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4C는 게임 및 몰입형 미디어의 경계를 확대하고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탐구하기 위한 조직으로, 2010년 라틴 아메리카, 2013년 유럽, 2020년 아시아태평양, 2022년 아프리카로 지부를 확대해 왔다. 소셜 임팩트 게임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기 위해 우수 사례를 발굴하고 민관 협력 구도 강화, 게임 산업 육성 방안 모색 활동을 전개했다. 그 외에도 건전한 게임 이용을 위한 청소년 교육, XR 게임의 가능성 확대를 위해 2017년 시작된 이니셔티브 ‘XR 포 체인지(XR for Change)’ 등 영향력 있는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2022년에는 메나 지역으로 활동 범위를 확대했다. UAE의 아부다비에서 ‘메나 G4C 서밋(MENA Games for Change Summit)’이 10월 11~12일 양일간 개최되었다. 구글 플레이(Google Play), 로블록스(Roblox), e스포츠 팀 페이즈 클랜(Faze clan), 미국 게임 개발사 아이언 갤럭시(Iron Galaxy), 퍼블리셔 틸팅 포인트(Tilting Point) 등 글로벌 게임사를 비롯해 아부다비 게임산업 발전 이니셔티브 AD게이밍(Abu Dhabi Gaming), UAE 주재 미국 외교부, 아랍 공기업 투포54(twofour54) 등의 정부 조직까지 참여한 이 행사는 국제적인 사업관계 구축을 촉진하고 게임의 긍정적인 영향력 확대를 위한 글로벌 논의 진전을 목표로 개최되었다.

아부다비에서 진행된 메나 G4C 서밋

출처: G4C(2022.10.)

첫날에는 게임의 가능성을 다양한 각도에서 다루는 기조연설과 구글, 로블록스, 아이언 갤럭시, 페이즈 클랜 등 글로벌 게임사들이 현지 게임 기업 및 인재들과 모여 우수 게임을 탐색하고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어 메나와 글로벌 게임산업 간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둘째 날에는 30개 이상의 로컬 게임사와 학생들이 자신들의 작품을 공개하는 발표회와 워크샵 등을 통해 메나 지역 게임산업의 가능성을 선보였다.

메나 G4C 서밋과 파트너들은 이번 이벤트에 대해 큰 만족감을 드러냈다. G4C 회장 수잔나 폴락(Susanna Pollack)은 G4C 커뮤니티가 약 20년 동안 게임산업이 엔터테인먼트와 경제 발전의 동력 이상의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게임산업이 사회적 영향력을 보여주는 중요 매개체라는 인식을 공유하는 생태계를 메나 지역까지 확장하기 위한 첫 과정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었다고 자평했다.

AD게이밍의 전략 파트너십 디렉터 제임스 하트(James Hartt)는 메나 G4C는 글로벌 게임사와 현지 개발자 및 게임 팬들이 함께하는 이벤트로서 아부다비의 게임산업 생태계를 발전시킬 기회였으며, UAE가 메나지역 게임산업의 거점으로 입지를 굳히게 된 계기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향후 이 성과가 가시적인 결과로 이어지길 희망한다고 덧붙였다.¹

미국 대사관의 아부다비 주재 상업 담당자 토마스 브룬스(Thomas Bruns)는 이번 행사로 미국과 UAE의 가장 혁신적인 재능들이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또 미국 기업들이 메나 지역에서 비즈니스 기회를 포착하고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확대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메나 G4C가 미국과 UAE의 협력 확대 계기가 될 것이라 평가했다.

G4C는 단순히 게임 비즈니스 이벤트에 그치지 않는다. 게임산업 발전은 물론이고 게임의 사회적 의미와 역할, 가능성을 확대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즉 G4C의 프랜차이즈 이벤트는 게임의 가능성 확대에 기여할 수 있는 글로벌 거점과 게임이 사회적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지역에서 개최되는 것이라 이해할 수 있다. 메나는 두 목적을 모두 충족시킬 수 있는 지역에 해당한다.

게임산업 전문지 포켓 게이머(Pocket Gamer)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진입 등 몇가지 요인들로 인해 서구 게임시장의 성장이 둔화되는 것과는 달리 메나 지역의 게임 시장은 꾸준히 성장하고 있으며 현재 전 세계에서 게임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지역이 되었다고 평가했다. 컨설팅기업 니코 파트너스(Nikko Partners)는 사우디아라비아, UAE, 이집트 3개 국가의 게임시장 총 규모를 2021년 17억 8,000만 달러 규모로 추산하며, 2025년 31억 4,000만 달러 규모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컨설팅기업 레드시어(RedSeer)는 2025년 메나 지역 전체 게임 시장 규모가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2021년 메나 지역 모바일 게임 다운로드 수는 49억 이상으로, 2019년 대비 53% 증가했다. 이는 글로벌 평균치의 10배에 달한다.² 메나 지역 모바일 게임 소비자 지출액은 16억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³

메나 지역 모바일 게임 지출액 규모(단위: 100만 달러)

이러한 전망의 근거는 메나지역 인구 중 젊은 세대의 비중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는 점과 정부 차원의 관심이 크다는 것에 있다.

UAE의 인구 중 34%가 청년층에 해당하며, 젊은 세대의 비율은 계속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에 2022년 기준 2억 8,800만 달러에 이르는 UAE 게임시장 규모는 계속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정보기술통신위원회의 모하메드 사우드 알-타미(Mohammed Saud Al-Tamimi) 이사는 전체 인구의 89%가 게임 이용자라고 지적하며 사우디아라비아의 게임산업 가능성을 강조했다.

UAE도 게임산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고 있지만, 가장 눈에 띄는 국가는 사우디이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글로벌 게임시장 거점으로 발전하겠다는 전략을 진행하고 있다. 사우디 국부 펀드(PIF)가 발족한 새비 게이밍 그룹(Savvy Gaming Group)은 378억 달러를 투입해 게임사 인수와 투자, 자체적인 게임 스튜디오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⁴ 사우디는 2030년까지 30개의 경쟁 게임(competitive game)을 출시하고 250개의 게임사를 확보하여 3만 9,000개의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내걸고 있다.

게임 개발사 윅설 스튜디오(Wixel Studios) 소유주이자 게임 아카데미 스파이커 테크(SpicaTech)의 CEO 레이네 압바스(Reine Abbas)⁵에 따르면 메나지역 게임산업의 약점은 불안정한 정세와 게임 인력 교육에 있다. 그러나 두 약점 모두 빠르게 극복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동지역에서는 경제구조 다변화 시도가 대대적으로 발생하고 있고, 아프리카에서는 게임을 필두로 IT 산업 발전을 국가 경제 발전의 동력으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또 압바스는 자신과 같은 메나 지역 게임산업 선구자들이 큰 열정을 가지고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산업 환경의 개선이 빠르게 이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메나 지역 내 게임산업 거점이 되고자 하는 국가 간 경쟁은 심화되고 있다. 그리고 이는 로컬 게임사뿐만 아니라 해외 게임사에게도 기회가 되고 있다. G4C와 같은 이벤트를 통해 글로벌 게임사들도 관심을 키우는 가운데 국내 게임사들도 기회를 포착할 수 있기를 바래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