 힘든 상황이지만 2007년이 지나고 있는 현재까지의 비디오 전송 시장의 상황을 정리하고 앞으로의 예측을 좀 더 다듬어 발표한 보고서가 있어 눈길을 끈다. 테크놀로지의 확산에 따라 그 상품과 서비스의 이용자들을 주로 분석하고 시장의 변화를 예측해 온 시장 조사기관인 Parks Associates가 발표한 ''road- band Video: A Market Update'' 현재까지의 디지털 전송 방식의 등장 이후 시장의 변화와 브로드밴드 망을 통한 비디오 서비스의 가능성, 그리고 시장의 의미 있는 변화들을 요약하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2007년 이후 나아갈 방향을 싣고 있다. 이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하고 2008년 이후 유망한 브로드밴드 망을 통한 비디오 서비스를 정리해 보았다.
기존 미디어 콘텐츠 전송 방식의 변화
비디오 콘텐츠의 디지털 전송은 각 시장조사기관과 업체들 자체의 장밋빛 전망들 때문에 지상파 방송국, 케이블, 위성 사업자들, 그리고 온라인 포털을 포함한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온라인 이용자들의 인구통계학적 특성상, 개별 소비자들에게 그들의 입맛에 맞는 맞춤형 콘텐츠를 선택 적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장점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지갑을 쉽게 열 수 있을 것으로 여겨졌고, 우선은 영화 콘텐츠가 각광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었다. 또한, 이전부터 케이블 업체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되어 왔던 VOD 서비스는 브로드밴드 망의 등장으로 그 영향력이나 수익이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었고, off-line의 DVD 임대 사업은 그 사이에서 존폐의 위기를 맞을 것으로 예측되었다. 우선, 영화 콘텐츠와 TV 콘텐츠의 디지털 전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기존의 전통적인 전송 수단들은 예상 대로 큰 위기를 맞았다. 1990년대 이후 놓은 성장세를 기록했던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DVD 임대 및 판매 사업의 수익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영화관 수익의 성장은 지난 1996~2002년간 8%에 달했었으나, 2003년 이후 약 6%씩 감소하고 있다. DVD 사업 역시 지난 2001~2004년간 약 240%라는 경이적인 성장 세를 기록했었으나, 그 이후 연간 10% 이상씩 하락하고 있다. 영화관 수익의 감소는 사실 여러 가지 이유로 설명된다. 그러나 가장 큰 이유로는 영화관에서 소비자들이 보는 화면의 질적인 차이가 디지털 전송이 가능해진 현실에서 더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영화관 이탈 현상은 화질이나 흥행영화의 수에 관계없이 이미 하나의 흐름으로 굳어졌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Parks Associates의 2005년 연구결과는 40% 이상의 소비자들이 연간 영화관에서 영화를 관람하는 편수가 해마다 줄어들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영화를 집에서 관람하는 생활 패턴의 변화 역시 영화관 수익의 감소를 불러왔다. DVD 임대와 판매의 수익 증가율은 2005년에 영화관 수익 증가율을 넘어섰다. 이 밖에, 영화관과 DVD 수익의 하락을 동시에 가져온 원인으로 꼽히는 시장의 변화로는 단연 DVR(Digital Video Recoder)을 들 수 있다. 비디오테이프 없이 하드드라이브에 콘텐츠를 저장하는 DVR의 출현으로 소비자들은 집에서 이미 녹화된 TV 프로그램이나 케이블 영화를 더 많이, 그리고 더욱 손쉽게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Parks Associates는 현재까지 미국 가구의 약 11%가 DVR을 소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Video-on-demand(VOD) 서비스는 예측과는 반대로 아직까지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VOD 시장의 가장 큰손으로 통하는 Comcast의 경우 95% 이상의 콘텐츠가 디지털 케이블 가입자들 에게 무료로 제공되고 있고, 그 성장은 시청자 누적 집계로 2004년 말 약 5억 명에서 2005년 말 14억 명, 그리고 2006년 말에는 약 20억 명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소비자들의 영화관 관람의 감소와 DVD 판매의 감소는 아직까지는 고스란히 VOD 시장의 수익 증가로 이어지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그러나 브로드밴드 망을 통한 비디오 콘텐츠 시장의 위협은 케이블 업체들로 하여금 더 발전된 콘텐츠 판매전략 의 개발과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을 강요하고 있다. Comcast의 경우 영화사들과의 계약을 통해 새 영화의 출시와 동시에 그 영화를 프리미엄 VOD 서비스를 통해 공급하는 day-and-date 전략을 수립, 시험 운영 중에 있고, 지상파 방송국들과도 연계해 새로운 드라마 에피소드나 기타 콘텐츠들을 빠르고 안전하게 확보하려 노력하는 중이다. 통신업체 중에서 비디오 서비스에 가장 큰 진전을 보이고 있는 Verizond의 경우 케이블 업체들을 대신할 수 있는 비디오 콘텐츠 사업자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Verizon 의 FiOS TV 서비스는 TV 서비스가 연결되었을 때 Verizon의 Media Manager 소프트웨어와 홈 네트 워크 서비스를 통해 개인용 PC와 연결되도록 하는 가입 옵션이 있어서 앞으로 브로드밴드 망을 통한 서비스를 함께 진행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놓고 있다. 실제로 Verizon은 온라인 사이트인 Revver로 부터 비디오를 볼 수 있는 시스템을 조만간 구축하여 운영할 예정이다. 한편, 영상 콘텐츠의 주 제작자들인 지상파 TV 방송국들 역시 인터넷과 게임 콘솔, 그리고 DVR 등의 등장으로 인해 프라임 타임대 시청자 수의 감소로 인한 광고수익 감소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금까지 지상파 TV 방송국들의 주 수익은 프라임 타임대에 편성된 방송 프로그램들에 따라붙는 광고수익이 큰 비중을 차지해 왔다. 방송사들은 다음 편성 시기의 프로그램들이 제대로 편성되기도 전에 그 시간대 광고를 미리 계약하는 up-front 광고 판매 등을 통해 수익을 올려왔는데 이 비율이 최근 급격히 감소되었 다. 그러나 지상파 방송사들은 광고주들이 인터넷을 통한 광고로 눈을 돌리기 시작하자 자신들의 광고 전략을 수정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Joost와 같은 온라인 비디오 전송 업체는 코카콜라, 나이키 그리고 HP 같은 거대 광고주들을 30개 이상 확보해 놓고 서비스하는 상태 로, 앞으로 광고주들의 투자가 어떤 방식으로 진행될 것인지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지상파 방송국들은 그들의 웹 사이트를 통해 활발히 비디오 콘텐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현재 의미 있는 성과를 내고 있다.
브로드밴드 비디오 서비스의 현재와 미래
이렇듯 기존의 예상이 들어맞아 시장의 변화가 생기고 있는 것은 사실이나 모든 변화가 브로드밴드 망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에 맞춰져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DVD 임대와 판매 업계의 경우 Netflix와 Block- buster가 그들의 웹 사이트를 통해 벌이고 있는 온라인 임대 사업은 그들의 새로운 수익원이 되고 있다.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비디오 전송 업체와 제휴를 맺는 대신 웹 사이트를 통해 싼 값에 다수의 DVD를 예약할 수 있고, 무료 또는 싼 값에 우편으로 빠르게 배달되는 이 서비스는 연체료를 물지 않고 보고 싶을 때까지 보고 반납하도록 한 정책 덕분에 현재까지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즉, 여전히 DVD 임대의 형식을 유지하고 있으나 온라인을 통한 값싸고 빠른 임대 방식이 소비자들에게 인정받으면서 여전히 현재 비디오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전송으로 영화의 전송이 각광을 받을 것이라는 기대는 현재 충족되고 있지 못하 다. 인터넷 기반의 영화 전송은 기술적인 문제와 콘텐츠 공급자들의 반발, 그리고 브로드밴드 망과 TV의 연결성 문제 등으로 인해 어려움을 겼고 있다. 앞으로 점차 브로드밴드 망의 전송 속도라든지 TV 접근성 이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나 아직까지는 드라마 에피소드 한 개의 분량과 같이 짧고 적은 용량의 비디오 콘텐츠가 길고 많은 용량의 영화보다 더 성공 가능성이 높다는 결과를 보이고 있다. 바로 이러한 문제들 로 인해 영화 DVD 임대와 판매가 아직까지 수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상파 방송국은 브로드밴드 망을 통한 비디오 콘텐츠 전송 사업을 일찌감치 시작하고 그 결실을 맺고 있는, 일종의 성공 케이스로 통한다. 이들의 성공 요인은 기존 케이블 방송국이나 온라인 비디오 전송 업체의 비즈니스 모델을 답습하지 않은 데서 기인한다. 즉, 이들은 광고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과감히 채택했고, 성공을 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브로드밴드 서비스를 위해 돈을 지불한 다. 그런데 비디오 콘텐츠를 위해 또다시 지갑을 열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현재까지 분분했다. 그러나 Parks Associates의 보고서에 따르면, 2007년 말이 돼가는 지금까지의 결과로 보면 지상파 방송국들이 채택한 ad-supported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은 시청자들의 지불 능력에만 의존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고 말한다. 즉, 시청자들은 브로드밴드 망을 통한 보다 좋은 화질의 서비스를 제공 받기 위해서는 같이 따라붙는 광고들을 기꺼이 볼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는 케이블 업체의 VOD 서비스에도 적용 가능한 모델이고 실제로 많은 케이블 업체에서 시행하고 있기도 하다.
케이블과 지상파 방송국, 그리고 통신 사업자들 외에 두드러지는 사업자는 온라인 포털 사업자들을 들 수 있다. 이들의 사업 시작은 검색시장의 경쟁이 한계에 다다랐기 때문이다. 온라인 검색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를 보이고 있고 새로운 수익의 창출을 위해 다방면으로 사업을 다각화 하고 있는 와중인 것이 다. 특히 구글의 움직임이 가장 활발한데, UCC (user-generate or-create content) 사이트인 YouTube 를 인수하고 기존의 콘텐츠에는 광고를 붙이지 않았으나 이제 상품가치가 있는 UCC에는 광고를 붙이기 로 하는 등의 공격적인 마케팅 전략으로 소비자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현재 브로드밴드 망을 이용한 비디오 콘텐츠 전송을 가로막고 있는 걸림돌은 크게 두 가지로, 기술적인 측면에서 전송속도가 아직 획기적으로 증가하지 못한 것과 TV로의 연계가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점, 그리고 마지막으로 브로드밴드 망을 통한 전송 시 발생할 수 있는 보안 문제에 대한 해답이 명확히 나오지 않은 점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콘텐츠 사업자들은 자신들의 콘텐츠 전송이 소비자들이 현재 지불 하는 1.99달러보다 더 많은 가치를 가지고 있음을 몇 년간의 경험을 통해 인식하기 시작했다. 광고수익을 기반으로 하는 비즈니스 모델의 성공 가능성을 본 것이다. Parks Associates는 브로드밴드 망을 기반 으로 하는 서비스를 여섯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고 현재까지의 현황과 전망을 간략히 제시하고 있다.
우선, 영화 콘텐츠만을 우선적으로 제공하는 서비스는 수익을 창출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판명되었다. Movielink나 Moviebeam 등의 몰락은 이를 반영한다. 결국 이들은 각각 Blockbuster와 Movie Gallery 등의 임대업체들에 넘어가고 말았다. 두 번째로 온라인을 통해 서비스를 확장했던 Blockbuster가 Movielink를 인수한 것이 어떠한 영향을 미칠 것인지 주목받고 있다. 콘텐츠를 일정 부분 확보한 임대 사업자가 온라인 서비스 라인을 확보한 것 으로 만약 이들이 자신들이 보유하고 있는 DVD들을 온라인으로 서비스하게 된다면 어디까지가 임대고 어디까지가 콘텐츠 판매인지에 대한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물리적인 임대만 해왔던 것에서 온라인상 에서 다운로드 기능과 함께 ‘플레이어’까지 제공하게 되면 그 정체성이 달라지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세 번째로 지상파 방송국에 의해 서비스되는 브로드밴드 비디오 서비스로 현재 가장 크게 성공하고 있는 부분이다. 우려와는 달리 온라인을 통한 프라임 타임 콘텐츠 서비스가 실제 방송국의 프라임 타임 시청률을 침해하고 있지 않고, 함께 제공되는 광고의 효과가 큰 것으로 입증되고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 를 보고 있다. NBC Universal의 발표에 따르면 78%에 이르는 온라인 서비스 경험자들은 단지 자신들이 놓친 TV 에피소드를 보기 위해 접속한 것으로 나타났고, 84%에 이르는 이용자가 서비스 중간에 본 광고를 기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네 번째 서비스 유형인 웹 TV는 브로드밴드 망을 기반으로 하는 전문 비디오 서비스 업체로, 앞으로 가장 유망한 것으로 Parks Associates는 전망했다. 이들 업체들의 가장 큰 무기는 콘텐츠 선택의 폭을 확대하고 서비스 종류에 따라 고화질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제공하는 가격이 싸고 광고까지 붙일 수 있어 높은 수익을 예상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 다.AOL과 구글, 야후 등의 포털 업체들에 의한 비디오 서비스 역시 웹 TV와 같이 고화질의 서비스와 광고수익을 기반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여 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기술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는 하드웨어들의 문제를 풀어 나갈 수 있는 모델로, 하드웨어 업체들과 비디오 서비스와의 결합을 새로운 모델로 제시하였다. 일부 하드웨어들은 현재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가 지닌 문제점을 해결할 능력 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애플의 iPod의 경우 전용 기기와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온라인 비디오 서비스 를 제공하고 있다. 물론 짧은 뮤직비디오 위주의 서비스나 영화서비스까지 가능케 하고 있어 그 발전 가능성이 높다. 이 밖에도 모바일 폰을 통한 온라인 비디오 전송 서비스가 몇 년 내로 상용화될 것으로 보여 통신업체들과 모바일 기기 제조업체들의 참여 또한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브로드밴드 망을 기반으로 하는 서비스의 성공요인을 종합하여 결론을 낸다면, 1) 앞으로 영화뿐만이 아니라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여 제공하고, 2)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양한 창구들, 즉 여러 웹 사이트와의 계약을 통한 콘텐츠 제공이 활성화되어야 하며, 3)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시험하고 가장 알맞은 모델을 적절히 적용해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현재 미국 브로드밴드 망 가입 가구 중에서 비디오 서비스를 위해 돈을 지불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비율 은 19%에 이르고 있다. 적은 비율이나 그 증가세가 매우 빠르다. 그리고 온라인을 통해 볼 수 있는 콘텐츠의 종류와 양이 계속 증가하고 있고 브로드밴드 망의 속도 또한 지속적으로 개선되고 있어 브로드 밴드 망은 새로운 비디오 전송 매체로 자리 잡고 있다. 최근 몇 년간 비디오 전송 사업에서 볼 수 있었던 변화들에 주목하여 2009년 디지털 전환 시기를 목표로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 꾸준히 진행해 나간다면 앞으로의 비디오 전송시장은 현재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이게 될 것으로 예측한다.
● 작성 : 이양환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박사과정,yanghwanlee@gmail.com)
출처 : KBI 동향과분석 제 : KBI 동향과분석 제19호(통권 264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