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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이머징마켓

[지역] 아프리카 게임산업 발전 위한

PAGG(Pan Africa

Gaming Group) 출범

게임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아프리카 대륙에서 10개의 게임사를 중심으로 한 연합기구 PAGG가 출범했다.
게임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예상되는 가운데 안정적으로 게임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스튜디오를 지원하고
개발자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이다. 높은 실업률과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서 아프리카의 게임산업이 안착하는 데
PAGG가 중요한 역할을 맡게 되었다.

1아프리카 게임 시장 현황

2021년 세계이동통신사업자연합회(GSMA)의 모바일 경제 보고서에 의하면 아프리카 사하라 이남 지역 인구의 약 28%에 해당하는 3억 300만 명이 모바일 인터넷 게임을 즐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2억 9,000만 달러로 아프리카 국가 중 가장 큰 게임시장이며, 나이지리아(1억 8,500만 달러), 가나(4,200만 달러), 케냐(3,800만 달러), 에티오피아(3,500만 달러)가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의 모바일 게임 이용자 규모는 2025년 4억 7,000만 명으로 증가 전망되며, 게임산업 규모가 영화와 음악산업을 추월하는 날도 머지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아프리카 국가에서 모바일 게임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배경은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구성된 인구분포와 저가형 스마트폰 보급률 증가와 관련 있다.1 아프리카에서 스마트폰을 소유한 젊은 인구는 게임 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를 비롯한 온라인 서비스 성장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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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기준 아프리카의 중위연령은 18세로 가장 젊은 대륙이다. 중위연령이 가장 높은 것은 42세로 나타난 유럽이며, 북미(35세), 오세아니아(33세), 아시아/남아메리카(31세)가 그 뒤를 이었다.

아프리카의 네트워크 환경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도 밝다. 아프리카 데이터센터 협회(ADCA, Africa Data Centres Association)는 보고서를 통해 증가하는 데이터 소비량을 소화하기 위 해서는 700여개의 데이터센터가 더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데이터 사용량 증가세와 아직 모바일 네트워크가 지원되지 않는 지역이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사업성도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에 인터넷 서비스 제공사 WIOCC(West Indian Ocean Cable Company)와 같은 기업들은 아프리카 대륙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클라우드 생태계 구축을 목표로 서비스 제공 계획을 세우고 있다. 부족한 기술환경에 의해 억눌려왔던 아프리카 게임 수요는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젊고 많은 인구 규모를 무기로 아프리카 게임 시장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게임산업 측면에서는 난관이 적지 않다. 그동안 글로벌 게임사의 외주업체 형태로 기술력도 상당한 발전을 이루었으나, 교육 인프라가 약해 안정적인 인력 공급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러다보니 기술적 문제 해결을 위해 해외 기업들에 의존하는 경우가 여전히 많다. 아프리카 특유의 문화적 측면도 차별성 있는 게임 IP 개발에 유리하다고 평가되곤 했지만, 게임을 글로벌 무대에 선보이고 글로벌 게임산업 투자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등의 사업 운영 역량은 아직은 부족한 실정이다. 개별 기업들이 해결책을 내놓기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아프리카 게임산업의 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2PAGG, 아프리카 게임시장의 주춧돌 될까

2.1. PAGG 개요

PAGG(Pan Africa Gaming Group)는 아프리카 게임산업이 현재 직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모색의 차원에서 결성한 단체이다. 지난 2월 출범한 게임산업 단체로서, 아프리카 9개국을 대표한 10개 게임사가 초대 회원으로 참여했다.2 회원사는 빠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매해 아프리카 게임산업이 두 배 이상 성장할 수 있도록 안정적인 환경을 구축하고 능력 있는 개발자들을 양성하는 것이 단체의 목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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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GG의 초대 회원사는 △남아프리카공화국 시 몬스터(Sea Monster) △세네갈 카이포게임즈(Kayfo Games)△카메룬 키로오게임즈(Kiro’o Games) △가나 레티아츠(Leti Arts) △튀니지 디지털 마니아(Digital Mania) △에티오피아 케네게임즈(Qene Games) △케냐 우시쿠게임즈(Usiku Games) △탄자니아 캉가루(Khanga Rue) △르완다 도프앱스(DopeApps) △가라 스토어 운영사 메세카게임즈(Messeka Games)이다.

PAGG 참여 현황

출처: PAGG

PAGG의 첫 번째 활동은 아프리카 게임 플랫폼 활성화가 될 예정이다.아프리카 모바일 게임 유통 플랫폼 가라(Gara)와 창작 콘텐츠 허브 아프로코믹(Afroncomix)에서 회원사가 개발한 총 50개의 게임이 유통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디지털 화폐와 다양한 결제 옵션을 제공하기 위해 수십개의 결제 플랫폼과도 연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통 플랫폼을 강화하고 게임 접근성을 높이고 게임사의 수익성 개선에 기여하기 위한 것이다.

PAGG는 아프리카 게임산업 최고 수준의 전문가들이 단체 운영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리더십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글로벌 투자사 골드만삭스(Goldman Sachs)와 PWC 출신의 피터 키하라(Peter Kihara)가 재무를 담당하고 BAFTA 후보에 올랐던 제이크 마니언(Jake Manion)3이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한다. 케네게임즈의 CEO인 다윗 아브라함(Dawit Abraham)이 공식 대변인을 맡는다. 각 게임사의 자율성은 존중하되 위원회가 상정한 투표 안건이나 결의안 발의에 회원사의 참여를 독려해 아프리카 게임산업을 하나의 그룹으로 묶어 영향력을 키우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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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화텔레비전예술아카데미(British Academy of Film and Television Arts)에서 개최하는 시상식으로 영화, 텔레비전, 게임 등 미디어 예술 분야에서 후보와 수상대상을 선정한다. 제이크 마니언은 2015년 어린이상(Children’s Awards)의 오리지널 인터렉티브(Interactive:Original) 부문 후보에 오른 아동용 게임 <에스카르고(Escargot Escape Artistes)>의 개발에 참여했다. 2016년부터 케냐를 비롯한 아프리카 게임산업에서 활동하고 있다.

2.2. PAGG의 지향

PAGG는 아프리카 게임산업의 잠재력을 발현할 수 있도록 개별 기업이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힘을 모아 해결하는 것을 궁극적인 지향으로 두고 있다.

이를 위해서 무엇보다 ‘사람’에 주목하고 있다. PAGG는 게임산업 네트워크를 통해 10억 명의 차세대 게임 이용자를 발굴할 수 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또 공식 대변인 아브라함은 현재 참여한 10개 게임사가 200명 이상의 전문가를 보유하고 8개의 언어를 커버할 수 있으며, 업력이 30년에 달하는 기업도 있는 만큼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아프리카는 55개국, 3천개의 다른 문화로 구성되어 있다. 정치, 사회, 경제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아프리카를 하나로 모아 힘을 합치려는 시도가 여러번 진행되었으나, 성과를 거두기엔 쉽지 않았다. PAGG는 게임은 국적이나 문화, 언어를 넘어 연대의식을 만들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게임을 통해 헬스케어, 교육, 여성의 사회적 역량 강화 등 대륙 차원에서 대두된 사회문제의 해결방안을 제시하기 위한 노력도 전개할 계획이다. 특히 청년 실업률 감소를 위해 게임산업 인력 양성 노력을 강조한다. 아프리카 지역에서 양성한 인재들이 자국의 게임 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을 구축해 주고, 게임을 이용할 젊은 세대들을 위해 사회적 가치를 제공하겠다는 것이다.

레티아츠의 이람 타위아(Eyran Tawia) 대표는 “우리의 핵심 가치는 아프리카 게임산업의 미래를 만드는 것이다. 최고 수준의 게임 개발 인력을 양성하는 루비카(Rubika)4등 전문 교육기관 졸업생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취업 기회가 별로 없어 해외로 나가는 경우가 많기에 이런 부분을 개선해 나갈 것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케냐에서 현재 실시하고 있는 개발자 인큐베이팅을 나이로비의 게임 개발 센터에서 이어가며 아프리카 게임산업을 이끌어갈 차세대 인재들을 양성하는 데 힘을 쏟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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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9년 설립한 루비카(Rubika Valenciennes)는 2D/3D 애 니메이션, 비디오게임, 디자인을 교육하는 기관으로 프랑스 애니메이션 스쿨 루비카가 아프리카디지털미디어협회(ADMI, Africa Digital Media Institue)와 체결하여 나이로비에 애니메이션과 비디오게임 과정을 설립하였다.

3아프리카 게임산업 이슈와 PAGG의 과제

3.1. 블록체인 게임 트렌드 확산

아프리카에서 암호화폐는 아직은 생소한 개념이다. 암호화폐 거래소쿠코인(Kucoin)에 따르면 아프리카의 암호화폐 거래는 전 세계 거래량의 약 2.8%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아프리카 게임산업은 암호화폐에 주목하고 있다. 게임 이용자로 범위를 좁히면 암호화폐는 이미 활성화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억 8,600만 명에 달하는 아프리카의 게임 이용자 중 30%에 해당하는 6,400만 명은 이미 암호화폐를 게임 관련 지출의 결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

또 아프리카 국가 중 상당수가 디지털 통화 발행을 검토하고 있고,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5 실물화폐 가치에 대한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암호화폐가 아프리카 경제에 중요한 요소로 부상하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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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는 2021년 아프리카 최초로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e-나이라(e-Naira)를 발행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전 세계 63개국 중앙은행이 협력해 진행하는 국제 공통 CBDC 개발 프로젝트 던바(Project Dunbar)에 참여해 있다.

따라서 아프리카 게임산업은 블록체인 게임을 중심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P2E 게임에 도전하는 개발사도 상당수이다. 그러나 PAGG는 다른 가치를 우선시하고 있다. PAGG 회원사들은 P2E 게임보다는 건강 및 교육보험, 연금제도 등과 연계한 게임 기획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게임을 통한 긍정적 사회적 영향력이라는 가치를 빠르게 가시화하겠다는 심산이다. 우시쿠게임즈의 제이 샤피로(Jay Shapiro) 대표는 “사람들이 더욱 투명한 방식으로 돈을 벌거나 지출할 수 있는 금융 매커니즘을 게임에 구축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고 설명하며 아프리카 게임 이용자들의 재정적 회복력 구축을 지원하고자 하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블록체인 기술이 금융 부문에서 효과성을 인정받고 있고, 블록체인을 게임에 적용하는 방식도 다양하게 전개될 수 있다. 이에 따라 동남아시아 사회에 P2E 게임이 미친 영향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PAGG의 입장도 언제든 변화할 수 있다. 회원사들의 합의에 따라 기조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 아프리카 게임산업과 블록체인 기술의 관계는 아직 단정하기에는 이르다.

3.2. 글로벌 게임산업과 아프리카 게임산업의 관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대표 게임기업 캐리퍼스트(Carry1st)의 경우 모바일 마케팅 서비스 앱스플라이어(AppsFlyer)와 협하여 <네모바지 스폰지밥 : 집게리아 요리 콘테스트(Tilting Point Sponge Bob : Krusty Cook-Off)>를 퍼블리싱했고, 아프리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순위 5위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이 게임의 성공은 마케팅 전략의 성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에서 스폰지밥 캐릭터의 인지도가 낮았기 때문이다. <네모바지 스폰지밥: 집게리아 요리 콘테스트>

출처: Tilting Point

이 사례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아프리카 게임사가 개발하거나 유통을 담당하더라도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아프리카 시장에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는 것이다. 아프리카 게임산업의 과제이자 PAGG의 과제는 아프리카 게임 시장을 하나의 단일 시장으로 발전시키거나, 다양한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해 산업 주역으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더욱이 아프리카 게임시장의 성장세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아프리카에 진출하려는 해외 게임사가 증가하고 있어 아프리카 시장을 정확히 분석하고 효과적인 사업 전략을 구축할 수 있는 인력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글로벌 게임사의 아프리카 시장 진출에 맞서 아프리카 게임산업의 자생력 확보가 필요하다는 것도 인재 육성을 시급한 사안으로 부상시킨다. 단순히 게임 시장에 머무는 것보다는 게임 개발부터 유통, 운영 및 서비스까지 전 영역을 아우르는 게임산업 생태계가 조성되었을 때 고용규모를 확대하고 지역사회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문화와 역사를 주제로 게임을 제작하고 프로게이머를 육성하는 마세카 게임 스튜디오(Masseka Game Studio)의 테디 코소코(Teddy Kossoko) 대표는 “미국의 골드러시가 지금 아프리카 게임산업에서 일어나고 있고, 이는 아프리카인이 주도해야 한다.”라고 주장한다. 이와 같은 입장의 게임산업 관계자들은 게임산업이 아프리카 경제의 중심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최근 아프리카의 많은 국가들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엄청난 인플레이션을 겪으며, 여전히 높은 실업률에 허덕이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관심과 노력은 비단 게임산업에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게임산업은 현 상황에 대한 작은 돌파구라도 마련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분야로 손꼽힌다. 게임의 문화적 힘이 아프리카 대륙의 희망이 되리란 기대가 모아지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야심차게 출범한 PAGG가 아프리카의 게임산업 발전과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하길 기대한다. 이는 곧 글로벌 게임산업의 발전에 직결되며, 한국을 비롯한 기존 게임사들에게도 기회를 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자료

  1. benjamindada – How Carry1st is driving growth in Africa’s mobile gaming economy with AppFlyer’s technologies, 2022.3.23.
  2. capacity media – Building the foundations of Africa’s cloud, 2022.3.22.
  3. france24 – Video game developers cash in on Africa’s booming mobile market, 2022.2.24.
  4. nairametrics – Crypto education is still a game-changer in Africa, 2022.3.26.
  5. Quartz Africa – Why Africa will be the world’s fastest growing video game market
  6. Tech Crunch – Game studios come together to grow industry in Africa, 2022.2.23.
  7. The national news – The Middle East and North Africa is the music industry’s fastest growing global market, 2022.3.23.
  8. Visual Capitalist – Mapped : the median age of the population on every continent, 2019.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