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는 디지털 미디어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숏폼 콘텐츠를 소비하며, 개인화된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세대다. 이들은 짧고 간편한 미디어 콘텐츠를 선호하며, 능동적 소비와 개인화된 서비스에 익숙하다. 그러나 숏폼 위주의 소비는 메시지 이해와 분석 능력을 약화시킬 수 있으므로 비판적 사고와 미디어 리터러시가 요구된다. 글. 진소연(서강대학교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단 연구교수)
미디어 사회에서의 MZ세대
한국 사회에서 MZ세대란 말이 등장한지 꽤 시간이 흘렀다. MZ세대는 출생년도를 기준으로 하여, 일반적으로 1980년대 초에서 2010년대 초에 출생한 밀레니얼(M)세대와 Z세대를 지칭하는 용어이다. 그러나 MZ세대를 아우르는 출생년도의 범위가 매우 넓어 이들을 하나의 집단으로 묶어 해석하는 데에는 한계가 존재한다.
그럼에도 2024년 현재의 MZ세대(10∼40대)가 하나의 집단으로 여겨지는 이유를 찾자면, ‘디지털 미디어에 친숙한 세대’로서, 디지털 미디어 사회를 견인하고 있는 핵심 구성원들이라는 사실 때문이다. 밀레니얼 세대는 인터넷이 연결된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며 성장을 해왔고, Z세대는 태어남과 동시에 디지털 미디어를 이용하며 성장했다. MZ세대와 디지털 미디어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것이다. MZ세대가 신문, 텔레비전 등으로 대표되는 전통미디어보다 디지털 미디어에 익숙하고 그 이용과 활용 수준이 월등히 높은 것은 유년기와 청소년기를 함께 보낸 대상이기 때문일 것이기도 하다.
MZ세대가 주로 이용하는 미디어 기기는 스마트폰이다. 10대에서부터 70세까지의 국내 미디어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2023년 조사결과에 따르면, 전 연령대 평균 이용시간(2시간 6분)보다 많은 이용시간을 보인 연령대가 10대에서부터 40대까지였다.1) 스마트폰은 이용자의 다양한 미디어 이용 목적을 달성시켜주는 기기로서, 유용성과 편의성이 높게 평가된다. 더욱이 가족 혹은 친구 등과 공동으로 이용하는 공용 미디어가 아니라, 개인 이용자가 직접 관리하고 통제하는 개인 미디어로서, 미디어 이용자 개인 차원에서의 효용성이 높게 평가된다.
스낵컬쳐 시대의 개막: 숏폼 콘텐츠 소비 욕구가 강화되는 MZ세대, 이를 충족시켜주는 미디어 생태계
그렇다면 MZ세대는 스마트폰을 통해 무엇을 할까? 상기 동 조사결과에서 압도적으로 높았던 이용 행위는 OTT 소비였고, 주로 이용되는 플랫폼은 유튜브였다. 뿐만 아니라 OTT를 통해 시청한 동영상 형식은 숏폼이 가장 많았다.2) 또 다른 조사결과에서는 숏폼을 제공하는 서비스들 중에서도 유튜브 쇼츠의 이용률이 95.4%에 달해, 여타 숏폼 서비스보다 압도적인 이용 수준을 보였다.3)
숏폼은 1분 내외로 짧게 제작된 동영상 콘텐츠를 의미한다. MZ세대는 시공간의 제약을 받지 않고 언제 어디서나 스마트폰을 통해 숏폼을 일상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른바 스낵컬쳐가 빠르게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스낵컬쳐는 스낵(간식)을 섭취하듯 짧은 시간 동안 간편하게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문화적 현상을 일컫는다. 과거 특정 공간에 자리잡고 앉아, 일정한 시간 동안 제공되는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이용자가 이동 중에 시청이 가능하거나 시청을 희망할 때에 원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자유롭게 소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MZ세대는 동영상 콘텐츠의 모든 회차와 에피소드를 순차적으로 정주행하기를 원하지 않는다. 그들 스스로가 통제 가능한 환경에서 주도적인 선택 과정에 의해 동영상을 시청하는 것이 매우 일반적인 소비 방식이 됐다. OTT는 이용자의 주체적 이용이 크게 요구되는 서비스 영역이다. OTT를 제공하는 다양한 서비스들 중 어떤 서비스를 이용할지, 무수히 많은 동영상 콘텐츠들 중에서 어떤 콘텐츠를 시청할지, 순차적 혹은 비순차적으로 소비할지 등 이용자의 관여가 크게 개입되는 미디어 콘텐츠이다.
OTT 콘텐츠가 흥행하기 위해서 필연적으로 활용되는 것이 숏폼이기도 하다. 제작자는 시청자를 유입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숏폼을 활용한다. 맛보기 영상으로 제작되어 제공되는 숏폼에 재미를 느낀 시청자는 풀 영상 시청으로 이어 소비하게 된다. OTT, 숏폼 등의 동영상 콘텐츠 역시 개인화된 알고리즘이 반영되는 서비스이다. 즉, 서비스 제공자는 추천 시스템에 의해 특정 동영상 콘텐츠를 추천하고, 이용자는 맞춤형으로 제공된 콘텐츠들 중에서 선택적으로 소비한다.
개인화된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시스템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획기적인 기술이자, 이용자의 유용성과 편의성을 증가시켜주는 미디어 신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더욱이 각종 미디어 콘텐츠가 물밀듯이 쏟아지는 시대를 살아가며 유입되는 정보량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 현재, 개인화된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시스템은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맞춤적인 서비스를 제공해준다는 측면에서 매우 유용하고 편리한 기술로 평가된다.
시대적 변화를 빠르게 찾아내고 또 빠르게 적응하는 MZ세대에게 개인화된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시스템은 효용성이 큰 기술이다. 예컨대, MZ세대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밈 혹은 챌린지는 숏폼을 통해 보다 시의성 높은 문화적 행위로 더욱 강하게 전파된다. 전통미디어 환경에서의 동영상 콘텐츠는 전문적인 제작자에 의해 생산 및 유통되는 제한된 미디어 콘텐츠였다.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의 동영상 콘텐츠는 이용자의 직접적인 참여, 단순한 놀이문화를 위한 수단 등으로 기능하며, 이용자의 능동성이 적극적으로 요구되기도, 또 발현되기도 하는 결과물인 것이다.
숏폼 콘텐츠 소비 환경에서 필요한 이용자 역량
그 어떠한 미디어보다 개인 미디어인 스마트폰의 이용률이 높고, 짧은 길이로 생산 및 유통되는 숏폼 콘텐츠의 이용이 많으며, 개인의 이용 기록을 바탕으로 한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시스템을 적극 활용하는 MZ세대에게 필요한 미디어 이용 능력은 무엇이 있을까? 미디어를 이용함에 있어 이용자에게 요구되는 이용 능력을 ‘미디어 리터러시’라고 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문해력에서 출발하여, 미디어가 내포하는 다양한 메시지를 잘 읽어낼 줄 아는 이용자 역량 정도로 해석되어 왔다.
여기서 ‘읽어낼 줄 아는’이라는 표현에는 이용자의 비판적 사고력, 즉 미디어 메시지가 일방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내용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미디어에 담겨 있는 요소들을 분석하고, 해석하며, 평가하는 등 능동적으로 따져보는 인지적 과정을 거치며 미디어를 이용해야 한다는 사실이 포함된다.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에 둔 미디어 리터러시는 네 가지 하위 영역으로 세분화된다. 첫째, 접근과 이용 역량으로, 이용자가 이용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미디어에 원활하게 접근하여 특정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능력. 둘째, 이해와 분석 역량으로, 미디어 생태계를 구성하는 미디어, 미디어산업, 미디어 메시지 등의 사회적 및 문화적 영향력을 이해하고 비판적으로 분석-평가-성찰할 수 있는 능력. 셋째, 표현과 소통 역량으로, 미디어를 활용하여 이용자 개인의 의견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고 타인과 협력하며 소통할 수 있는 능력. 넷째, 권리와 책임 역량으로, 미디어를 활용함에 있어 성숙한 윤리의식을 바탕으로 이용자 개인의 권리를 보호하고 행동에 책임을 질 줄 아는 능력이다.4)
접근과 이용 역량
2024년 미디어 소비는 개인화된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시스템을 통해 동영상 콘텐츠에 접근하고 이용하는 방식이 일반적이다. 이때 이용자가 간과할 수 있는 사실은 ‘추천’이 오롯이 자신의 이용 기록을 바탕으로 진행되어 나에게 꼭 들어맞는 동영상 콘텐츠만을 제공해준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추천 시스템은 일반적으로 미디어 콘텐츠 간 내용 유사성 혹은 미디어 콘텐츠를 이용하는 이용자 간 소비 유사성에 기반하여 작동된다. 이용자가 이전에 소비했던 미디어 콘텐츠의 내용과 유사한 콘텐츠를 추천해주거나, 이용자의 프로필과 동질집단에 포함되는 또 다른 이용자가 소비한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방식이다.
‘추천을 해준다’는 점은 미디어 서비스 제공자가 일차적으로 미디어 콘텐츠를 필터링한다는 사실을 포함한다. 이는 이용자의 편의성을 증가시키는 방식이기도 하나, 동시에 서비스 제공자에 의해 이용자의 선택 범위가 축소된다는 사실도 포함된다. 즉, 이용자가 능동성을 발휘하여 원하는 미디어 콘텐츠에 접근하고 이용하는 행위가 강조되는 현재이지만, 미디어 서비스 전반에 적용되고 있는 개인화된 알고리즘에 의한 추천 시스템으로 이용자의 능동적 미디어 소비가 제한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것이다. 미디어 신기술의 출현을 거부하고 새롭게 조성된 미디어 소비 환경에 역행할 필요는 없다. 다만 이와 같은 미디어 신기술이 작동하는 원리를 인지하여 ‘추천된 미디어 콘텐츠만을 이용하지 않는 태도’, ‘이용을 원하는 미디어 콘텐츠를 적극적으로 발굴하여 소비하는 태도’ 등의 형성과 실행이 중요한 것이다.
이해와 분석의 필요성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위는 해당 콘텐츠가 담고 있는 메시지를 파악하고 이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디어 이용자는 앞서 언급한 비판적 사고력을 바탕으로 콘텐츠 제작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숨은 뜻을 알아채야 한다. 그러나 현재의 미디어 이용 환경은 동적 미디어인 동영상 콘텐츠를 위주로 소비됨에 따라, 콘텐츠에 대한 이용자의 이해와 분석이 결여되는 경우가 많다. 동영상 콘텐츠는 시청각 정보를 흘려보내는 미디어 콘텐츠 유형이다. 이용자에게 최종적으로 도달되는 정보량이 적을 수밖에 없다. 엄밀히 따지면, 이용자가 수용하는 정보량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숏폼 형식 위주의 동영상 콘텐츠 소비가 일상화된 상황에서, 어찌 보면 이용자가 콘텐츠에 대한 이해와 분석 능력을 발휘할 기회가 없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미디어 메시지를 파악하는 것, 미디어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 미디어와 미디어산업 등 미디어 생태계를 이해하는 것은 이를 매개로 하는 사회 및 사회구성원과 상호작용을 하는 행위이기에, 이용자가 필연적으로 행해야 할 실천이다. 현재의 미디어 소비 환경이 조성해놓은 유용함과 편리함에 매료되서는 안 된다. 전통미디어 환경에서는 미디어가 우리에게 일방적으로 미디어 메시지를 전달했고 수용했다. 우리는 수동적 수용자에 불과했다. 하지만 디지털 미디어 환경에서 우리는 미디어 메시지를 전달받는 동시에 이와 관련한 개인적 의견이나 생각을 미디어를 통해 피력할 수 있고 이해관계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할 수 있다. 우리는 능동적 이용자로 진화했다. 이용자의 능동성은 미디어 콘텐츠에 대한 해체, 분석, 평가, 성찰 등이 발현되는 과정에서 강화된다.
리터러시는 결국 표현과 소통, 권리와 책임
이용자의 자발적 능동성이 드러날 수 있도록 최적화된 환경이 현재의 미디어 환경이다. 소셜미디어와 같이 개인이 관리 및 통제할 수 있는 미디어 서비스를 활용하여 자신의 의견과 생각을 자유롭게 개진하고, 타인과 소통한다. 소셜미디어를 중심으로 확산되는 밈이나 챌린지는 이용자의 자기표현,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단편적으로 보여주는 행위이다. MZ세대는 미디어를 통해 자신을 드러내고 타인과 소통하는 것에 주저하지 않는다. 오히려 직접적인 면대면보다 미디어를 통하는 방식을 선호하고 편안해한다.
다만 미디어 기기를 활용하여 콘텐츠를 생산하고, 미디어 서비스를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는 과정에서는 생산자로서 또 유통자로서 준수해야 할 태도, 즉 책임 있는 생비자의 역할까지를 충실히 해내야 할 필요가 있다. ‘생비자’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합쳐진 단어로, 프로슈머(Producer+Consumer)를 뜻한다. 2024년 미디어 이용자는 미디어 콘텐츠를 생산 및 유통하고, 미디어 메시지를 확산시키는 직접적인 주체로서, 온라인 환경에서의 익명성, 프라이버시 침해 문제, 저작권 및 초상권 이슈 등 발생 가능한 각종 윤리의식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할 것이다.
- 1) 방송통신위원회·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연령대별 스마트폰 이용시간 조사결과) 10대 3시간 6분, 20대 3시간 19분, 30대 2시간 43분, 40대 2시간 8분, 50대 1시간 43분, 60대 1시간 12분, 70대 이상 44분, 2023.
- 2) 방송통신위원회·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OTT를 이용하여 시청한 프로그램 유형 조사결과) 지상파방송 채널 29.2%, 유료방송 채널 41.8%, OTT 자체 제작 프로그램 55.4%, 영화 28.0%, 숏폼 58.1%, 기타 43.8%, 2023.
- 3) 한국언론진흥재단, 2023 언론수용자 조사: (숏폼 서비스별 이용률 및 뉴스 이용률) 유튜브 쇼츠 95.4%, 인스타그램 릴스 25.1%, 틱톡 15.8%, 네이버 1분 숏폼 9.3%, 다음 오늘의 숏 1.0%, 2023.
- 4) 김경희·정윤경·진소연, 전국민 디지털미디어 활용 역량제고 방안. 방송통신위원회, 2023.
참고자료
- 김경희·정윤경·진소연, 전국민 디지털미디어 활용 역량제고 방안, 2023.
- 방송통신위원회·정보통신정책연구원, 2023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 2023.12.28.
- 한국언론진흥재단, 2023 언론수용자 조사, 2023.12.31.
- 진소연 (서강대학교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단 연구교수)
- 중앙대학교 신문방송학과에서 ‘뉴스리터러시 교육프로그램 개발’과 관련된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는 서강대학교 인문사회 융합인재양성사업단의 연구교수로 재직 중이다. 2024년 『정치뉴스 리터러시』(학이시습)의 저자로 참여하는 등 이용자의 다양한 미디어 리터러시 강화를 위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여러 대학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과목을 강의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여론집중도조사위원회 전문위원으로도 활동하며, 여론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미디어 생태계 전반을 조사하고 정책적 함의를 제안하는 등의 과업도 수행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