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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게임산업 동향

[정책] 새로운 독일 정부의

게임진흥 정책과 과제

유럽의 게임산업의 지형변화가 대형 게임사 및 빅테크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가운데, 국가단위의 게임산업 진흥에
정책적 지원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다. 유럽에서 손꼽히는 게임 강국인 독일은 정권 변화에도 큰 기조의 변화없이
게임산업 기반 강화 정책을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불안한 국제 정세 등이 게임산업에 미칠 영향,
낮은 자국 개발업체의 비중, 나치 이미지 사용과 관련된 첨예한 검열 이슈 등이 해결 과제로 지적된다.

1독일 게임 산업 현황 및 제도적 접근

1.1. 독일 게임 산업 규모

8,300만 명의 인구에 1인당 GDP가 5만 달러가 넘는 독일은 아태 지역 게임시장을 제외하면 게임 이용자 수가 가장 많은 유럽 최대의 게임 강국이다.

2016년까지 20억 유로 수준이던 독일의 게임 소프트웨어 시장 규모는 2017년 닌텐도 스위치(Nintendo Switch)를 계기로 30억 유로로 점프한 이후 급성장을 지속하다 팬데믹을 거치며 50억 유로를 넘어섰다. 또한, 2019년 독일 게임시장 전체의 규모는 전년 대비 6% 증가한 62억 달러(56억 8,900만 유로)를 돌파하며 팬데믹 이전 매출로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20년 독일의 게임 시장 매출은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인한 수요 급증으로 전년 대비 32%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며 85억 유로를 기록했다.

독일 게임시장 규모의 증감 추이(1995~2020) (단위: 유로)

출처: 독일게임산업협회(GAME)(2021.8.) 독일의 2020년 게임 시장 매출 (단위:백만 유로) 출처: 독일게임산업협회(GAME)(2021.8) 독일 게임시장 부문별 매출(2021년 상반기) (단위:백만 유로) 출처: 독일게임산업협회(GAME)(2021.8)

독일 게임시장의 높은 성장세는 지난해 상반기에도 지속되었다. 지난 해 게임스컴(gamescom)1에서 독일게임산업협회(GAME)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 상반기 독일 게임 시장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46억 유로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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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시작된 유럽 최대의 게임 이벤트. 세계 3대 게임 이벤트 중 하나로 꼽힌다. 코로나19 여파로 2020년과 2021년은 온라인으로 개최되었다.

1.2. 메르켈 정부의 게임 산업 지원

게임의 잠재적인 위험에 대한 정치적 논쟁도 치열했지만, 메르켈 정부는 게임 산업의 기회에 더 집중했다. 메르켈 총리는 2017년 독일 총리 중 최초로 게임스컴(Gamescom)에 방문해 게임 산업을 위한 공정한 경쟁의 장을 조성하겠다고 직접 발표했다. 메르켈 총리는 2019년 독일의 게임 개발 업체들의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방 기금 조성에 5,000만 유로의 예산을 할당하기도 했다.

한편, 독일 연방 정부는 2020년부터 게임지원사업을 위한 총 380개의 프로젝트를 검토 중인데, 지역별로 베를린 26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23개, 바이에른 20개, 바덴-뷔르템베르크 19개가 할당되었다. 지방정부의 지원금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 300만 유로, 바이에른 250만 유로,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 170만 유로로 알려졌다.

2올라프 정부의 게임산업 진흥 정책

2.1. 메르켈 정부의 연장 선상에서 게임산업 지원

메르켈 총리는 퇴임했지만, 독일 연방 정부의 게임 지원 정책 방향성은 계속 유지되고 있다. 게임산업 진흥 정책은 2021년 연방 선거 당시 여러 정당의 공약에 포함되었으며, 게임산업이 가져다줄 경제적, 문화적, 기술적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이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정치적 합의도 계속 유지되고 있다.

올라프 숄츠(Olaf Scholz) 총리가 부임한 이후 게임산업 주관 부처는 경제기후행동부(BMWK)로 이관되었고, 새로운 게임산업 전략이 추진될 예정이다. 주무부처가 변경되지만, 이전 정권에서 게임진흥 정책을 담당했던 인력도 함께 이동하는 것이며, 숄츠 총리가 이전 정권에서 게임사 국제 경쟁력 향상을 위한 연방 기금 조성의 담당자라는 점에서 정책의 연속성은 이어질 전망이다. 게임 개발부터 관련 연구 지원, 전문가 육성, 인력 확보, e스포츠, 시리어스 게임, 기술 이전 등 게임산업 전 영역을 아우르는 정책 방향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게임산업의 기반 강화에 더 무게를 둘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2. 게임산업 기반 강화에 초점

독일게임산업협회와 독일의 주요 정당들은 성공적인 게임산업 지원을 수립하여 독일 게임산업의 국제적 입지 강화에 힘쓸 것을 합의했다. 양측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지목한 것은 지속적인 게임 기금 지원과 게임개발 조달 프로그램의 관료주의적 관행 타파 및 e스포츠 업체들의 비영리 단체 지정 가능성 보장이다.

또한, 현재 독일 게임산업의 핵심 이슈는 디지털화 촉진을 위한 광대역 접속 확대, 디지털 교육 촉진, 검증된 해외 전문가의 독일 이민 촉진으로 독일정부는 이러한 과제들을 포함한 포괄적인 진흥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산업 기반에 더 무게 중심을 둔 지원정책의 방향성은 이전의 지원 정책과의 차별화라기보다는 심화 과정의 성격을 띄고 있다.

3독일 게임산업의 과제

3.1. 새 정부 게임진흥정책의 지속성

독일은 유럽에서 가장 큰 게임 시장이다. 독일인의 58%가 게임을 즐기고 있으며, 여성 및 노령층 게이머의 비중도 골고루 분포되어 있는 등 가족이 함께 게임하는 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에 정부와 게임산업계는 게임을 단순한 오락이 아닌 사회변화에 기여하는 도구로 인식하고, 게임 산업이 사회에 가져올 수 있는 경제적, 문화적, 기술적 기회에 집중하여 지원하고자 한다.

그러나, 아직은 메르켈 정부의 연장선상에서 지원하겠다는 방향만 밝힌 상태이다. 정책 시행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좀 더 구체적인 정책이 발표될 필요가 있다는 주장과 지원정책이 유연성을 담보한 형태로 설계되어야 한다는 주장이 엇갈리고 있다. 이 두 가지 주장 모두 현재 산업환경의 불확실성을 근거로 삼고 있다. 코로나19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재확산 가능성을 논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또 글로벌 대형 기업들이 게임사들을 통합하고 있으며, 게임산업의 가치에 대한 인식이 크게 증가하며 게임사 유치에 나서는 주요 도시들이 늘어나고 있다. 구체적인 지원정책은 산업환경의 불확실성을 조금이나마 감소시킬 수 있다. 또 언제 어떻게 변할지 모르는 환경에 대응할 필요성도 있다.

3.2. 낮은 자국 개발 업체의 비중

독일의 게임시장 규모는 유럽 1위인 반면, 매출의 90% 이상이 외국 기업에 의해 창출되고 있어 규모에 비해 국제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미미한 편이다

독일게임개발자협회에 따르면, 2019년 독일 게임개발사들의 매출 비중은 4.9%였으나, 2020년에는 4.2%로 감소했다. 글로벌 게임산업 재편 추세는 이 추세를 더욱 가속화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더 많은 독일게임사의 탄생을 지원할 필요가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이전 진흥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며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숄츠 정부의 지원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얼마나 실효성 있는 정책일 것인가에 대한 궁금증은 커지고 있다. 독일 게임시장에서 독일 게임 개발사 매출 비중 (단위: 십억 유로)

출처: 독일게임산업협회(GAME)(2021.8)

3.3. 게임 검열 이슈

독일은 대중 매체에서 나치를 연상시키는 모든 표식에 대해 매우 엄격하게 규제하며, 교육이나 풍자 등 ‘사회적으로 필요하다고 인식되는 경우’에만 사용할 수 있다.

게임 부문에서는 1992년 발표된 <울펜슈타인 3D(Wolfenstein 3D)>에서 나치 독일군 표식이 등장하는 것을 두고 독일 고등법원이 1998년 ‘사회적으로 적합한지 고려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금지시켰다. 하지만, 해당 게임에 대해 독일 검찰청은 해당 게임에서 나치 이미지를 사용한 목적이 “예술과 시민 계몽”이라는 두 가지 이유 때문으로 검열을 면제했으며, 법무부도 “기존의 검열법이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검찰청의 결정을 지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독일등급위원회는 1998년의 판결을 인용해 게임을 심의하는 관행을 유지하고 있고, 이로 인해 검열 유지와 면제를 주장하는 각 입장의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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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검열 면제를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나치의 만행을 반성하는 의미로 표식 사용을 금지했으나, 검열 조치로 인해 나치가 적으로 등장하는 게임들이 금지되는 아이러니가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일례로, 2017년 출시된 슈팅 게임인 <올펜슈타인 2: 뉴 콜로서스(Wolfenstein II: THE NEW COLOSSUS)> 독일판은 심의를 피하기 위해 나치를 연상시키는 십자가나 히틀러의 콧수염과 같은 매우 구체적인 상징을 없애거나 다른 이미지로 대체했다.

독일의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서도 이에 대한 논쟁이 발생했다. 한쪽에서는 나치를 연상시키는 모든 이미지는 엄격히 규제되어야 한다는 입장이고, 다른쪽에서는 정확한 게임 경험의 기회 및 역사 인식 함양의 기회를 박탈한다고 주장한다. 나치 이미지와 관련된 검열 이슈는 여전히 독일 게임산업계에서 첨예한 갈등을 불러일으키는 어려운 과제이다.

참고자료

  1. gameindustry.biz - What does the future hold for Germany’s games policy?, 2022.2.10
  2. newsbeezer.com - Germany: The video game industry is on the rise, 2021.8.26.
  3. the German Game Industry Association - the German Games Industry Association sees coalition agreement as sound basis for successful games policy, 2021.1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