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제) 요시다의 회고에서 다시 읽는 플레이스테이션 라이브 서비스 전략의 재조정
집필: EC21R&C 유은영 책임연구원
2026년 4월 시드니의 한 토크 무대에 오른 요시다 슈헤이(Yoshida Shuhei) 전 SIE 월드와이드 스튜디오 사장은 2019년 자신의 해임을 농담조로 회고하며 짐 라이언(Jim Ryan)과의 갈등을 짚었다. 요시다의 회고는 소니가 지난 몇 년간 추진해 온 라이브 서비스 전환 전략을 다시 들여다보게 했다. 다만 지금 플레이스테이션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핵심은 전략 포기가 아니다. 공격적 확장을 지나 타이틀 수보다 품질과 수익성을 따지는 재조정으로 무게중심이 이동했다는 데 있다.
확장 국면의 윤곽은 분명했다. 소니는 2022년 사업설명회에서 누적 12개의 라이브 서비스 프랜차이즈를 목표로 제시했지만, 이듬해 11월 6개로 공식 하향하며 숫자보다 품질을 앞세웠다. 성적표도 갈렸다. 출시 2주 만에 서비스를 중단한 〈콘코드(Concord)〉와 출시 뒤 이용자가 빠르게 이탈한 〈마라톤(Marathon)〉이 부진을 드러낸 반면, 〈헬다이버즈 2(Helldivers 2)〉를 비롯한 일부 타이틀은 라이브 서비스 매출을 견인했다.
재조정이 향하는 곳은 싱글과 라이브 서비스를 함께 운영하는 혼합 포트폴리오다. ‘다시 싱글 플레이어 중심으로 돌아선다’는 해석이 따라붙지만, 소니가 공식적으로 밝힌 방향은 라이브 서비스를 버리는 쪽이 아니라 선별하고 다시 다지는 쪽이다. 한국 게임사에 열리는 기회도 여기서 드러난다. 소니가 외부 퍼블리싱을 운영 축으로 유지하는 만큼,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처럼 까다로워진 소니의 기준을 맞춘 작품에 길이 열린다.
1. 요시다의 회고를 계기로 다시 보는 전환 전략
요시다의 회고와 그 무렵 소니의 전략
2026년 4월 시드니에서 열린 인디 페스티벌 ALT:Games에서 요시다 슈헤이 전 SIE 월드와이드 스튜디오 사장이 자신의 과거를 농담조로 꺼냈다. 31년을 플레이스테이션과 함께한 그는 산타 모니카, 너티 독, 서커 펀치와 〈갓 오브 워(God of War)〉, 〈고스트 오브 쓰시마(Ghost of Tsushima)〉를 만들던 시절을 떠올린 뒤, 2019년 퍼스트파티 사장 자리에서 밀려났다고 말했다. 짐 라이언(Jim Ryan)이 자신을 퍼스트파티에서 배제하려 했고, 라이언이 요청한 “터무니없는 것들(ridiculous things)”을 거절했기 때문이라는 회고였다.
요시다는 “터무니없는 것들”이 무엇이었는지 콕 집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그의 회고를 계기로 사람들의 시선은 다시 한 곳으로 쏠렸다. 라이언이 SIE를 이끌기 시작한 무렵부터 소니가 추진한 라이브 서비스 전환 전략이다. 라이언은 2019년 4월 SIE 사장 겸 CEO에 올랐고, 요시다는 인디 지원 역할로 옮겨 헤르멘 헐스트(Hermen Hulst)에게 자리를 넘겼다. 비슷한 시기 회사를 떠난 숀 레이든(Shawn Layden) 전 회장도 게임 서비스화와 구독 중심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던 전략과 결이 맞지 않았다는 취지를 뒷날 밝혔다.
요시다의 회고는 몇 가지를 다시 생각하게 했다. 라이언 체제는 플레이스테이션을 한 번 팔고 끝나는 패키지에서 오래 붙들어 반복 수익을 내는 라이브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기려 했다. 그 구상이 요시다가 떠난 뒤 어디까지 왔는지, 전략을 이어받은 경영진이 그것을 어떻게 다뤘는지가 함께 돌아볼 거리가 됐다.
라이언 퇴임 이후 바뀐 SIE 경영진
요시다가 떠난 자리의 윗선도 그사이 여러 번 바뀌었다. 라이언은 2024년 3월 31일 퇴임했고, 소니그룹의 토토키 히로키(Totoki Hiroki) 사장이 4월 1일 SIE 임시 CEO를 맡았다. 6월부터는 토토키가 의장을 맡고 니시노 히데아키(Nishino Hideaki)가 플랫폼 사업을, 헐스트가 스튜디오 사업을 나누어 이끄는 공동 체제로 재편됐다. 이어 2025년 1월 소니는 니시노를 SIE 사장 겸 CEO로 임명했고, 2026년 5월 실적 자료에서도 니시노가 SIE 사장 겸 CEO, 토토키가 게임·네트워크 서비스 담당으로 표기됐다. 흔히 말하는 ‘토토키 체제’라기보다, 니시노가 실무를 총괄하고 토토키가 상위에서 감독하는 구조로 보는 편이 맞다.
경영진이 바뀌는 동안 한가운데 놓인 사안이 라이브 서비스 전환 전략이었다. 라이언 체제가 출범하면서 소니는 싱글 패키지 중심 사업 구조를 넘어 반복 수익을 내는 라이브 서비스로 무게중심을 옮기려 했고, 그 계획을 2022년 투자자 앞에 수치로 제시했다.
| 시점 | 내용 |
|---|---|
| 2019.04 | 짐 라이언 SIE 사장 겸 CEO 취임 / 요시다 인디 이동, 헐스트 후임 |
| 2022.05 | 사업설명회에서 누적 12개 라이브 서비스 프랜차이즈 목표 공식 제시 |
| 2023.11 | FY2023 2분기 Q&A에서 FY2025까지 6개로 하향, 숫자보다 품질 강조 |
| 2024.03~06 | 라이언 퇴임 → 토토키 임시 CEO → 니시노와 헐스트 공동 체제 |
| 2024.08~10 | 〈콘코드〉 출시 2주 만 중단, 파이어워크 스튜디오 폐쇄 |
| 2025.01 | 니시노 SIE 사장 겸 CEO 임명 / 요시다 소니 퇴사 |
| 2026.03~05 | 〈마라톤〉 출시 부진, 소니 FY2025 실적에 번지 손상 반영 |
2. 소니가 제시한 라이브 서비스 확대 계획과 2023년의 축소
투자자 앞에 펼친 라이브 서비스 로드맵
소니의 라이브 서비스(GaaS) 전환을 가장 분명하게 보여 준 자료는 2022년 5월 사업설명회의 게임·네트워크 서비스 부문 발표다. 소니는 누적 라이브 서비스 프랜차이즈를 FY2021 1개에서 FY2025 12개까지 늘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고, PS5 스튜디오 투자 배분을 FY2019 전통형 88%, 라이브 서비스 12%에서 FY2025 전통형 45%, 라이브 서비스 55%로 뒤집겠다는 전망도 함께 내놨다. 성과가 부진해진 뒤 언론이 붙인 해석이 아니라, 소니가 투자자에게 직접 설명한 전략 문서라는 점이 중요하다.
다만 이 양적 목표는 1년 반 만에 공식 수정됐다. 2023년 11월 9일 FY2023 2분기 실적 문답에서 소니는 FY2025까지 12개를 내겠다던 계획을 두고, 현재로서는 12개 가운데 6개만 FY2025까지 출시하며 나머지 6개는 시점을 계속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같은 자리에서 일부 타이틀이 게이머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고 인정했고, 숫자보다 품질이 먼저라고 선을 그었다. 목표 타이틀 수가 절반으로 줄어든 이 답변이야말로 회사가 라이브 서비스 확대 목표를 스스로 낮췄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가장 분명한 자료다. 투자 배분 역시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부진한 〈콘코드〉와 〈마라톤〉, 그리고 매출을 떠받친 〈헬다이버즈 2〉
출시 타이틀 수를 줄인 데에는 실제 성적이 있었다. 가장 극단적인 사례가 〈콘코드〉다. 플레이스테이션은 2024년 8월 23일 출시를 알린 지 열흘여 만인 9월 3일 판매를 중단했고, 9월 6일 게임을 오프라인으로 전환했다. 출시부터 종료까지 14일이었다. 두 달도 지나지 않은 10월 29일에는 개발사 파이어워크 스튜디오(Firewalk Studios)가 문을 닫았다. 손실 규모는 공식 수치가 없다. 게임 외신 코타쿠(Kotaku)는 초기 개발 계약 규모가 약 2억 달러(약 3,100억 원)대였다고 보도하면서도, 총개발비와 마케팅, 인수 비용은 빠진 값이라는 단서를 달았다.
번지(Bungie)가 만든 〈마라톤〉도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2026년 3월 5일 스팀과 PS5, Xbox로 출시됐지만 판매량은 공식 미공개다. 시장분석사 Alinea는 2026년 3월 25일 기준 약 120만 장, 그중 약 70%가 스팀이라고 추정했다. 스팀 동시접속은 출시 직후 약 8만 8천 명으로 정점을 기록한 뒤 빠르게 줄었다. 소니는 FY2025 실적에서 번지 관련 무형자산 손상차손 1,201억 엔(약 1조 2,010억 원)을 반영했고, 번지는 6월 9일 〈데스티니 2(Destiny 2)〉의 마지막 라이브 서비스 업데이트를 내놓은 뒤 차기작에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공식 수치가 없는 만큼 완전한 실패로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추정 판매량과 동시접속 추이를 보면 보수적으로 다룰 수밖에 없는 타이틀이다.
그렇다고 라이브 서비스 전체가 무너진 것은 아니다. 〈헬다이버즈 2〉는 2024년 5월 5일 기준 1,200만 장 넘게 판매됐고, 소니는 2025년 1분기 실적에서 〈MLB 더 쇼(MLB The Show)〉 시리즈와 〈데스티니 2〉, 〈헬다이버즈 2〉 덕분에 스튜디오의 라이브 서비스 매출이 견조하게 늘어 그 분기 퍼스트파티 소프트웨어 매출의 40% 이상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소니의 최종 메시지는 라이브 서비스를 버린다가 아니라, 성과를 내는 타이틀은 계속 키우고 실패 확률이 높은 신규 파이프라인은 줄인다에 가깝다.
| 타이틀 | 출시 및 전개 | 결과 |
|---|---|---|
| 〈콘코드〉 | 2024.08.23 출시 → 09.06 오프라인 | 14일 만 중단, 파이어워크 폐쇄(10.29) |
| 〈마라톤〉 | 2026.03.05 출시(스팀, PS5, Xbox) | 판매량 미공개, 추정 약 120만 장, 동접 급감 |
| 〈헬다이버즈 2〉 | 2024.02 출시 | 2024.05.05 기준 1,200만 장 이상 판매 |
| 〈MLB 더 쇼〉, 〈데스티니 2〉 | 지속 운영 중 | 1분기 라이브 서비스 매출 견인(퍼스트파티 SW의 40%+) |
3. 소니의 재조정 방향과 한국이 선 자리
버리는 전략이 아니라 선별하는 전략
재조정은 먼저 개발과 검증 과정에 대한 반성으로 드러났다. 2024년 11월 8일 FY2024 2분기 문답에서 소니는 〈헬다이버즈 2〉와 〈콘코드〉라는 극단적 결과를 대비시킨 질문에, 새 IP는 시도 전까지 알 수 없는 면이 있지만 사용자 테스트와 내부 평가를 더 이른 단계에서 했어야 했다고 답했다. 조직이 단절돼 기획과 개발, 판매의 조정이 매끄럽지 못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앞으로는 퍼스트파티와 서드파티의 출시 시점을 조율해 플랫폼 안에서 서로 잠식(cannibalization)하는 일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장르에서 발을 빼겠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운영 방식을 고치겠다는 쪽에 가깝다.
또 하나는 회사가 쓰는 언어의 변화다. 2025년 6월 13일 SIE 사업설명에서 소니는 라이브 서비스 항목의 표제를 ‘성공하는 라이브 서비스 타이틀의 포트폴리오 구축’으로 잡았다. 라이브 서비스를 기반부터 다시 다지고 역량을 키워야 할 영역으로 규정한 것이다. 같은 자료는 스튜디오 사업을 선도적이고 반복 수익을 내는 싱글 플레이어와 라이브 서비스 프랜차이즈의 포트폴리오로 정리하며 두 축을 나란히 놓았다. 소니가 공식적으로 내세운 방향은 싱글로의 회귀도, 라이브 서비스의 폐기도 아닌 혼합 포트폴리오인 셈이다.
바깥의 해석과 회사의 말은 결이 조금 다르다. 기자와 애널리스트는 이 변화를 ‘싱글 플레이어 게임으로 무게를 옮기고 라이브 서비스는 줄였다’고 요약했다. 반면 소니가 공식적으로 밝힌 내용은 온라인 게임과 싱글 게임을 모두 계속 개발하고, 성공 가능한 라이브 서비스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며, 출시 시점과 품질 관리를 더 엄격히 한다는 쪽이었다.
재조정 국면에도 남은 외부 협업이라는 축 재조정 국면에서도 소니는 외부 스튜디오 협업을 운영의 한 축으로 남겼다. 2025년 SIE 자료는 스튜디오 구조를 설명하며 XDEV 퍼블리싱과 추가 스튜디오와의 지속 파트너십을 명시했다. 외부의 고품질 AAA 타이틀을 퍼블리싱하거나 공동 제작하는 모델 자체는 예외적 사건이 아니라 회사가 유지하는 운영 틀이다. 그런 사례의 하나가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다. SIE는 완전한 현지화와 마케팅, 전체 QA, 다른 스튜디오의 개발 도구 공유까지 제공했고, 한국 스튜디오가 한국인 디렉터와 만든 사실상 첫 세컨드파티 타이틀로 꼽힌다. 인터뷰에 따르면 2021년 프로토타입을 보고 퍼블리싱을 추진해 협업을 끌어온 인물이 요시다였다.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는 2025년 6월 글로벌 누적 300만 장을 발표했고, 콘솔에서 출발해 PC로 플랫폼을 넓히며 판매를 더 키웠다. 콘솔에서 성공한 한국산 싱글 AAA가 다른 플랫폼으로 수명을 늘릴 수 있음을 보여 준 셈이다. 요시다가 회고한 2019년의 경영진 교체와 그 무렵 시작된 라이브 서비스 전환은 2022년 누적 12개 프랜차이즈 계획으로 구체화됐다가 1년 반 만에 6개로 줄었다. 소니가 라이브 서비스를 버린 것은 아니다. 타이틀 수를 앞세우던 기조가 더 적게, 더 까다롭게 고르는 쪽으로 바뀌었을 뿐이다. 그래서 한국 스튜디오에 열리는 기회도 라이브냐 싱글이냐의 장르 문제가 아니라, 까다로워진 그 기준을 맞출 수 있느냐의 문제에 가깝다. 요시다가 인디 무대에서 옛일을 꺼내는 사이, 그가 2021년 끌어온 시프트업 협업은 한국 스튜디오가 그 기준에 닿을 수 있음을 이미 보여 줬다. 앞으로의 기회는 소니가 높인 눈높이를 누가 맞추느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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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GamesRadar+, “Marathon sold just 1.2 million copies with nearly 70% on Steam, analyst estimates”, 2026.03.24, https://www.gamesradar.com/games/fps/marathon-sold-just-1-2-million-copies-with-nearly-70-percent-on-steam-analyst-estimates-it-hasnt-exactly-made-the-splash-sony-and-bungie-wan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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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is Week in Videogames, “Shuhei Yoshida Says Jim Ryan Fired Him From PlayStation Studios "Because I Didn't Listen to Him"”, 2026.04.20, https://thisweekinvideogames.com/news/shuhei-yoshida-says-jim-ryan-fired-him-from-playstation-studios-because-i-didnt-listen-to-him/
- Video Games Chronicle, “Shuhei Yoshida says he was ‘fired’ from his role as PlayStation studio president because he ‘didn’t listen to’ Jim Ryan”, 2026.04.20, https://www.videogameschronicle.com/news/shuhei-yoshida-says-he-was-fired-from-his-role-as-playstation-studio-president-because-he-didnt-listen-to-jim-ryan/
- 시프트업,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전 플랫폼 누적 판매량 300만장 돌파”, 2025.06.16, https://shiftup.co.kr/news/news.php?ptype=view&idx=275
- 아이뉴스24, “시프트업 "스텔라 블레이드, PC 출시 후 누적 판매량 610만장 달성"”, 2026.01.14, https://www.inews24.com/view/19276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