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이머징 마켓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 게임 시장의 성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니코 파트너스(Niko Partners)에 따르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연합국, 이집트로 구성된 중동·북아프리카 3개국의 게임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18억 달러(약 2조 3,747억 원)에 달하며, 연평균성장률 10%를 기록해 2026년에는 28억 달러(약 3조 6,940억 원)에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 게임 이용자 수 또한 2022년 기준 6,740만 명에서 연평균성장률 6%를 기록해 2026년에는 8,730만 명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며 사용자당 평균수익(ARPU, Average Revenue Per User) 또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집트는 중동·북아프리카 3개국 중 게임 이용자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이며, 시장 성장 속도가 가장 빠르다. 반면 사우디아라비아는 시장 규모가 가장 큰 국가로 3개국 중 58.7%를 차지하며, 그 뒤로 아랍에미리트가 30.7%, 이집트가 10.6%를 차지한다. 아울러, 아랍에미리트 연합국의 경우 3개국 중 사용자당 평균수익이 가장 높은 점이 주목할 만하다.
중동·북아프리카 시장에서는 모바일 게임, 공공 및 민간 부문의 투자, 이스포츠(Esports)가 성장을 견인할 것이며, 싱가포르와 중국과 같은 이스포츠 강대국과도 견줄 만하도록 성장할 것이다.
중동·북아프리카 3개국 내 게임 이용자 중 73%는 이스포츠 콘텐츠 시청, 게임 이용, 아마추어 및 프로 토너먼트 참가 등 이스포츠 여러 방면에서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처럼 커지는 중동 지역의 게임 시장 중 사우디아라비아의 시장을 특히 주목할 만 하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비디오 게임 시장 수익 규모는 2017년 5억 4,640만 달러(약 7,208억 원)에서 2027년에는 24억 9,800만 달러(약 3조 2,966억 원) 규모로 폭발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5년(2023~2027년)간 연평균 7.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비디오 게임 이용자 수 또한 2027년 기준 724만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보급률로 환산하면 전체인구의 19%에 해당한다.
사우디 가족위원회(Saudi Family Affairs Council)는 2022년 기준 비디오 게임 이용자 수를 약 600만 명으로 집계하였으며, 전 세계 비디오 게임 시장에서 게임 이용자 수가 19위라고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비디오 게임 시장 수익 규모 출처: 스태티스타(Statista)게임 시장은 다운로드용 게임, 게임 네트워크, 모바일 게임, 온라인 게임으로 구분되며, 가장 규모가 큰 항목은 모바일 게임이다. 2023년 기준 모바일 게임의 수익 규모는 15억 8,600만 달러(약 2조 900억 원)로 나타났다.
사우디아라비아의 게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된 배경에는 코로나19로 인한 게임 이용자의 증가가 있다. 2020~2021년 사이 사우디아라비아 내 봉쇄로 여가 시간을 집에서 보내는 동안 게임 인구가 약 15~20% 증가한 것으로 확인되었다.
실제로 사우디아라비아 내 전체 게임 이용자 수는 2021년 기준 2,100만 명으로 집계되었으며, 이는 게임 이용자 수가 1년 간 약 41% 성장한 것이다.
하지만 아직은 사우디아라비아 내 게임 산업이 성숙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우디아라비아 게임 산업 고문인 에삼 알감디(Essam Alghamdi)는 사우디아라비아 정부가 이스포츠 게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많은 정책을 추진하고 있지만 산업 내 인력이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내 신규 스타트업에 투자하기에는 투자자들이 사우디아라비아 게임 시장에 대한 확신이 부족하며, 자신감을 심어주기 위해 정부에서 여러 성공 사례를 도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투자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게임 산업에 대해 관여하지 않고 시청각 미디어 일반 위원회(GCAM, The General Commission for Audiovisual Media)의 승인을 받은 게임이라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는 한 개입하지 않는다. 또한, 사우디아라비아 게임 산업 성장을 위해 정부는 먼저 외국인 투자를 허용했고,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The Ministry of Investment)가 투자 과정을 담당한다. 투자부는 외국인 투자자가 자유롭게 투자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외국 게임 기업이 사우디아라비아에 정착할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게임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게 된 동력은 코로나19도 있지만 모하메드 빈 살만(Mohammed bin Salman) 왕세자의 게임 시장에 대한 관심 및 투자도 있다.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는 2030년까지 사우디아라비아를 게임 부문의 글로벌 허브로 만들어, 석유 의존에서 벗어나 경제 다각화를 이루고자 하는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Vision 2030)의 목표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를 위해 왕세자는 2022년 9월 기준 게임 및 이스포츠 가치 사슬 형성을 위한 10년간의 포괄적인 투자 계획인 국가 게임 및 이스포츠 전략(National Gaming and Esports Strategy)을 발표했다.
이와 더불어 사우디아라비아 통신정보기술부(Ministry of Communications and Information Technology)의 압둘라 알스와하(Abdullah Alswaha) 장관은 리야드에서 개최된 2022 LEAP 기술 전시회 기조연설에서 64억 달러(약 8조 4,390억 원) 이상의 투자를 공식화했다. 이러한 투자에는 기업가에 대한 지원, 디지털 및 클라우드 부문 확장, 이스포츠 및 게임산업 지원이 포함된다.
통신정보기술부는 또한 게임 디자인 기업인 디지펜(DigiPen)과 협력하여 게임 체인저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이 프로그램은 사우디아라비아 게임산업 내 창업을 지원하고 게임 스타트업 수를 늘리기 위한 프로그램으로, 다른 프로그램과 병행하여 활발한 게임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3년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미디어부(The Ministry of Media)와 정부 커뮤니케이션 센터(The Centre for Government Communication)도 창업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 30개 회사와 협력하여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했으며, 게임 개발기업인 플레이헤라(Playhera)도 게임업계 지원을 위해 1억 달러(약 1,319억 원) 규모의 클라우드 게임 플랫폼을 발표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게임과 이스포츠 같은 문화 분야 수익원에 투자하여 경제를 다각화하고, 시민 및 관광객 모두에게 높은 수준의 문화 혜택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또한, 2030년까지 39,000개 이상의 직간접 일자리를 창출하고 국내 총생산에 약 500억 리얄(약 18조 원)를 기여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사우디아라비아는 20여 곳의 정부 및 민간 기관에서 86개의 이니셔티브를 실행하여 세계 무대에서 경쟁할 수 있는 30개 이상의 게임을 제작하여 이스포츠 선수 보유 상위 3개국에 들겠다고 밝혔다. 나인66(Nine66)은 이와 같은 교육 투자에 힘입어 사우디아라비아 내 게임 스타트업 수가 2021년 기준 13개에서 2022년 기준 24개로 거의 두 배 증가하였다고 전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내 투자와 함께 이스포츠 프로게이머 수도 증가 추세에 있다. 2022년 기준 사우디아라비아 내에는 약 100명의 프로게이머가 있으며, 게임과 이스포츠 인기가 높아지면서 프로게이머 수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스포츠 대회와 게임 대회도 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전자·지적 스포츠 연맹(The Saudi Arabian Federation for Electronic and Intellectual Sports)은 2020년에 첫 이스포츠 게임 대회를 개최했으며, 더 많은 게임 대회를 개최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비공식적인 대회의 경우 카푸 게임즈(Kafu Games)와 같은 플랫폼에서 개최되고 있다.
많은 사우디 프로게이머 선수들도 국제 대회에 참가하고 있다. 압둘아지즈 알셰리(Abdulaziz Alshehri) 선수는 2015년 피파 인터랙티브 월드컵(FIFA Interactive World Cup)에서 우승한 최초의 사우디아라비아 선수가 되었으며, 2018년 모사드 알도사리(Mossad Aldossary) 선수는 피파 e월드 챔피언(FIFA eWorld Champion)에 등극했다.
나지드 파흐드(Najd Fahd) 선수는 2020년 FIFA20 대회인 이스포츠 챌린지(eSports Challenge) 여성 대회에서 우승하여 사우디 여성 최초로 e풋볼(e-football) 타이틀을 획득했다. 이스포츠 대회의 시청자가 계속 증가하고 시청이 엔터테인먼트의 한 형태로 인기를 얻음에 따라 이스포츠 대회에 대한 수요 증가가 프로게이머 수 증가세를 넘어서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산업의 성장을 위해 프로게이머, 이스포츠 선수, 프로그래머 지망생을 지원하기 위한 여러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전자·지적 스포츠 연맹과 국부 펀드 등 정부 기관에서 게임산업 인재 개발을 위해 4억 8,800만 달러(약 6,330억 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으며, 사우디아라비아 경쟁청(General Authority for Competition)은 네옴 스마트시티(Neom Smart City) 개발의 하나로 비디오 게임 스튜디오와 이스포츠 아카데미 설립을 승인했다. 투웨이크 아카데미(Tuwaiq Academy) 또한 프로그래밍을 배우고자 하는 초보자와 프로그래밍 기술을 다듬고자 하는 전문가를 위한 교육 과정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프로게이머와 프로그래머 양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뿐만 아니라 민간 부문에서도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사우디텔레콤컴퍼니(Saudi Telecom Company)는 게이머와 게임 개발자를 교육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워크샵을 제공하는 STC 아카데미(STC Academy)를 운영하고 있다. STC 아카데미는 전자 게임 개발에 관심 있는 9세부터 21세 청소년에게 교육을 제공하며, 최고의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최신 기술을 갖춘 교육 프로그램 및 워크샵을 개최한다. 교육 과정에는 자바 언어로 <마인크래프트(Minecraft)> 게임 프로그래밍, <로블록스(Roblox)> 게임 개발, <포트나이트(Fortnite)> 게임 설계 등이 포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