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온라인 사업에 대한 대형 오프라인 미디어 업체들의 시장 진입이 본격화되고 있는 가운데 올 여름, 신생업체들에 대한 기존 미디어 업체들의 인수합병 열풍이 한층 거세지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의 요청에 대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의견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공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회의론이 맞서고 있다.
[News Plus] 올해 8월 한달 동안만 해도 허스트 퍼블리케이션스(Hearst Publications)가 소셜 네트워크와 쇼핑 서비스를 결합한 카부들(Kaboodle)을 인수하고 뉴욕타임스는 유명 블로그인 프리코노믹스 (Freakonomics)를 흡수했으며 포브스(Forbes)는 북마킹 부문 신생업체인 클립막스(Clipmarks)와 인수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이에 앞서 7월에는 케이블 TV업체 디스커버리(Discovery)가 환경 블로그인 트리허거(TreeHugger) 합병해 눈길을 끌었다. CBS는 올해 봄 음악 커뮤니티인 라스트(Last.fm)을 인수했다. 월트 디즈니(Walt Disney)는 3억 3,000만 달러에 어린이 웹 사이트인 클럽 펭귄(Club Penguin)을 인수했다. 이 사이트의 펭귄 캐릭터를 디즈니의 포트폴리오에 편입시키기 위해서였다.
지난 5월에는 금융 뉴스 관련 비디오 블로그인 월스트립(Wallstrip)이 CBS Interactive에 인수됐고, 미디어 공유 사이트인 포토버킷(Photobucket)이 뉴스 코퍼레이션의 폭스 인터랙티브 미디어(Fox Interactive Media)에 인수됐다.
오프라인 미디어 업체들이 온라인 업체들을 인수하는 데 혈안이 된 것은 이제 온라인 사업 부문을 두는 것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었기 때문이다. 온라인 영역에 진입할 때 내부에서 새로운 사이트를 개발 하고 구축하여 가입자 확보에 나서는 것보다는 기존의 유망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훨씬 더 효율적이고 비용이 적게 든다는 것도 중요한 이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거대 오프라인 미디어 업체들의 적극적인 행보에 대해 여전히 회의론이 제기되고 있다. 기존 미디어 업체들이 인터넷 사업의 원리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신기술 개발에 따른 새로운 사업 기회를 포착하는 데 느리다는 평가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미디어 업체들이 이처럼 온라인 업체들을 인수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인수 대상 업채들의 면면을 살펴볼 때 야후(Yahoo)나 구글(Google) 같은 인터넷 업체가 목표로 삼을만한 기업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추세가 1990년대 말 닷컴 버블 당시의 인수합병 붐을 연상시킨다며 미리 실패를 점치는 회의론자들도 있다.
실제로,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온라인 업체를 인수한 후 결국 실패한 사례들도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Conde Nast는 지난해 소셜 뉴스 사이트인 Reddit을 인수했으나 결국 경쟁업체인 Digg에 참패했다. NBC Universal이 2006년 인수한 여성 커뮤니티 사이트 iVillage가 고전하면서 경쟁업체인 Glam Media 에게 1위 자리를 빼앗긴 것도 자주 인용되는 실패 사례이다.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인 MySpace가 Fox Interactive Media에 5억 8,000억 달러에 팔려간 후 경쟁사인 Facebook에 비해 전망이 불투명해졌다는 지적도 있다.
물론 이를 반박하는 주장도 잇다. 허스트 인터랙티브 미디어 그룹(Hearst Interactive Media Group)의 경우 지난 10년간 50개가 넘는 벤처업체에 투자하면서 성공 노하우를 쌓은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다른 기회비용을 고려했을 때, 온라인 업체를 인수하는 것이 성공적인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문이 제기 된다. 다우존스(DowJoes)가 2005년 마켓와치(MarketWatch)를 5억 2,000만 달러에 인수한 것이 오히려 유료 사이트인 윌스트리트 저널 온라인의 발전에 걸림돌이 될 수 있었다는 의견이 제기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이다.
◆ 인수 성공 전략은? 미디어 업체들이 온라인 사업을 인수할 때는 단순히 해당 서비스나 콘텐츠만 넘겨받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오히려 그 업체에 몸담고 있는 전문 인력들과 기존의 사이트 고객들을 확보한다는 것에 더 큰 의미가 있다.
이렇게 확보한 자원들을 안정적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온라인 업체를 그대로 내버려두라"고 주문한다. 실제로 많은 미디어 업체들이 유망 온라인 업체를 인수하면서 가장 먼저 약속하는 것이 "사업의 독립성 보장"이지만, 거대 미디어 그룹에 편입될 경우 기존 온라인 업체가 사업에 대한 통제력을 잃는 경우가 허다하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경우 특히 민감한 문제이다. 성공적으로 이어져온 소셜 커뮤니티 활동도 인위적인 통제나 섣부른 복제 시도로 인해 빛이 바래기 쉽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최근 회복 조짐을 보이고 있는 iVillage의 사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 iVillage의 사례 iVillage는 ''여성들만의 커뮤니티를 제공한다''는 모토 아래 수백만의 회원을 확보하며 업계 1위 자리를 지켜왔지만 NBC Universal에 인수된 후 승기를 이어가지 못했다. NBC는 지난해 6억 달러에 이 회사를 인수하면서 디지털 부문의 주요 사이트를 확보함으로써 이를 바탕으로 온라인 서압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1년 후 NBC 내에서 iVillage에 대한 기대는 사라졌으며, 프로모션에 따른 사이트 트래픽 증대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는 않았던 것으로 평가 받았다.
iVillage가 90년대 후반 닷컴 버블 붕괴 와중에도 생존할 수 있었던 것은 충성도 높은 고객 기반과 노련한 영업 인력 덕분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강력한 사이트도 NBC와의 통합 과정에서는 여러 어려움에 직면 했고, 야심차게 내놓은 "iVillage Live"같은 서비스는 참패를 면치 못했다.
결국 NBC 경영진은 인터넷 사업 부문을 NBC.com 사이트와 TV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여러 웹 사이트, 독자적인 특징을 지닌 iVillage, 그리고 새로운 분야의 웹 사업 등 3가지로 나누고 어설픈 통합 대신 iVillage 사이트 자체에 맞는 공격적인 전략들을 모색하기 시작했다. iVillage와의 결별을 선언한 Hearst 를 대체할 새로운 파트너를 찾고, "Today"의 진행자인 Meredith Vieira가 iVillage를 위한 본격적인 블로깅 활동에 들어갔으며, 새로운 온라인 웨딩정보 섹션을 만들기도 했다.
현재까지 iVillage의 월별 사이트 방문자 수가 급격히 늘어나지는 않고 있지만, 연간 기준으로는 분명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며, 2007년 매출은 전년대비 26%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매출이 증가하게 된 것은 iVillage가 웹 사이트와 상품을 긴밀하게 연계하는 등 온라인 사업에 걸맞는 효율적인 광고 판매 전략을 채택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View Point] 미디어 빅뱅 시대를 맞아 거대 오프라인 업체들은 온라인 영역에 대한 초조함과 지향을 동시에 드러내며 바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사용자의 한정된 시간을 점유해야 하는 미디어 업체들로서는 콘텐츠 전달과 광고 매출부문에서 온라인 부문을 강화한 다각화 전략을 모색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온라인 미디어의 특성과 온라인 커뮤니티의 생태가 오프라인 미디어와 태생적으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고 기존 오프라인 미디어의 운영 놀리에 맞춰 섣부른 통합을 진행한다면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는 노력은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할 수도 있다.
※ 이 글은 와의 협의에 따라 전재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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