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머징 마켓
브라질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신흥시장인 남미에서도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게임시장이다. 스태티스타(Statista)의 조사에 따르면 2018년에서 2027년까지 연평균 성장률은 11.8%로 예상되며, 2023년에는 13억 1,067만 달러(약 1조 7,694억 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모바일 게임시장은 브라질 게임시장 중 가장 규모가 큰 분야로 2023년에는 4억 2,880만 달러(약 5,789억 원)로 추정되며 2018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 9.1%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게임 스트리밍 시장의 성장도 주목할 만하다. 2018년에는 1억 1,250만 달러(약 1,518억 원)에 불과했지만 2027년까지 2억 4,630만 달러(약 3,325억 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2018~2027년 브라질 게임시장 규모 출처 : Statista(2023.08)세계은행(World Bank)에 따르면 브라질의 2022년 인구는 약 2억 1,531만 명으로 전 세계에서 7번째로 인구가 많은 국가를 기록했다. 브라질과 함께 중남미를 이끌어가는 멕시코의 인구수는 브라질의 약 60%에 불과한 1억 2,750만 명인 것을 생각하면, 브라질이 압도적으로 중남미 게임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브라질의 게임 이용률은 상당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게임연구원(Pesquisa Game Brasil; 이하 PGB)의 조사에 따르면, 2016년부터 2023년까지의 브라질 게임 이용률은 2019년을 제외하고는 항상 70%를 상회했다. 특히, 코로나19로 야외 활동이 제한된 2020년에는 전년도 하락 폭을 거의 회복한 73.4%를 기록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완전히 해제된 2023년에는 2022년 대비 다소 하락한 7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높은 게임 이용률과 함께 게임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2016~2023년 브라질 게임 이용률 출처 : Pesquisa Game Brasil(2023)센서 타워(Sensor Tower)에 따르면 2022년 중남미 권역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는 112억 건으로 전 세계 다운로드 수의 20%를 차지했으며, 인앱결제 수익도 13억 달러(약 1조 6,200억 원)를 기록했다. 이처럼 중남미 권역은 모바일 게임이 차지하는 비중이 큰 시장인데, 그중에서도 브라질은 권역 최대 모바일 게임시장으로 꼽힌다. 2022년 브라질 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는 45억 건, 인앱결제 수익 역시 5억 5,000만 달러(약 7,089억 원)를 기록하며 각각 권역 내 41%와 44%를 차지했다. 2023년 1분기에도 브라질은 중남미 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건수 41%를 차지했으며, 인앱결제 수익 역시 43%가량이 브라질에서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022년 연간-2023년 1분기 권역 내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 및 인앱결제 수익 비중 출처 : Sensor Tower(2023) 자료 재구성모바일 게임과 함께 브라질 게임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것은 여성 게임 이용자 비중이 높다는 것이다. PGB에 따르면, 2018년 브라질 게임 이용자 중 58.9%가 여성이었으며, 이후 2022년까지 여성 이용자가 절반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2018~2023년 브라질 게임 이용자 성별 비중 출처 : Pesquisa Game Brasil(2023)이처럼 브라질 내 여성 게임 이용자 비중이 높은 것은 스마트폰의 보급과 함께 퍼즐, 카드 등 비교적 쉽게 즐길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이 다수 출시된 것이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실제 브라질 내 플랫폼별 성별 분포를 살펴보면, 콘솔과 PC 게임의 여성 이용자 비율이 30% 이하인 데 비해 모바일 게임 이용자 비율은 56.7%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2023년 브라질 이용 플랫폼별 성별 분포 출처 : Pesquisa Game Brasil(2023)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브라질 내 인앱결제 비율은 상당히 높은 편이다. 뉴주(Newzoo)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인앱 결제를 한 적이 있는 게임 이용자 비율은 전체 브라질 게임 이용자 중 43%로 나타났다. 그 중 39%가 새로운 게임 콘텐츠 오픈을 위해 인앱결제를 사용한다고 답했으며 빠른 게임 진행을 위해 결제를 한다고 응답한 비율도 30%에 달했다.
브라질 게임 이용자의 인앱결제 목적 출처 : Newzoo(2023)브라질 게임 이용자들은 게임 내 캐릭터 아이템이나 스킨 등 캐릭터를 꾸미는데에도 많은 지출을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게임 기술 기업 수그룹(Sioux Group)과 고 게이머스(Go Gamers)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게임 이용자 중 20% 이상이 게임 속 캐릭터를 위한 아이템과 액세서리인 스킨 구매에 지속적으로 지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게임 스킨은 게임 진행 중 보상으로 주어지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게임 이용자는 인앱결제를 통해 아이템을 구매한다. 브라질에서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의 가장 저렴한 스킨이 10헤알(약 2,668원)로 판매되는 것을 보았을 때, 스킨 구매를 통해 발생하는 인앱결제 매출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브라질 내 이스포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도 게임시장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 PGB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브라질 게임 소비자 중 82.9%가 이스포츠에 대해 알고 있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이는 전년 대비 1.7% 증가한 수치로, 2023년 이스포츠 참여율 역시 48.8%로 추산되며 전년과 비슷한 수치를 유지했다. 이스포츠 콘텐츠 소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는데, 브라질 게임 이용자의 63.8%가 이스포츠 소식을 챙겨 보거나 경기를 시청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 39.2%는 일주일에 1~3시간 정도 영상을 보거나 관련 기사를 읽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2018~2023년 브라질 게임 이용자의 이스포츠 참여율 출처 : : Pesquisa Game Brasil(2023)브라질에서 가장 선호하는 이스포츠 게임 장르는 축구 게임으로, 64.6%의 게임 이용자가 축구 게임 이스포츠 콘텐츠를 보고 있다고 응답했다. 그 뒤를 FPS(First Person Shooter; 일인칭 슈팅 게임)이 62.4%, MOBA(Multiplayer Online Battle Arena; 다중 사용자 온라인 전투 아레나)가 59.3%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브라질은 2023년 전 세계에서 가장 한국 게임을 길게 이용한 국가 중 하나로, 모바일 게임 기준 주중 3시간 14분, 주말 4시간 동안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한국 게임에 관심이 높은 국가인 만큼 최근 국내 개발사 중에서 브라질 시장을 공략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다만, 브라질 게임시장에서 성공을 위해서는 몇 가지 극복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브라질 내 게임 이용자 대다수가 비교적 저가형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어, MMORPG, MOBA 등 고사양 게임을 이용하기에는 기기 사양이 다소 낮다는 것이다. 또한, 멕시코, 페루 등 다른 중남미 국가들이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것에 비해 브라질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별도 현지화 작업이 필요하다. 브라질에서는 보통 게임 현지화에 6~9개월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에 시간을 갖고 현지화에 착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어느 국가든 마찬가지이지만 적절한 마케팅 전략도 브라질 게임시장에서의 성공을 판가름할 수 있다. 브라질에서는 여전히 페이스북이 가장 중요한 홍보 채널 중 하나로, 대형 게임쇼 참가나 TV 광고보다 효율이 좋은 매체라고 한다. 실제로, 2022년 대표적인 캐주얼 모바일 게임 개발사 슈퍼셀(Supercell)이 브라질 TV 광고에 엄청난 돈을 투자했지만, 투자 대비 효과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 때문에 브라질 게임시장 진출을 목표로 한다면, 페이스북 커뮤니티를 목표로 한 마이크로 마케팅이 효과가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브라질은 2억 명이 넘는 인구를 바탕으로 남미의 최대 게임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인터넷 인프라 개선과 스마트폰 보급이 확산됨에 따라 모바일을 비롯한 게임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2024년 6월,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게임스컴(Gamescom Latam)을 개최하는 것도 브라질 게임시장 성장을 반영한다. 지금까지 브라질 게임시장은 이용자 수에 비해 매출은 적은 편이었지만, 최근 인앱결제를 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나며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