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과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의 시청 트렌드가 TV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로 이동하면서 광고 시장도 디지털 플랫폼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이 증가하며, '스트리밍 올림픽'과 같은 개념이 확산되고 있다.
TV와 미디어 산업에서 스포츠는 거대한 부분이다. 특히, 올림픽과 같은 대형 종합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는 수억 명의 시청자를 끌어들이며, 광고 시장에서도 엄청난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올림픽 TV 중계권료도 매년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이러한 올림픽도 시청 트렌드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TV를 통해 자국 대표팀의 경기를 보는 사람들보다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게임을 시청하는 인구가 더 늘고 있다. 스마트폰 등 디지털 디바이스가 더 익숙한 젊은 세대들에게 ‘모바일 올림픽’은 받아들여야 하는 현실이다. 플랫폼의 변화는 경제의 이동도 수반한다. TV 콘텐츠의 주된 수익원인 방송 광고 역시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기업들의 스포츠 마케팅도 이제 TV보다는 스트리밍 혹은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서 더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올림픽 시청 트렌드 변화: TV에서 스트리밍으로
미국 실시간 TV의 시청 점유율은 매년 떨어지고 있다. 시청률 조사기관 닐슨(Nielsen)에 따르면 2023년 7월 지상파 TV와 케이블TV의 스마트TV 플랫폼 시청 점유율(Gauge)이 50% 미만으로 하락했다. 하루 TV를 보는 시간 중 실시간 TV를 보는 시간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는 이야기다. 이에 반해 스트리밍 서비스의 시청 점유율은 계속 높아지고 있다. 실시간 TV에서 이탈하는 시청자들을 지속적으로 흡수하고 있다. 닐슨 조사에 따르면 2024년 6월 스트리밍 서비스의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었다. 유료 방송을 이탈하고 스트리밍 서비스를 옮기는 코드 커팅은 지속되고 있다.
[그림 1] 일일 스마트TV 시청 점유율
스포츠도 TV로부터 멀어지고 있다. 과거 실시간 스포츠 경기의 첫 번째 시청 플랫폼은 TV였다면 스마트폰, 스마트TV 등 디지털 디바이스의 확산은 스포츠 관람 트렌드도 바꾸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는 스트리밍 서비스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자유를 선호한다. 미국 인기 프로 스포츠 중 하나인 프로농구(NBA)도 최근 향후 11년 TV중계 계약(770억 달러)을 맺으면서 기존 워너미디어 대신, 디즈니, 컴캐스트(Comcast)에 이어 스트리밍 서비스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Amazon Prime Video)를 새로운 파트너로 추가했다.1)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는 1년에 19억 달러를 투입, 총 66개 경기를 스트리밍 한다.
월드컵과 함께 글로벌 빅 스포츠 이벤트로 불리는 올림픽도 스트리밍 중계가 강화되고 있다. 한국 올림픽 중계도 스트리밍이 한 몫을 하고 있다. 한국 로컬 스트리밍 서비스 웨이브(Wavve)는 2024 파리올림픽 중계권을 확보하고, 실시간 중계방송과 스포츠 관련 다큐멘터리 등 콘텐츠를 제공했다. 특히 처음으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힙합 댄스 배틀 브레이킹을 비롯해 스케이트보드, 서핑, 스포츠 클라이밍 등도 웨이브가 중계해 화제를 모았다. 이와 함께 아프리카TV 운영사 숲(SOOP)은 개막식과 함께 탁구, 수영, 높이뛰기, 양궁, 배드민턴 등 32개 종목 주요 경기를 생중계했다.
스포츠 강국 미국 역시 중계의 축이 OTT로 이동한 모양새다. 미국 NBC유니버설의 스트리밍 서비스 피콕(Peacock)은 파리 올림픽 미국 대표팀의 전 경기를 중계했다. 아울러 AI를 도입한 올림픽 하이라이트 클립을 방송하고 실제 인기 캐스터들의 목소리를 학습해 만든 AI앵커도 경기 중계에 투입해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2)
피콕의 올림픽 경기 중계량은 TV를 압도했다. 329개 메달 이벤트를 모두 중계하는 등 총 5,000시간을 스트리밍 했다. 경기 다시보기, 오리지널 콘텐츠, 하이라이트 클립 등을 스트리밍 구독자에게 제공했다. 피콕은 올림픽을 계기로 구독자를 추가 확보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피콕 대표 캘리 캠벨(Kelly Campbell)은 언론 인터뷰에서3) 피콕의 목표는 개인 맞춤형, 실시간 인터랙티브 활동 강화 등 구독자들의 몰입도를 높이는 작업에 맞춰져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피콕은 ‘피콕 라이브 액션(Peacock Live Action)’이라는 기능을 도입했다. 팬들이 직접 시청 방향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이다. 또 한 번에 4개 경기를 볼 수 있는 ‘피콕 디스커버리 멀티뷰(Peacock Discovery Multiview)’도 도입했다.
아울러 팬들을 위한 경기 관련 오리지널 콘텐츠도 강화했다. 케빈 하트(Kevin Hart)와 케난 톰슨(Kenan Thompson)이 진행하는 ‘올림픽 하이라이트(Olympic Highlights)’, 인기 팟캐스터 알렉스 쿠퍼(Alex Cooper)와 함께 경기를 보는 ‘Watch with Alex Cooper’도 인기를 끌었다.
골드존(Gold Zone)은 NFL 간판 진행자 스콧 핸슨(Scott Hanson) 앤드류 시칠리아노(Andrew Siciliano)를 비롯해 잭 콜린스워스, 매트 아이즈먼, 아크바르 그바하비아밀라(Akbar Gbajabiamila)가 진행하는 스포츠 전문쇼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유럽도 ‘스트리밍 올림픽’을 맞았다. 유럽 상당 지역 올림픽 중계권을 보유하고 있는 워너브라더스디스커리(WBD)는 올림픽 개막에 앞서 자사 스트리밍 서비스 맥스(MAX)를 유럽에 런칭했다.
WBD는 7월 24일부터 8월 11일 폐막식까지 파리올림픽 모든 이벤트를 중계했다. 3,800시간 분량의 라이브 콘텐츠(최고 54개 동시 라이브 스트리밍)도 포함됐고 이중 핵심적인 역할을 맥스와 디스커버리+(Discovery+)가 담당했다. WBD 역시, ‘개인 맞춤형 기능’을 스트리밍에 탑재했다. 맥스를 통해 올림픽을 보는 시청자들을 ‘마이 리스트(My List)’를 만들어 올림픽 기간 19일 내내 본인들이 관심을 가지는 경기를 몰아볼 수 있었다. 또 언어가 다양한 유럽 시청자들을 위해 329개 경기 이벤트를 20개 언어로 중계했다. 400명 이상의 해설자가 유로스포츠의 32개 전 종목에 대한 해설을 맡아 10,500명의 선수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4)
NBC 사례로 보는 스포츠 광고 트렌드
올림픽 중계가 스트리밍으로 이동함에 따라 광고도 움직이고 있다. 물론 여전히 상당수 광고는 TV에 집중되지만 스트리밍, 소셜 미디어 서비스 디지털 플랫폼으로 퍼지고 있다. 스포츠 경기의 스트리밍 이동으로 미국 TV방송사들의 2024년 상반기 광고 매출도 2.8%가 감소했다. 미국 올림픽 중계권 방송사인 NBC유니버설은 TV와 함께 스트리밍, 온라인 광고 수주에 집중했다.
NBC유니버설에 따르면 스트리밍을 포함 디지털 광고 매출이 이전 기록을 뛰어넘었다. 댄 러빙거(Dan Lovinger) NBC 광고 판매 및 파트너십 담당 사장은 지난 4월 버라이어티와의 인터뷰에서5) “올림픽을 앞두고 4월에 12억 달러의 광고를 판매했다”며 “이는 2021년 올림픽을 전후해 총 12억 5,000달러의 광고를 판매한 것을 뛰어넘었다”고 강조했다.
이런 성공은 TV가 아닌 디지털 올림픽 광고 때문이었다. NBC는 처음부터 광고 인벤토리를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메이저 방송사 중에는 처음으로 NBC는 프로그래매틱 광고주에게 개방했다.
[그림 2] 연간 미국 총 TV 및 디지털 광고 규모
프로그래매틱 광고는 인터넷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아닌 이용자가 사이트에 접속하면서 생긴 방문기록(쿠키)로 소비 행태를 예측해 이용자가 원할 것 같은 광고를 선택하여 보여 주는 방식을 말한다. 애드테크(ad tech) 광고라고도 부른다. 애드위크(Adweek)는 NBC의 올림픽 프로그램(라이브 이벤트, 다시보기) CPM이 60달러 수준이었다고 보도했다. 대신 라이브 뉴스, 하이라이트 등은 CPM(Cost per Mille)이 40달러 수준이었다.
이마케터 소셜 미디어 담당 수석 애널리스트 자스민 엔버그(Jasmine Enberg)는 디지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리밍 등 디지털 플랫폼에서 스포츠 경기를 많이 보는 이유는 콘텐츠 소비 방식뿐만 참여 가능성에 대한 장점도 있다”며 “사람들이 스포츠 인플루언서 및 크리에이터와 소통하는 데 관심이 있고, 이들 상당수가 스트리밍이나 디지털 플랫폼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강조했다.6)
TV가 아닌 디지털 플랫폼에서 제공되는 올림픽 콘텐츠는 새로운 광고 시장을 열고 있다. NBC유니버설은 광고주에게 소셜미디어 등 디지털 콘텐츠 전후로 광고를 배치하거나(프리롤) 콘텐츠를 직접 후원(협찬)하는 두 가지 옵션을 제공했다. 광고 역시 선발전(6월 15일부터 6월 30일까지), 올림픽(7월 26일부터 8월 11일까지), 패럴림픽(8월 28일부터 9월 8일까지)까지 다양하게 판매됐다.
NBC유니버설은 틱톡, X, 유튜브, 스냅 등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도 경기 하이라이트와 비하인드 장면 등이 제공했다. 틱톡에서 광고주들은 펄스 프리미어 프로그램(틱톡 조회 수 상위 4% 크리에이터들에게 광고할 수 있는)을 광고주를 유치할 수 있었다.
NBC는 틱톡과 함께 일일 올림픽 프로그램 ‘올림픽 틱톡 쇼(Olympics TikTok Show)’도 운영했다.(7월 27일~8월 10일) 이 프로그램은 파리 시간 오후 11시에 45분간 생방송됐다. 이 프로그램에는 선수 인터뷰, 파리 현장의 모습, 경기 하이라이트 등이 포함됐다. 광고주들은 프로그램 전후에 광고를 게재할 수도 있고 협상을 통해 프로그램 내용에 제품 방송을 할 수 있었다. 이 패키지의 가격은 이틀 동안 150만 달러이며, 8,400만 건의 예상 노출을 보장한다.
X는 스포츠 경기 중에 팬들이 의견을 나누는 소셜 미디어 플랫폼으로 잘 알려져 있다. 광고주들은 X에 게재된 올림픽 콘텐츠에 광고를 할 수 있었다.
NBC는 젊은 올림픽 시청자를 잡기 위해 스트리밍 서비스를 이용했다. 오버타임(Overtime)은 Z세대를 위한 스포츠 오리지널 스트리밍 서비스다. 농구, 미식축구 등 자체 리그도 운영한다. 오버타임 시청자의 83%가 35세 미만이다. NBC는 오버타임과 파트너십을 맺고 경기장 내외부에서 벌어지는 소식을 소셜을 위한 올림픽 콘텐츠를 제작했다. 제작된 콘텐츠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릴스, 틱톡 등 NBC가 운영한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 송출됐다. 이외 NBC는 유튜브를 통해 매일 결정적인 순간을 요약 발표하고 하이라이트, 일일 경기 정리 등의 콘텐츠를 게재했다. 콘텐츠 길이 5분 기준 15초의 광고가 편성됐다.
향후 전망
TV를 떠나 스트리밍 서비스로 옮기는 시청자들이 점점 더 많아짐에 따라 ‘올림픽 스트리밍’이라는 단어는 앞으로 더 자연스러워질 수밖에 없다. 특히 해외에서는 빅 스포츠 이벤트도 TV가 아닌 스트리밍으로 옮겨가고 있다.
글로벌 1위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도 스포츠 중계를 늘리고 있다. 넷플릭스는 2024년 미국 프로레슬링 리그 WWE와 10년 계약을 맺고 최장수(31년) 인기 주간 프로그램 ‘Monday Night Raw’를 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시 계약은 넷플릭스가 라이브 콘텐츠에 투자한 가장 큰 규모였다. 이어 넷플릭스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방송되는 미국 프로 미식축구리그(NFL) 경기 2개도 라이브로 편성하기로 했다. 넷플릭스가 광고 모델을 확대하고 있는 만큼, 스포츠 스트리밍 광고 시장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 CFO 스펜서 니우만(Spencer Neumann)은 2024년 2분기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광고 사업은 훌륭하게 성장하고 있으며 비즈니스에 더욱 의미 있는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7)
글로벌 스포츠 광고 이벤트 1위는 미국 미식축구 결승전 슈퍼볼(Super Bowl)이다. 이때는 물론 TV광고의 대목이지만 상당수 광고가 TV가 아닌 온라인, 스트리밍, 유튜브를 통해서 버즈(buzz)를 만들어간다. 대부분 광고주들은 TV에 광고를 편성하기 전 온라인을 통해 광고를 먼저 게재한다. 또 일부는 TV에는 짧은 버전의 광고 콘텐츠를 편성하고 유튜브에는 롱폼(Long form) 콘텐츠를 내보낸다. 스트리밍 서비스 광고도 마찬가지다. 젊은 스포츠팬 층이 TV가 아닌 스트리밍으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도 하다. 허브 엔터테인먼트가 2024년 1월 조사에 바에 따르면 13세에서 24세 젊은 세대는 레저 시간에 35세 이상 성인층보다 소셜 미디어나 유튜브(Non-premium)을 더 많이 봤다. TV가 차지하는 비중도 17% 정도에 불과했다.
[그림 3] 여가 시간에 가장 많이 할애한 스크린 타임
앞으로도 이러한 트렌드는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즉, 더 많은 젊은 시청자들이 스트리밍을 통해 올림픽을 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제 본격적인 ‘스트리밍 올림픽’, ‘스트리밍 월드컵’ 시대를 준비해야 한다.
- 1)The Wall Street Journal, NBA Unveils $77 Billion TV and Streaming Deals With NBC, ESPN and Amazon, 2024.7.24.
- 2)The Athletic, 2024 Paris Olympics viewer’s guide: NBC’s plans, Snoop Dogg, and the big ratings question, 2024.7.26.
- 3)The Athletic, 2024 Paris Olympics viewer’s guide: NBC’s plans, Snoop Dogg, and the big ratings question, 2024.7.26.
- 4)Advanced television, WBD adds new streaming features for Olympics, 2024.7.22.
- 5)Variety, NBC Projects More Than $1.25 Billion in Ads for Paris Olympics, 2024.4.9.
- 6)Digiday, How NBCU is pursuing ad dollars around this year’s Olympics, 2024.6.26.
- 7)넷플릭스, 2024 Quarterly Earnings, 2024.1.
참고자료
- 넷플릭스, 2024 Quarterly Earnings, 2024.1.
- Advanced television, WBD adds new streaming features for Olympics, 2024.7.22.
- Digiday, How NBCU is pursuing ad dollars around this year’s Olympics, 2024.6.26.
- The Athletic, 2024 Paris Olympics viewer’s guide: NBC’s plans, Snoop Dogg, and the big ratings question, 2024.7.26.
- The Wall Street Journal, NBA Unveils $77 Billion TV and Streaming Deals With NBC, ESPN and Amazon, 2024.7.24.
- Variety, NBC Projects More Than $1.25 Billion in Ads for Paris Olympics, 2024.4.9.
- 한정훈 (다이렉트미디어랩 글로벌부문대표)
- 2003년부터 미국과 한국을 오가며 미디어 전문 기자로 일하고 있다. 소속은 계속 바뀌었지만 2년을 제외하고는 미디어와 콘텐츠, 플랫폼, 테크놀로지와 호흡하며 살고 있다. 2019~2020년 미국 네바다 리노 네바다 주립대학교(UNR) 저널리즘 스쿨(레이놀즈)에서 방문 연구원으로 일했다. 《스트리밍 전쟁》(2020)과 《뉴 인플루언서》(2021) 등의 책을 썼다. 현재는 스트리밍 서비스와 크리에이터 이코노미, 엔터테인먼트 테크놀로지 분야를 집중 취재하는 뉴스레터(다이렉트미디어랩)를 운영 중이다.