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스크린 방식 휴대전화, 도입과 함께 보급 속도 빨라질 듯
지금까지 터치스크린 방식의 모바일 단말기들은 거의 기업 부문의 전유물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Palm의 Pilot이나 HP의 iPaq 등과 같이 펜 형태의 입력장치를 둔 PDA 기종들이 첫 선을 보였던 당시부터 일반 소비자들과는 거리가 멀었던 것이다.
그러나 이제 단말벤더들의 눈길은 일반 소비자 부문을 향하고 있으며, 현재 Apple의 iPhone을 비롯한 여러 유사 기종들이 이미 출시됐거나 출시를 앞둔 상태다. LG의 Prada나 High Tech Computer의 HTC Touch 등도 그런 사례다. 하지만 궁극적인 관건은 ‘손가락으로 입력하는 터치스크린 단말기’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일 수밖에 없다. 일찍이 2003년에 MyOrigo라는 핀란드 벤더가 iPhone과 놀랍도록 유사한 ‘원조’격 단말기를 선보인 적도 있지만, 이는 결과적으로 시대를 너무 앞서나간 행보였다.
이런 맥락에서, 시장조사업체 Canalys의 최신 보고서는 해당 단말벤더들에게 다분히 고무적인 소식일 수 있다.
Canalys 측은 우선 단말기 스크린의 대형화 추세를 보급 확대에 유리한 요소로 꼽았다. 화면이 클수록 아이콘 배치가 자유롭기 마련이며, 숫자키 중심의 물리적 키보드로 인한 불편함을 보완할 수도 있어 관련 기능과 서비스를 이용하기가 쉬워진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아이콘 수용 공간이 넓은 덕에 추후 도입될 서비스의 사장(死藏)을 막을 수 있고, 콘텐츠의 체감 만족도도 높아지는 등 이통사 입장에서도 여러 이점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 그들의 분석이다. 물론 고급 광고기술을 동원할 여지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Canalys의 Pete Cunningham 선임 애널리스트는 UI의 중요성도 함께 지적했다. 요금 투명성이나 콘텐츠/서비스의 매력도 중요하지만, 정작 사용하기 불편하다면 선택을 받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번 조사에서도 전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새 휴대단말을 쓰기 위해 ‘공부까지 할’ 의향은 없음을 밝혔다고 한다.
Canalys의 이번 조사에서, 전체 응답자의 23%는 ‘대형 화면을 탑재한 기존과 같은 크기의 단말기’를 전제로 터치스크린 방식의 기종을 구입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고, 편리한 키보드나 터치스크린을 갖췄다면 크기의 불편쯤은 감수할 수 있다는 비율도 10%에 달했다. 기존과 같은 숫자키 중심의 키보드를 선호한다는 응답은 28%에 불과했고, 이와는 별개로 입력장치의 종류와 관계 없이 작은 단말기를 우선 고려한다는 응답은 24%를 차지했다.
그런데 모바일 TV, 이메일, GPS 등의 최신 서비스를 이미 사용하고 있거나 향후 사용할 예정인 응답자들만 놓고 보면 터치스크린 모델에 대한 구매의사가 50% 이상 높아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스크린의 대형화와 단말기 크기 유지라는 두 가지 전제 조건은 이 부문에서도 마찬가지로 중시됐다.
Canalys의 Mike Welch 부사장은 UI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며 “쾌적하고 일관적이어야 함은 물론이고, 이미 널리 사용되는 ‘표준’ 기능들에 대해서도 최소한 기존 단말기들 수준의 편의성을 확보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20초 이내에 기본 기능을 파악하기 어렵다면 소비자의 선택을 담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이번 조사는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영국 등지의 직장인 휴대전화 사용자 2,000여 명을 대상으로 4월에 실시됐다. ※ 이 글은 와의 협의에 따라 전재한 것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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