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화상태에 직면한 유럽 이동통신시장에서 모바일 콘텐츠 부문이 새로운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통사들에게 있어 모바일 콘텐츠 시대의 도래는, 정체상태에 들어선 현재 상황의 돌파구이면서 동시에 이통사의 입지를 위태롭게 할 수도 있는 양날의 칼이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인터넷 사업자들 에게 완전히 시장을 내어줬던 유선통신사업자의 전례와 달리 이동통신사업자들이 모바일 콘텐츠 가치 사슬에서 자신의 위치를 확고히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유선 인터넷과 온라인 광고가 범람하는 지금, 유선 통신사업자의 콘텐츠 관련 매출은 몇몇 프리미엄급 서비스 제공에 따른 제한적 수익이 고작이다. "big pipe"로 전락한 유선통신사업자들이 온라인 광고 수익을 배분받거나 웹 콘텐츠로부터 부가가치를 생산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유선통신사업자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는 유선 인터넷 비즈니스모델이 그대로 이식되기 전에 새로운 비즈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에 시장조사업체 Analysys의 Marco Cordoni 애널리스트는 다음 네 가지로 그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첫째, 오픈모델의 도입이다. 지금까지는 이통사들이 walled-garden 모델을 고수해왔고 이를 통해서도 모바일 콘텐츠 관련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모바일 인터넷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walled-garden에 대비되는 오픈 모델로의 선회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다양한 콘텐츠 제공 업체 및 포탈이 모바일 인터넷 시장으로 진출해야만 소비자의 관심도 높아지고 모바일 콘텐츠 시장규모 도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모바일부문에서도 오픈 모델로의 진화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최근 영국 Vodafone이 eBay, Google, MySpace 등 주요 인터넷 사업자에게 문호를 개방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둘째, 데이터 정액제의 도입이다. 지금까지 모바일 인터넷 활성화의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 아닌 데이터 서비스 요금이었다. 최근 도입되고 있는 데이터 정액 요금제도 한 달간 쓸 수 있는 데이터 서비스 양이 정해져 있고 더욱이 음악이나 영상을 다운로드 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점에서 진정한 데이터 정액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Cordoni 애널리스트는 상한 기준을 재조정하여 전체적인 데이터 서비스 가격을 낮추고 이에 따른 매출 감소는 콘텐츠 제공업체나 모바일 광고업체와의 수익배분률 조정 또는 프리미엄 서비스 매출로 커버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
셋째, 이통사가 취해야 하는 전략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서비스 유형에 따라 콘텐츠 제공업체에게 차별적 인 서비스 요금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데이터정액제 도입이 가입자들의 모바일 인터넷 사용량을 증대시켜서 시장 전체의 파이를 키우는 역할을 한다면, 이통사들은 콘텐츠 제공업체에게 부과하는 도매 요금을 차별화시킴으로써 프리미엄급 서비스 제공에 따른 광고수익 등 부가가치를 공유할 수 있게 된다.
넷째, 단말벤더에 대한 힘의 우위를 유지하는 것이다. 또한 소비자들과 직접 접점을 확보하고 있는 이통사들이 지닌 소비자에 대한 각종 정보와 지식도 개인 정보 보호 관련 법규의 허용한도에서는 이통사로서는 수익 창출의 중요한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 이 글은 와의 협의에 따라 전재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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