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 논란 속에 된서리 맞은 코나미社의 신작게임
- 일본의 게임회사인 코나미社는 최근 민감한 주제의 게임을 출시하여 곤욕을 치렀음. 2004년 이라크의 팔루자 지역에서 민간인을 포함해 2,000명 이상의 희생자를 낸 당시 미군의 전투상황을 유사하게 체험할 수 있는 신작게임인 ‘팔루자에서의 6일(Six Days in Fallujah)’을 공개했기 때문임
- 게이머들은 팔루자 시가에 배치된 美 해병대원의 역할을 맡아 적(이라크군)을 공격하게 됨. 긴박한 전투 과정 중에서 무장을 하고 있지 않은 이라크 양민을 사격할지 혹은 말지에 대한 판단을 압박 박는 장면 등도 포함되어 있으며, 군의 기밀로 분류된 위성사진을 포함한 수천 장의 사진도 사용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큰 논란에 휩싸임
- 게임이 공개되자, 당시 팔루자 지역에 참전했던 병사의 유족과 퇴역군인,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항의와 비판이 빗발쳤고, 강력한 비난 성명이 발표되었음. 코나미 측에서는 사회적인 비난이 점차 거세지자, 초기 투자비용의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게임의 출시를 포기한다는 공식입장을 발표함. 이는 사회적 논란으로 회사의 이미지가 타격을 받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로 풀이됨
※ 사회적인 논란 끝에 출시를 포기한 코나미의 ‘팔루자에서의 6일’
□ 인종차별, 역사 왜곡 등 증폭되는 게임 속 논란들
- 그동안 다양한 스포츠 게임 속에서 역동적인 능력을 보유한 흑인캐릭터들은 게이머들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음. 하지만 최근 출시된 게임 ‘레지던트 이블 5(Resident Evil)''에서의 흑인들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좀비들로 표현되면서 평가 절하됨
- 일본 캠콤社의 전작들은 미국과 유럽을 무대로 한 게임이었으나, 2009년 3월에 출시한 신작은 식민지 독립이후의 아프리카를 배경으로 하고 있음. 게임 자체의 폭력성이 높아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유해한 게임타이틀로 분류되기도 하였지만, 가장 큰 논란의 중심은 백인인 남자주인공이 흑인들을 무차별로 학살하는 게임의 스토리 라인임
- 캡콤에서는 게임의 무대가 아프리카이며 사람을 좀비로 변신시키는 바이러스로 인해 사람들이 난폭해진 것이지 실제로 아프리카인을 비하시키거나 하는 요소를 담고 있지는 않다고 해명하고 있음. 하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식민지주의나 자본주의적인 요소, 그리고 흑인을 비하하는 인종주의를 지나치게 담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
- 게임에 등장하는 좀비들은 총을 쏘고 모터보트도 운전할 수 있는 등 보통의 아프리카 흑인처럼 보일 수 있음. 특히 판단력이 부족한 어린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우려가 높음. 이렇게 불거진 인종차별 논란은 출시일이 3개월여가 넘어가는 시점에서도 수그러들고 있지 않음
※ 인종차별 논란 속에 있는 캠콤의 신작 액션게임인 ‘레지던트 이블 5''
- 게임 속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또 다른 중요한 주제는 바로 역사왜곡임. 이와 관련해 일본의 게임제작사들이 자주 거론되고 있음. 일본의 게임개발사인 시스템소프트의 ‘현대대전략’ 시리즈는 출시 때마다 역사 왜곡 논란을 불러온 것으로 유명함. 이 게임 시리즈는 실제로 일본 극우파들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음. 극우파의 지원을 받고 있는 만큼 게임의 극우 성향이 매우 노골적임
- 예컨대, 일본 자위대가 유엔 상임이사국으로 진출해 중앙아시아 분쟁에 개입한다거나, 일본군이 독도 상륙 도중 한국 해양경찰에 구속되고, 결국 일본에서 특수부대를 투입해 독도를 침탈한다는 내용 등 심각한 역사 왜곡을 게임의 주요 줄거리로 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음
- 이외에도 일본 고에이社의 전략게임인 ‘삼국지'' 시리즈에서는 우리역사에서 고구려에 속한 ‘낙랑국''이 중국의 속국으로 표기되면서 논란이 생긴바 있었음. EA사의 게임인 ‘커맨드 앤 컨커(Command & Conquer): 레드얼럿(Red Alert)3''에서는 태평양 전쟁당시 일본국을 모티브로 한 ‘태양의 제국''이라는 가상의 군대를 등장시켜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음
Suggestion point ▶ 게임이 단순한 재미와 즐거움을 주던 과거의 모습에서 탈피하여 전쟁, 인종, 정치 등 심각하고 민감한 주제를 다루게 되면서 게임에 대한 사회학적인 논의가 최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 ▶ 사회적 비난이 거세지면서 게임출시가 무산되거나(팔루자에서의 6일), 인종차별에 대한 항의와 비난이 폭주하면서 게임제작사에서 이에 대한 사과와 해명을 하는(레지던트 이블 5) 등 게임주제와 관련된 논란들은 사회적인 쟁점이 되기도 하였음. 최근에는 역사왜곡과 관련해 관련국들과 마찰을 겪는 경우도 생김 ▶ 게임 하나가 일으키는 파장이 국가와 해당업체를 넘어 국가 간 문제로 비화되는 경우가 있어, 게임업계의 주제 선택에 대한 사회적 책임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지는 시점임. 향후 우리 게임업계에서도 온라인 게임의 한류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시점에서 논란이 될 수 있는 민감한 주제는 지양하고 다른 사회의 정서에 대한 몰(沒)이해에서 비롯된 왜곡된 관점은 최대한 갖지 않도록 유의해야 할 것임
[참고자료] Livescience.com(2009. 3. 12). For Better or Worse, ‘Resident Evil 5'' Exposes Racism. (http://www.livescience.com/culture/090312-resident-evil-5-racism.html) PCWorld.com(2009. 5. 16). ‘Fallujah'' Cancellation Shows What''s Wrong With Video Game Biz. (http://www.pcworld.com/article/165012/fallujah_cancellation_shows_whats_wrong_with_video_game_biz.html?tk=rss_news) WSJ.com(2009. 3. 20). ‘Resident Evil 5'' Reignites Debate About Race in Videogames. (http://online.wsj.com/article/SB12367206050098785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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