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사업자들은 우리 실정 상상도 못해..."
3년여 간 지연됐던 IPTV 법제화가 연내 이뤄질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특히, 연초 방송통신위원회 설치법 및 IPTV 법제화를 위해 출범한 방송통신특별위원회 활동이 올 연말 까지로 제한돼 있어 사실상 9월 정기국회가 마지막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 방송통신특위가 활동시한을 연장해 내년에도 법제화를 추진할 수는 있지만 올 연말 대선과 함께 새로운 행정조직이 들어서고, 현재 17대 국회의원의 임기가 내년 초라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연내 처리가 불가능해질 경우 법제화가 1~2년 또 지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미 IPTV 상용화 준비를 끝낸 KT는 IPTV 법제화가 될 수 있도록 최근 TF팀을 구성해 총력전 을 펼치고 있으며, 지난 7월에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내 이동통신 자회사인 NTC를 통해 러시아에서 IPTV 상용화를 먼저 시작하겠다며 국회와 정부를 압박하고 나섰다.
KT 러시아서 IPTV 상용화 발표한 ''진짜 이유''
지난 7월 29일 남중수 KT 사장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의 자회사인 NTC(New Teleplone Company)를 통해 8월부터 시범서비스 기간을 거쳐 내년 초부터 IPTV 상용화를 실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당시 KT의 이 같은 발표는 한국에서 IPTV 법제화 논의가 지지부진한 미묘한 시점에 나와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다. 사실 KT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지난해 11월 러시아 정부로부터 IPTV 면허와 IPTV 제공 인프라로 활용할 와이맥스(3.5G) 주파수 면허를 획득하고도 발표시점을 늦춰왔다. 지난해 말까지 국무조정실 산하 방송통신융합추진위원회에서 IPTV 법제화를 위한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있었고, 올 초에는 국회 내 방송통신특위가 구성되면서 자칫 이 같은 발표가 IPTV 법제화의 진전된 논의 를 이끌어내는데 역효과를 불러일으키지나 않을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IPTV 법제화가 연내 무산될 경우 향후 1~2년 간 제도화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한 KT는 7월 말 러시아 IPTV 상용화 개획을 발표했다. 국내 대표 통신사업자가 법제화 지연으로 인해 IPTV 첫 상용화 지역을 한국이 아닌 해외를 선택했다는 부담을 국회와 정부에 준 것이다. 당시 남중수 사장은 "국내에서 IPTV 법제화 논의가 한창인데 제도미비를 이유로 해외에서 먼저 시작 했다는 지적을 피하기 위해 지난해 11월 IPTV 사업면허를 획득했음에도 불구하고 발표시기와 상용화 일정을 조금 늦췄다"고 설명햇다. 또, "세계 최고 인터넷 인프라를 지닌 한국이 통신사의 IPTV 허용에 대한 방법론에 매달려 3년여가 지난 이 시점에도 법제화가 되질 않고 있다"며 "이제는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이를 발표하게 됐다"고 쓴소리를 했다. 김영택 NTC 사장도 "현재 NTC에서 제공 중인 ADSL 서비스에서도 큰 무리 없이 스트리밍 방식의 IPTV 서비스가 가능하다"며 "30~40개 방송채널을 포함해 영화 등 VOD 서비스 위주로 IPTV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해외뿐 아니라 최근 국내에서 IPTV 법제화를 위한 대외활동 강화를 위해 최근 TF팀을 꾸리고 총력전에 나서고 있다. 국회 일정이 빠듯한 점을 감안해 TF팀 활동으로 단시일 내에 IPTV가 경제·산업적 측면에서 조기 법제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적극 알려나가겠다는 것이다. KT의 이 같은 전방위 활동이 9월 정기국회에서 방송통신특위 활동에 어떠한 영향을 줄지 방송·통신업계 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IPTV·와이브로와 글로벌 통신시장 개척에도 ''찰떡궁합''
KT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IPTV 상용화 계획을 발표한 이면에는 BRICs 국가 중 하나인 러시아에서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 확장을 꾀하겠다는 포석이 깔려있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이동통신시장이 전체 인구 200만여 명에 가입자 220만 명에 이를 정도로 포화 상태인 점을 감안, 이 시장에서는 향후 부가 서비스로 수익을 극대화하고, 보급률이 7%로 저조한 초고속 인터넷 시장을 적극 개척한다는 것이다. KT는 투자비용이 많이 소요되는 유선망 대신 고정형 와이맥스(무선 초고속 인터넷) 중심의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며, 여기에 IPTV 서비스까지 제공할 경우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와이맥스를 이용한 초고속 인터넷 인프라 확대에 맞춰 기존 사업자와 같으 PSTN망을 이용하지 않고 인터넷전화(VoIP)를 보급할 경우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 실제, KT는 블라디보스토크의 NTC에서 SMS 외에 부가서비스로 국내 통화연결음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체 매출의 13%를 부가서비스로 올리고 있다. 또, NTC 전체 가입자의 18%가 통화연결음 서비스에 가입돼 있다. 결국, 통신회선 제공 외에 애플리케이션이나 콘텐츠가 제공될 경우 수익을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러시아 내에서 KT의 ''IPTV+와이맥스+VoIP''이 전략에 성공을 거둘 경우, 이러한 레퍼런스를 바탕 으로 향후 해외시장 진출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신승영 KT 인도 지역거점장은 "KT가 해외 통신시장 개척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이를 위해 인도에 서도 주파수 확보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러시아 NTC의 성공사례가 KT의 해외 통신시장 진출 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남중수 사장은 "블라디보스토크를 향후 러시아의 추가적인 투자를 위한 거점으로 삼아 해외 시장 진출의 성공사례를 만들 것이고, 연내 해외 투자처 한 곳을 추가로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KT는 카자흐스탄의 한 이동통신사업자와 지분인수를 위한 협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졋으며, 조만간 최종 협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해졌다.
※ 이 글은 [ITFIND]와의 협의에 따라 전재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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