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콘텐츠산업 유통구조 분석결과, 업체-종사자-매출의 급감 악순환 ■
노준석(KOCCA 통계정보팀 수석연구원)
온라인 디지털 기술의 발전으로 전통적인 오프라인 콘텐츠 유통환경이 디지털 콘텐츠 유통(서비스)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특히 유무선 모바일 환경은 소비자들의 콘텐츠 소비방식을 혁신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변화에 맞춰 기업들은 오프라인 매출을 유지하면서 새롭게 디지털 유통을 통해 수익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콘텐츠산업의 유통구조 변화를 살펴봄으로써 콘텐츠 유통 활성화를 위한 정책지표로서 활용되고자 한다.
2010년 기준으로 국내 5개 콘텐츠산업(출판, 만화, 음악, 게임, 영화)에서 오프라인 콘텐츠 유통(서비스)을 하고 있는 사업체 수는 63,836개로 5개 콘텐츠산업 전체 사업체 수(99,456개)의 64.2%를 차지하는 높은 비중이다. 이는 2006년의 64.8%와 비교해도 비슷한 수치다. 또한 콘텐츠 기업의 매출에서 유통 및 배급분야가 차지하는 비중이 2008년 44.7%에서 2010년 46.4%로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유통 업체는 실제적으로 감소하는데, 유통 및 배급분야의 매출액이 증가하는 것 등을 고려할 때 콘텐츠산업은 유통의존형 산업이라 할 수 있다.
즉, OECD(2008)에서 “콘텐츠는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인간의 메시지”라고 정의한 것처럼, 미디어와 콘텐츠는 온/오프라인에 상관없이 불가분의 관계인 것이다.
<표 1> 국내 5개 콘텐츠산업의 오프라인 유통(서비스) 업체 추이
*서점은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출판, 만화 포함)에 해당되고, 도서대여점은 서적임대업(출판, 만화 포함)에 해당됨 ※ 출처 : 문화부·한국콘텐츠진흥원(2011), <콘텐츠산업 통계조사(2010년 기준)>
특히 콘텐츠 유통구조에서 산업별 편차가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먼저 연도별 오프라인 콘텐츠 유통(서비스) 업체는 전체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그런데 게임(PC방, 전자게임장)과 영화(비디오감상실)는 전년대비 각각 –13%와 -11.5%로 급감하고 있으나, 음악(노래연습장)과 만화(만화대여점)는 전년대비 각각 –1.2%와 –3.6%로 완만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출판(서점, 도서대여점)도 –5.4%의 비교적 높은 감소세를 보이는 등 산업별 편차가 나타났다.
또한 2010년 기준 산업별로 오프라인 콘텐츠 유통(서비스) 업체의 비중이 게임산업(94.7%)과 음악산업(93.7%)은 높은 반면, 만화산업(9.4%)과 영화산업(11.5%)은 낮았다. 이러한 이유는 연령대별 이용행태에서 PC방은 청(소)년층에서, 노래연습장은 청(중)년층에서 대중여가로서 정착된 반면, 만화대여점과 비디오감상실은 오히려 온라인 디지털화와 사회적 규제 및 인식 저하로 급감하거나 대중화되지 못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처럼 오프라인 콘텐츠 유통(서비스) 업체가 산업간 큰 차이를 보이는 이유는 개별 콘텐츠산업의 특수성과 보편성, 온라인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사회적 인식 및 규제환경의 영향을 서로 다르게 받았기 때문으로 판단된다. 중요한 점은 업체 수의 감소는 종사자의 감소로 이어지고, 그 결과 매출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산업의 성장가능성을 어둡게 한다. 콘텐츠산업의 발전은 ‘제작-유통-소비’의 3단계가 선순환 구조로 이어져 기업과 시장의 성장에 따라 고용 창출을 촉진한다.
게임산업은 오프라인 유통(서비스) 업체가 산업내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나 업체 수가 급감하고 있으며, 영화산업은 오프라인 유통(서비스) 업체의 비중은 낮지만 업체 수가 급감하고 있다. 이는 2010년 기준으로 게임산업과 영화산업 모두에서 종사자 수가 각각 –5.7%와 –10.1%로 타 산업에 비해 급감하고 있는 것을 볼 때 우려할 수준인 것이다. 결국, 게임산업과 영화산업은 업체 수와 종사자 수의 감소로 인해 매출액도 전년대비 각각 –8.5%와 –6.5% 감소하였다.
<표 2> 국내 5개 콘텐츠산업의 오프라인 유통(서비스) 종사자 추이
*서점은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출판, 만화 포함)에 해당되고, 도서대여점은 서적임대업(출판, 만화 포함)에 해당됨 ※ 출처 : 문화부·한국콘텐츠진흥원(2011), <콘텐츠산업 통계조사(2010년 기준)>
고무적인 것은 출판산업과 만화산업의 오프라인 유통(서비스) 매출액이 전년대비 각각 5.0%와 1.2% 증가하였다는 점이다. 이처럼 오프라인 유통(서비스) 업체 수는 감소하였는데, 매출액이 증가한 것은 콘텐츠 기업이 성장을 통해서 기업화, 대형화되는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하지만, 소형기업의 수가 감소하는 것은 장기적인 성장기반이 약화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표 3> 국내 5개 콘텐츠산업의 오프라인 유통(서비스) 매출액 추이
*서점은 서적 및 잡지류 소매업(출판, 만화 포함)에 해당되고, 도서대여점은 서적임대업(출판, 만화 포함)에 해당됨 ※ 출처 : 문화부·한국콘텐츠진흥원(2011), <콘텐츠산업 통계조사(2010년 기준)>
국내 콘텐츠산업은 소규모의 다수 기업들이 제작환경에서 영위하고 있고, 대규모의 소수 기업들이 유통환경에서 경영활동을 하는 구조적 특징이 있다. 이는 통신사 및 방송사와 같이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것으로부터 영화처럼 전통적인 오프라인 유통(서비스)이나, 미디어기기를 제조하는 하드웨어 업체들까지도 해당된다.
하지만, 콘텐츠산업에서 오프라인 유통(서비스) 업체의 급감은 온라인 디지털 유통(서비스)시장에 긍정적으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MPAA(2012)에 따르면, 전 세계 영화시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 영화시장규모는 2011년 338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홈비디오시장이 158억 달러(46.8%)로 박스오피스시장 111억 달러(33%)나 온라인 영화시장 61억 달러(18.2%)보다 훨씬 큰 비중을 차지한다. 즉 전체 영화산업에서 DVD 판매 및 대여시장의 비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이는 2차 시장(DVD/VHS제작·도소매·대영·상영, 온라인 영화)을 다 합쳐도 전체 영화시장에서 4.3% 비중밖에 안되는 국내 영화산업의 현실과 너무나 대조적이다.
결론적으로 서점, 도서대여점, 만화대여점, 노래연습장, PC방, 전자게임장, 비디오감상실 등의 오프라인 콘텐츠 유통(서비스) 공간은 국민들이 문화를 향유하는 문화 소비시설뿐만 아니라 예술적 상상력과 문화적 창의력을 개발할 수 있는 문화 생산의 공간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온라인 디지털 콘텐츠 유통 활성화 못지않게 중요한 성장기반으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 제도적 규제의 완화, 콘텐츠 수급의 제고, 온라인 디지털화에 대한 지원 등 콘텐츠산업의 창작기반으로서 바라보는 정책적 관점이 시급하다. 이들도 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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