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머징 마켓
사우디아라비아는 자국 내 스타트업 조성, 창업 지원뿐만 아니라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전 세계 게임산업에 뛰어들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국부 펀드인 퍼블릭인베스트먼트펀드(PIF, Public Investment Fund)는 2022년 1월 기준 게임산업을 발전시키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새비 게임즈 그룹(Savvy Games Group)을 출범시켰다.
새비 게임즈 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를 게임 분야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 378억 달러(약 49조 8,430억 원)를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게임 개발 기업 및 향후 전략적 개발 동반자가 될 수 있는 선도적 게임 공급자에 투자할 것임을 확인했다. 이 계획의 하나로 왕세자가 이끄는 이 그룹은 독일 이스포츠 행사 조직 및 제작 회사인 ESL 게이밍(ESL Gaming)과 영국 이스포츠 플랫폼인 페이스잇(FACEIT)을 인수했다.
또한 국부펀드는 비디오 게임 프랜차이즈 제조업체인 일본 기업 캡콤(Capcom)에 3억 3,200만 달러(약 4,378억 원)를 투자했으며, 또 다른 온라인 게임 기업인 넥슨(Nexon)에 8억 8,300만 달러(약 1조 1,641억 원)를 투자했다. 지난 2년간 게임과 이스포츠 기업에 투자한 국부 펀드는 미국의 3개 비디오 게임 회사 지분 또한 보유하고 있다. EA(Electronic Arts), 테이크 투 인터렉티브 소프트웨어(Take-Two Interactive Software), 액티비전 블리자드(Activision Blizzard)가 이에 해당한다. EA에는 10억 달러(약 1조 3,185억 원), 테이크 투 인터렉티브 소프트웨어에 8억 2,500만 달러(약 1조 875억 원), 액티비전 블리자드에 13억 달러(약 1조 7,138억 원)를 투자해 3사에 대한 총투자액이 30억 달러(3조 9,549억 원)에 달한다. 이로 인해 국부 펀드는 각 기업의 2.6%, 3.5%, 3.5%의 지분을 확보하게 되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는 23년 4월 4일 기준 주요 게임사의 지분 보유를 5~9% 확보한 상황이다. 국부 펀드는 닌텐도(Nintendo)의 지분 보유치를 8. 3%까지 확대했으며, 캡콤 지분은 5.1%, 액티비전 블리자드 지분은 4. 9%를 보유하고 있다. 일본에 상장한 넥슨재팬 지분은 9.14%를, 한국의 엔씨소프트 지분은 9.26%를 보유하고 있으며, 테이크 투 인터렉티브 소프트웨어 지분은 6.8%, EA는 5.8% 지분을 보유했다.
사우디아라비아 국부 펀드 게임사 지분 보유 그래프 (23. 04. 04 기준) 출처: 디스이즈게임국부 펀드 산하 새비 게임즈 그룹은 전 세계 게이머에게 어필할 수 있는 게임 스튜디오를 창립하는 것을 사업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 적극적인 투자 이외에 별 성과를 보여주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이에 새비 게임즈 그룹은 행동에 나서고 있다. 새비 게임즈 그룹은 2023년 7월, 총상금 4,500만 달러에 달하는 게임 대회를 수도 리야드에서 개최할 예정이며, 대회의 이름은 ‘게이머스8(Gamers8)’이다.
또한, 새비 게임즈 그룹은 개발 스튜디오인 새비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새비 게임즈 그룹은 이스포츠 시장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 개발 및 유통으로도 발을 넓혀가고자 하는 포부를 밝혔으며, 더 많은 게임 개발자가 사우디아라비아 내에서 일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전했다. 아울러, 새비 게임즈 그룹은 게임 배급 확대를 위해 주요 비디오 게임 배급사를 인수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새비 게임즈 그룹 산하 기업 출처: 세비게임즈그룹(Savy Games Group새비 게임즈 그룹은 게임 제작사 및 퍼블리셔 인수 투자를 공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새비 게임즈 그룹은 2022년에 이어 2023년에도 닌텐도 지분을 추가 매수하고 있다. 2022년 5월 기준 닌텐도 지분 5.1%에서 2023년 1월에는 6.07%까지 늘렸으며, 2023년 2월 추가 매수로 8.26% 지분을 확보해 최대 외부 투자자로 등극했다. 새비 게임즈 그룹은 중국 이스포츠 플랫폼 운영 기업인 VSPO에 대한 신규 투자도 단행했다. 새비 게임즈 그룹은 2023년 2월 기준 VSPO에 2,650만 달러(약 350억 원)를 투자했다고 발표했으며, 이번 투자로 새비 게임즈 그룹은 VSPO의 단일 최대 주주가 되었다.
이번 인수로 새비 게임즈 그룹은 글로벌 이스포츠 부문을 빠르게 성장시킬 계획이며, 중국과 말레이시아 등 해외 시장 내 영향력 확대화 함께 모바일 시장의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또한 VSPO도 중국 등 동아시아 시장을 넘어 사우디아라비아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새비 게임즈 그룹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2023년 4월 기준 모바일 게임 회사인 스코플리(Scopely)를 49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하였다고 밝혔다. 2011년에 설립된 스코플리는 모바일 게임 <야추 위드 버디스(Yahzoe with Buddies)>와 <스타트렉 플릿 커맨드(Star Trek Fleet Command)>, <마블 스트라이크 포스(Marvel Strike Force)> 등을 개발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스코플리는 새비 게임즈 그룹 산하에서 자율적으로 운영될 것이며, 이번 인수로 새비 게임즈 그룹의 글로벌 게임 커뮤니티를 위한 신제품 공급 능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스코플리의 크로스 플랫폼6 접근 방식을 기반으로 라이브 서비스 전문 지식을 PC, 콘솔 등과 같은 새로운 플레이 방식으로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매년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는 큰 이스포츠 이벤트가 개최되고 있다. 이스포츠 이벤트 행사명은 게이머즈8(Gamers8)로, 이스포츠 토너먼트와 라이브 음악을 결합한 축제다. 게이머즈8은 2023년 7월 6일에 개막해 8주에 걸쳐 진행되며, 사우디 이스포츠 연맹(The Saudi Esports Federation), 마스터카드(Mastercard), 아람코(Aramco) 등이 후원한다.
2022년에는 다양한 토너먼트에 걸쳐 총 1,500만 달러의 상금이 제공되었는데, 2023년에는 이보다 3배 높은 4,500만 달러의 상금이 걸릴 예정이다. 해당 행사에서는 <스타크래프트 시리즈(StarCraft Series)> 및 <로켓 리그(Rocket League)>, <레인보우 식스 시즈(Rainbow Six : Siege)>,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포트나이트> 등 다양한 종목의 대회가 펼쳐진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디지털 콘텐츠 위원회(The Digital Content Council)는 사우디아라비아를 굴지의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제작 중심지로 전환하기 위한 신규 프로그램인 이그나이트(Ignite)를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은 디지털 콘텐츠 기업을 유치하고, 지역의 미디어 및 콘텐츠 창작 부문을 육성할 포괄적인 에코시스템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그나이트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게임, 오디오, 영상 및 광고 부문에서 디지털 콘텐츠 시장 규모를 세 배로 확대하고자 하는 목표를 세웠다. 이그나이트는 11억 달러 규모의 투자를 받았으며, 지방, 지역 및 국제 기업과 스타트업을 위한 금융 지원, 기반 시설 정비, 인재 개발 프로그램 및 개선된 정책과 규정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포함한다.
이그나이트에는 지역의 영화 및 게임산업에 대한 지원금도 포함된다. 이그나이트는 게임 기금을 조성하고 민간 부문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고 전했으며, 게임산업을 위한 교육 과정을 제공할 방침이다.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사우디아라비아는 산업계에 요구되는 기술을 개발하고 사우디 내 젊은 층에 일자리 기회를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는 지식재산 보호책을 강화하고, 투자자를 위해 프로세스 간소화를 통한 ‘원스톱 숍’ 혜택을 제공하고자 한다. 디지털 콘텐츠 위원회 정책과 더불어 국가 개발 기금(NDF, National Development Fund)은 게임 및 이스포츠 부문에 약 8,000만 달러 자금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채택했다. 국가 개발 기금이 채택한 게임 및 이스포츠 부문 파이낸싱 프로그램은 사우디 이스포츠 연맹 및 이그나이트와 협력하여 민간 금융기관과 파트너십을 맺고 국가 개발 기금과 제휴한 은행을 통해 자금 조달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국가 개발 기금의 스티븐 그로프(Stephen Groff) 책임자는 해당 프로그램이 사우디아라비아의 게임 및 이스포츠 부문을 강화하고 경제를 다각화하기 위한 첫 번째 단계라고 설명했다. 또한, 프로게이머 선수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여 세계 무대에서 뛸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이라고 덧붙였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세계 최대 스마트도시 구성 프로젝트인 네옴 시티(Neom City) 프로젝트는 글로벌 미디어 허브를 만들기 위한 계획의 하나로 게임 스튜디오를 설립하기 위한 합작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소유한 MBC그룹(MBC Group)과 네옴 시티는 지역 최초의 AAA급 게임 개발 스튜디오를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해당 스튜디오는 2023년 네옴 미디어 허브에 둥지를 틀 전망이며, 국내 및 해외 게이머들을 위한 게임을 제작할 예정이다.
네옴 시티 프로젝트의 나드미 알 나스르(Nadhmi Al-Nasr) 총책임자는 “이 스튜디오를 설립하면 사우디 비전 2030에 맞춰 창의성, 기업가 정신 및 인재 개발을 촉진하는 환경에서 미래에 대비한 진로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 우리는 현재 사우디 게임 개발 시장을 육성함으로써 지역 및 세계적으로 유망한 기회를 개발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게임 스튜디오는 세계적인 인재들을 사우디아라비아로 끌어들임으로써 게임산업에서 경력을 쌓으려는 지역 게이머들과 개발자들에게 기회를 만들어 줄 수 있다. 게임 디자인, 프로그래밍, 오디오 제작 등 핵심 스튜디오 분야 외에도 유통, 마케팅, 출판 및 지원 서비스를 포함한 많은 직접 연결된 산업 전반에 걸쳐 상당한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